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는 단순 계산이나 암기를 통해 발달하지 않는다. 깊은 사고와 연결적인 사고를 많이 해야만 고차 사고를 담당하는 앞이마엽(전전두엽)의 면적이 넓어지고 뇌가 발달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컴퓨터는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에 대한 답을 쉽고 빨리 찾아 주어 편리함을 주지만, 깊은 생각을 하지 않게 해 앞이마엽의 면적을 오히려 줄어둘게 만든다. 원하는 정보를 컴퓨터가 모두 제공해 주어 쉽게 정보 파악이 가능해지다 보니, 마치 모든 정보를 내가 진짜로 이해하고 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정보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면 내가 실제로 그 정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뇌의 일부분만 쓰게 만들어 단편적인 사고를 하게 만들며, 뇌의 일부만 발달하게 된다. 이는 팝콘처럼 곧바로 튀어 오르는 것에만 반응하게 될 뿐,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진짜 현실에는 무감각해지는 '팝콘 브레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팝콘 브레인 현상을 막기 위해 우리는 게임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할까? 게임을 무조건 차단 대상으로만 보는 것은 무척이나 이분법적인 생각이다. 마치 19세기 후반, 마차와 자동차의 충돌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자 자동차의 속도를 시속 3킬로미터로 제한해, 결국에는 독일에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게 만든 영국의 '붉은 깃발법'과 같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2015년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우리 인류는 포노 사피엔스를 맞이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포노 사피엔스는 '지혜가 있는 전화기'라는 뜻으로,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 만든 말이다. 즉, 우리는 이제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그러니 스마트폰에서 무수히 개발되고 소비되는 게임 역시 무작정 막는다고 될 일은 당연히 아니라는 말이다.

 

진짜 문제는 게임을 '오락'으로만 보는 것이다. 사람은 왜 게임에 빠져들까? 게임은 단순한 놀이나 오락이 아니다. 게임에는 규칙, 목표, 결과, 갈등 등 인간사의 모든 측면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현실적인 이익이나 이해관계와 무관한 자유로운 도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적 요소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 나가고 있다. 많이 알고 있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는 2018년 기준으로 시가 총액 세계 10대 기업 안에 드는 기업들로, 모두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직결되는 회사들이다. 더 놀라운 것은 중국의 텐센트라는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회사도 이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게임을 하면서 정체성을 형성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니 게임을 무조건 막아야 할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게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마차와 자동차가 공존하는 거리를 모색한 독일이 붉은 깃발법을 만든 영국 대신 자동차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된 것처럼 말이다.

 

유추적 사고와 깊은 사고

 

우리는 공부할 때 뇌의 이곳과 저곳을 연결해야만 하는 깊은 사고를 사용한다. 덧셈이나 뺄셈처럼 단순한 계산문제나, '세종대왕이 만든 것은?'과 같은 단순 암기에는 깊은 사고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유추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문제는 깊은 사고를 해야만 풀 수 있다. 유추는 구조적 유사성이나 관계성까지 보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눈은 마음의 창이다."라는 구절이 있다.눈, 마음, 창은 제각각 다른 범주에 속하므로, 얼핏 생각하기에 이 세 단어는 전혀 연결성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눈과 창은 '무언가를 볼 수 있게 하는 통로'라는 유사성을 지닌다. 이 유사성을 이어 붙여 "눈은 마음의 창이다."라는 문장이 탄생한 것이다. 

 

유추를 하기 위해선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이어 붙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앞이마엽과 다른 피질, 혹은 앞이마엽 안에서도 여러 가지가 연결된다. 뇌의 신경 세포들을 연결하는 것은 시냅스인데, 컴퓨터를 하는 동안에는 시냅스가 연결되지 않는다. 인터넷 서핑이나 온라인 게임 등은 우리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그냥 모든 것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분명 친절한 정보 제공자이지만, 우리가 깊게 생각하는 기회를 차단한다. 따라서 책과 같이, 읽는 사람이 글에서 묘사한 장면을 직접 만들어 내야 하는 불친절한 정보 제공자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 불친절함은 우리가 우리의 뇌를 더 많이 쓰게끔 만들어 유추적 사고와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십 대를 위한 공부사전_ 김경일 교수

by 미스터신 2024. 6. 6. 10:11

직접 경험의 효과가 더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간접 경험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사람은 세상의 모든 일을 다 경험할 수 없다. 간접 경험은 우리가 미처 체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독서는 간접 경험 중에서도 상당히 적극적인 경험에 속한다. 텔레비전이나 영화는 시각과 청각 정보를 다 제시해 주기 때문에 우리의 뇌가 할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독서는 글을 읽으며 시각적인 것을 떠올려야 되고 촉각을 만들어 내야 되며, 이 외에도 다른 여러가지 것들을 상상해야 한다. 이때 우리의 뇌는 왕성한 활동력을 보인다. 즉, 독서는 수동적으로 입력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입력을 필요로 하는 일인 것이다.

 

독서를 통해 입력되는 정보는 뇌의 시냅스 형성을 자극하며 뇌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 줄 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영국의 서식스대학교 인지신경심리학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 연구팀은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독서를 권하기도 했다. 이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책을 6분 정도 읽을 경우 스트레스는 68퍼센트 감소하고, 심장 박동수는 낮아지며 근육의 긴장이 풀린다고 한다.

 

독서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독서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기도 한다. 이제까지 자신이 알고 있었던 세상은 한 권의 책만으로도 더 확장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경험하지 않아 몰랐던 세상의 일, 감각, 정서, 철학 등을 접함으로써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지금의 자신을 반성하게 하거나 성장시키는 일이며,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높여 주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독서는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한 권의 책을 다 읽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의 분비를 늘려 행복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십 대를 위한 공부사전_ 김경일 교수

 

by 미스터신 2024. 5. 18. 19:23

사실 공부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나는 '독서'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엄마들에게 책을 읽느냐고 물으면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라고 대꾸한다. 실제로 아이를 위해서는 각 성장 단계에 맞추어 고가의 전집을 주문하면서, 자신을 위해서는 책 한 권 사는 걸 아까워하는 엄마들도 많다.

 

엄마가 되고 나면 책 읽는 시간을 내는 게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 생활을 하는 나에게도 따로 책을 읽을 시간을 낸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특히 평일에는 퇴근 후에 집에 와서 아이들 숙제를 봐주다 보면 어느새 취침 시간이 된다. 받아쓰기나 만들기 같은 숙제를 도와주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던 어느 날,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숙제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독서록 작성'이었다.

 

아이의 학교에서는 매일 아이들을 학교 내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책을 한두 권 대여하도록 한다. 아이들은 대여 도서를 읽고 그 내용을 두세 줄 정도로 간단하게 요약해야 한다. 50권의 독서록을 쓰면 선물을 받고 100권의 독서록을 쓰면 더 큰 선물을 받게 된다. 그 숙제를 귀찮아하던 아이도 독서가 습관이 되자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고, 나 역시 잠들기 전에 누워서 아이가 빌려 온 책을 읽어주며 뿌듯함을 느꼈다.

 

책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인생의 조력자이다. 살아가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책을 읽으면 해답을 얻게 된다. 외로울 때 책을 읽으면 잃었던 소중한 친구가 나를 찾아와준 양 마음이 따뜻해진다.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걸까?'를 고민할 때 책은 '인생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즐겨야 할 행복한 여정'임을 일깨워준다. 바쁜 일상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펼쳐보는 책은 나에게 휴식과 평안을 준다.

 

엄마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와 온종일 함께 있다 보면 나와 대화하며 나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진다. 그러나 아이를 돌보느라 그나마 만나던 친구들도 보기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의 폭은 점점 좁아진다.

 

그래서일까? 아이를 낳고 나면, 그동안 소중했던 친구나 친한 선후배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옆집이나 같은 동에 사는 아기 엄마들이 인간관계의 전부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단지 아이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관계 속에서 얼마나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분명히 많은 시간 이야기를 나눴음에도 이상하게 마음은 더욱 공허해진 채 돌아서는 경우가 더 많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책이다.

 

엄마가 되면서 더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되고, 삶의 각 시기에 책이 주는 기쁨, 위로, 희망 등을 경험하면서 나는 점점 더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만의 독서 노하우도 생겼다. 과거에는 책을 대여해서 읽는 것에 만족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반드시 사서 내 것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면서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도 점차 다양해졌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먼저 책을 고르는 노하우를 정리해보았다.

 

세 가지 유형의 책을 골고루 섭렵한다.

 

지금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반드시 세 권 이상의 책을 구매하여 읽도록 하자. 이때 세 종류의 책을 골고루 사도록 한다.

 

1. 지식을 얻기 위한 책

이는 전문 분야와 관련된 책을 말한다.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영어 학습 책,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마케팅 기법, 블로그 운영법 등과 관련된 책을 택한다. 운동에 관심이 있다면 스트레칭, 홈 피트니스 관련 책을 사고,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요리법을 다룬 책을 선택한다. 이처럼 자신의 관심 영역과 관련된 책으로 시작해 점차 범위를 넓혀가면서 책을 선택한다.

 

2. 이익을 얻기 위한 책

삶에서 직접적으로 활용하여 눈에 보이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책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재테크와 같은 자산 관리 책이나 아이와의 대화법 등 나에게 필요한 지식을 주는 책이 이에 속한다.

나의 경우,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 재테크와 관련된 신간은 나오는 대로 거의 다 읽었다. 돈이나 재테크에 막연한 공포가 있는 엄마들에게 내가 추천하고 싶은 도서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보도 섀퍼의 돈', '세상 모든 왕비를 위한 재테크'이다. 재테크 도서는 단순히 투자 방법을 전하기도 하지만, 부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즉 부에 대한 전반적인 가르침을 준다.

 

3. 심장을 뛰게 하는 책

심장을 뛰게 하는 책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책'과 '가슴을 울리는 책'으로 나뉜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책'은 장기적으로 나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하고, 나에게 비전을 줄 수 있는 책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인생의 후반기에 세계 여행을 통해 삶의 기쁨을 발견한 린 마틴 부부의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뛴다. 이렇게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책을 보면, 꿈꾸는 삶을 더욱더 구체적으로 그리게 되면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길도 찾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한 '멘토'를 발견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저자를 찾으면 그 저자가 쓴 책을 모두 구입하여 읽는다.

 

한편, '가슴을 울리는 책'은 나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나의 영혼을 달래주는 책을 말한다. 워킹맘이었던 나는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내 인생과 아이 인생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수많은 예화를 들으며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하고, 자식의 성공이 곧 어머니의 성공이라고 믿었다. 실제로 내 어머니도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나와 동생을 위해 한평생 노력하고 희생하셨기에 나도 크면 자연스럽게 그런 어머니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나는 엄마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나'를 포기할 수 없었다. 물론 아이와 놀아주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이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주고 싶은 것 또한 나의 욕망이었지만, 나는 나의 존재와 아이의 존재를 일치시킬 수가 없었다. 아이만 바라보며 살았다고 치자. 실제로 아이가 대성한다고 해서 과연 나도 성공한 것처럼 느낄 수 있을까? 과연 나는 아이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포기하며 살 수 있을까?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나는 내 아이의 삶과 내 삶을 동일시할 생각이 없다. 나는 아이의 삶은 아이의 삶 자체로 인정하고, 내 삶은 내 삶 자체로 인정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남편 역시 가정과 아이들을 위해 희생만 하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다. 남편도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고, 남편에게만 무거운 짐을 안기고 싶지 않다. 아이가 공부를 못해도 기러기 아빠는 만들고 싶지 않다. 학군이 안 좋아도 가족이 지방으로 가야만 한다면 같이 갈 것이다.

 

(중략) 어쩌면 엄마들이 읽어야 하는 책 중 가장 필요한 건 '가슴을 울리는 책'일지도 모른다. 이 책들은 우리가 겪는 내면의 고통을 보듬어주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지금 힘들다면 반드시 가슴을 울리는 책을 찾아야 한다. 그 책을 찾아 자기 것으로 만들 때, 비로소 마음속 깊이 숨어 있는 영혼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중략) 이렇게 내가 존경하는 저자인 멘토의 책을 저자별로 모아두면 마치 그 멘토가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의 책을 모두 사는 이유는 가르침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한 저자의 책을 보다 보면 비슷한 메시지가 반복될 때도 있고, 영문판과 한국어판은 똑같은 내용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이렇게 모은 책은 나의 보물과도 같다.

 

나는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책을 통해 풍부한 지식을 쌓고, 실생활에서 이익을 얻고, 심장을 뛰게 하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바란다. 멘토를 바로 옆에 두고 그 멘토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길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책의 앞 장과 중간에 메모함으로써 자신만의 기록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 책은 엄마인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가장 소중한 스승이 되어주고, 마침내 당신에게 성공과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를 건네줄 것이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난생처음 부자 수업) 엄마의 돈 공부_ 이지영

by 미스터신 2023. 10. 22. 19:48

지속 가능한 노년생활의 포트폴리오

 

자연스러운 식사와 충분한 수면,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정신력과 체력, 마음챙김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머릿속의 보상체계와 몰입력을 갖춘 상태라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 역시 이러한 도메인들의 위력을 직접 경험했다. 한참 호른 연주에 빠져 있을 적에 더 잘하기 위해 연습시간을 무턱대고 늘리던 때가 있었다. 업무시간 외의 시간을 확보하려다 보니 자는 시간을 줄이고 운동시간도 빼내고 끼니도 거르며 연습시간을 마련했다. 지금 돌아보면 무척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매일 연습했지만 연주의 질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소리는 더욱 거칠어졌고 실수는 늘었다. 오기가 생겨서 연습량을 매일매일 더 늘리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몇 개월 동안 이러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가 노르웨이 음악원의 호른 연주자 율리우스 프라네비키우스의 글을 읽고 생각을 바꿨다. 그는 호른 연주자가 되려면 악기 연주를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스트레칭과 명상, 요가, 알렉산더테크닉을 연습하고 수영과 조깅 등의 운동을 하며 무엇보다 잘 먹고 잘 자야 한다고 역설했다. 프라네비키우스는 4M의 도메인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만드는 선순환을 알았던 것이다. 그의 조언을 따라 4M 도메인을 점검했고 연습시간은 줄이는 대신 나머지 도메인에 시간을 더 할애했다. 이후 몇 달에 걸쳐 소리는 제자리를 찾아갔다.

 

베움 자체도 마찬가지다.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자가 정리한 지식의 요약본 또는 그중에서도 핵심만 모은 것을 시험에 대비해서 외우기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공부하면 시험성적을 향상시키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지금까지 사람들이 어떻게 학문의 전선을 넓혀왔는지를 알기는 어렵다. 반대로 번거롭더라도 꾸준히 근본적인 사실관계와 전문가들의 사고과정을 따라가는 연습을 하면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생각의 틀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학문적 지식이 형성되는 과정에 토대가 되었던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저명한 투자자 찰리 토머스 멍거는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을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머릿속에 생각의 격자를 만드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고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연관성이 별로 없는 A, B, C 세 가지 학문 분야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A분야의 어떤 질문에 대해서 좁고 깊게 반복해서 고민하기보다 B, C 분야에서는 비슷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면 A분야를 보다 새롭고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지식과 사고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 제대로 된 공부라고 생각한다.

 

격자를 구성하는 공부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본인이 직접 배우고 경험한 것만 아는 화석형 전문가가 된다. 화석형 전문가의 특성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공예나 예술, 순수과학 등 90의 완벽성을 99.99로 담금질하기 위해 평생 노력해야 하는 분야의 전문가는 무척 좁은 범위에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분야에서조차 다른 분야의 지혜가 필요할 수 있다. 전문성을 현실의 다양한 상황에 응용하거나, 문제의 해결방안을 도모하는 과정은 광범위하게 연결된 격자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용 영역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이 화석형 전문가로 전락하면 두 가지 비극이 발생한다. 첫째는 개인적 비극이다. 사회와 환경은 변화하는데 자신이 보유한 부가가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크고 작은 기능들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도 생긴다. 워드프로세서를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는 일본의 고위 관료들이 그 예다. 둘째는 사회적 비극이다. 잘못된 피드백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 화석형 전문가는 우물 안 개구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융합연구를 하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화석형 전문가들이 모여 앉아 있다면 의미 있는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래서 직업 현장에서는 업무영역이 아무리 전문적일지라도 그 일을 하는 개개인은 스스로 제너럴리스트적 자질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거대한 격자를 형성하는 역량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보수하는 능력은 끊임없는 읽기와 생각하기, 쓰기를 통해 갖출 수 있다. 영상이나 사진, 짧은 글이 주는 인공적인 자극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서 이 능력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규율과 노력이 필요하다. 술이나 당분, 담배를 끊을 때와 마찬가지로 심리적, 신체적으로 어떤 상태일 때 스마트폰이 주는 싸구려 자극원에 탐닉하는지 스스로 분석해보고 그러한 상황이 되면 마음챙김이나 책으로 우회할 습관 통로를 만드는 것이 좋다. 각종 알림을 끄고 책이나 머릿속 생각에 집중할 시간을 30분에서 1시간 단위로 달력 앱에 표시하고 이 시간에는 약속이나 다른 일정을 잡지 않는 방법도 있다.

 

무엇이든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생존기술이자 내재역량의 밑거름이 된다. 만약 선천적 자질을 타고났더라도 일정 수준에 도달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속적인 훈련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다. 글쓰기든 악기 연주든 관심이 취미를 넘어 경력이 되려면 다음의 결과값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

 

투입한 시간 x 몰입 정도(시간 밀도) x 습득 능력(인지기능)

 

이 때문에 새로운 능력을 습득하는 여정은 잠재력만을 보고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이나 기업의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초기에 투입한 노력이나 시간이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기량을 갈고닦는 습관과 체계를 유지하면 나이나 바쁜 정도와 무관하게 능력의 포트폴리오는 두텁게 만들 수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작은 일부를 잠재력이 높은 작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처럼, 일주일에 2~3시간 정도는 새로운 능력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해봐도 좋다는 의미다.

 

이러한 방식으로 역량을 관리하다 보면 몰입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경제적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의 순서가 조금씩 바뀔 것이다. 자산을 관리하듯이 자신의 능력들을 확인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다 보면 점진적으로 본업, 부업과 취미가 바뀔 수 있다. 몰입하고 싶으면서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경제적 보상을 끌어낼 수도 있다. 사회경제적으로는 은퇴가 필요 없는 삶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은퇴한 것과 마찬가지로 충만하고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굳이 파이어 FIRE 나 욜로 YOLO 처럼 삶의 한 극단을 선택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견고한 역량 포트폴리오는 더 고차원적인 욕구 충족으로 연결 되기 때문에 보상회로는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건강한 보상회로와 고차원적 욕구 충족이 '나에게 중요한 것'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싸구려 자극원에 기댈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저절로 가속노화 요인들을 피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해서 도파민 분비 방식을 바로잡는 삶으로 이어진다. 내적 충만은 외적인 것을 비교하는 마음을 잠재워 쓸데없는 지출을 줄여준다. 결과적으로 더 적게 일해도 경제적으로는 더 풍요롭다. 이렇게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스스로의 4M을 돌보는 데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불편하고 번거로워 보이는 공부의 습관이 거대한 보상으로 돌아오는 기전이다. 점차 낙도를 즐기는 삶이 완성되는 것이다.

 

(중략) 예를 들어 젊은 성인은 동물성 단백질, 특히 붉은 고기의 섭취를 줄이고 체지방이 쌓이지 않게 하는 식단이 4M의 내재역량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미 신체가 쇠약하고 영양결핍 상태인 노년기 인구는 근육 생성을 촉진하는 동물성 단백질을 절제하면 오히려 4M이 전반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

 

(중략) 스마트폰과 SNS의 사용량은 우울감과 연관되어 있다. SNS의 사용량이 많은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외로움을 더 많이 느낀다. 몇몇 실험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은 감소된다. 왜 그럴까? SNS는 이름 그대로 사회관계망이지만 사람과의 진짜 관계를 통해 생성되는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을 분비시키지는 못한다. 또한 사용자가 더 많은 시간을 플랫폼에 매여 있도록 설계된다. 스크롤을 하다가 새로운 정보가 보이면 사용자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타인이 자신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면 마찬가지로 도파민이 분비된다. 팔로워가 늘어나면 또 도파민이 나온다. 하지만 자극이 멈추면 곧바로 따분함과 권태감이 찾아온다. 결국 마음에는 스트레스, 공허감,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의 결핍만 남는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는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마음을 자극하기도 한다. 현재의 불만족을 자극해서 소비를 부추기고 우울감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_ 정희원

by 미스터신 2023. 9. 28. 17:56

과거의 과학자들은 지능이 고정되어 있다고 믿었다. 사람의 지능은 유전자에 의해 거의 결정되며, 아무리 공부를 한다고 해도 성인이 된 후에는 더 발달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어릴 적에 한 번쯤 "뇌세포는 죽기만 하지 새로 생기지 않아"라는 말을 들어보지 않았는가. 하지만 최근 신경 가소성 이론이 등장하면서, 인간의 뇌는 사용하기에 따라 신경세포들을 새로 만들어낸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쓸수록 좋아진다는 것이다. 노먼 도이지 박사의 '기적을 부르는 뇌'에는 이런 사례가 수없이 나온다. 공간 감각이 없는 사람, 자폐증 환자, 포르노 중독자, 강박증 환자, 시각장애인의 뇌가 드라마틱하게 변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또한 런던 택시 기사들의 뇌를 촬영해봤더니 일반인들보다 월등히 큰 해마(뇌에서 공간과 기억을 맡는 부분)를 갖고 있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런던 시내에 있는 25000여 개의 도로와 광장을 외웠기 때문이다. 뇌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훈련에 따라서 IQ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상상 훈련만으로 몸의 근육이 단단해지기도 한다. "난 머리가 나빠서 안 돼" 따위의 말은 할 수 없는 세상이 왔다. (중략)

 

내가 스물한 살에 파격적 성장을 이룬 것도 그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원래의 지식이 100 정도였다고 하자. 그리고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으면 딱 1퍼센트의 지식 증가가 이루어진다고 하자. 그렇게 1년에 12권씩 읽었다고 가정하면 10년 뒤 지식의 양은 얼마가 될까? 놀랍게도 330, 즉 3.3배가 된다. 겨우 한 달에 한 권 읽었을 뿐인데도! 그런데 당시 나는 1년 남짓 수백 권의 책을 읽었다. 물론 모두 다 정독한 것도 아니고 개중에는 별로인 책도 많았지만, 중요한 건 머릿속에 새로 들어온 지식이 좀비가 돼서 다음 지식을 전염시키고(흡수하고), 다시 그다음 지식을 전염시키는 과정이 엄청난 속도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복리로 불어난 지식 덕분에, 군대 갈 때까지 7년간 대입 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언어영역 만점을 맞을 수 있었다.

 

뇌 속에서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지식 발달은 복리로 이루어진다. 주변을 둘러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은 1년에 한 권도 안 읽는다. 이런 사람들은 책뿐 아니라 신문조차 읽기 어려워하고,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봐도 문맥을 이해하지 못해서 엉뚱한 소리를 하고 화를 낸다. 대화를 해봐도 답답하다. 그런데 평소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어떤 책이든 쉽게 소화하고, 책이 아닌 다른 글들도 잘 이해한다. 그러니 언제고 또 책을 집어 들고 고급 정보를 얻는다. 이 두 부류의 사람은 거의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난다. 어휘의 양이나 이해의 속도는 물론이고, 가장 중요하게는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깊이에서 다르다. 꾸준한 독서로 단련된 사람은 새로운 지식이라도 기존 지식을 통해서 쉽게 흡수한다. 뛰어난 운동선수는 다른 종목의 운동도 쉽고 빠르게 배우는 것과 같다. 예전에 봤던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어느 교수가 말하길, "독서 빈부 격차는 경제적 빈부 격차보다 무서운 것으로, 삶의 양극화를 만든다"라고 했다.

 

독서 양극화는 복리로 벌어지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어릴 적부터 독서를 시작해야 한다. 젊을 적에는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다가 60세가 되어서 복리 저축 상품에 가입해봤자 복리의 혜택은 별로 보지 못한다. 워런 버핏이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 중 하나로 주식을 열한 살에야 시작한 걸 꼽았다는 사실은 '일찍 시작하기'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예다. 사실 나도 중, 고등학교 때 게임만 했던 것이 너무 아쉽다. 스물한 살이 아니라 10년만, 아니 5년만 더 일찍 독서를 시작했더라면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성취를 거뒀을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몇백 년 전에 살았던 가장 훌륭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예를 들어 주식이나 부동산 공부를 하면서 혼자 낑낑거리고 있는데, 아는 고수 형님이 한두 마디 툭 던져주면 머릿속이 팍 깨이면서 눈앞이 밝아올 때가 있다. 그런데 책이란 것은 동네 형님 정도가 아니라 당대 최고의 지식인과 전문가들이 평생 공부한 것을 압축해놓은 물건이다. 정말 좋은 책을 골라 최대한 흡수한다면, 저자가 몇십 년에 걸쳐서 어렵게 습득한 지식과 진리를 거저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략)

 

스무 살부터 뇌의 복리 저축을 실천한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동갑내기 서른 살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 된다. 이때부터는 더 이상 책을 읽지 않아도 자동으로 지식이 쌓인다. 배경 지식이 있기 때문에, 책이 아닌 영화만 보더라도 기존 지식이 발동해서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낸다. 사업 관련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밥 먹으러 라멘집에만 가더라도 메뉴 구성, 내부 인테리어, 직원 교육 정도, 가게의 순이익이 저절로 떠오를 것이다. 그 사람에겐 매일 만나는 수십 곳의 회사와 매장이 케이스 스터디가 된다. 살아가기만 해도 지식이 복리로 쌓이는 것이다. 반면 평소 아무 지식도 쌓지 않은 경우엔 아무런 안경을 쓰지 않은 것과 같기에,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설사 뒤늦게 깨닫는다 해도, 일찍 깨우친 사람과의 격차는 좁힐 수 없다. 남들도 계속 뛰고 있으니까.

 

뇌 최적화 1단계_ 22전략

 

(중략) 하지만 확실한 믿음 하나는 있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책 읽기와 글쓰기, 딱 2가지만 하자. 내가 지금 뭘 할지도 모르겠고 나중에 뭘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독, 다작, 다상량(많이 생각하기)으로 기본기를 다져두면, 훗날 뭘 하더라도 남들보다 훨씬 앞서갈 수 있을 거다.'

 

이제 십수 년이 지났다. 나는 누구보다 자유로워졌고, 또래 가운데에서 누구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다. 무엇보다 행복하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22전략'을 실천했다는 점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마크 트웨인, 프리다 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천재들은 글쓰기를 즐겼다. 세상에 이름을 남긴 작가, 철학자, 기업가 상당수가 글을 잘 쓴다. 그들이 천재로 평가받는 이유는 글을 잘 썼기 때문이 아니라 오랜 글 쓰기로 뇌 발달이 이루어지면서 더 나은 두뇌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원인과 결과가 반대다. (중략)

 

근육을 성장시키기 위해선 덤벨을 들어 올리면 된다. 마찬가지로 뇌를 성장시키기 위해선 책 읽기와 글쓰기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 이상의 방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22전략이란 별게 아니다. 2년간, 매일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말한다. 나는 이 덕분에 뇌를 발달시킬 수 있었다. 스물세 살에야 대학을 들어갔음에도, 2년간 22전략을 실천하여 스물넷 겨울에 첫 사업을 성공시켰고 매월 순수익 3000만 원을 벌었다. 밑바닥에서 튀어 오르다시피 한 반전이었다. (중략)

 

인생을 바꾸는 방법은 간단하다. 의사 결정력을 높이면 된다. 인생이라는 미로에서 남들은 막다른 길로 갈 때, 나는 출구를 향한 길을 고르면 된다. 남들은 자의식에 사로잡혀 망할 주식에 달려들 때 재빠르게 익절하는 안목, 남들이 덜덜 떠는 폭락장에서 싸게 매집하는 배짱을 키우면 된다. 남들 말만 듣고 가게를 차리거나, 자기아집에 사로잡혀 사업을 벌이는 사람은 인생이 꼬일 수밖에 없다. 자의식을 해체하고 뇌를 최적화해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포착하면 인생이란 게임이 진행될수록 당신은 레벨업된다. 이 인생 공략집과 치트키가 되어주는 것이 독서와 글쓰기다. 의사 결정력, 창의력, 메타인지 등을 직접적으로 발달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행위를 할 때, 뇌의 일부만 사용한다. 유튜브를 볼 때, 스릴러 영화를 볼 때, 여행이나 데이트, 운동을 할 때 각각 다른 영역의 뇌를 사용한다. 하지만 책은 거의 모든 뇌 영역을 활성화해, 뇌세포를 증가시키고 지능을 상승시킨다. 우리가 독서를 할 땐 그냥 글자만 읽는 게 아니라 그 내용을 머릿속에 시뮬레이션하는데, 뇌는 실제 경험과 이 시뮬레이션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독서는 간접 경험이 아니라 직접 경험에 가깝다. 실제로 독서는 시각 정보를 담당하는 후두엽, 언어 지능 영역인 측두엽, 기억력과 사고력등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좌뇌를 활성화한다. 책 내용에 따라선 감정과 운동을 관장하는 영역까지 활성화한다. 즉 뇌 전체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독서를 하게 되면 다양한 뇌의 영역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활성화되고, 뇌 세포의 증가로 뇌 신경망이 촘촘해진다. 쉽게 말해 지능이 높아진다. 근육이 증가하듯, 뇌 근육이 증가하여 코어가 강해진다. 컴퓨터로 비유하면, 실행 속도가 무척 빨라진다. 나는 20대 초반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무언가 시키면, 항상 느리게 행동했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이해할 때,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어떤 명령을 들었을 때 패닉에 빠지며 '수행 능력'이 떨어졌다. 그러다 20대 후반을 지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주변 그 누구보다 빠른 이해력을 갖고 어떤 상황이든 '난 상위 0.1퍼센트로 빠르고 좋은 판단을 내린다'는 확신을 품게 되었다. 과거를 생각하면 '두뇌 회전 속도가 이렇게 빨라진 게 말이 되나?' 싶을 때가 많다. (중략)

 

앞에서 근육 운동과 뇌 자극이 비슷하다고 했다. 헬스클럽에 처음 온 초보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먹는 것을 소홀히 하면서 운동만 잔뜩 하는 경우다. 몸에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상태이고, 잔뜩 펌핑된 근육도 휴식을 취하면서 진짜 근육으로 전환돼야 하는데, 그런 것은 생각 안 하고 운동만 계속한다. 그러고는 "난 운동을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근육이 안 나오지?" 같은 소리를 한다. 공략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메커니즘을 모른 채 '운동한다는 느낌'에 집착하면 근육만 상한다. 앞에서 난 매일 잠깐 3세트씩 운동하고 잘 먹고 잘 쉬는 것만으로도 몸을 유지한다고 했다. 뇌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고 쓰면서 뇌에게 운동을 시켰으면, 그게 진짜 지식으로 고정되도록 충분한 휴식을 줘야 한다. 그게 잠이다.

 

충분한 잠과 함께 추천하고 싶은 것은 멍 때리기다. 여행 가서 아무 생각 없이 먼 곳을 바라보는 것, 좋은 풍경을 보면서 가만히 있는 것, 담배 피우면서 딴 생각을 하는 것,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샤워하는 것 등을 '몽상모드'라고 한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이 몽상 모드를 발동시키는 시간을 아까워한다. 나는 반대다. 이 시간은 억지로라도 만들어야 하는 정말 귀중한 시간이다. 특히 여행은 뇌를 자극하고, 기존에 쌓아두었던 지식들을 통합하거나 정리해준다. 나도 종종 1~2주간 해외에 나가곤 한다. 대표가 자꾸 사라지니 처음엔 회사 간부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왔고, 결과적으로 큰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중략)

 

그렇다면 메타인지는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 나도 이 부분이 궁금해서 정말 많은 책과 자료를 찾아봤지만, 메타인지를 높이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들은 너무 모호했다. 그래서 내 의견을 얘기해볼까 한다. 메타인지를 높이기 위해선 2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독서와 실행력이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은 '또 책 읽기야?' 할 테니까, 짧게만 말하겠다. 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독서는 각 시대에 지적으로 가장 훌륭했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래서 책을 읽게 되면 저절로 겸손해지고 내 수준을 잘 알게 된다. 무지함에서 비롯된 자신감의 봉우리에서 빨리 내려올 수 있다.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가장 확실하게 알려주는 게 독서다. 자의식 과잉인 사람이 책을 안 읽는 경우, 스스로를 잘났다고 생각하고 오만에 빠지게 된다. 그런 사람의 판단은 대부분 어리석고 아무런 성취도 이뤄내지 못한다. 겸손함이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본인의 상상 속에서 '난 똑똑해'라고 무한 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메타인지력을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실행이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본인이 세상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실행을 하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다. 책을 읽다보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겨 나기도 한다. '이 정도 지식을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같은 망상이 드는 것이다. 책만 수천 권 읽은 헛똑똑이들이 탄생하는 이유다. 책을 읽으면 지식이 많아지고 생각이 깊어지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판단력이 바로 높아지진 않는다. 그래서 실행을 통해 자신의 판단이 맞는지 가설 검증을 해봐야 한다.

 

자, 어떤 사람이 트렌드 책들을 읽고 생겨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업을 벌이면 어떻게 될까? 초기엔 모든 지식을 흡수하여 자신만만한 상태가 된다. 당연히 대부분 실패한다.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고 멍청한지를 알게 된다. 이때의 충격은 메타인지력을 높인다. 예를 들어 스물한 살에 처음 책을 읽고 공부를 시작했을 때 나는 황당한 목표를 세웠다. 모든 과목이 5~6등급인 상황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들어간다는 목표였다. 몇 달 동안 수백 권의 책을 읽고서 내가 최고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결과야 뭐 아는 대로다. 왜 수백 권의 책을 읽어도 가난한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실행과 도전 없이 책만 읽는 것은 의미 없는 행동이다. 코치에게 피드백을 받지 않은 채 혼자 운동하는 것과 같다.

 

내가 사업을 좋아하는 이유는 돈 때문만이 아니다. 사업은 내 판단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너무나 재밌다. 철학을 배우며 학교를 다닐 때는 그게 안 돼서 무척 답답했다. 아무리 토론을 진지하게 해도 상대가 큰소리를 치면서 방어기제를 펼치면 내가 이겼는지 졌는지 알 수가 없고 심판도 없었다. TV에서 토론을 보다 보면 '그래서 누가 이긴 거야?' 싶을 때도 많았다. 심리학이나 철학에는 정답이 없다. 서로 우기고 정신승리를 해도 그만이다.

 

하지만 사업은 다르다. 'A라는 아이템으로 B라는 마케팅을 하면 1억이 벌릴 거야.' 이 생각이 맞는지 검증해볼 수 있다. 내가 예상한 게 정말 맞는지 현실의 결과로 드러난다. 결과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예상이 틀렸다면 '내가 아직 모자라는구나' 하고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과정에서 메타인지력이 상승한다. 현실의 사업은 내 생각이 망상인지 아닌지 준엄하게 판정해준다.

 

꼭 사업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본인이 어떤 시험에 도전하거나 현재 직장에서 맡은 일이 있다면 목표를 세우고 결과를 예측해 보라는 것이다. 그냥 머릿속으로만 자신만만해하지 말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다음 실행을 하라는 것이다. 시험에 100퍼센트 합격할 거라 장담했는데 실패했다면 시험 준비 과정에 뭐가 잘못됐는지 점검하면 된다. 직장인이라면 자기가 목표하는 바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목표 달성을 향해 정진한다. 목표를 초과 달성했든 실패했든, 실제 결과가 나오는 일을 실행해보면 메타인지가 상승하게 된다.

 

역행자_ 자청

by 미스터신 2023. 8. 19. 10:57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인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반드시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그 계기는 보통 3가지 패턴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죽을병에 걸렸다가 살아났을 때이다. 이때 우리는 삶에 대해 근본적인 부분부터 다시 생각하게 된다. 죽음 앞에 처음으로 직면하면 지나온 삶에 대한 미련과 후회, 반성이 밀려오고 의미 있는 인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이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삶을 사는 존재란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삶이 영원할 것 같은 마음 때문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크게 다를 바 없이 순간의 재미와 자극만을 추구하면서 의미나 목표 없이 흘러가는 대로 하루를 보낸다. 비유하자면 영원히 놀이공원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절대 열심히 놀이기구를 타지 않겠지만, 반나절 후에 놀이공원을 나가야 한다면 주어진 시간 동안 목표를 세우고 집중적으로 놀이기구를 타는데 열을 올리는 것처럼, 삶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만이 순간을 가치 있게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 자신의 죽음을 가까이 경험해본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죽음에 대해 상기하고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가끔 목적의식 없이 살아가는 젊은 내담자를 만날 때 최면을 유도해서 자신이 나이 들어가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모습을 가상으로 체험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체험을 통해 죽음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면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추게 되고 멋진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인생의 바닥을 쳤을 때다. 자신의 삶에서 상상도 해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강력한 회피 동기를 갖게 되고 그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한 생각과 노력을 시도하게 된다. 스스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인생의 최저점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오면 그동안 복잡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사롭게 느껴지고 모든 잡념이 사라지면서 그 순간을 벗어나는 것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게 되고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뛰어난 스승을 만났을 때다. 사람마다 각자 저마다의 힘든 상황들이 있겠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반응하고 대처하는 방식들은 저마다 다르다. 힘든 상황을 마주할 때 운명이나 사주팔자 등으로 여기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체념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이 처한 비슷한 상황들을 먼저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겨낸 위대한 존재들을 찾아내고 최적의 방법을 알아보면서 자신도 통제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 자신을 믿는 사람들은 스승과 같은 존재들이 올바른 지식을 활용해서 외부의 상황과 조건을 바꾸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았다는 증거를 보면서 확신을 갖고 마음속 깊이 그분들의 법칙과 신념을 새겨 넣는다. 위대한 인물에게 받은 충격은 우리의 무의식에 깊이 새겨지고 그분들의 지식과 지혜로움을 온전히 내 것으로 체화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자기 내면에서 스스로 일어난 변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내면에서 스스로 작동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진 자극요소(계기)를 통해 내면이 변화된 것이다. 우리가 스승을 만나고 독서를 해야 하는 것도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좋은 자극'을 얻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독서를 하면서 획득할 수 있는 중요한 능력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1. 문일지십 聞一知十 의 능력

회사는 언제나 좋은 인재를 채용하려고 노력한다. 회사의 명운이 좋은 인재 선발에 달려 있으니 귀한 인재를 뽑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인재라면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말이나 글에 담긴 속뜻을 깊이 이해하고 다방면에서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파악해내는 문일지십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라고 판단하는 데 이견이 없다는 점이다. 즉 어떤 이야기를 들었으면 그 내용과 간접적으로 연관된 부분들까지 파악해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상관이 어떤 지시를 내리면 그 이면에 담긴 다양한 의미까지도 파악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는 속담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하나를 들으면 열 가지 다른 부분들도 먼저 유추할 수 있는 사람, 다양한 상황이나 조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인재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가 원하고 채용하고 싶어 한다. 당신이 사장인데 당신이 말한 것을 액면 그대로만 이해하는 직원과 당신이 한 말의 속뜻을 이해하고 관련해서 필요한 부분들까지 알아서 준비하고 실행하는 직원 중에 누구를 더 예뻐하고 승진시킬지는 너무나 분명하고 뻔한 일이다. 이처럼 인재로 인정받는 사람들은 모두 문일지십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독서를 많이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일지십의 능력을 갖추게 되는데, 많은 책을 읽다 보면 수많은 문장을 보게 되고 글의 핵심과 요지가 무엇인지를 계속 생각하면서 읽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점점 향상되고, 상황이나 문맥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꾸준히 독서를 하다 보면 전체 문장을 다 읽어보지 않더라도 다음에 벌어지거나 생길 상황들을 먼저 유추하거나 추론해 낼 수 있게 된다.

 

유추란 두 개의 사물이 몇몇 성질이나 관계를 공통으로 가지며, 또 한쪽의 사물이 어떤 성질, 또는 관계를 가질 경우, 다른 사물도 그와 같은 성질 또는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추리하는 것이다. 유추를 해내는 능력은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영국의 의사인 에드워드 제너가 우두독을 보고 종두를 발견한 것도 유추를 이용한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핵심을 분석하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며 이후의 상황을 유추하고 추론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성공에도 매우 유리해질 뿐만 아니라 생각의 깊이도 매우 깊어져서 삶의 통찰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2. 관주위보 貫珠爲寶 의 능력

현대는 지식 정보화 사회이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생성되고 공유된다. 과거에는 정보가 많을수록 유리했지만, 지금은 넘치는 정보 속에서 유익한 정보만을 선택하여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인재도 시대 흐름에 따라서 변화하고 있다. 한정된 정보들을 남들보다 많이 알고 기억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았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무제한적으로 오픈된 정보에 누구나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더 이상 암기력이 뛰어나다는 장점만으로 대단한 인재라고 여겨지거나 인정받을 수 없다.

 

아무리 많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있고 암기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양적인 측면에서 AI를 능가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정보 중에는 가치 있는 것도 많지만  검증되지 않고 쓸모없는 잘못된 정보도 많아지다 보니, 현시대에 요구되는 인재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정해진 목적에 적합하고 가치가 있는 정보만을 선별하여 의미 있는 형태로 재가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의미 없는 정보는 폐기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추고 우후죽순 널브러져 있는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구슬(정보) 각각으로는 큰 의미가 없을지라도 순서에 맞게 나열해놓고 구조화시키면 의미 있는(부가가치가 높은) 형태로 만들어낼 수 있다. 넘치는 정보 중에서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만을 골라내고 순서를 정리하고 재구성해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관주위보의 능력이다. 이 능력은 마케팅, 세일즈 분야와도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현대와 같은 지식정보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3. 청산유수 靑山流水 의 경지

지식은 매우 중요하고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지식이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려면 상대방에게 그 가치가 충분히 전달될 수 있어야만 한다. 상대에게 전달하지 못한 지식은 그 가치를 알 수 없고 자기만족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뿐이다. 지식을 전달할 때 어떻게 전달하는가? 대부분 입으로 말하면서 전달하거나 글로 써서 전달한다. 또는 몸으로 보여주면서 전달할 수 있다. 지식을 한자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知 알 지 = 矢 화살 시 + 口 입구

識 알 식 = 言 말씀 언 + 戠 찰흙 시

 

'知' 자를 보면 화살 옆에 입이 붙어 있다. 아는 지식이 입에서 화살처럼 줄줄 쏘아져 나와야만 진정한 앎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識' 자를 보면 찰흙 시에 말씀 언 자가 놓여 있다. 찰흙 판에 글을 새긴다는 의미, 즉 글쓰기를 뜻한다. 즉 안다는 것은 줄줄 입으로 말할 수 있고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앎, 지식이 된다는 것이다. 진짜 지식은 언제라도 술술 표현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은 단순한 암기나 이해의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내면화가 된 상태에서만 가능한 경지라고 할 수 있다. 내면화된 지식만이 타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고 설득력이 있으며 타인을 변화시킬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것이 입으로 줄줄 나오는 연설가 혹은 강사를 보면 사람들은 그에게 매료되고 빠져든다. 그의 지식이 완전히 그의 것이란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면화된 지식을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완전히 그에게 몰입되고 그의 지식과 노력을 인정하게 된다. 이를 청산유수의 경지라 한다. 그리고 지식을 글로 막힘이 없이 한 번에 줄줄 써내려갈 수 있는 사람들, 즉, 일필휘지의 경지에 오른 자들을 보면서 역시 집중과 몰입 상태가 되며 그들을 인정하게 된다. 좋은 책을 많이 쓰는 저자나 작가들에게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면화된 지식을 자신의 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다양한 면에서 증명하는 이들에게 사람들은 강한 끌림을 느낀다. 언행일치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방문했다. 이때 많은 사람이 종교와 관계없이 그를 환대하고 존경을 표했다. 교황은 왜 인기가 있었을까? 교황이 좋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좋은 책에서 얻는 귀한 가르침을 내면화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자신의 삶에서 증명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지행합일의 모습을 보여주니까 사람들이 감화되고 존경하면서 그를 따르는 것이다. 좋은 책을 많이 보고 내면화하여 지식과 더불어 삶의 통찰을 나눌 수 있는 인품을 갖는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충분한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독서방법

 

책을 읽으라고 당부하면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서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지침을 정리해보았다. (중략)

 

9. 판타지 소설, 무협 소설 보지 마라.

나는 범죄 스릴러 소설을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다. 마이클 코넬리의 책을 거의 다 보았을 정도로 좋아한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한 번 읽으면 거의 시리즈로 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시간을 너무나 소모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돈을 버는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취미거리의 책들은 잠시 미루어두고 먼저 경제적으로도 충분한 성장을 이루는 데 도움되는 실용서부터 읽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소설 중에서도 특히 판타지, 무협 소설 등은 더 피하는 것이 좋다. 범죄소설에서는 최소한으로 얻는 것도 있었다. 가령, 권선징악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주인공의 집념과 소명의식에 대한 감동, 혹은 멋진 대화 표현 등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판타지나 무협은 우리가 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더 가상의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별로 실생활에서 도움 될 것들을 얻기 힘들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은 후 주문대로 외치면 마법을 펼칠 수 있나? 무협지에서 본 내공 증진법을 따라 당신의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데 도움을 받았는가? 아닐 것이다. 이런 책들은 당신의 망상을 극대화 시킨다. 이런 부류의 책들에 빠져들수록 당신은 점점 더 현실 감각을 잃어버리게 된다. 두뇌는 실제와 상상을 구분할 수 없기에 이런 종류의 책들은 당신의 귀한 시간을 황당한 망상이나 하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이런 부류의 소설보다 사실 당신의 실제 삶이 더 재미있어야 한다. 자신의 일로 더 재미를 느끼려면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를 깨닫고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런 류의 책을 읽는다면 거의 현실도파자나 다름이 없다. 물론 '나는 나중에 판타지 작가나 무협소설 작가가 될 것이다'란 생각과 꿈을 갖고 노력하며 글을 쓰는 작가라면 예외겠지만 말이다.

 

AWAKE_ 박세니

by 미스터신 2023. 3. 4. 20:55

프롤로그

 

투자의 세계에 들어온 뒤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가 열심히 재테크를 해서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부터 수백, 수천억 원대 자산가들까지 만나봤습니다. 그중에는 우연히 만난 행운을 지키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다 무너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뜻밖의 '운'을 냉철하게 관리하며 꾸준히 부를 이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변화무쌍한 세계에서 누가 승자로 남고 누가 패자가 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제가 만나본 진정한 슈퍼리치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엄청난 다독가라는 점입니다.

 

저는 이 '독서와 부富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뚜렷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또 부자들이라고 해서 모두 다독가인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부를 이루고 그것을 오랫동안 지켜낸 사람들은 대부분 책이나 글을 읽는 일을 좋아해왔고 습관화했다는 점입니다.

 

짧은 보고서에서부터 묵직한 주제를 다룬 두툼한 책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머리맡에는 늘 책이 있었습니다. 당장의 정부 정책이나 단기 경제지표를 챙기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왜 당장 소용도 없고 투자와 딱히 관련도 없어 보이는 역사, 철학, 사회과학, 문학, 예술 분야의 책들을 읽는 것일까요? 투자는 실력이 아니라 운이 좌우한다고 말하는 '행운에 속지 마라'를 읽는다고 주식에 무슨 도움이 되며, 혁신의 가능성을 도시화에서 찾는 '도시의 승리'를 본다고 주택 구입에 어떤 힌트가 될까요? 하지만 진정한 부자들이라면 이 말을 듣고 배시시 웃을 겁니다.

 

투자는 종합예술입니다. 수많은 변수와 복잡다단한 인과관계가 얽혀 있는 고차방정식이기에 아직 그 어떤 수학적 모델링이나 AI로도 명확한 패턴을 발견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여전히 인간의 사고력이 유용한 분야이며, 시장의 소음 가운데 신호를 골라내는 직관이 활약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 중에서 어떤 것이 태풍을 불러오는 나비의 날갯짓인지, 어떤 것이 장기 변동의 변곡점을 가리키는 신호인지 투자자는 예민하게 주시해야 합니다.

 

노련한 투자자라면 이 소음들 중에서 진짜 정보만을 가려내며, 그들 속에서 인과관계를 추론해냅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통찰을 모델로 삼아 반복적으로 투자하여 가설을 검증해나갑니다. 그런 경험과 통찰 들이 쌓여가면서 비로소 시장의 격변에도 지지 않는 진정한 슈퍼리치가 만들어집니다. 그것뿐입니다. 진정한 투자자는 수많은 정보를 해석해낼 자신만의 해석 프로그램을, 독서를 통해 만들어가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것을 꾸준히 개선해나갑니다.

 

이 과정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저마다 다르고, 그래서 달리 왕도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슈퍼리치의 3시간짜리 강연을 듣는다고 해서 그의 머릿속을 한 번에 훔치기 어려운 것은 이 때문입니다. 오랜 독서를 통해 슈퍼리치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통찰과 판단력은, 그의 강연을 듣고 여러분이 잠시 느끼는 쾌감과 반성과는 농도에서부터 차이가 납니다. 그는 신호를 읽었을 때 실제 투자를 하지만 여러분은 아직 확신이 무르익지 않았기에 주저하다가 또 기회를 놓칠 겁니다. 

 

이런 암묵지는 오로지 꾸준한 독서와 실천만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책 속에는 분명 성공으로 가는 길이 있지만, 그것은 지름길이 없는 불편한 오솔길입니다. (중략)

 

<다독다독> 팀을 대표하여, 빠숑(김학렬)

 

부자의 독서_ 김학렬 | 김로사 | 김익수

by 미스터신 2022. 9. 11. 10:01

우리가 성공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다. 현재의 내 위치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성공한 사람의 내공이 담겨 있는 책을 읽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1000명이 넘는 성공한 사람을 만났기에, 3000권이 넘는 독서를 했기에, 오랜 시간 작가로 살아온 나이기에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책 한 권을 읽는 것은, 그 사람을 한 번 만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왜냐하면 그 책 한 권에는 그 사람 인생 전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지인 중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가장 잘 와닿게 설명해준 한 사업가의 이야기를 전할까 한다.

 

"제 인생을 바꾼 건 그냥 책을 읽기 시작한 거에요. 왜냐면 제가 책을 읽기 전까지는 진짜 보잘것없는 인생이었거든요.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은둔형 외톨이가 바로 저였어요.

 

그러던 제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거기 있던 여자들과도 대화를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책을 읽기로 한 거죠. 뭔가 잘하고 싶은 게 있었고, 책에 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펼친 것뿐이었어요. 그런데 진짜 게임공략집처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쓰여 있더라고요.

 

물론 실전과 이론의 차이는 있었어요. 그래도 확실한 건 나 혼자만 생각했을 때보다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거예요. 결국 그 확률을 높이는 게 인생이란 게임에서 승리하는 길인 거잖아요. 내 머리로 생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요. 남들보다 앞서가기도 어렵고 남들보다 뛰어난 생각을 하기도 어렵죠. 그런데 책이 그걸 할 수 있게 도와줘요. 책을 읽고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을 하나씩 적용하다 보면 조금씩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거예요. 나 혼자 생각했을 때 10%였던 확률이, 책을 읽으면 50%쯤으로 높아지는 거죠. 그걸 인생에서 수십, 수백 번 반복하면 탄력을 받게 되어 있어요.

 

책을 읽어도 안 되는 경우는 한 가지뿐이에요. 자기 고집이 너무 센 거죠. 내가 다치는 게 싫고 상처 받는 게 두려워서 자기 생각을 안 바꾸려고 해요. 내 생각을 바꾸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는 일인 거죠. 그래서 책을 읽더라도 기존의 내 생각을 더 강화해주는 것만 반복해서 본다거나, 책을 그저 읽는 척만 한다거나, 책을 읽더라도 실행하지는 않는 거죠. 나를 보호하기 위해 고집을 부리는 건데, 실은 그 반대예요. 그 편협함이 내 성장을 가로막으니까요. 새로운 책을 읽고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아야 발전이 있고 행동도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 없다면 책을 읽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죠. 100m 달리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빠르게 달리는 걸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하는데, 그냥 매일 천천히 세 시간씩 걷는 연습을 하는 꼴이에요.

 

인간에겐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게 많아요. 타고난 유전자도 그렇고, 내가 성장해온 환경도 마찬가지죠. 그걸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게 책이에요. 제가 연봉 10억이 될 수 있었던 비결도 다 책에 있었어요. 책을 읽고 똑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인생 역전을 할 수 있었어요. 살다보면 운은 정말 많이 찾아와요. 문제는 그걸 제대로 잡지 못한다는 거죠. 운이 들어올 기회를 놓친다는 건 판단력이 떨어진다는 얘기예요. 의사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거죠. 그런데 이 판단력을 높이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책이에요. 식상한 답 같지만 이게 정답이에요. 사람들은 특이한 비법 같은 것을 찾고 싶어 하지만 세상에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계급이 대물림되는 세상이죠. 그래서 중산층으로 태어난 사람은 커서도 중산층으로 살아가고, 재벌로 태어난 사람들은 커서도 재벌로 살아가죠. 안타깝지만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해요. 하지만 완전히 기회가 없는 건 아니에요. 우리에게 주어진 운을 바꿀 수 있는 게 책이에요. 우리가 만날 수 없는 사람도 책으로는 만날 수 있어요. 오히려 실제 만나는 것보다 더 내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요. 그래서 저는 책을 읽으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책을 읽으며 자극을 받고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할수록 운을 만날 확률이 더 높아지니까요."

 

럭키_ 김도윤

by 미스터신 2022. 6. 1. 16:22

나무꾼이 길을 가다 큰 은덩이를 주웠습니다. 나무꾼은 무거운 은덩이를 지게에 지고 집으로 향합니다.

마을이 보이는 고갯길을 지날 즈음, 땅바닥에 떨어진 금덩이를 발견합니다. 오늘 웬 횡재냐 싶어서 금덩이를 들어보니 간신히 들 수 있을 만큼 무겁습니다. 은덩이와 금덩이를 모두 지고 갈 수 없자 나무꾼은 고민합니다.

'둘 중 무엇을 가져갈까?'

나무꾼은 선택합니다. 은덩이를 가져가기로!

'여기까지 은덩이를 지고 온 노력이 너무 아깝잖아.'

나중에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나무꾼을 비웃습니다.

"훨씬 값어치 있는 금덩이를 놔두고 은덩이를 가져왔다네. 참 어리석은 사람이지."

 

금덩이를 놔두고 은덩이를 지고 온 나무꾼은 어쩌면 우리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가끔 이런 아집에 빠지곤 합니다. 때때로 더 좋은 기회가 찾아와도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내가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리고 스스로 합리화합니다.

'이제 충분히 할 만한데 뭐하러 힘들게 바꿔.'

창의적이고 신선한 영감과 새로운 기회를 우리는 이런 식으로 흘려보내곤 합니다. '익숙함'이라는 아집과 관념에 젖어 있기 때문입니다. 익숙함에 속아서 내 앞에 찾아온 더 나은 기회를 놓쳐버리지는 않았는지 겸허히 돌아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합니다.

"어떻게 하면 익숙함에서 벗어나 창조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을까요?"

한 시대를 풍미하고 유행을 선도했던 사람들이 한결같이 해준 조언이 있습니다.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를 통해 얻는 풍부한 지식과 사고력은 우리의 뇌를 자극합니다. 그리고 요새 독서 못지않게 각광받는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명상'입니다. 마음을 쉬어주는 명상을 꾸준히 하면 비움 속에서 통찰력이 계발됩니다. 

 

독서와 명상은 이미 수많은 학자들이 검증한 아주 훌륭한 삶의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우리와 뇌와 가슴을 끊임없이 두드려 깨어나게 합니다. 내면을 갈고닦아 익숙함에 끌려가지 않는 사람은 저 나무꾼이 놓친 금덩이보다 값진 선물을 얻을 것입니다.

 

깨어나고자 하는 여러분에게 독서와 명상을 권합니다.

 

가시를 거두세요_ 광우스님

by 미스터신 2022. 2. 20. 16:15

읽는다는 것은 매체 속에 담긴 메시지를 자신의 정신 속에 집어 넣는 것입니다

 

우리가 읽을 때 이미 해석의 과정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보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읽기는 해석 없이 전개될 수 없습니다. 읽기는 해석의 틀 속에서 전개되는데, 해석이란 내가 읽는 것을 전체와의 연관 속에서 풀어 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고 말할 때 그것은 오늘 하루가 내 인생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읽는다는 것은 매체 속에 담긴 메시지를 자신의 정신 속에 집어 넣는 것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책 안에는 인생의 의미와 사건들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읽기의 예술을 통해서 글자 속에 담긴 사상을 우리의 정신 속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읽기와 해석을 통해서 새로운 생각을 품게 되며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게 됩니다. 읽기 훈련은 생각과 느낌과 소원의 여행입니다. 읽다 보면 이전에 품지 않은 생각을 품게 되며, 이전에 느껴 보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되며, 이전에 가지지 않은 소원을 가지게 됩니다.

 

읽기 여행은 지적인 여행과 언어의 여행, 그리고 존재의 여행을 동반합니다

 

읽기는 정신의 여행을 낳고, 그 정신의 여행은 언어와 행동을 거쳐서 존재의 여행으로 이어집니다. 우리의 정신은 새로운 생각과 느낌, 소원을 품는 것을 통해서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는 새로운 생각으로 인하여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흘러 넘침의 원리가 작동합니다. 모든 생각은 반드시 말로 흘러 넘치게 됩니다. 우리가 말을 잘하려면 먼저 그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생각을 자꾸하면 그 생각이 말로 흘러 넘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비밀을 지키려면 우리는 그 내용을 완전히 잊어야 합니다.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비밀을 폭로하게 만듭니다. 비밀을 자주 묵상하는 사람은 어느새 "당신만 아세요" 라고 말하면서 비밀 이야기를 뿌리고 다닐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흘러 넘침의 원리입니다.

 

읽기 훈련을 통하여 우리의 정신 속에 들어온 의미는 어느새 생각을 거쳐서 말과 행동으로 흘러 나갑니다. 이제 우리는 읽기 훈련을 통하여 새로운 말을 배우며, 새로운 행동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이 되어 갑니다. 우리는 읽기 여행을 통해서 이전에 되지 못한 그런 사람이 되어갑니다. 좋은 책을 읽으면 좋은 사람이 되는 까닭은 읽기 훈련이 정신, 언어, 행동의 여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읽기 여행은 지적인 여행과 언어의 여행, 그리고 존재의 여행을 동반합니다. (중략)

 

독서의 축복은 만남의 축복을 통한 풍성한 삶입니다

 

독서의 첫 번째 축복은 만남의 범위를 확장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풍성한 삶은 우주의 구성원을 더욱 많이 알아 가는 삶입니다. 독서하지 않는 사람은 주변의 몇 사람들만 사귀다가 인생을 마감하게 되는 반면에, 독서하는 사람은 읽기 훈련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풍성한 삶은 언제나 새로운 만남을 통해서 찾아옵니다. 나의 존재는 나의 만남이며, 내 인생의 깊이는 곧 만남의 깊이입니다. 현재 나의 모습은 내 만남의 결과입니다. 인간의 삶은 사회적인 특성을 가지기에, 우리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중략)

 

우리는 거인의 무등을 탄 난쟁이처럼 될 수 있습니다

 

읽기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알며, 인생의 다양한 영역들에 대한 지식을 얻습니다. 읽기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인생의 새로운 관점을 획득하게 됩니다. 우리는 책 읽기를 통해서 더 많은 것들을 보며,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합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읽기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거인의 무등을 탄 난쟁이처럼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비록 난쟁이에 불과하지만, 우리 이전에 산 많은 선배들의 도움으로 우리는 그들의 어깨 위에 무등을 탈 수 있습니다. 선배들의 무등 위에서 세계를 바라볼 때 우리는 세계를 더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읽기 훈련은 사고의 지평을 확장해 줍니다

 

독서는 사고의 지평을 확장해 줍니다. 읽기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생각의 성숙과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사고의 지평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첫째는 감각 자료가 어느 정도 들어와야 하며, 둘째로 자료와 자료 사이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 두 종류의 사람들은 사고의 능력을 기를 수 없습니다. 첫째, 감각 자료가 빈약한 사람들은 사고의 능력을 기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둘째, 텔레비전만 보고 자란 아이들도 사고의 능력을 기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텔레비전을 통해서 감각 자료가 쉴새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하고, 생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독서하는 것은 그저 보는 것과는 달리 세계와 부딪힐 때 능동적인 참여를 요청합니다. 읽기 훈련을 하는 사람들은 문자를 눈으로 보면서 능동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도 바울의 로마서를 읽기 위해서는, 로마서의 문자를 보면서 로마서의 저자가 품은 그 생각을 내가 품어야 합니다. 글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글자를 넘어서 글자를 있게 만든 그 생각과 느낌과 소원을 품는 사람만이 읽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책 읽기는 우리 시대의 불균형을 해소해 줍니다

 

책 읽기는 우리 시대의 불균형을 해소해 줍니다. 우리 시대는 감각이 넘쳐서 생각을 잡아먹는 시대입니다. 우리 시대의 문제는 감각 자료의 홍수 속에서 해독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실종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읽기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전부로 간주하게 됩니다. 음료수를 마시면서 텔레비전을 보지만, 텔레비전에서 쏟아지는 가치관의 타락으로 인하여 다음 세대가 불에 타리라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채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시대의 징조를 읽는 사람들만이 내일 올 것을 파악하게 되는데, 이것은 읽기 훈련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의 이면에 숨은 의미를 파악하는 사람만이 다가오는 불행을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습니다. 

 

장경철 교수가 말하는 책 읽기의 즐거운 혁명

by 미스터신 2022. 1. 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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