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리 마스터는 삼수 끝에 2016년도 수능에서 만점을 받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그녀는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문제적 남자'에 출연했고 '정관장'의 CF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전교 꼴찌의 명문대 합격 이야기를 그린 일본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의 시사회 게스트로 초대받기도 했다. 그 밖의 각종 방송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의 수능 만점은 결코 쉽게 나온 결과가 아니었다. 성과를 거두기 위해 그녀는 몇 개의 '알'을 깨고 나와야만 했다. 삼수시절 그녀의 다이어리 맨 앞장에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구절이 적혀 있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새로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재수, 삼수에도 흔들리지 않은 이유

 

서유리 마스터는 성공적으로 삼수생활을 마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비결로 '주변에 관대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꼽았다. 삼수를 하면서 무엇이든 한 발 물러서서 관조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했다. 재수 시절 주변 환경에 지나치게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경험 때문이었다. 수능 100일여를 앞두고 부모님이 이혼 위기에 놓였던 적도 있었다. 수능 한 달 전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집안 분위기는 싸늘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심적 부담감이 들었고, 공부를 하고 있는 게 맞는 건가 하는 회의감마저 들게 했다. 다행히 부모님의 일은 잘 마무리되었지만 그로 인해 받은 심리적 영향으로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서유리 마스터는, 나의 목표에 온전히 집중하려면 주변에서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덕분에 삼수를 하는 동안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감정에 쉽게 영향받지 않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재수, 삼수를 하다 보면 주변에 예민하고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서는 항상 뭐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한 발 물러서서 보는 안목을 갖게 되니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 급급했다면 점점 큰 목표와 전략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수험생 때나 재수할 때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에 급급해서 이렇게 해야지 하는 큰 플랜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세 번째로 하다 보니 전처럼 살아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삼수할 때는 정말 전략적으로 살았습니다. 그림을 새롭게 그리다 보니 많은 것을 바꿔낼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불규칙적이고 무리한 생활 패턴도 규칙적이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바꿀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계획표를 그때그때 과제나 급한 것들로 채웠다면 삼수를 하면서부터는 장기간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지켜 나갔다. 예를 들어 어떤 내용을 배우면 반드시 1주일 안에 두 번 이상 복습하도록 만들었다. "조금씩 힘을 빼고 공부를 하다 보니 여러 면에서 성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새벽 2~3시까지 공부를 하면 다음 날 더 크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니 조금 더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공부하기 싫을 때도 왜 내가 공부하기 싫은지를 되돌아 보고 필요하다면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었다. "공부하기 싫은 경우가 자주 찾아온다면 당연히 참아야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종종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을 갚아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서유리 마스터는 이렇게 무리한 힘을 빼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이전보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되니 진짜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내가 모르는 걸 새롭게 알려고 하면 고통이나 귀찮음이 따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스로 피드백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예전에는 기꺼이 그걸 하지 않았죠. 하지만 그렇게 알을 깨고 나오니 '컴포트 존(편안하게 느껴지는 영역, 또는 쉽게 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도를 나가는 것에 급급하기보다 지금 하는 것을 더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부터 차근차근 고민했다. "예전에 수학 같은 경우 여러 문제를 푸는 데 급급했다면 삼수할 때는 한 문제를 두 가지 이상의 방법을 찾아보기도 하고 한 장짜리 풀이법이라고 했을 때 반 장 정도로 푸는 법은 없는지까지. 하나하나에 생각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중요한 운동 경기를 앞두고 늘 코치들은 선수에게 힘을 빼고 가벼운 마음을 가지라고 말한다. 너무 강하면 부러지는 법이다. 서유리 마스터처럼 한 발 물러서서 관조적으로 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되면 또 하나의 알을 깨고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

 

오르지 않는 성적에 얽매이지 않는다

 

서유리 마스터는 삼수 때도 재수 때처럼 성적이 속도 있게 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과거 같았으면 불안에 떨면서 조급함을 느꼈겠지만 그때의 저는 과거의 저와 달랐어요. 이미 같은 공부라 해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사소한 것에 영향받지 않고 제 스스로를 믿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그녀 스스로 달라지는 자신을 확인하면서 그 확신은 더욱 굳어졌다. 당장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오히려 서유리 마스터는 하루하루가 쌓여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으로 오늘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미래의 알 수 없는 결과 대신 통제할 수 있는 오늘에 집중하고자 했다.

 

"학원 모의고사를 보고 나면 그 결과에 신경 쓰기보다 모의고사 자체에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나는 이번 시험을 이런 자세로 봤고 국어 시험을 볼 때 다리를 떠는 친구가 신경 쓰였는데, 다음번에 이런 상황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런 식으로 상황 자체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서유리 마스터가 이런 과정에서 배운 것 중의 하나를 더 소개하자면 모의고사를 치르고 피드백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수학 과목 시험을 볼 때 온전히 100분을 집중하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음 시험부터는 아예 100분을 30분 단위씩 끊어서 문제를 풀고 1~2분 정도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들을 되돌아본 뒤 다시 30분을 새로운 문제 풀이에 집중하는 식으로 효과적인 패턴을 만들어 나갔다. 피드백을 통해 이런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이미 수능 시험장에 들어갈 때 서유리 마스터에게는 전투에서 이길 수밖에 없는 다양한 '무기'가 있었던 셈이다.

 

결국 그녀의 '포텐'은 수능에서 빛을 발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만점을 받은 것이다. 그 비결로 삼수 시절 내내 당장의 성적에 목을 매기보다 조금 더 높은 시야에서 공부라는 것을 바라볼 수 있었던 점을 꼽는다.

 

"당장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공부를 하는 과정 자체가 스스로를 훈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할 수 있을 만큼 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후회만 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높은 곳에서 봐야 멀리 본다

 

서유리 마스터의 말처럼 서울대학교 마스터들 또한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을 멘탈과 마인드를 유지하는 중요한 원칙으로 활용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곽철민 마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시험 결과를 최대한 비관적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잘 쳤든 못 쳤든 무조건 틀린 것 혹은 불안했던 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졌습니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같은 소설을 읽더라도 중학교 때와 고등학교 때 느낀 점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넓은 시야는 무엇보다 자신과 스스로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을 키워 준다. 더불어 자신이 처한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안목을 갖도록 한다.

 

성적 상승을 거둔 마스터들의 경우 그들이 좋은 성과를 내기 전이나 그 이후 공부라는 객관적 대상이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공부를 접하는 스스로가 성장했고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어 다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자신의 시야가 넓어지면 그토록 어렵고 답답하게 느꼈던 공부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그래서 수능에 실패하고 재수를 앞둔 학생들에게 겨울 방학 동안 여행이나 아르바이트처럼 공부와 관련 없는 경험을 꼭 쌓아 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더 넓은 시야와 관점을 갖고 새롭게 공부를 대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서 넓게 바라볼 수 있다면 성공으로 가는 길이 더 가깝고 쉽게 느껴질 것이다.

 

공부 마스터 플랜_ 조승우

 

 

by 미스터신 2019. 6. 8.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