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뛰어난 리더십과 활동성, 좋은 성적 등으로 자신감과 성취욕이 넘치는 이른바 '알파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학 입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여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남학생들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현행 수행평가 체제도 여학생들에게 매우 유리한 구조다. 비교적 꼼꼼하고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여학생들이 프로젝트성 수업이나 발표 수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수업시간에 배포된 학습 프린트 모으기 같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도 남학생들을 능가한다. 기본 교과 시험에서 여학생들이 상위권을 점령하는 분위기다. 의대나 법대의 수석을 여학생이 차지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남녀의 기본적인 학력 차이를 초등학교 때부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남자아이들은 대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짝궁인 여자 친구가 알림장을 써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게 귀가한다. 오죽하면 남자아이를 키운 선배 엄마들이 후배 남자아이 엄마에게 가능하면 같은 반 여자 친구의 엄마와 꼭 친해질 것을 귀띔해줄까?

 

학부모들은 늘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얼 배우는지, 무슨 일이 생기진 않았는지 등을 궁금해하는데, 남자아이들은 단체로 기억을 잃어 버리는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그저 "몰라" 라고 시큰둥하게 대답한다. 학교에서 싸움이라도 한 날이면 자초지종을 알고 싶은데, 통 말을 안 해주고 본인은 이미 그 일을 잊어버린 것처럼 행동한다.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따지듯 담임교사에게 연락할 수도 없고 답답하기 짝이 없는 그럴 때, 바로 같은 반의 친한 여자아이 엄마가 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말은커녕 본인이 불리할 땐 귀도 막아버리는지 대답도 잘 않는 남자아이들에 비해 여자아이들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미주알고주알 엄마에게 말하길 좋아하지 않는가. 이런 남녀의 기본적인 성향 차이로, 화성에서 온 남자아이들은 금성에서 온 여자아이들에게 상위권 성적을 양보해주기 마련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이런 경험을 해온 남학생의 부모들은 고등학교만큼은 아들을 남고에 진학시키고 싶어 한다.

 

남학생 부모들이 아들을 남고에 진학시키고 싶어 하는 건, 성적의 불리함 때문만은 아니다. 사춘기 학생들에게 있어 가장 큰 시험, 바로 '연애'도 걱정되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다 보면 한창 피 끓는 아이들이 이성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문제는, 남학생 여학생이 함께 연애를 하는데도 연애 따로 공부 따로 알아서 척척 잘하는 여학생과 달리, 남학생들은 한번 연애를 시작하면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빠져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성적 관리에도 상당한 지장이 초래된다. 이래저래 멀티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남자아이들의 성향은 연애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

 

그렇다면 아들이 연애를 시작한 것을 감지했을 때 엄마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애써 감추고 무조건 아들의 여자 친구에게 잘하라는 것이 선배 아들 엄마들의 충고다. 혹여 여학생의 마음이 식어 아들을 차버리기라도 하면, 단순한 남학생들은 실연의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성적까지 뚝뚝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아들의 여자 친구를 만난 엄마들은 "얘, 수능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우리 아들한테 헤어지자고 먼저 말하지 말아주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제 고작 다섯 살 된 아들을 둔 나 역시 우리 아들이 남고에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미 삼아 포털 검색창에 '서울 남자고등학교' 라는 단어로 검색을 했다. 그런데 역시 나와 같은 엄마들이 많은 모양이다. 서울에 있는 남자고등학교를 알려달라는 질문이 꽤 있었다. 서울시 고등학교는 고교 선택제이다. 따라서 남자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인근 단지의 경우 꾸준히 수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나 그 학교가 단대부속고등학교나 보성고등학교처럼 명문이기까지 하다면 더더욱 말이다.

 

나는 부동산으로 아이 학비 번다_ 월천대사(이주현)

by 미스터신 2020. 1. 19.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