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만장일치 최우수상으로 손색이 없는 글을 접하게 되어 심사위원의 한 명으로서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기 한국 정치사의 여러 주제를 다루는 기존의 연구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글이며 충분히 최우수상을 수상할 자격이 있는 글이다.

 

2017년 서울대학교 우수 리포트 공모대회 최우수상 수상작에 대한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안도경 교수의 평이다. 서울대학교 우수 리포트 공모대회는 학기별로 개최되며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학부생들이 작성한 리포트를 받아 수상작을 가리는 권위 있는 대회다. 이 대회에는 전공, 교양 수업 등에서 A+성적을 받은 수천 장의 리포트가 제출되고 오직 소수의 리포트만이 예선을 통과할 수 있다.

 

이런 대회에서 위와 같은 평을 받은 이는 바로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정치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는 오석 마스터다. 그는 이 대회에서 팀으로 출전해 최우수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같은 대회에서 개인적으로 작성한 리포트로도 소수만이 통과할 수 있는 본선에 합격했다. 서울대학교 학부생 중에서 가장 글을 잘 쓰는 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실력을 가진 것이다. 뛰어난 글쓰기 실력 덕분인지 그는 서울대학교 재학 중 거의 매 학기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높은 학점을 유지했다. 또한 최근 2019학년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편입 전형에도 합격했다.

 

그는 자신의 글쓰기 실력과 뛰어난 공부 성과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두 가지 사이의 연결 고리에 바로 '철학하는 연습'이 있다. 그가 말하는 철학하는 연습이란 '읽고 생각하고 쓰고 말하는' 생각 단련법이다. 그는 일련의 철학하기 연습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트이고 사색을 통해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독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라

 

오석 마스터는 중학교 시절 비교적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다. '칼의 노래'를 쓴 김훈 소설가나 '삼국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으로 유명한 이문열 소설가의 작품을 찾아 읽었다. 또한 일본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는 다치바나 다카시, 나쓰메 소세키 등 일본의 문학이나 철학책을 즐겨 읽었다. "철학이나 문학 책을 읽다 보니 조금씩 사고가 트이는 게 느껴졌습니다. 어느 날 국어 시험지를 보는데 글이 너무 쉽게 느껴졌어요. 다소 어려운 책들을 읽는 연습을 하다 보니 학교 공부를 하면서 보는 책들은 크게 어려울 게 없었죠."

 

그렇다고 그가 처음부터 철학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철학 관련 서적들은 고도의 집중력과 독해력을 요구한다. 그 또한 처음 철학 책을 읽을 때는 뜻을 알기 어려운 단어들과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뿐이었다고 말한다. 그때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철학 책의 내용을 하나하나 꼼꼼히 독해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글을 독해하는 실력이 또래 학생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항상 제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기준을 두고 제 한계를 매번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한계를 뛰어넘다 보면 그것보다 쉬운 수준의 책이나 글은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그 덕분에 고등학교 국어 영역 시험은 쉽게 준비할 수 있었어요."

 

지난 수능에서 국어 영역이 역대 최고 난이도로 출제되어 많은 학생이 혼란에 빠졌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고 수학에서도 교과 과정이 축소되면서 점점 국어 과목에서 난이도를 높여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해마다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이 많지 않은 고3 학생들이 아니라면 평소에 수준 높은 책읽기 연습을 통해 독해력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된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공부 마스터들은 꾸준한 독서를 통해서 국어실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논술과 면접 시험에 대비했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에 재학 중인 유도혁 마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고교 시절 최대한 꾸준하게 독서를 하려고 했습니다. 선생님들로부터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받고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이런 상황에서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공부로 독서가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로 수준 있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도서를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꾸준한 독서는 글쓰기 및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고의 폭을 넓혀 결과적으로 면접 및 논술 시험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

 

오석 마스터가 두 번째로 강조하는 것은 책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보는 일이다. 그는 책을 읽으면서 잠시 덮고 내용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철학자 혹은 글의 작가와 끊임없이 대화한다 생각하고 제 생각을 끝까지 밀고 가 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제 삶에 적용해 저를 성찰하고 주변의 사람과 사회 문제에 적용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철학하기 연습을 통해 그는 언제 어디서든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한다. "저는 일상 속에서 책 없이도 공부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급식실에 줄을 서 있거나 아침 조회를 할 때 밥을 먹으면서도 공부할 수 있었어요. 공부했던 것들을 재료 삼아 머릿속에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저만의 사유를 끝까지 밀고 나가 보는 겁니다. '어떤 내용이 있었지?', '왜 그렇지?', '그건 무슨 의미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나름대로의 결론을 도출해 보는 거죠. 그게 고전시가든 수학 개념이든 영어 문법이든 머릿속에서 그 내용의 바닥까지 꿰뚫어 볼 수 있을 정도로 깊이 생각해 봅니다."

 

이를 바탕으로 오석 마스터는 고3 때까지 7~8시간을 꾸준히 자면서 좋은 공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잠을 줄이면 저는 깊이 있게 생각을 밀고 나가기가 힘들어서 잠을 최대한 충분히 잤어요. 그러다 보니 깨어 있는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노력하게 되요. 일종의 압력이 그쪽으로 작용하게 되는 거죠." 철학하기 연습은 과목별로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대부분 수학 문제를 풀 때 문제를 보자마자 손부터 댑니다. 저도 철학 책을 읽기 전까지 20퍼센트 정도만 구상해 놓고 문제를 풀었어요. 그러고는 미지의 목적지를 찾아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식으로 수학 문제를 풀었죠. 그런데 철학 책을 읽고 나서는 60퍼센트 이상을 이미 구상해 놓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어요. 길을 찾고 나서 손을 대기 시작한 거죠. 예전의 저와 철학 책을 읽은 이후의 저는 사고력이 비교가 될 수 없었죠. 그 이후 수학 시험을 볼 때 시간이 부족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수학 과목 외에도 어떤 과목이든 문제를 풀고 나면 문제를 다시 회상하면서 직접 더 선택지를 만들어 보고 자체 테스트를 해 보거나 출제자의 관점으로 생각하며 공부했다. 어떤 참고서든 문제집이든 단순히 받아들이는 방식의 공부보다 한 스텝, 두 스텝을 더 나아간 것이다.

 

오석 마스터 외에도 모든 마스터는 책에 나온 내용을 주어진 대로 좇아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책에 나와 있지 않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 필요한 재료로 책의 내용을 활용하는 것이다. 주어진 대로 따라가기만 해서는 결코 만점 받는 공부를 할 수 없다. 내용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사고 체계에 맞춰 내용을 다시 정렬해야 한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송지원 마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책을 읽을 때 항상 의문을 품으려 노력하고 그것에 대해 책을 찾거나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교과서에서 무미건조하게 서술되어 있던 내용이 생생하게 다가오면서 암기식 공부가 아니라 이해식 공부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책 한 권으로 사고력 기르는 법

 

오석 마스터는 철학 책뿐 아니라 다양한 문학 작품을 통해 철학하기 연습을 심화시켜 나갔다. "꼭 철학이라는 걸 좁은 의미로 파악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넓은 의미에서 김훈 소설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이나 어떤 책이든 모든 것에는 그 책을 쓴 사람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오석 마스터는 이러한 사유의 과정을 머릿속에만 가둬 놓는 데 그치지 않고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생각을 공유하며 사고를 심화시켜 나갔다. 고3이 되어서도 학교 친구들과 철학이나 인문학 책을 나눠 읽고 쉬는 시간마다 토론을 통해 각자의 생각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갔다. 그는 고3 시절 9월 모의고사를 1주일 앞두고 철학 책에 빠져 1주일 동안 그 책만 두 번을 봤는데 9월 모의고사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로 인해 단순히 공부를 통해 지식을 늘리는 것보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한다.

 

앞서 공부를 잘하는 상위 0.1% 학생들의 공통점이 '메타 인지'에 있다고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메타의 뜻은 '~의 위에서', '~을 초월하여'이다. 즉, 메타 인지는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오석 마스터는 철학하기를 통해 메타 인지를 끌어올리는 연습을 꾸준히 해 온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자기 성찰의 과정이 공부에는 물론 고등학교 3학년 때 자기 소개서를 쓸 때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자기 소개서를 쓸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삶에 대한 해석이나 의미 부여가 중요합니다. 저는 철학하기를 통해 제 생각과 마음을 꾸준히 정돈하는 연습을 해 왔고, 그를 통해 우선 선발이라는 성과를 만들어 준 자기 소개서를 써낼 수 있었습니다."

 

내가 서울대학교에 다니며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정치사상 수업을 강의하는 교수님은 늘 이런 말을 했다. "공부는 생각을 연마하는 고도의 훈련 과정입니다. 깊이 있게 생각을 한다는 것은 세 가지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책을 읽거나, 토론을 하거나, 글을 쓰는 것."

 

오석 마스터는 바로 이 세 가지 방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단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 내용을 누구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처리해 낼 수 있는 뛰어난 사고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내가 만난 공부 마스터들은 공통적으로 뛰어난 정보처리 능력과 몰입력을 보였다. 그 비결은 수업이나 책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자신만의 사고체계에 새롭게 구조화시키고, 그 과정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른 데 있었다.

 

성장은 편안하고 안락한 상태를 벗어나 한계라고 느껴지는 그 구간을 뛰어넘을 때만 이뤄진다. 내가 쉽게 읽는 수준, 쉽게 생각하는 수준, 그 한계의 끝에서 읽고 생각해야만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꼭 철학 책이 아니어도 좋다. 자신의 수준보다 한 단계만 높은 책을 한 권 정하고, 그 바닥까지 파보겠다는 생각으로 읽어 보자. 그러다 보면 단 한 권의 책을 통해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자신의 공부 내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공부 마스터 플랜_ 조승우

 

 

 

by 미스터신 2019. 6. 8. 10:09

서유리 마스터는 삼수 끝에 2016년도 수능에서 만점을 받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그녀는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문제적 남자'에 출연했고 '정관장'의 CF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전교 꼴찌의 명문대 합격 이야기를 그린 일본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의 시사회 게스트로 초대받기도 했다. 그 밖의 각종 방송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의 수능 만점은 결코 쉽게 나온 결과가 아니었다. 성과를 거두기 위해 그녀는 몇 개의 '알'을 깨고 나와야만 했다. 삼수시절 그녀의 다이어리 맨 앞장에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구절이 적혀 있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새로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재수, 삼수에도 흔들리지 않은 이유

 

서유리 마스터는 성공적으로 삼수생활을 마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비결로 '주변에 관대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꼽았다. 삼수를 하면서 무엇이든 한 발 물러서서 관조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했다. 재수 시절 주변 환경에 지나치게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경험 때문이었다. 수능 100일여를 앞두고 부모님이 이혼 위기에 놓였던 적도 있었다. 수능 한 달 전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집안 분위기는 싸늘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심적 부담감이 들었고, 공부를 하고 있는 게 맞는 건가 하는 회의감마저 들게 했다. 다행히 부모님의 일은 잘 마무리되었지만 그로 인해 받은 심리적 영향으로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서유리 마스터는, 나의 목표에 온전히 집중하려면 주변에서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덕분에 삼수를 하는 동안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감정에 쉽게 영향받지 않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재수, 삼수를 하다 보면 주변에 예민하고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서는 항상 뭐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한 발 물러서서 보는 안목을 갖게 되니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 급급했다면 점점 큰 목표와 전략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수험생 때나 재수할 때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에 급급해서 이렇게 해야지 하는 큰 플랜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세 번째로 하다 보니 전처럼 살아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삼수할 때는 정말 전략적으로 살았습니다. 그림을 새롭게 그리다 보니 많은 것을 바꿔낼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불규칙적이고 무리한 생활 패턴도 규칙적이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바꿀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계획표를 그때그때 과제나 급한 것들로 채웠다면 삼수를 하면서부터는 장기간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지켜 나갔다. 예를 들어 어떤 내용을 배우면 반드시 1주일 안에 두 번 이상 복습하도록 만들었다. "조금씩 힘을 빼고 공부를 하다 보니 여러 면에서 성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새벽 2~3시까지 공부를 하면 다음 날 더 크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니 조금 더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공부하기 싫을 때도 왜 내가 공부하기 싫은지를 되돌아 보고 필요하다면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었다. "공부하기 싫은 경우가 자주 찾아온다면 당연히 참아야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종종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을 갚아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서유리 마스터는 이렇게 무리한 힘을 빼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이전보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되니 진짜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내가 모르는 걸 새롭게 알려고 하면 고통이나 귀찮음이 따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스로 피드백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예전에는 기꺼이 그걸 하지 않았죠. 하지만 그렇게 알을 깨고 나오니 '컴포트 존(편안하게 느껴지는 영역, 또는 쉽게 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도를 나가는 것에 급급하기보다 지금 하는 것을 더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부터 차근차근 고민했다. "예전에 수학 같은 경우 여러 문제를 푸는 데 급급했다면 삼수할 때는 한 문제를 두 가지 이상의 방법을 찾아보기도 하고 한 장짜리 풀이법이라고 했을 때 반 장 정도로 푸는 법은 없는지까지. 하나하나에 생각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중요한 운동 경기를 앞두고 늘 코치들은 선수에게 힘을 빼고 가벼운 마음을 가지라고 말한다. 너무 강하면 부러지는 법이다. 서유리 마스터처럼 한 발 물러서서 관조적으로 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되면 또 하나의 알을 깨고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

 

오르지 않는 성적에 얽매이지 않는다

 

서유리 마스터는 삼수 때도 재수 때처럼 성적이 속도 있게 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과거 같았으면 불안에 떨면서 조급함을 느꼈겠지만 그때의 저는 과거의 저와 달랐어요. 이미 같은 공부라 해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사소한 것에 영향받지 않고 제 스스로를 믿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그녀 스스로 달라지는 자신을 확인하면서 그 확신은 더욱 굳어졌다. 당장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오히려 서유리 마스터는 하루하루가 쌓여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으로 오늘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미래의 알 수 없는 결과 대신 통제할 수 있는 오늘에 집중하고자 했다.

 

"학원 모의고사를 보고 나면 그 결과에 신경 쓰기보다 모의고사 자체에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나는 이번 시험을 이런 자세로 봤고 국어 시험을 볼 때 다리를 떠는 친구가 신경 쓰였는데, 다음번에 이런 상황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런 식으로 상황 자체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서유리 마스터가 이런 과정에서 배운 것 중의 하나를 더 소개하자면 모의고사를 치르고 피드백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수학 과목 시험을 볼 때 온전히 100분을 집중하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음 시험부터는 아예 100분을 30분 단위씩 끊어서 문제를 풀고 1~2분 정도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들을 되돌아본 뒤 다시 30분을 새로운 문제 풀이에 집중하는 식으로 효과적인 패턴을 만들어 나갔다. 피드백을 통해 이런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이미 수능 시험장에 들어갈 때 서유리 마스터에게는 전투에서 이길 수밖에 없는 다양한 '무기'가 있었던 셈이다.

 

결국 그녀의 '포텐'은 수능에서 빛을 발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만점을 받은 것이다. 그 비결로 삼수 시절 내내 당장의 성적에 목을 매기보다 조금 더 높은 시야에서 공부라는 것을 바라볼 수 있었던 점을 꼽는다.

 

"당장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공부를 하는 과정 자체가 스스로를 훈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할 수 있을 만큼 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후회만 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높은 곳에서 봐야 멀리 본다

 

서유리 마스터의 말처럼 서울대학교 마스터들 또한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을 멘탈과 마인드를 유지하는 중요한 원칙으로 활용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곽철민 마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시험 결과를 최대한 비관적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잘 쳤든 못 쳤든 무조건 틀린 것 혹은 불안했던 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졌습니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같은 소설을 읽더라도 중학교 때와 고등학교 때 느낀 점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넓은 시야는 무엇보다 자신과 스스로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을 키워 준다. 더불어 자신이 처한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안목을 갖도록 한다.

 

성적 상승을 거둔 마스터들의 경우 그들이 좋은 성과를 내기 전이나 그 이후 공부라는 객관적 대상이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공부를 접하는 스스로가 성장했고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어 다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자신의 시야가 넓어지면 그토록 어렵고 답답하게 느꼈던 공부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그래서 수능에 실패하고 재수를 앞둔 학생들에게 겨울 방학 동안 여행이나 아르바이트처럼 공부와 관련 없는 경험을 꼭 쌓아 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더 넓은 시야와 관점을 갖고 새롭게 공부를 대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서 넓게 바라볼 수 있다면 성공으로 가는 길이 더 가깝고 쉽게 느껴질 것이다.

 

공부 마스터 플랜_ 조승우

 

 

by 미스터신 2019. 6. 8. 10:01

장진우 마스터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최적의 공부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 공부를 하고, 휴식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의식적으로 '내가 어떤 환경에서 공부할 때 가장 학습효율이 높을까?'를 고민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의지가 무너져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왜 쉽게 좌절하는지를 계속 생각했어요. 그 과정을 통해서 저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자'라는 나름대로의 정답은 찾은 거죠."

 

장진우 마스터는 규칙적인 생활이 오히려 진정한 자유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을 전혀 안 하게 되었죠. 규칙적이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반드시 절대적인 공부 시간이 줄고 마음이 해이해집니다." 생활 패턴에 관성을 유지하면 오히려 생활을 유지하는 데 굳이 의지력을 소모하지 않게 되어 그만큼 고민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규칙적인 생활이라는 무기가 있으니 하고 싶은 공부를 우선순위에 놓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큰 흐름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진우 마스터의 규칙적인 생활을 공부 시간, 규칙적인 수면, 규치적인 휴식과 운동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그가 말했듯 생활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최상의 컨디션과 최상의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는 생활 패턴을 규칙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의지에 의존하지 않고도 꾸준한 노력을 해 나갈 수 있다.

 

서울대학교 마스터들 또한 규칙적인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에 재학 중인 김정수 마스터는 자신의 공부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즉흥적이거나 자극적인 것에 자꾸 자신만의 규칙이 무너지면 공부를 지속하기가 힘듭니다. 무슨 규칙이든 일단 정하고 한 달만 제대로 하다 보면 근육에 관성이 붙어서 이게 힘든지도 모르고 쭉 가는 것 같습니다. 너무 가혹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왜 이렇게 힘든지, 더 쉬운 방법은 없을지에 대해 자꾸 합리화하면서 바꾸다 보면 그 방법을 제대로 검증하기조차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일단 꾸역꾸역 규칙적으로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모든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잠자는 시간이나 일어나는 시간 지키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등 하루에 2~3가지 생활 습관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그것만큼은 규칙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보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1주일에 한두 번, 의지에 불타는 날이 아니라 꾸준하게 자신의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1주일 그 자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부 마스터 플랜_ 조승우

by 미스터신 2019. 5. 23. 16:19

김도현 마스터는 말한다. "제가 공부하는 시간의 가장 핵심 목표는 어디가 부족한지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수능 때 부족한 부분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시험을 치고 나서도 만점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죠." 그는 공부 기반을 다지고 난 후에는 항상 '공부 구멍'을 찾는 것을 핵심으로 공부했다. 공부를 하고 나면 반드시 공부 내용을 보지 않고 백지에 써 보면서 구멍 난 부분이 없는지를 찾았다. 그렇게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면 시험을 하루이틀 남기고는 머릿속에서 쓰지 않고도 내용이 정리되었다.

 

일반적으로 수능 만점자들이 언론 인터뷰에서 말하는 것과 달리, 김도현 마스터는 자신의 공부 비결이 철저한 예습, 복습 덕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공부를 하면서 항상 부족한 점을 의식적으로 찾았던 것이 자신의 핵심 비결이라고 말한다. 특히 개념 공부보다 비교적 문제집 풀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으며, 문제집을 푸는 동안만큼은 철저한 리얼리스트가 되고자 노력했다.

 

"저는 문제집을 풀 때마다 제가 부족한 것을 계속 찾았습니다. 그리고 만약 부족한 점을 찾으면 바로 그걸 채웠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미적분을 푸는데, 전 과정에서 함수 그래프 그리는 게 잘 안 되거나 틀렸다면 바로 문제집을 덮고 함수 파트로 돌아가서 그 부분을 다시 공부했습니다."

 

김도현 마스터는 3년간 오답 노트를 만들지 않았다. 부족한 것, 모르는 것이 나오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채웠기 때문이다. "그날 부족하다고 깨달은 건 절대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곧바로 공부했습니다. 요즘은 해설지가 잘 나와서 해설지만 봐도 뭐가 틀렸고, 뭘 더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발견한 '공부 구멍'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번은 고등학교 시절 한 중간고사에서 국어 시험을 봤는데, 70점대 성적을 받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어떤 문제를 왜 틀렸는지 철저하게 분석한 뒤 문학의 기본 개념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날로 문학 개념을 다질 수 있는 인터넷 강의를 신청했고 덕분에 기말고사에서 훨씬 향상된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예전 단원을 다시 보는 것, 예전 진도로 돌아가는 것에 과감해야 합니다.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그 부분을 채우지 않으면 언젠가 그 구멍이 모든 것을 무너뜨리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꾸준히 하나하나 벽돌을 쌓아 가는 과정이다. 많은 공부 마스터가 클리셰처럼 얘기하듯 성급하게 쌓기만 하다 보면 그 건물에는 분명 빈틈이 생기게 마련이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물이 새게 마련이고 언젠가 그 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결국 건물 자체를 무너뜨린다. 벽에 틈이 생기면 만사 제쳐두고 그곳부터 보수해야 하듯 공부의 빈틈을 발견하면 그것부터 채워 넣어야 한다.

 

삼수 끝에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합격한 이인환 마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틀린 문제가 나오면 정말 기뻤습니다. 문제를 틀렸다는 것은 나의 부족한 부분을 아주 객관적이고 신속하게 보여 주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알아내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틀린 문제는 언제나 대환영이었습니다. 단 한 번 틀렸다면 두 번 다시 틀리지 않도록 이 악물고 그 문제를 집요하게 공략해야 합니다. 틀린 것을 또다시 틀린다는 것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김도현 마스터가 가장 좋아하는 바둑기사는 이창호 9단이다. "이창호 9단은 바둑을 되게 단단하고 두껍게 두는 스타일입니다. 자기 형세와 상대 형세를 계속 비교하면서 자기가 부족한 점을 계속 찾아 나갑니다. 그래서 끝내기에 강한 스타일입니다. 저 또한 이창호 9단이 바둑 두는 걸 보며 따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몇 집 차가 나는지, 어디서 메우면 될지를 의식적으로 분석해 나갔습니다."

 

기초가 단단한 공부만이 진정한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그러니 항상 의식적으로 무엇이 부족한지를 찾고, 그것을 즉시 채우고 보완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부 마스터 플랜_ 조승우

by 미스터신 2019. 5. 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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