왜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을 해야 하는가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게 있다. 2009년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라는 책에서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선천적 재능과 관계 없이 1만 시간 동안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고 주장한 법칙을 말한다. 누구든 하루 세 시간, 1주일 20시간씩 10년 동안 꾸준히 노력하면 빌 게이츠나 비틀스, 모차르트 등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들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미시간 주립대의 잭 햄브릭 교수 연구팀은 2014년 1만 시간의 법칙이 잘못됐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의 결론은 아무리 노력해도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을 따라잡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노력과 선천적 재능의 관계를 조사한 88개 논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학술 분야에서 노력한 시간이 실력의 차이를 결정짓는 비율은 4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공부에 재능이 없는 96퍼센트의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해도 공부 잘하는 재능이 있는 4퍼센트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것이다. 음악, 스포츠, 체스 등의 분야는 실력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노력의 비중이 20~25퍼센트였다. 어떤 분야든 선천적 재능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대가가 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결론이다.

 

2016년에는 이 같은 연구들을 반영한 '1만 시간의 재발견'이란 책도 출간했다. 미국의 비즈니스 브릴리언트 설문조사 결과도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부각시켜 주고 있다. 중산층의 70퍼센트는 돈을 많이 벌려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부자들은 2퍼센트만이 "그렇다"고 응답했고 98퍼센트는 "잘하는 일을 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응답했다.

 

물론 어떤 분야에서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 매일 세 시간씩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세 시간씩의 노력이 당신이 잘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고 최고라는 명성을 떨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그러니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즐겨라. "좋아하는 일은 내게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잘하는 일은 더 나은 미래를 준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이제부터는 "당신이 잘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으면 특별히 잘하는 일이 없다며 얼버무리지 마라. 재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든 면접관의 질문에든 다음과 같이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애완견과 대화를 잘합니다. 전 세계 그 누구보다 말입니다."

"청소를 세계에서 가장 잘합니다."

"라면 하나는 누구보다도 맛있게 끓입니다."

 

잘하는 일로 성공한 시니어들

 

빨래를 잘하는 비즈니스로 성공한 사람이 크린토피아 이범택 회장이다. 청소하는 일,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일 역시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아니, 라면 끓이는 일은 세계가 아니라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가장 잘해도 성공할 수 있다. 전 세계가 아니라 당신의 가게 주변사람들만 당신을 찾아와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한 사람들이다. 피카소도 그런 사람이다. 그는 잘하는 재능에 집중해야 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은 잠재적으로 같은 양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 보통사람은 그 에너지를 여러 사소한 일에 낭비한다. 그러나 나는 내 에너지를 단 한 가지, 오직 그림에만 집중한다. 그림을 위해 나머지 모든 것을 포기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한 사람들 역시 잘하는 일을 한 사람들이다. 대표적인 사람이 3백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영국 버진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다. 그가 첫 창업한 회사는 잡지출판사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난독증 환자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잡지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난독증이 있어 좋은 기획서도 만들지 못하고 기사 편집도 못했지만 파는 것은 달인이었다. 즉 기획과 핀집은 잘하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자신은 잡지 파는 것에만 올인해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경영철학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다 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은 잘하는 일만 하고 나머지는 모두 관련 분야의 잘하는 전문가에게 맡긴다. '잘하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그를 3백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인으로 성공할 수 있게 해준 핵심역량인 것이다.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특별히 잘하는 재능이 있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아직 그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뿐이다. 당신은 어떤가? 잘하는 일, 또는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다행이다. 이미 성공했거나 가까운 장래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 전반전을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는 일, 가장 잘할 수 있는 일과는 관계 없는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은 부모가 못하게 해서,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잘하는 일을 해야 그 분야의 최고라는 명성을 날릴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인생 후반전은 완전히 달라야 한다.

 

그렇다면 잘하는 일을 하면 모든 시니어가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잘하는 일을 하고 그 분야의 최고가 된다고 해서 모두 명성을 날리고 금전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정의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어떤 분야에서 잘하는 경지에 올랐다면 이것 또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공의 척도를 금전적 성과와 연관지어 판단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가령 잘하는 일이 오토바이 타는 것인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가 그 일로써 금전적 성공의 결실을 맺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토바이를 잘 타는 것으로 금전적 성취도 함께 이뤄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잘하는 일이 금전적 성취와 연계성이 높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따라서 금전적 성취와 연계성이 높은 잘하는 일, 또는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금전적 노후준비가 잘된 사람은 관계 없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시니어는 금전적 성취와 연계성이 낮은 잘하는 일 역시 그냥 취미로 즐기는 것이 좋다.

 

잘하는 일을 한다고 모든 시니어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잘하는 분야의 경쟁이 치열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시니어가 잘하는 일이 무언가를 잘 파는 것이라고 해보자. 그가 잘 파는 것에 자신이 있어서 보험이나 자동차 세일즈를 시작한다면 과연 많이 팔 수 있을까? 연고관계가 있는 인맥을 활용할 수 있는 1년 정도의 기간이 지나서도 잘 팔 수 있을까? 영업인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그가 자신의 경쟁자들보다 더 잘 판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즉 그보다 잘 파는 경쟁자들이 많다면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잘하는 일도 남들이 안 하는 분야, 경쟁이 너무 심하지 않은 분야가 가치를 만들어내거나 성공하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특별히 잘하는 일이 없는 당신에게

 

그렇다면 특별히 잘하는 일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10대와 20대 중에 이런 사람들이 많지만 50~60대에도 제법 있다. 직장에서 주로 사무직, 관리직 부서에만 근무한 사람들이 그런 경우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에 의하면 재능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는 "나는 특정 영역에서 나보다 탁월한 사람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글로벌기업 IBM의 창업자 토마스 왓슨도 에머슨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는 "나는 천재가 아니다. 하지만 특정한 분야에서는 뛰어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하는 분야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렇다. 누구나 특정 분야에서는 천재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신이 잘하는 일,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올인하라. 인간 욕구의 5단계설로 유명한 심리학자인 매슬로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인간이 가진 재능에 대해 "우리가 가진 재능은 쓰여지기 위해 아우성치고 있다. 우리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때만 이러한 내면의 아우성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에머슨과 왓슨, 매슬로의 주장을 체계화한 사람이 하버드대 발달심리학 교수 하워드 가드너다. 그는 모든 사람은 "언어, 음악, 논리-수학, 신체운동, 대인관계, 자기성찰, 자연친화" 지능 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갖고 출발한다고 말한다.

 

당신은 왜 재능을 못 썼을까? 인생 전반전에는 부모의 강압 내지 권유, 가족 부양이라는 굴레 때문에 못 썼을 수도 있고 안 썼을 수도 있다. 아니, 아직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당신이 상상도 못할 거대한 재능이 당신 안에 숨어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거대한 힘은 쓰여지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러니 잘하는 일이 없다고 도전도 하지 않은 채 포기하지 말고 다양한 시도를 해봐라.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주장처럼 자신의 내면에 잠들어 있는 재능을 깨워야 한다. 앞에서 소개했던 81세에 그림 그리기를 배워 화가가 된 미국의 리버맨, 92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일본의 100세 시인 시바타 도요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므로 부딪쳐봐야 한다. 시나 에세이, 소설도 써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작곡도 해보고, 요리도 해봐야 한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당신의 내면에 헤밍웨이를 능가할 재능이나 최고 요리사가 될 엄청난 재능이 숨겨져 있을지. 그렇게 부딪쳐보면 분명 당신이 가장 잘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와 스승, 성공한 선배 등 훌륭한 멘토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인생 후반, 어디서 뭐하며 어떻게 살지?_ 이성동 김승회

by 미스터신 2017. 12. 24. 18:49

많이 알려진 대로 대중들 사이에 인문학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대학교수 얼 쇼리스의 도전이 그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5년 가을, 얼 쇼리스는 거리의 청소년, 노숙자, 난민, 에이즈에 걸린 싱글맘 등 20여 명의 학생들을 모아놓고 인문학 강의를 시작합니다. 학교에 올 차비도 없는 학생들에게 차비를 나누어 주면서 철학, 예술, 논리, 시, 역사를 가르치는 인문학 강의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의 이런 행동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비웃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학생들이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토론하고,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읽고, 불레이크의 시를 낭송한다는 게 믿어지지도 않았고 또 의심스러웠던 거지요.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웬 인문학? 더구나 직업교육이라면 모를까 고전교육이라니?

 

하지만 얼 쇼리스가 보기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저 재활교육이나 직업에 관한 공부만 시켜주면 된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어설픈 동정심에 불과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왜 자신들이 가난한지 의문을 품게 하고 자신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통찰하게 함으로써 가난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여러분은 이제껏 속아왔어요. 부자들은 인문학을 배웁니다. 인문학은 세상과 잘 지내기 위해서, 제대로 생각할 수 있기 위해서, 외부의 '무력적인 힘'이 여러분에게 영향을 끼칠 때 심사숙고해서 대처해 나가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공부입니다. 저는 인문학이 우리가 '정치적'이 되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자들은 잘 살기 위해, 힘을 얻기 위해 정치를 이용합니다. 이 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사는 데 필요한 효과적인 방법을 더 잘 알고 있는 이들이 부자들입니다. 여러분이 사람에게서, 그리고 사람들이 소유한 것들에게서 나오는 진정한 힘, 합법적인 힘을 갖고자 한다면 정치를 이해해야 합니다. 인문학이 도와줄 것입니다."

 

언뜻 봐서는 황당해 보이는 얼 쇼리스의 시도로 첫 수강생의 31명 중 17명이 끝까지 수업에 참여하여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희망의 인문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우리나라에서도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노숙자, 빈민, 교도소 재소자 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희망의 인문학 강의가 그곳을 찾아온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은 인문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지적 자산인가를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독서 능력은 문제해결력이요, 나아가 생존전략입니다. 돈으로 교환되지 않는 지식은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오늘날의 냉정한 자본주의 세계에서 읽기는 싫든 좋든 살아가기 위한 힘입니다. 읽기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표현해내는 힘입니다.

 

배우는 능력이 곧 생존력이다

 

왜 인문독서가 살아가는 힘의 바탕이 되는지를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진로전문가들은 앞으로 100세까지 산다고 할 때 직업을 많게는 열 번 정도 바꿀 수 있다고 예견합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한두 가지 기술로 한두 개 직업만으로 100년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사회 변화에 맞추어야 하고, 개인의 능력이나 처지에도 맞추어야 하겠지요.

 

이럴 때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은 무엇일까요? 바로 배우는 능력입니다.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싫든 좋든 평생을 배우며 살아가야 합니다. 공부는 학교에서만 하는 줄 알았더니 부모가 되어서도 배워야 하고, 직장을 바꿀 때도 배워야 하고, 나이 들어 노인복지관에 가서 취미생활을 하려 해도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합니다. 직장 다닐 때도 직업에 필요한 기술만 배우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잘 지내는 방법도 배워야 합니다. 종교생활을 하려 해도 그냥 믿음만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교리도 배우고 전례도 배워야 합니다.

 

'아웃라이어'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말콤 글래드웰은 '1만 시간의 법칙'을 말합니다. 어떤 경지에 도달하려면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타고난 재능이나 적성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법칙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헴브릭과 마인츠라는 학자가 실험해본 바에 따르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들은 57명의 피아니스트가 일정한 수준의 연주 실력을 갖출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260시간에서 3만 1,000시간까지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짧은 기간 안에 도달했고, 어떤 사람은 오래 걸렸습니다. 이런 차이가 단지 재능이나 적성 때문일까요?

 

전문가들은 이 차이의 원인을 '작업 기억력'으로 보았습니다. 작업 기억력이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 즉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입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이 작업 기억력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작업 기억력은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기존에 저장된 장기기억 창고에서 비슷한 것을 끄집어내어 새로운 정보와 연결지은 후 그것을 이해합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세상의 여러 사물들과 언어를 인지한 후 잊어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장기기억으로 저장시킬 때 학습이 되고 사고력이 발달하지요.

 

그러므로 장기기억 속에 저장된 정보가 많을수록, 또 작업 기억력이 활발하게 작동될수록 새로운 정보를 빨리 습득하고 익히게 되겠지요. 아는 게 많아야 새로운 것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작업 기억력의 활성화는 독서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배경지식이 많으면 새로운 것들을 잘 배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책을 많이 읽은 것으로 유명한 안철수씨가 어려서 바둑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고 나서 바둑을 배웠더니 잘 배울 수 있었다는 것도 이런 이치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독서력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것을 습득할 때 더 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한 말들을 정리해보면, 살아가는 생존력을 갖추기 위해 배우는 능력이 중요한데, 그것은 작업 기억력의 활성화와 관련이 깊으며, 작업 기억력은 곧 독서력과 직결되므로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배우는 능력을 기르는 기초가 됩니다.

 

독서의 마지막 단계, 성찰하기

 

인문독서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두 번째로 꼭 필요한 능력은 성찰하는 능력입니다. 성찰하는 능력이 왜 중요할까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모르면 그 일을 오랫동안 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슨 일을 끈기 있게 하는 원동력은 그 일에 대한 의지와 신념이 얼마나 있는가와 관련이 깊습니다. 인간은 약합니다. 하지만 신념은 강합니다. 역사적으로 성인으로 추앙받는 사람들의 일생을 보면 그들이 처음부터 강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점점 더 강해져갔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요즘 방송이나 책을 통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다중지능유형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어, 논리수학, 신체운동, 시공간, 음악, 대인관계, 자기성찰, 자연 등 여덟 가지 중에 한두 가지의 비범한 지능을 갖고 있으므로 이것을 발달시키는 것이 좋다는 이론입니다. 다중지능 전문가들은 이 여덟 가지 중에 타고나지 않았어도 반드시 노력을 해서라도 키워야 하는 게 두 가지 지능유형이라고 주장합니다. 바로 대인관계와 자기성찰 지능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어도 이 두 가지 유형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재능의 꽃을 피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특히 자기성찰 지능은 독서와 관련이 많습니다. 책을 읽는 것도 성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엄밀하게 말하면 책을 읽는다고 저절로 성찰을 하는 게 아니라 성찰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의도, 주제를 이해한 후 그 주제를 자기 삶에 적용하여 반추해보는 것이 성찰입니다. 또 작가의 생각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성찰입니다.

 

책을 읽고 재미있다는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그것을 되새기고 분석하며 다른 것과 연결지어 생각하고 내 삶에 적용하다 보면 그 책이 내 삶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 과정이 곧 성찰하는 것입니다.

 

초등 인문독서의 기적_ 임성미

by 미스터신 2017. 11. 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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