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영학자이자 미래학의 대가로 잘 알려진 피터 드러커의 책들을 거의 다 본 편인데 그 중에서도 '피터 드러커 자서전'을 최고로 꼽는다. 이 책은 피터 드러커가 그의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사람들에 대해 시간순으로 기록해 놓고 있다. 그가 첫 번째로 꼽은 사람은 할머니였다. 그의 할머니는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어도 모든 사람에게 친절했다. 사람들이 경멸하는 매춘부 리치에게도 먼저 말을 걸었다.

 

"오늘은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요. 리치 양,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목도리를 단단히 하고 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리치가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모습을 본 할머니는 불편한 몸으로 6층까지 걸어 올라가 그녀에게 감기약을 건네준다. 드러커는 그런 할머니에게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배웠다고 한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그에게 참다운 교육자의 길을 보여 준 초등학교 선생님, 심리학의 대가 프로이트, '타임' '포춘' 등 잡지왕국을 만든 헨리 루스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야기 자체도 흥미진진했지만 무엇보다도 평범한 인물에게서조차 대단함을 발견하는 그만의 '시선'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말한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흥미로운 점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가 얼마나 인습에 순종적인지, 또는 얼마나 보수적인지, 얼마나 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지 등과는 상관없이 일단 그가 자신의 일이나 지식, 흥미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매력적인 존재로 돌변하게 된다."

 

그는 인생의 길목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며, 자신은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좋을지를 깨달았다. 그가 최고의 경영학자와 미래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배울 점을 찾는 노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내가 부모들에게 늘 공부하라고 말하는 까닭

 

내가 지금까지 책을 내고 부모들을 만나면서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하나 있다. 바로 공부하라는 이야기다. 그러면 대뜸 어떤 사람들은 푸념하듯 말한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지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육아서를 뒤져 봐도 답답하기만 하고요. 선생님이 답좀 일러 주시면 안 되나요?"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나 또한 그런 말을 내뱉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경모가 중학교 1학년이 될 때까지 풀리지 않았던 문제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지각에 관한 문제였다. 경모는 원체 늦게 일어나는 데다 늑장을 부려 아침마다 꼭 지각을 하곤 했다. 날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내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지만 정작 경모는 태연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경모가 게으른 탓이라고 생각해 혼도 내고 달래도 보면서 버릇을 고치려고 무진장 노력했다. 그 다음에는 기분조절이 잘 안 되는 아이의 고유한 기질 때문인가 싶어 놔두기도 했다. 하지만 뭔가 답답한 마음이 내내 나를 짓눌렀다. 그래도 해답은 쉽사리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경모가 중1 여름 방학 때 같이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풀리지 않던 문제의 원인을 그날 밤 알게 되었다. 아이와 같이 한 이불에서 자는 게 참 오랜만이었는데 자다 보니 경모가 껌뻑 숨이 자주 막히는 게 아닌가.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다른 사람에 비해 편도가 지나치게 커서 그것이 기도를 막고 있었다. 그럴 경우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그 길로 바로 경모는 편도 수술을 받았고 그 뒤 늦잠 자는 버릇이 없어졌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많은 숙제들을 떠안고 그것을 하나씩 풀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많은 경우 숙제를 풀려면 먼저 자신이 성장해야만 한다. 문제를 보는 시선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데 그것은 배움을 통한 성장에서만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란 특별한 게 아니다. 내가 경모에게 그랬듯이 지속적으로 아이를 관찰하고, 풀리지 않는 문제를 놓고 계속해서 다른 해결책이 없나 살펴보고 고민해 보는 것이다. 육아서를 뒤적이든, 신문을 펼쳐 보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고하든 그것은 자기 하기에 달렸다. 드러커가 그랬듯 어쩌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서 찾고 있던 해답을 얻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다른 사람들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그 해결책이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도 효과가 있을지 분석해야 한다. 내가 요즘도 가끔 들여다 보는 '데미안'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한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노력 없이 알을 깰 수는 없으며 그 과정은 무수한 고통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알에서 빠져나온 순간 느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경모의 지각 문제를 처음 접하고 그것을 해결하기까지 5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 과정은 힘들었지만 나는 경모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넓히면서 나 또한 어느새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마이 솔루션'을 되도록 많이 만들어라

 

알코올 중독인 남편 때문에 괴로워하던 엄마가 있었다. 아이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녀는 어쩔 수 없지 않냐며 푸념만 늘어놓았다. 답답한 마음에 "남편과 잠시 떨어져 있어 보면 어떨까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그런 방법이 있다는 것은 미처 생각도 못해 봤다고 했다.

 

내가 말하는 공부는 바로 이것이다. 문제를 현명하게 풀기 위해서 더 많은 방식으로 그 문제를 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인생은 고통의 바다지만 우리에게는 덜 고통스러울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자유 의지와 힘이 있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든 "내 해결책(My solution)은 뭐냐면~" 이라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가진 문제가 다른 사람들과 같을 리 없다. 내 아이가 다른 사람의 아이와 다르고, 내가 처한 상황이 그들과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문제에 대한 최선의 답은 나만이 알 수 있다.

 

경모의 지각 문제를 푸는 과정만 해도 그렇다. 만약 내가 그 문제를 단순히 경모의 게으름으로만 치부해 버렸다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뿐더러 아이와 나의 관계는 점점 멀어졌을 것이다. 경모 역시 자꾸만 엄마를 실망시키는 자신을 싫어하게 되거나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엄마에게 반항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다른 부모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 아이들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것 하나는 '마이 솔루션'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이다. '마이 솔루션'을 많이 가질수록 나와 아이들이 더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아이를 정말 사랑한다면 부모는 반드시 성장해야만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한 치 앞도 모르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나와 내 아이가 행복하게 잘 사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_ 신의진

by 미스터신 2023. 11. 26. 09:49

간혹 사람들은 성공해야 행복해진다고 말하는데 성공이 반드시 행복을 낳지는 않는다. 그러나 행복은 반드시 성공을 낳는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지금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코스닥 상장업체의 사장과 그의 친구들의 어린 시절을 추적해 보았다. 어린 시절의 어떤 면이 지금의 그들을 만들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들의 초등학교 시절 성적, IQ, 정서 발달 등과 현재의 월 소득과의 상관관계를 따져 보았다.

 

그런데 결과가 무척 흥미로웠다. 초등학교 때의 성적과 IQ, 정서 발달 가운데 지금의 월 소득과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바로 정서 발달이었다. 반면 성적이나 IQ는 현재의 성공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어렸을 때 행복한 아이들이 자라서 성공을 거두고, 행복한 어른으로 잘 살아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밖에도 행복한 사람은 고통을 잘 참고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하다고 한다. 비록 상황이 나빠도 주저앉기보다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쓰기 때문에 인생의 어려움들을 잘 헤쳐 나가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부딪히는 위기를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으니 행복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다섯 살 된 아이들에게 30초 동안 '펄쩍 펄쩍 뛸 정도로 기뻐할 일' 이나 '가만히 앉아서 웃음이 나올 만큼 행복해질 일'을 생각하게 하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읽기와 받아쓰기, 수학 등에서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우울할 때보다 정신적인 활동이 왕성해서 더 빨리 배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아이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아이의 학업 성적이 걱정되는 부모일수록 목표를 아이의 행복에 두어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베트남의 승려 틱낫한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행복을 창조하는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런데 어린 시절에 엄마 아빠가 가족 안에서 행복을 창조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우리는 이미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고 있다."

 

이것만은 꼭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해진다. 아이가 성공하길 바란다면 더더욱 당신이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행복해지는 법을 배워 당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성공을 보여 줄 것이다.(중략)

 

0~3세 아이를 둔 엄마가 힘들 수밖에 없는 이유

 

0~3세 아이를 둔 엄마들의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우선 영국에서 공무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총책임자보다 병에 걸릴 확률이 세 배나 높게 나타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걸까? 답은 삶의 통제권을 쥐느냐, 쥐고 있지 못하느냐에 있다. 직장에서 총책임자는 일에 대한 통제권을 자신이 쥐고 있다. 그래서 언제든 자기가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라 움직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낮은 위치에 있을수록 일에 대한 결정권을 갖기가 힘들다. 그들은 일을 할지 말지, 하면 언제까지 해야 할지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 그것은 총책임자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내일까지 끝내라고 하면 밤을 새서라도 오늘 일을 끝마쳐야 하고, A를 하고 있는데 B를 먼저 끝내라고 하면 하던 일을 접고 B를 해야 한다. 주말에도 꼼짝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니 그 스트레스가 어떻게 건강을 해치지 않겠는가.

 

이처럼 자기 결정권은 사람의 건강과 행복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미국에서는 한 양로원을 상대로 연구를 했는데, 노인들에게 일상의 사소한 일을 직접 결정하고 관리하게 했다. 그 결과 삶에 대해 한결 만족스러운 태도를 보였으며 동시에 사망률이 반으로 줄었다.

 

0~3세 아이를 둔 엄마들이 힘들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를 나는 이 연구 결과들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예측 불가능한 일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그래서 24시간 내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 그런 날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생각해 보라. 어쩌면 미치지 않고 살아 있는 것만도 천만다행인지 모른다.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라

 

0~3세 아이를 둔 엄마들, 특히 첫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한결같이 묻는 질문이 하나 있다.

"정말 끝날까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그러나 나는 마음을 다잡고 이렇게 말한다.

"딱 3년만 죽었다 생각하고 참으세요."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엄마 자신의 욕구를 완전히 제쳐 놓고 아이만을 위해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하지만 그 고통은 3년이면 끝난다. 어쩌면 2년 안에 끝날 수도 있다. 아무리 늦어도 3년만 지나면 아이는 스스로 작은 일상들을 처리해 나간다. 아이가 세 돌쯤 되면 말이 통하기 때문에 돌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그러나 그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아이 돌보기를 외면하거나 우울증에 빠져 버리면 아이는 아이대로 병이 나고, 엄마는 엄마대로 더 불행해진다. 도둑질하기, 거짓말하기, 떼쓰기, 때리고 도망가기등 부모를 속 터지게 만드는 아이들의 모든 행동은 첫 3년 동안 잘 돌보지 못해서 생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3년을 잘 견디면서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 낸다면 두 가지를 얻는다. 하나는 부모라는 이름이 주는 헌신의 기쁨과 행복이고, 또 하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고 헤쳐 나갈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다. 그것은 3년 동안 자신을 낮추는 경험을 온전히 해낸 부모에게만 주어지는 값진 선물이다.

 

이제 나는 누가 나를 '코끼리 같다'라고 놀려도 그때처럼 상처받지 않을 자신이 있다. 또 아이들 시험 성적이 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도 속상해하지 않는다. '때가 안 되었나보다' 라고 생각할 뿐 '내가 부모 노릇을 잘 못했구나' 하고 자책하지 않는다. 딱 3년이다. 그 시간만 잘 견디면 당신도 '나르시시스틱 인저리'에서 벗어나 나처럼 될 수 있다. 아니 분명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_ 신의진

 

 

by 미스터신 2023. 11. 19. 18:49

사실 공부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나는 '독서'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엄마들에게 책을 읽느냐고 물으면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라고 대꾸한다. 실제로 아이를 위해서는 각 성장 단계에 맞추어 고가의 전집을 주문하면서, 자신을 위해서는 책 한 권 사는 걸 아까워하는 엄마들도 많다.

 

엄마가 되고 나면 책 읽는 시간을 내는 게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 생활을 하는 나에게도 따로 책을 읽을 시간을 낸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특히 평일에는 퇴근 후에 집에 와서 아이들 숙제를 봐주다 보면 어느새 취침 시간이 된다. 받아쓰기나 만들기 같은 숙제를 도와주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던 어느 날,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숙제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독서록 작성'이었다.

 

아이의 학교에서는 매일 아이들을 학교 내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책을 한두 권 대여하도록 한다. 아이들은 대여 도서를 읽고 그 내용을 두세 줄 정도로 간단하게 요약해야 한다. 50권의 독서록을 쓰면 선물을 받고 100권의 독서록을 쓰면 더 큰 선물을 받게 된다. 그 숙제를 귀찮아하던 아이도 독서가 습관이 되자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고, 나 역시 잠들기 전에 누워서 아이가 빌려 온 책을 읽어주며 뿌듯함을 느꼈다.

 

책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인생의 조력자이다. 살아가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책을 읽으면 해답을 얻게 된다. 외로울 때 책을 읽으면 잃었던 소중한 친구가 나를 찾아와준 양 마음이 따뜻해진다.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걸까?'를 고민할 때 책은 '인생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즐겨야 할 행복한 여정'임을 일깨워준다. 바쁜 일상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펼쳐보는 책은 나에게 휴식과 평안을 준다.

 

엄마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와 온종일 함께 있다 보면 나와 대화하며 나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진다. 그러나 아이를 돌보느라 그나마 만나던 친구들도 보기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의 폭은 점점 좁아진다.

 

그래서일까? 아이를 낳고 나면, 그동안 소중했던 친구나 친한 선후배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옆집이나 같은 동에 사는 아기 엄마들이 인간관계의 전부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단지 아이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관계 속에서 얼마나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분명히 많은 시간 이야기를 나눴음에도 이상하게 마음은 더욱 공허해진 채 돌아서는 경우가 더 많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책이다.

 

엄마가 되면서 더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되고, 삶의 각 시기에 책이 주는 기쁨, 위로, 희망 등을 경험하면서 나는 점점 더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만의 독서 노하우도 생겼다. 과거에는 책을 대여해서 읽는 것에 만족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반드시 사서 내 것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면서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도 점차 다양해졌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먼저 책을 고르는 노하우를 정리해보았다.

 

세 가지 유형의 책을 골고루 섭렵한다.

 

지금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반드시 세 권 이상의 책을 구매하여 읽도록 하자. 이때 세 종류의 책을 골고루 사도록 한다.

 

1. 지식을 얻기 위한 책

이는 전문 분야와 관련된 책을 말한다.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영어 학습 책,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마케팅 기법, 블로그 운영법 등과 관련된 책을 택한다. 운동에 관심이 있다면 스트레칭, 홈 피트니스 관련 책을 사고,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요리법을 다룬 책을 선택한다. 이처럼 자신의 관심 영역과 관련된 책으로 시작해 점차 범위를 넓혀가면서 책을 선택한다.

 

2. 이익을 얻기 위한 책

삶에서 직접적으로 활용하여 눈에 보이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책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재테크와 같은 자산 관리 책이나 아이와의 대화법 등 나에게 필요한 지식을 주는 책이 이에 속한다.

나의 경우,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 재테크와 관련된 신간은 나오는 대로 거의 다 읽었다. 돈이나 재테크에 막연한 공포가 있는 엄마들에게 내가 추천하고 싶은 도서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보도 섀퍼의 돈', '세상 모든 왕비를 위한 재테크'이다. 재테크 도서는 단순히 투자 방법을 전하기도 하지만, 부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즉 부에 대한 전반적인 가르침을 준다.

 

3. 심장을 뛰게 하는 책

심장을 뛰게 하는 책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책'과 '가슴을 울리는 책'으로 나뉜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책'은 장기적으로 나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하고, 나에게 비전을 줄 수 있는 책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인생의 후반기에 세계 여행을 통해 삶의 기쁨을 발견한 린 마틴 부부의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뛴다. 이렇게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책을 보면, 꿈꾸는 삶을 더욱더 구체적으로 그리게 되면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길도 찾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한 '멘토'를 발견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저자를 찾으면 그 저자가 쓴 책을 모두 구입하여 읽는다.

 

한편, '가슴을 울리는 책'은 나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나의 영혼을 달래주는 책을 말한다. 워킹맘이었던 나는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내 인생과 아이 인생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수많은 예화를 들으며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하고, 자식의 성공이 곧 어머니의 성공이라고 믿었다. 실제로 내 어머니도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나와 동생을 위해 한평생 노력하고 희생하셨기에 나도 크면 자연스럽게 그런 어머니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나는 엄마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나'를 포기할 수 없었다. 물론 아이와 놀아주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이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주고 싶은 것 또한 나의 욕망이었지만, 나는 나의 존재와 아이의 존재를 일치시킬 수가 없었다. 아이만 바라보며 살았다고 치자. 실제로 아이가 대성한다고 해서 과연 나도 성공한 것처럼 느낄 수 있을까? 과연 나는 아이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포기하며 살 수 있을까?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나는 내 아이의 삶과 내 삶을 동일시할 생각이 없다. 나는 아이의 삶은 아이의 삶 자체로 인정하고, 내 삶은 내 삶 자체로 인정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남편 역시 가정과 아이들을 위해 희생만 하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다. 남편도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고, 남편에게만 무거운 짐을 안기고 싶지 않다. 아이가 공부를 못해도 기러기 아빠는 만들고 싶지 않다. 학군이 안 좋아도 가족이 지방으로 가야만 한다면 같이 갈 것이다.

 

(중략) 어쩌면 엄마들이 읽어야 하는 책 중 가장 필요한 건 '가슴을 울리는 책'일지도 모른다. 이 책들은 우리가 겪는 내면의 고통을 보듬어주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지금 힘들다면 반드시 가슴을 울리는 책을 찾아야 한다. 그 책을 찾아 자기 것으로 만들 때, 비로소 마음속 깊이 숨어 있는 영혼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중략) 이렇게 내가 존경하는 저자인 멘토의 책을 저자별로 모아두면 마치 그 멘토가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의 책을 모두 사는 이유는 가르침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한 저자의 책을 보다 보면 비슷한 메시지가 반복될 때도 있고, 영문판과 한국어판은 똑같은 내용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이렇게 모은 책은 나의 보물과도 같다.

 

나는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책을 통해 풍부한 지식을 쌓고, 실생활에서 이익을 얻고, 심장을 뛰게 하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바란다. 멘토를 바로 옆에 두고 그 멘토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길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책의 앞 장과 중간에 메모함으로써 자신만의 기록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 책은 엄마인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가장 소중한 스승이 되어주고, 마침내 당신에게 성공과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를 건네줄 것이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난생처음 부자 수업) 엄마의 돈 공부_ 이지영

by 미스터신 2023. 10. 22.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