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까지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장난감을 갖고 놀 시간에 글자를 가르치는 것이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라면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전두엽이 발달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장난감은 전두엽을 가동시키지만 단순한 글자떼기는 고작 측두엽만 가동시킨다는 사실을 모른다. 물론 측두엽은 기억과 학습, 정서까지도 관장하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인간은 단순히 학습을 기억하는 단계를 넘어 통합과 창조를 해야 하는데 부모들이 너무 측두엽 개발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지루한 것은 오히려 획일적인 중, 고등학교 환경이다. 지루한 환경이 좋지 않은 이유는 뇌가 지루하다고 받아들이면 도파민이 더 이상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흥미롭고 특히 예상하지 않았던, 도전해볼 만한 자극이 주어져야 분비된다. 텔레비전을 보는 아이의 뇌를 관찰해보면 처음에는 대뇌피질의 발화량이 늘어난다. 하지만 한참 지나면 피질 활동이 잠잠해지며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다. 뇌가 지루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주 따끈따끈한 뇌 연구 결과가 있다. 2010년에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연구진이 생후1~2일 된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신생아의 뇌가 24시간 내내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결과에 대한 연구자들의 해석이 상업적으로 잘못 이용될까 봐 걱정된다.

 

어린이의 사고 과정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스위스의 심리학자 피아제는 어린이의 인지 발달을 감각 동작기(0~2세), 전조작기(3~7세), 구체적 조작기(8~12세), 형식적 조작기(13~16세)의 4단계로 분리했는데, 크게 전조작기 단계(7세 이전)와 조작적 단계(7세 이후), 2개의 시기로 나누어볼 수 있다. 조작이란 심리적으로 내면화된 정신적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로, 무언가를 비교하고 법칙을 알아내고 새로 만들어낸다는 의미이다. 이 조작이 제대로 된 모양새를 갖추려면 7세를 넘어야 한다. 7세 이전에는 되지 않거나 설령 된다 해도 불완전하므로 전조작기라고 이름을 붙인다. 7세가 넘어 조작을 할 수 있어도 12세까지, 초등학생 때까지는 구체적 조작, 즉 지금 내 눈 앞에 진행되는 사실에 대해서만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중학생이 되어야 비로소 형식적 조작, 즉 현실 세계를 넘어서는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에 따르면 유치원 때까지는 조작이라는 것을 해보았자 한계가 있다. 아이들의 조작 행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계산하기, 크기 비교하기, 색깔 구분하기, 모양이 다른 그릇에 담긴 100밀리리터의 물을 같다고 인식하기, 특정한 사물이 관찰하는 위치에 따라 모양이 다르게 보이지만 같은 대상임을 알기, 그리고 문자 습득이 있다. 듣기, 말하기는 선천적인 언어능력이지만 읽기, 쓰기는 조작 행위이다.

 

ㄱ+ㅏ+ㅇ=강, ㅁ+ㅗ+ㄱ=목이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은 조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치 빠른 어머니들은 왜 이렇게 골치 아픈 음소 맞추기 얘기를 하는지 이미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 유치원 때까지는 한글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시키니까 글자를 그리는 것이지 능숙하게 조작하지 못한다. 그래도 일찍 시작하면 좋지 않냐고 묻는 부모들에게 말한다. 너무 일찍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정신적 조작을 할 시기에 이에 대한 흥미가 사라진다. 외부에서 시키니까 하는 수동적 모방 학습의 경험 때문에 내부에서 유발되는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학습에 흥미를 잃은 것이다. 벌써 뇌 회로가 그렇게 습관화되었기 때문이다. 너무 어릴 때부터 문자 교육을 권하는 것은 인지 발달의 단계를 잘 모르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다.

 

나는 부모들에게 피아제의 이론에 근거해 이름을 살짝 바꾼 양육 단계를 제안한다.

6세를 기준으로 이전은 감각 운동 양육기, 이후는 상징 사고 양육기라 하겠다. 감각 운동 양육기는 감각 능력과 운동 능력을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시기이다. 감각 가운데 시각의 예를 들어보자. 아기는 시각 기능을 갖추고 태어나지만 3차원 입체시가 발달해 엄마가 앞에 있든, 옆에 있든, 웅크리고 자고 있든, 아파트 10층 창문 밖으로 자기를 내려다보든 '저 사람은 우리 엄마구나' 하고 알 정도로 정교한 조준과 파악을 완성하려면 6세가 되어야 한다. 운동 능력에는 걷고 뛰는 대근육 운동과 가위질하고 단추를 채우는 소근육 운동이 포함된다. 즉 6세까지는 감각 자극에 충분히 노출되고 많이 뛰어노는 것이 뇌 발달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물론 요즘 세상에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 다치지 않고 많이 뛰어놀 공간도 부족하고 하루 종일 붙어서 아이를 보호해줄 시간도 없다. 그래도 6세까지는 뛰어노는 시간이 문자를 익히는 시간의 5배 이상 되어야 하며, 초등학생도 3학년까지는 학원 가는 시간의 3배를 놀아야 한다. 특별한 프로그램도 필요 없다. 널찍한 땅에 몇 가지 도구만 있으면 아이들은 비석치기, 사방치기, 땅따먹기, 공기놀이, 고무줄놀이를 하면서 하루 종일 잘 논다. 성추행이나 유괴 등의 위험이 걱정된다면 일자리를 원하는 어르신을 2인 1조로 곳곳에 배치하면 어떨까. 어르신들도 햇빛을 받으며 몸을 움직이면 치매나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테니 아이들과 좋은 짝이 되지 않을까.

 

많이 걷고 뛰어놀 게 하면 뇌에서 비디엔에프라는 뇌유발신경전달인자가 발생한다. 비디엔에프는 강력한 뇌 성장 요인으로, 이 물질 때문에 뇌가 발달해 공부를 잘하게 된다. 그리고 비디엔에프가 더 이상 분비되지 않을 때 노화가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뇌 발달 차원에서 보면 중,고등학생도 아직 뇌가 발달하므로 계속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 하버드 의대 정신과 임상 교수인 존 레이티는 체육 수업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고등학교에서 정규 수업이 시작되기 전 0교시 체육 수업을 한 후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17%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규율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비율이 이전 학기에 비해 83%나 감소했다고 한다. 꼭 체육 수업이 아니라도 그냥 운동장을 돌게 하는 것도 좋다. 햇빛을 받으며 30분 이상 걷는 것만으로도 지금 학교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70%는 해결할 수 있다. 햇빛을 쬐며 친구들과 걸으면서 수다를 떨다보면 긴장이 풀리고 친근감이 늘어나 학교 폭력도 줄어든다. 또 비타민 D가 합성되어 뼈가 튼튼해져 체력도 좋아진다. 무엇보다 햇빛은 기분을 좋게 해준다.

 

계절성 우울증이라는 것이 있다. 약물치료와 함께 라이트 테라피를 하면 효과가 좋은데, 라이트 테라피란 빛을 많이 쪼여주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파장과 세기로 광선을 쪼여주지만 햇빛을 많이 쬐는 것으로도 청소년의 우울증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내가 교장이라면 운동장을 최대한 넓게 확보해서 수학 2시간 연강하고 30분 운동장을 돌게 하고, 영어 2시간 연강하고 30분 돌게 하겠다. 공부 잘해, 폭력 없어져, 체력 좋아져, 성격 좋아져, 그야말로 일석사조의 효과가 있는 교육법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한 가지 후회되는 것은 어릴 때 좀 더 많이 뛰어놀게 하지 못한 것이다. 많이 뛰어놀면 학원에 1년 보내는 것보다 더 머리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하지만 일주일에 하루 이틀이라도 마음껏 뛰어놀면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해소되니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려 한다. 비디엔에프는 스트레스 호르몬에 맞서는 기능도 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시기는 아이의 언어 상징 양육기이다. 비로소 상징, 즉 문자와 숫자를 익혀야 할 때다. 이때 집중적으로 한글을 익히면 이전에 3~4년에 걸쳐 배운 것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다. 가르쳐주면 아이는 바로 흡수하고 활용한다.

 

이러한 아이의 발달 단계를 무시하고 감각 운동 양육기에 문자를 가르치면 스트레스가 된다. 이제 막 일어선 아기에게 자꾸 자전거를 타라고 하면 어떨까? 자전거가 스트레스가 되어 평생 꼴도 보기 싫을 것이다. 공부를 잘하려면 흥미와 동기가 반드시 필요한데 스트레스가 된 대상에게는 흥미도, 동기도 생기지 않는다. 또 문자 학습에 치여 감각 운동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고 고작 글자만 아는 매우 협소한 인지 체계가 형성된다. 듣고 보고 걷고 뛰면 되었지 무슨 감각과 운동이 더 발달해야 하느냐는 부모님이 계실까 봐 말한다. 볼 수 있다고, 걸을 수 있다고 아이의 발달이 끝나는 건 아니다. 보기와 걷기가 합작해 어떤 상황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장애물을 잘 피할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아이의 감각 운동 기능은 완성된다. 마데카솔과 후시딘 구입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면 비로소 이 단계에 이른 것이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연구진은 메추라기에게 인위적 자극을 주면 감각이 빨리 발달하는지 연구하기 위해 수백 개의 메추라기 알 중 일부에 갑작스럽게 빛을 쬐었다. 정상적으로는 새끼 새가 부화된 후 빛을 쬐지만, 일찌감치 빛을 쬐면 시각 발달이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알에서 깬 새끼 새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를 보였다. 새끼 새의 뇌에 시각 발달이 지나치게 빨리 요구되면서 어미 새의 움직임과 목소리를 머리에 새기는 각인 능력이 발달하지 못해 부화한 후에도 어미 새를 따라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했다. 이처럼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교육은 오히려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한다.

 

6세 이전은 일종의 반수면 상태라 뇌가 공부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하지 못한다. 놀면서 만지면서 듣고 보면서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기술을 익힐 뿐, 책상에 앉아 공부할 수 있는 때가 아니다.

 

우리 인간은, 특히 아이는 상징보다 경험에 먼저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구체적 조작기를 거쳐야 형식적 조작기로 넘어가는 발달 과정 때문이다. 사과를 글로 배우기 전에 만져보고 맛보고 빨간 사과, 파란 사과, 노란 사과가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 한다. 상징은 지식 세계를 압축해놓은 것이다. 경험보다 압축된 지식을 먼저 접하는 것은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를 먹지 못하고 달랑 비타민 한 알만 먹는 것과 같다. 한글 공부는 초등학교 입학 1년 전에 시작하면 충분하다, 우리 아이들도 모두 그랬다. 고작 두 아이를 가르쳐보고 어떻게 확신하냐고 따지는 분에게는 이렇게 말하겠다. 피아제는 고작 세 명의 자식을 관찰해서 인지 발달 이론을 만들었다. 집중적인 관찰이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피상적 통계보다 훨씬 신뢰감을 줄 때가 있다.

 

6세 이전에 문자와 숫자 공부를 시킬 필요가 없다고 해서 책을 읽어 주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책 읽기는 중요하다. 6세 이전에는 스스로 읽도록 지나치게 강요하지 말고 책을 많이 읽어주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흔히 뇌를 우주에 비유한다. 복잡한 뇌세포들의 구조가 셀수 없이 많은 별로 구성된 우주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듣고 이해하는 것은 우주의 오른쪽 끝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스스로 책을 읽는 것은 몇 억 광년 떨어진 우주의 중간에서, 쓰고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몇 조 광년 더 떨어진 우주의 왼쪽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뇌의 발달 과정에 맞게 천천히 진행해야 탈도 없고 가장 효율적인 성과를 낸다. 만약 엄마가 책을 만날 읽어줬더니 아이가 어느 날 스스로 읽는다면? 물론 입을 틀어막을 필요는 없다.

 

2011년 3월에 한림대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연구 팀에서 사교육 시간과 우울증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하루 4시간 이하의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 가운데 10% 정도가 우울 증상을 보인 반면 4시간이 넘는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30%가 우울 증상을 보인다고 했다. 나는 연구 결과보다 과정에 더 눈길이 갔다. 일주일에 4시간이 아니라 하루에 4시간이다. 선진국에서는 방과 후 공부 시간이 일주일에 7시간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하루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방과 후 3시간이다. 어른도 회사에서 일할 때 집중적으로 몰입하는 시간은 3시간 정도이다. 나머지는 그냥 멍하게 있거나 습관적으로 일을 하거나 떠들거나 먹거나 회의를 한다. 학교 수업만 집중해도 이미 7시간 정도 공부하고 오는데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우리는 이 난리를 쳐야 하는 것인가?

 

뇌가 폭발하는 두 번째 시기인 10세 이전까지는 원 없이 놀아야 이후 뇌가 제대로 발달한다. 굳이 학원을 보내야 한다면 공부보다는 친구와 책과 친해지는 목표만 세워야 한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까지는 상냥하던 엄마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억센 아줌마로 변한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잡아먹겠다고 한다. 아이 입장에서 보면 초등학교는 유치원 때보다 훨씬 더 긴장되는 곳이다. 순식간에 엄격해진 환경은 문화 충격 수준이다. 한마디로 이때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아직 인간이 아니다. 학교만 무사히 왔다 갔다 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기다. 이때 좋은 성적을 요구하거나 성실한 시험 준비를 강요하는 것은 올챙이에게 얼른 멀리 뛰어보라고 채찍질하는 것과 같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실컷 놀게 하면서 학교 숙제만 지키게 한다. 숙제는 몸이 아플 때를 제외하고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숙제는 사회와 하는 첫 약속이다. 이 약속을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이라는 듯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이후의 모든 원칙과 규율, 제재가 도통 들어 먹히지 않는다. 숙제를 무시하면 책임감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간혹 유명한 학자들이 자신은 어릴 때 숙제도 하지 않고 학교생활도 엉망이었다고 말하는데, 그들은 천재라 어떤 상황에서도 공부를 잘했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말에 넘어가면 안 된다. 천재가 아니라면 숙제를 반드시 하도록 해야 한다. 당신이 늙어서 편하게 살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다.

 

4학년이 되면 아이의 적성과 성격에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 뇌의 개발을 도와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고 뇌를 발달시켜야 할 때가 되었다. 10세부터 20세까지는 인간의 발달 과정 중 뇌 발달이 정점에 이르는 기간이다. 이때 집중적으로 뇌를 단련해야 불이 활활, 물이 펄펄, 힘이 불끈불끈 솟아난다. 또 이 시기에는 성욕과 공격성이 늘어나 책을 통해 지식을 쌓는 시간이 없다면 쾌락과 감각만 추구하는 부정적 자극을 통제할 수 없어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없다. 대한민국 학교수업과 수능의 난이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집에서 차분히 공부하도록 도와줄 수 없는 맞벌이 부부는 학원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아이가 학교 공부에 흥미를 전혀 갖지 못한다면 '너 같은 놈은 인간도 아니다'라며 삶의 의욕을 박살 내지 말고 다른 것으로 뇌를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 백배 현명하다.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라도 학교는 큰 의미가 있다. 친구를 만나고 함께 점심 먹고 교양을 쌓는 장소가 되면 된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다른 아이들이 학원 갈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만화책도 좋으니 책을 많이 읽게 하거나 망원경으로 별을 찾게 하는 등 아이가 좋아하는 공부를 시키면 된다. 그것도 안되면 엄마보다 살림을 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연구하게 해도 좋다. 어떤 활동이든 열심히 하면 된다.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라면 딱 한 가지만 조심하면 된다. 잠을 제대로 자는 것이다. 수면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공부는 모래 위에 올린 성과 같다. 수면이 학습 능력을 높인다는 연구는 매우 많다. 수면은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정서적 긴장도 해결해준다. 우리가 격렬한 꿈을 꾸는 것은 낮에 경험한 부정적 정서를 내보내기 위해서이다. 아이가 떼를 쓰다가도 잠을 자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방긋 웃으면서 깨는 것처럼 우리는 자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낸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분들에게 대뇌피질이 두꺼워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책도 음악도 운동도 아니고 바로 명상이다. 무언가를 계속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자신의 내면에 주의를 기울이는 시간이 뇌를 더 튼튼하게 해준다.

 

심리검사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을 위해 아이의 마음을 읽는 다른 방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무언가를 시도했는데 아이가 갑자기 몸이 아프다고 하거나 얼굴이 어두워지면, 잠을 자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밥을 잘 먹지 못하고 엄마의 눈을 잘 쳐다보지 않는다면 그 즉시 멈추어야 한다. 아이에게 그 방법은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아이가 '싫다'고 딱 부러지게 말하면 절대로 시키지 말아야 한다. 좋다는 원어민 영어 학원도 아이가 가기 싫다고 하면 일단 멈추어야 한다. 사랑하는 엄마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아이는 없다. 다만 엄마들이 느끼지 못하는 두려움을 먼저 직감하고 싫다고 할 뿐이다.  반대로 무언가를 시도했는데 아이가 잘 적응하면 그것은 아이의 장점이자 적성이 된다. 어떤 아이들은 영어 학원을 매우 좋아하고 그 시간을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그 과가 아니라면 멈춰야 한다. 그러면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절대로 영어 공부를 시키지 말아야 할까? 6개월이나 1년 후에 다시 시도하면 된다. 그래도 안 되면 1년 후에 다시 시도하면 된다. 어릴 때 빨리 영어를 시작할수록 발음이 좋아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가기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보내면 자신감과 동기가 없어진다. 발음이 안 좋아도 어떻게든 먹고살 수 있지만 자신감을 잃은 아이들은 무엇을 해도 먹고살 수 없다.

 

약한 아이는 강요보다 지지적인 환경에서 쉬운 일부터 시작해 조금씩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서서히 강해지도록 격려해야 한다. 강한 아이는 강한 면의 장점을 말해주면서 서서히 공존과 배려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의 행동과 모습은 세상의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성이다. 그 성을 억지로 무너뜨리고 아이를 180도 바꾸려고 하면 부작용만 나타난다.

 

사랑은 절대로 뒤늦은 법이 없다

 

내 아이가 왕따를 당한다고 가정해보자. 내 아이는 어떤 상태일까?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못 먹겠지. 그렇다면 교장 선생님을 뵙고 아이를 점심을 먹인 후 다시 보내겠다고 해야 한다. 그런 전례가 없다면 교장실에서 먹게 해달라고 해야 한다. 끈질기고 진정성 있게 호소한다면 학교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아줄 것이다.

 

못하는 것이 있다면 이후의 모든 과정을 스톱시켜야 한다. 참자고 해도 아이가 참아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학교에 가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아프다면 병가를 얻어 보살펴주어야 한다. 등, 하굣길에서 친구와 부딪치는 것이 무섭다고 하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고등학생이라도 부모가 등, 하굣길을 동반해야 한다. 그것도 못할 정도라면 자퇴시키고 몸을 추스른 후 검정고시를 볼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지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남들과 다른 내 아이와 나를 향한 세상의 눈이 당연히 무섭고 부담스럽지만 잠시 내려놓고 오지 아이에게만 집중해야 한다.

 

문제가 생긴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이 부족해서, 더 정확하게는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거기에 이른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사랑을 주어야 한다. 사랑은 뒤늦은 법이 없다. 항상 사랑해왔다면 지금부터는 지혜롭게 주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쉽게 지혜로운 사랑을 줄 수 있다.

 

"선생님이 애가 평소에 어떤지 못 봐서 그래요. 직접 보면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걸요? 내가 동생에게 웃어주거나 살짝 어깨만 두드려줘도 동생을 벽에 밀어붙이고 멱살을 잡고 식탁 위의 음식을 다 쓸어버리고 난리도 아니라고요. 완전 또라이라고요."

 

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짐작되는 바가 있어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만약 어머니가 남편이 다른 여자를 더 사랑하는 것을 보면 어떻겠어요? 아들보다 더 난리를 치지 않겠어요?"

 

"아이는 동생이 자기보다 엄마의 사랑을 받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거예요. 엄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충분히 느껴야 동생도 미워하지 않고 반항도 안 합니다. 억지로 해보았지만 막상 말하고 보니 아이를 아직 사랑한다는 거 아시겠죠?"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를 절대로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남편에게 화가 나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아이에게 화를 퍼부어대니 부부 치료도 꼭 받아야 한다고 했다. 엄마가 하루에 50번도 넘게 아이에게 손찌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아들보다 힘이 세기 때문이다. 만약 그대로 더 진행되었다가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아들에게 멱살 잡히는 최악의 상황에 이를 뻔했다.

 

사랑의 물꼬가 터지면 기적이 일어난다

 

아이에게 이제부터라도 사랑을 주기로 마음먹었다면 사랑은 절대로 뒤늦은 법이 없다. 별은 어릴 때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뒤늦은 사랑으로 그 행복감을 회복했다. 별은 엄마가 교장실에 쳐들어간 순간 미움과 분노, 혼란감과 무력감의 벽을 무너뜨렸다. 아빠와 달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올바른 방향을 잡은 엄마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일사천리에 세상을 평정했고, 그 과정에서 별은 크게 힘들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아이가 어릴 때 부모에게 받았어야 하는 보호이다. 또 자신에게 함부로한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자존감을 느꼈다. 아빠는 강압적으로 1등을 요구했지만 엄마는 할 수 있는 것만 조금씩 해보자고 했으니 스트레스도 받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늘 웃어주고 신뢰의 눈빛을 보내는 엄마에게서 세상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

 

한번 물꼬가 터진 사랑은 기적을 낳아 무려 14년 동안 분노와 적개심으로 닫힌 마음의 문을 4년 만에 완전히 열었다. 별은 남들이 보기에 좀 특이해 보일 뿐인 건강한 청년으로 자랐다. 마음을 치료하려면 아파온 시간의 2~3배 기간만큼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나의 기준을 뒤집어놓았다. 포기하지 않고 너무 기대하지도 않으며 어제보다 1% 나은 오늘을 위해 사랑을 주며 노력하다 보니 놀랄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아이의 문제가 해결되었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겨 상담을 받으러 온 부모들이 처음에는 치료 지침을 잘 따르다가도 3~4개월이 지나면 슬슬 초조해하며 6개월, 1년이 지나면 왜 아직 낫지 않느냐고 화를 내기도 한다. 결론은 간단하다. 아이가 나을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세상에 너무 치였기 때문에 상처가 빨리 아물지 않는다. 그들에게 나는 별이 엄머처럼 해보았느냐고 묻고 싶다. 마음을 비우고 자신이 해야 할 것을 하면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인생은 고생 총량의 법칙이 있는 듯하다. 발등에 고생이 떨어졌을 때 화를 내고 울고 회피할수록 고생의 시간은 늘어난다. 하루라도 빨리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갈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그것도 예상보다 훨씬 빨리 열린다.

 

별의 사례는 20여 년간의 임상 경력 중에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첫 째, 사랑을 바탕으로 한 기술이 때로는 놀랄 만큼 빨른 시간 내에 상처를 회복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둘째, 보호자와 치료자가 같이 아파하고 문제를 극복하며 결과까지 지켜보았던 드문 사례였다.

셋째, 치료자가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본 놀라운 사례였다. 별이 꿈에서 아버지와 화해한 것도 그렇다. 어려운 정신분석 치료 과정도 없이 별이 스스로 꿈에서 자신의 상처를 털어버렸다. 의식뿐 아니라 무의식 세계도 건강해졌음을 의미한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책에 담고 싶어 "가명을 뭘로 할까?" 라고 물었더니 은이 씨가 또 감동적인 멘트를 날렸다.

 

"별로 하자. 별 자체로 빛나듯이 모든 아이들은 타고난 빛이 있는 것 같아. 나는 이 아이의 빛이 다시 빛나게 도와주었을 뿐이야."

 

비록 한때 자신의 상처 때문에 아이를 잠시 방치했지만, 상처와 고통을 잘 이겨낸 사람이 얼마나 아름답고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은이 씨에게 나는 틈만 나면 말한다.

 

"자리 깔고 앉아!"

 

하도 내가 이 말을 해서 요즘은 조금 마음이 생겼는지 그럼 '수암골 아줌마'라고 해달란다. 별이 최근 폭탄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교를 졸업하면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해서 공부를 더 하고, 졸업한 후에는 정식으로 중국어 통역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안전과 사랑, 자존심의 욕구가 채워진 아이가 이제 자기실현 욕구를 보이는 것이다.

 

엄마와 별은 넉넉하지 않지만 소박하고 안정적으로 살고 있다. 먹고 자는 안전의 문제가 해결되었고, 사랑을 주는 엄마가 있고, 대학교에 진학해 잘 적응하다 보니 별의 하위 수준의 욕구들이 4년 만에 충족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망설이던 가족에게 별은 중국어 인증 시험 인정서를 갖고 와 꼼짝없이 수용하도록 했다. 그러면 또 돈이 들테니 은이 씨는 수암골 아줌마라도 할 기세다. 별과 은이 씨가 앞으로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을 보여줄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뿐이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세요

 

* 전문가를 믿으십시오. 전문가가 개입하는 시간에는 홀가분하게 자신을 벗어던지고 쉬세요.

* 희망이고 절망이고 언어적 유희에 놀아나지 마십시오. 절대 포기하지 말고 그저 자신이 지금 할 것을 실행하세요.

* 이 모든 상황에 자신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딱 한 번만 진심으로 인정하세요. 눈물이 나온다면 크게 우세요. 하지만 그 뒤로는 더 이상 죄책감을 갖지 말고 죄책감을 느낄 시간이 있다면 한 번이라도 더 아이를 안아주세요.

* 세상에서 말하는 '정상적인 모습'에 목숨을 걸지 마세요. 사회에서 요구하는 일관된 모습에 아이를 맞추려고 실망하고 좌절하지 말고 조금 다른 현재 모습에서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찾아나가세요. 단, 정상이라는 기준을 완전히 무시하지는 마세요. 정상이라는 기준은 아이가 이 세상에서 편하게 지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 이아가 이렇게 된 이유는 부모의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임을 인정하세요. 전문가가 아이를 다루는 몇 가지 기술을 가르쳐줄 것이며 그 지침은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사랑 결핍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기술을 100개 익힌들 소용이 없습니다.

 

하루 3시간 엄마 냄새_ 이현수 박사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12. 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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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3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호흡, 체온 등 생명 유지를 담당하는 뇌간이 1층에, 희로애락의 감정과 욕구를 담당하는 변연계가 2층에 자리 잡고, 마지막으로 3층에는 생각하고 판단하며 충동을 조절하는 대뇌피질이 있습니다.

 

어미 몸에서 나오기 전에 생명의 1층을 지은 아이는 15~20년 동안 감정의 2층을 짓습니다. 1층과 2층이 튼튼하게 지어진 다음에야 지성의 3층이 견고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1층과 2층을 부실하게 짓거나 아예 짓지도 않고 성급하게 3층만 거대하게 쌓으려고 하니, 어느 순간 집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입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적 자극을 들어붓는 것은 플라스틱 골조 위에 집을 세우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빙자해 우리 아이들을 바닥없는 집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내 아이가 100세까지 행복하려면 정서의 튼튼한 기둥을 세워야 하는 어린 시절 10년을 정말 잘 보내야 합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지만 이 경우는 시작이 90%입니다. 20%의 사람들이 80%의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는 파레토 법칙을 양육에 적용하면, 어린 시절 10년이 이후 90년의 성공과 행복을 좌우합니다. 여기서 10년을 잘 보낸다는 것은 절대로 지적 자극 얘기가 아닙니다. 정서적 안정이 최우선 입니다. 아니, 정서적 안정이 전부입니다. 열 살까지는 스스로 책을 읽고 싶도록 해주는 환경을 만드는 것 외에 공부를 지나치게 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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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설명했듯이 아기의 뇌는 태어난 후 3년에 걸쳐 완성된다. 왜 아기는 엄마 배 속에서 뇌를 완성해서 태어나지 않을까. 완전한 상태로 태어나려면 뇌가 너무 커져서 엄마의 좁은 자궁을 빠져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구조와 기능만 갖추어 태어난 아기의 뇌는 태어난 후 환경에 맞게 재정렬하면서 급성장한다. 그 집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거기에 자신의 뇌를 맞춘다. 엄마를 엄마로 알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며 자기가 어떤 집안의 사람으로 태어났는지 정체감을 갖추기까지 최소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태어나서 3년, 출산은 계속된다.

 

이 시기에 아기가 부모와 세상에 뇌를 맞추기 위해서는 자신만을 위하고 보호해주는 대상이 필요하다. 따라서 어린이집 같은 공동 양육시설에 3세 이전 아이를 너무 오래 두어서는 안 된다. 공동 양육 시설은 내 아이에게만 사랑을 주는 곳이 아니라 많은 아이에게 평균적인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보육교사가 내 아이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시간은 고작 8분이라니 즉 572분 동안 아이는 혼자다. 밤 10시까지 시설에 맡겨진 3세 이하 아이는 천천히 병에 걸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아이를 대상으로 한 시간 투자에는 한 가지 불가피한 속성이 있다. 반드시 그때, 즉 아이가 어렸을 때 제공해야지 나중이 되어서는 거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결정적 시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 부모의 시간을 제대로 투자받은 아이가 온전하게 자란다. 결정적 시기에 만난 사람들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는데, 아이에게 엄마는 첫사랑이 되고 엄마에게 아이는 이상형이 된다. 발달심리학자 로렌츠가 발견한 각인이 이때 형성되기 때문이다. 로렌츠는 오리가 갓 태어났을 때 어미 오리 대신 자신이 곁에 있었더니 아기 오리들이 자신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보고 이 시기에 양육자에 대한 단단한 심리적 연결 고리가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각인은 세상과의 첫 연결 고리로, 벌거숭이로 태어난 아이가 세상과 처음 접속하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각인이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아이를 안정되게 키울 수 있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면, 생후 3년 동안 충분한 시간을 투자받지 못해 부모를 각인 대상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20년 동안 임상 경험을 통해 얻은 확신에 찬 주장이다.

 

그렇다면 뇌를 제대로 발달시키기 위해 누워 있어야 하는 인간 아기는 엄마에게 어떻게 각인할까? 생후3~4개월이 지나야 시각이나 청각으로 엄마를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는데 말이다. 걸을 수 없는 아기가 엄마에게 각인하는 비밀은 바로 엄마 냄새이다. 냄새는 곧 지금 이곳이 안전하다는 신호가 된다. 안전해야 밥을 먹고 안전해야 응가를 볼 것이며 안전해야 책을 읽고 문명을 건설할 수 있다. 그 안전감의 토대가 되는 것이 바로 냄새와 온도이다.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집 안에는 부모의 온기와 냄새가 가득 차 있다. 성인이 된 우리는 부모님의 온도와 냄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엄매 배 속 일정한 온도의 양수 속에서 보호받던 아이는 태어난 후에도 엄마 냄새와 일정한 온도를 통해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계속 가져야 한다. 인간의 태생은 태어난 뒤에도 3년 정도 더 계속 되기 때문이다.

 

호르몬 분비는 몸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의 몸에서는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거나 억제된다. 친부모가 범죄자라면 더욱더 무관심하고 불친절할 것이며,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은 또 다른 이유이다. 다시 말해 부모의 냄새를 충분히 맡지 못하거나, 부모가 있어도 아이에 대한 사랑이 결여된 나쁜 냄새를 맡은 아이는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랑의 냄새를 충분히 맡게 해주어야 한다. 그 냄새는 당연히 엄마, 아빠 것이어야 한다. 할머니 냄새는 아이와 50% 적합성을 보인다. 100%의 엄마 냄새로 감정적 안정을 완성하는 데 3년이 걸린다면 50%의 냄새로는 몇 년이 걸릴까?

 

분명히 6년이라는 답을 얻겠지만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이다. 할머니의 심성과 아이와의 조화로움에 따라 4년이 되기도 하고 8년이 되기도 한다. 하물며 근연도가 전혀 없는 도우미 아주머니의 냄새는 갓난아이에게 총체적 불안감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아기는 그 냄새를 저장하고 기억하며 안정을 취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문제가 커지는 것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3개월, 6개월마다 바뀔 때이다. 아기는 서서히 등대를 놓치고 바다를 표류한다. 매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이쯤 되면 엄마는 직장을 그만두어야 한다.

 

근연도가 50%라도 할머니가 일관되게 키운 아이는 당연히 안정적으로 자란다. 하지만 대부분 할머니가 엄마보다 먼저 돌아가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가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거나 같이 살지 못하면 그동안 마음을 맡겼던 대상을 잃으면서 아이는 불안감과 혼란에 빠진다. 대부분 이런 혼란감은 일시적이지만 때로는 심각한 정도에 이르기도 한다.

 

명우의 모든 일은 단 4개월 사이에 일어났다. 엄마는직장을 계속 나가고, 명우가 태어난 후 13년 동안 평화로웠던 집에서 말이다. 하지만 그 평화는 사실 진정한 평화가 아니었을 것이다. 근연도 50%의 할머니 냄새는 아이의 욕구를 100% 충족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50%의 냄새만으로도 최상의 적응을 해왔지만 그 냄새마저 사라진 뒤 깊이 내재되어 있던 결핍감이 치솟은 것이다. 당연히 결핍감을 해소하는 방법을 모르는 아이는 이 불편한 감정이 싫어 그것을 무조건 없애려 애쓰고, 그 결과 여러 가지 문제 행동을 보였다.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라면을 끓여 먹고 오토바이를 훔치는 동안에는 외로움과 결핍감이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명우를 낳기 전부터 이를 악물고 다닌 19년의 직장 생활은 하루아침에 사직서를 냈다. 그나마 아이가 몽니를 부리는 것은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는 신호이다. 이것조차 받아주지 않고 거부하면 아이들의 분노로 집 안에는 곧 쓰나미가 몰려온다.

 

결정적인 시기에 할머니에게 각인된 아이는 이후 엄마 곁에 왔을 때 그 냄새가 낯설어 이상하게 엄마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엄마도 결정적인 시기에 아이와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상하게 정이 가지 않는다. 때마침 둘째를 낳아 엄마가 집에 들어앉으면 둘째에게는 첫째보다 훨씬 더 애정을 갖게 된다. 엄마는 그래도 둘째의 마음을 얻었지만 첫째는 무엇을 얻을까? 하루가 멀다 하고 이유 없이 동생과 비교당한다. 상황을 바꿔보자. 첫째 아이는 엄마가 키웠는데 둘째를 떼어놓았다. 엄마에게는 첫째라도 남았지만 둘째는 결핍감 때문에 평생 피해 의식을 갖고 살아간다. 엄마가 아이들을 모두 할머니 손에 맡겼다면? 엄마는 돈 말고는 남는 것이 없으며 아이들은 서로에게 '왜 태어났니' 하며 노래를 불러준다. 가정 잔혹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부모 없는 아이는 그럼 죽으란 말이냐?'

불행하게도 친부모가 이 세상에 없다면 아기는 말끔하게 그 냄새를 정리하고 자기가 적응해야 할 새로운 사람의 냄새를 정한다. 동물적 본능으로 세상에 없는 냄새는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예기치 않은 사고로 자식을 먼저 보내고 손주를 키우는 할머님, 할어버지는 절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부모가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는데도 눈앞에 나타나지 않으면 아이는 그 냄새를 찾기 위해 평생을 허비한다. 갓난아기 때 입양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친부모를 찾는 이유이다. 일단 찾아서 냄새를 맡아보고 나서야 다음 단계를 결정한다. 이 냄새를 계속 맡을 것인가, 용서할 것인가, 버릴 것인가.

 

엄마는 양육의 333법칙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 하루 3시간 이상 아이와 같이 있어주어야 하고,

*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해당하는 3세 이전에는 반드시 그래야 하며,

* 피치 못할 사정으로 떨어져 있다 해도 3일 밤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부모가 너무 바빠서 하루, 이틀 밤 정도는 건너뛰어도 아이는 그동안 비축해놓은 사랑의 배터리 잔량으로 버틸 수 있다. 하지만 3일 밤이 넘어가면 위태로움을 느끼면서 부모에게 더욱 달라붙는다. 하루 3시간은 아이를 온전하게 자라도록 하는 매직타임이며, 3년은 엄마의 냄새와 온도를 제공해야 하는 최소한의 역치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3년 동안 제대로 투자했다면 4년, 5년 투자한 것과 아주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3년을 제대로 채우지 못했을 때는 하늘과 땅 차이로 결과가 달라진다. 3년과 4년의 차이는 정서적 안정성이 좀 더 견고한가 약한가의 차이로 끝난다. 하지만 3년을 채웠는가 채우지 못했는가의 차이는 아이가 정상적인 발달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로 커진다.

 

매직타임도 아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좋다. 처음에는 엄마 사랑의 대체물이었던 게임이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한 힘을 지니며 중독으로 이끈다.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의 뇌는 마약을 하는 사람의 뇌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뇌가 그렇게 변해버리면 엄마 사랑의 약발은 떨어진다. 마약 중독자에게도 엄마가 있다. 눈물로 호소하며 자식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쓰지만 그들에게는 엄마의 눈물이 너무 늦어버렸다. 아이에게 밥을 주듯 엄마의 3시간을 반드시 주어야 한다. 시간 맞춰 밥을 주듯이 3시간도 제때 제대로 주어야 한다. 엄마가 편한 시간이 아닌, 아이가 절실하게 원하는 시간에 주어야 한다.

 

애착이란 아기와 양육자 사이의 정서적 유대를 말한다. 아기가 따뜻하고 친근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만족과 즐거움을 느낄 때 형성된다. 애착이 안정되게 형성된 아기는 '나는 보살핌을 받을 만한 사람이야, 엄마는 좋구나. 내가 필요할 때 언제나 엄마가 있네. 세상은 살 만한 곳이네'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살 만하다고 느낄 때 아기의 마음은 세상에 뿌리를 내린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 보살핌을 잘 받은 아이는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이는 내적 개념으로 자리 잡아 청년을 거쳐 노년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영향을 미친다. 평생 동안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지, 하찮은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지가 이미 3세 무렵이면 결정된다.

 

생후3년 동안 엄마에게 안정적인 애착이 된 아이는 이후 서슴지 않고 세상으로 나아간다. 살다가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3세 이전에 준비해둔 마음의 종잣돈으로 잘 헤쳐 나간다. 이제 아이가 혼자 있을 수 있는 정도에 따라 엄마는 1시간 동안 외출할 수 있고 아이는 3시간 동안 어린이집에 있을 수 있다. 점점 익숙해지면 아침에 학교에 가서 오후3시까지 중간에 엄마를 찾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머물다가 올 수 있다. 그렇게 3일 정도 수련회에 가고 일중일 동안 캠프에 가고 한 달 이상 배낭여행을 가며 2년 동안 군대에 다녀올 수 있게 되면 비로소 엄마 곁을 떠나 결혼을 한다. 이제는 두 사람의 심리학에서 대상을 바꿔 엄마에게 한 달에 한 번 올까 말까 해도 전혀 불안하지 않을 만큼 독립하는 것이다.

 

애착이 불안정한 아이는 조금만 어려운 일이 닥쳐도 쉽게 흥분하고 좌절하고 울고 보채며 자주 아프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독립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부모나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한다. 결혼시키기 어렵고 엄친아 이야기를 했다가는 명절 때 얼굴 보기도 힘들며 이혼당한 후 제 자식 키워달라고 이제 좀 조용히 살아가려는 부모의 인생 항로에 끼어들기도 한다. 어렸을 때 3년의 투자를 아꼈다가 30년동안 뒤치다꺼리를 할 수도 있다.

애착이 심하게 불안정하거나 아예 애착이 형성되지 않으면 마음이 튼튼하게 뿌리내리지 못해 건강한 줄기를 뻗지 못한다. 그 결과 성격과 정서에 문제가 생겨 삶이 위태로워진다.

 

스승의 뜻을 받들어 의미 있는 삶에 대해 평생 연구해온 프랑클의 제자들은 삶의 의미를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누군가의 곁에 있어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따뜻한 눈으로 상대를 봐주는 일, 특히 약한 아이를 봐주는 일은 우리의 삶에서 그 어떤 것보다도 가치와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찾은 이상 우리는 이미 무상으로 로고테라피를 받는 셈이다.

 

이런저런 일로 상심해 드러누웠던 엄마들이 심리 치료를 받지 않고도 자식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벌떡 일어나는 것은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누가 엄마'라고 불리는 것이다. 자식 때문에 산다는 것은 절대로 변명이나 합리화가 아니다. 비겁한 것은 더욱 아니다. 주체성이 없다는 것은 현학자들의 말장난일 뿐이다. 자식 때문에 사는 당신은 지구에서 몇 안 되는 진실하고 순수한 의미 중 하나를 찾아서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자식 때문에 산다는 것은 실로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자식이 우리 삶의 의미가 되려면 자식이 어렸을 때는 우리가 그들의 의미가 되어주어야 한다. 엄마만 있으면 안심되고 엄마만 있으면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고 엄마만 있으면 뽀송뽀송한 이불에서 잘 수 있어서 엄마만 있으면 살 수 있을 것 같아야 한다. 즉 엄마는 한때 자식의 삶의 의미이다. 물론 자식이 스무 살쯤 되면 이제는 그들이 스스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예전보다 거리를 두어도 된다. 이때는 오히려 자식이 내 삶의 유일한 의미가 되거나 자식의 유일한 의미가 엄마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런 경우는 자식을 향한 집착이 되기 때문이다. 집착은 사랑이 아니므로 서로를 불행하게 만든다.

 

부모와 안정적으로 애착을 맺은 아이는 세상을 신뢰하고, 마음의 뿌리에서 세상 밖으로 줄기를 뻗는다. 반대로 신뢰감이 형성되지 않으면 아이는 이 사람에게 자신의 뇌를 맞출지 망설인다. 그 결과 선천적으로 프로그래밍된 자아 발달 과정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산만한 형태로 발달된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여행을 떠나면 계속 경로를 재탐색해야 하듯이. 생활이 안정되고 아이가 불안함을 느끼지 않고 자란다면 그만큼 좋은 심성을 갖기 쉽다. 정서와 성격은 쌍둥이 같다.

 

에디슨이 알을 품고 있을 때 엄마가 야단쳤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다. 심지어 학교에서 자퇴를 권유했을 때조차도 아이를 믿으며 집에서  공부를 계속하도록 격려했다. 엄마의 이런 태도가 에디슨으로 하여금 부모에게, 더 나아가 세상에 무한한 신뢰를 느끼고 낙관적으로 바라보게 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에디슨은 자신을 퇴학시킨 학교와 사회에 불만을 품고 좋은 머리를 나쁜 방향으로 쓸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오늘도 하루 종일 전구 밑에서 보낸 우리는 에디슨을 낙관적인 사람으로 키워낸 그의 어머니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서 발견되는 잘못된 연결 고리는 부모에게서 찾을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눈을 오랫동안 맞춰주지 않기 때문에 시선이 분산되고, 시선이 분산되니 주의도 분산된다. 부모의 눈이 금방 돌아가니 아이의 눈도 돌아간다. 우리의 생활에서 진득하게,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거의 없다. 이런 환경에서라면 아이는 주의를 빨리빨리 바꾸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뇌를 발달시킨다.  나는 아이의 주의 산만은 부모가 만든 병 중 하나라고 말한다. 부모의 일정한 온도와 냄새, 일관되고 긍정적인 목소리를 받지 못한 아이들은 대변을 볼 때도 이리저리 주변을 살필 것이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파 산속에서 볼일을 볼 때처럼 말이다. 어디에서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기에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눈을 계속 굴린다. 부모가 바쁜 집은 부모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에게 장시간의 텔레비전 시청이나 인터넷 사용을 허용한다. 리모컨과 마우스 덕분에 눈앞의 화면은 1분에 서너 번도 더 바뀐다. 학원도 요기조기 많이 다닌다. 옆집 아이가 성적이 올랐다면 바로 다음 날에 그 아이의 학원으로 옮긴다. 집집마다 인형은 5개가 넘고 자동차, 블록 등의 장난감도 10개를 넘는다. 읽지도 않은 책이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자극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집중하기 어렵다. 얼마 후면 모든 학교에 태블릿 피시가 보급되어 교과서가 없어질 것이라는데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현란하게 돌아가는 화면 속에서 아이들의 주의력은 더 산만해지며 시력도 더 나빠질 것이다. 대인관계는 더욱 메말라갈 것이다. 3세만 되면 대한민국 어린이의 70%가 모이는 어린이집에서는 이런 일이 더 자주 벌어진다. 앞에서 말했듯 어린이집 교사가 한 아이에게 눈을 맞추는 시간이 하루에 평균8분이다. 주의 산만을 유발하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8분 후 자기를 보고 있던 대상의 눈이 돌아가면 아이의 눈도, 뇌도 돌아갈 수밖에 없다. 최소한 만3세가 넘으면 교사가 자신을 보든 말든 자신만의 주의력을 지탱할 수 있지만 누워만 있는 아이들에게는 몹시 걱정되는 환경이다.

 

할머니에게 맞춰 살다가 2~3년 후 또 부모에게 맞춰야 하는 아이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직장에서 2명의 상사를 모시는 것과 같다. 이 시기에는 무조건 아이에게 일관된 양육을 해줄 방법을 짜내야 한다. 이 시기에 돈을 좀 적게 벌더라도 아이에게 집중할수록 아이는 더 안정되고, 아이가 안정적으로 자라면 부모는 훨씬 더 안정적으로 더 길게 직장에 다닐 수 있다.

 

지금까지 아이가 하루에 부모의 냄새를 맡아야 하는 시간은 최소한 3시간 이상이라고 계속 말했다. 여기서 한 가지 고백을 해야겠다. 하루에 3시간은 현실의 답이다. 내 마음속에는 진실의 답이 하나 더 있는데 '생후 3년까지는 하루 종일'이다. 이렇게 용기 없고 무식하기까지 했던 내 모습을 변명하고자, 최소한의 시간만 주어도 망가지지 않고 잘 크는 나와 형제의 아이들, 친구와 이웃의 아이들을 방패 삼아 하루 최소 3시간이라는 최소공배수를 뽑아냈을 뿐이다. 즉 3시간은 답이 아니라 현실 상황을 고려한 자기 합리화의 시간이며 합의점일 뿐이다.

 

엄마가 옆에 있으면 아이는 하루 종일 세상을 탐험하며 즐겁게 지낸다. 좀 더 다양한 자극과 햇빛과 신선한 공기가 있는 자연에서 놀게 하면 금상첨화이다. 아이는 같은 곳에서도 하루하루 다른 즐거움을 찾아낸다. 하지만 어른들은 곧 지루해진다. 지루해진 어른을 위한 요령을 하나 알려주겠다. 바로 책 읽기다. 3시간 동안 줄곧 책만 읽을 수는 없다. 전 세계 200만 독자를 사로잡은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의 저자 짐 트렐리즈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루 15분씩만 책을 읽어주어도 아이의 뇌를 깨운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렸을 때 책을 읽어준 아이들이 성적이 좋고 정서도 더 안정된다는 수많은 사례를 소개했다. 심지어 정신지체 아동이 정상 지능으로 회복되는 사례도 있다.

 

책을 읽어주면 먼저 아이의 정서가 안정된다. 책 속 이야기와 그림을 통한 심리적 이완 효과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좀 더 중요한 요인이 있다. 바로 책을 읽어주는 시간 동안 엄마의 냄새와 온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화가 많이 났을 때는 책을 읽어주기 힘들다.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엄마 마음이 안정된 상태라는 의미이다. 그 상태에서 전해지는 엄마의 나긋한 목소리, 익살스러운 동물 흉내, 따뜻한 숨결등이 아이를 안정시키고 행복하게 한다. 다만 짐 트렐리즈가 책을 읽어줌으로써 지능을 발달시키는 면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나는 책을 읽어주는 동안 엄마 냄새와 온도가 제공되어 아이의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이 더 본질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보는 동화, 즉 영상 동화도 있다. 엄마와 함께 세련된 영상동화를 보다가 잠든다면 좋겠지만, 일부 광고에서처럼 직장 일로 힘든 엄마가 책 읽어달라고 보채는 아이를 떼어놓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이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어떤 발명품도 엄마 냄새와 온도를 대체할 수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대체품은 없을 것이다.

 

앞서 소개한 짐 트렐리즈의 말처럼 책을 읽어주면 성적도 좋아진다는 말은 사실일까? 책을 읽어주면 당연히 문자 해독 능력과 이해력이 높아진다. 하지만 여기에도 중요한 요인이 있다. 기분이 좋고 정서가 안정된 엄마와 같이 있었던 것, 그 경험이 책과 연결된다. 책을 떠올리면 아이는 저절로 엄마와 함께 있다는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고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감정은 학교 들어가서도 이어진다. 좋아하면 몰입하게 되고 좋은 성적을 낼 수밖에 없다. 아빠가 책을 읽어주면 더 좋다. 아빠의 냄새도 맡을 수 있고, 책 속의 남성적인 캐릭터까지 실감 나게 느껴져 정서 발달에도 좋다. 당연히 엄마하고만 하는 것으로 알았던 책 읽기에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 덧붙여져 두뇌 활동도 활발해진다. 뇌는 기본적으로 새롭고 신기한 것을 무척 좋아한다.

 

돌도 안 된 아이에게는 어떻게 책을 읽어줄까? 무릎에 앉혀놓고 그냥 읽어주면 된다. 그림을 보여주며 엄마가 하고 싶은 대로 말해주면 된다. 책이 없다면 신문도 좋고 광고지도 좋다. 광고지에 나오는 과일과 채소 그림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부모가 더 많은 수다를 떨어야 하니 좀 귀찮긴 하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해줘도 좋고 그것도 기억나지 않으면 수박이 2만 원이라는데 가당치도 않다, 이 돈이 다 농부 손에 들어갈까, 어쨌든 아빠가 수박 살 돈을 벌었으니 대단한 사람이다. 너도 건강하게 잘 자라야 한다 등등 구시렁구시렁 아무 얘기나 해도 된다. 무엇이든 눈으로 보는 글자는 나중에 모두 학습과 연결된다. 단, 컴퓨터 앞에서 보는 화면 속 글자는 안 된다. 컴퓨터 중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책을 읽어주라는 말을 조기교육을 시키라는 말로 오해하는 부모들이 있다. 책을 너무 빨리 읽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공부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저 부모가 함께 책을 읽어주며 자연스럽게 글을 이해하고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책은 고전적인 권선징악의 교훈도 다시 음미해볼 수 있고, 다섯 살 이후로 변치 않았던 세상을 보는 관점도 새롭게 한다. 이러한 인지적 전환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좋다. 장시간 드라마를 보게 하면서 뇌를 촬영하면 뇌 활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은 자극이 아니라 흔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인지적인 사고를 하는 순간 우리 뇌는 매우 활발하게 움직인다. 어차피 3시간을 주는 것, 아이도 즐겁고 엄마의 뇌도 좋아지고, 먼 훗날 아이가 공부를 즐겨 하고 차분하게 자신의 인생을 잘 꾸려갈 수 있도록 책을 읽어주자. 이야기는 힘이 세다. 셰에라자드는 왕에게 1000일 동안 이야기를 해주어 사형을 면제받았다. 책을 많이 읽어서 잘못된 사람은 보지 못했다. 어릴 때 부모와 함께 읽은 책은 평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뇌력을 만들어준다.

 

하루 3시간 엄마 냄새_ 이현수 박사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12. 2. 16:37

그렇다면 불확실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큰 그림을 그릴 것인가? 혼란스러울수록 기본을 지켜야 한다. 콜라, 사이다, 맥주가 제아무리 맛있어도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이듯이, 화려한 양육 이론들의 허와 실을 파악하려면 아이의 발달 과정을 지배하는 '뇌'를 아는 것이 기본이다. 인류가 정복할 마지막 영역이라고 할 정도로 뇌는 아직 밝혀진 것보다 숨겨진 것이 더 많은 신비한 기관이다. 가설과 이론이 계속 업데이트 되지만 세 가진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첫째, 뇌는 다구조 다기능으로 이루어져 있다.

둘째, 뇌 발달에는 순서가 있다.

셋째, 원시 뇌가 안정되어야 고등 뇌 기능이 잘 발휘된다.

 

이 세가지 사실을 무시하는 양육법은 일시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여도 소탐대실의 결과만 낳게 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형태 가운데 소탐대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너무 많아서 위험하기까지 한 것은 바로 조기 유학과 조기교육이다.

 

혼자 떨어진 아이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사춘기는 두 번째 두뇌폭발기이다

 

맨처음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인간의 뇌 구조와 기능을 복습해보자. 인간의 뇌는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1층에 호흡, 체온 등 생명 유지를 담당하는 뇌간, 2층에 희로애락의 감정과 욕구를 담당하는 원시뇌인 변연계가 있으며, 생각하고 판단하며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대뇌피질이 3층에 있다. 1층과 2층이 견고해야 그다음 3층이 번듯하게 올라갈 수 있다.

 

엄마 배 속에서 나온 뒤 생후 2년 동안 유아의 뇌는 뇌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시냅스 가지들이 과잉 발달해 성인의 2배까지 이른다. 나중에 어떤 뉴런이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많이 만들고 보는 것이다. 이후 3년째 되는 해에 뇌는 솎아내기에 들어간다. 즉 필요 없는 부분은 없애고 필요한 부분을 강화한다. 이 단계까지가 아이가 부모에게 자신의 뇌를 맞추는 시기이다.

 

1단계가 잘 이루어지려면 비교적 평안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뇌의 가장 앞쪽 부위인 전두엽 기능이 폭발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다. 보통 10세부터 시작해 12세 때 본격적으로 발달한다. 이 시기에도 생후2~3년 때와 비슷한 뉴런의 급증과 솎아내기 현상이 다시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뇌는 일시적으로 상당한 과부하에 걸린다. 따라서 질풍노도와 같은 혼란을 느끼고 잘못된 판단이나 위험한 행동에 쉽게 유혹된다. 3세쯤에도 엄청난 혼란을 겪지만 그때는 부모가 모든 것을 다해주었기 때문에 아이는 비교적 힘들지 않게 그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 반면 10세쯤 되면 아이는 좀 더 독립적으로 대처해야 하고, 그동안 습득해둔 지식도 있어서 이를 통합하기 위한 고충이 더 심하다.

 

아이가 청소년기가 되어 부모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면서 반항하듯이 보이는 것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전두엽에 상응하는 뉴런 협응체의 발달을 준비하기 위해 전반적인 심리 기능에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다. 아는 것은 많아지는데 그것을 소화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은 아직 미약해서 혼란스럽다. 맞는 말만 골라서 하는 엄마한테 "아, 짜증 나!"라고 소리치기 일쑤다. 엄마는 한 대 때려주고 싶겠지만 사실 자신에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나서 그러는 것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모든 질문에 한결같이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반항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정말 잘 몰라서 그런다. 머릿속에서 수백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예전에는 "공부 잘해야지?" 하고 물어보면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전두엽이 발달해 사고력이 확장되다 보니 '공부를 꼭 잘해야 하나? 내가 잘하면 다른 애는 못해야 하는데 그래도 되나? 잘한다고 인생이 꼭 행복한가? 공부가 도대체 무엇인가? 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속으로 터져 나온다. 하지만 답을 쉽게 찾을 수 없으니 짜증 나고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가정 통신문을 주면 예전에는 무조건 엄마에게 가져다주었지만 지금은 일단 자기가 먼저 읽어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아버지 교실을 한다는데, 이걸 꼭 해야 하나? 아버지는 이런 데 올 시간이 없다. 온다 해도 담임 선생님하고 나에 대해 얘기한다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아버지가 오지 못하는 다른 애는 어떻게 하나?'

 

그래서 가정 통신문이 가정과 통신되지 못한 채 비행기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고 하필이면 그 비행기를 멋지게 가로챈 담임 선생님이 아이의 전두엽을 톡톡 튕긴다. 가뜩이나 골치 아파 죽겠는데 말이다.

 

이러한 전두엽 폭발 시기를 잘 보내려면 아이의 정서 뇌가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정서 뇌는 뇌의 심부에 있는 변연계 부위를 말한다. 전두엽이 어떤 사건이나 자극을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며 통합하고자 할 때 변연계, 그중에서도 편도체는 감정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즉 전두엽은 감정을 판독하고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변연계와 계속 회의를 하면서 일을 처리한다. 편도체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으로 가득 차 있고, 정서적으로 흥분되는 사건을 감지하면 기억과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측두엽과 전두엽으로 도파민을 내보낸다. 정말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정서 뇌가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전두엽, 즉 높은 수준의 사고를 담당하는 뇌가 정서 뇌의 신호에 따라 결정 방향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준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미국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행복감에 대한 실험을 했다. 질문은 '당신은 일상적으로 얼마나 행복한가?' 였다. 그 결과 실험자의 조작으로 설문 전에 실험실 바닥에서 10센트짜리 동전을 주운 학생들의 행복감 지수가 한결같이 높게 나타났다. 단지 1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는데도 자기는 평소에도 행복감이 높다고 생각한 것이다. 기분이 좋으면 사고가 바뀐다. 기분이 좋아야 사고 기능이 잘 발휘된다.

 

매슬로가 심리적 욕구 위계 가설을 발표한 시기는 뇌 과학이라는 용어가 낯선 때였다. 매슬로의 이론은 현재의 뇌 발달 이론에도 잘 부합한다. 생리적 욕구는 뇌간에, 안전과 사랑, 소속, 자존감의 욕구는 변연계에 해당하며 자기실현 욕구는 대뇌피질에 해당한다. 자기실현 욕구는 안전의 욕구를 지나 사랑과 소속, 자존심의 욕구를 지나야 온전히 발휘된다. 아래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상위 수준의 욕구를 흉내는 낼 수 있지만 만족스럽게 발현시키지 못한다.

 

조기 유학, 절대로 보내지 마라

 

이제 조기 유학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기분이 좋아야 공부도 잘한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들은 공부를 잘해서 성공하기를 바라면서도 자식을 일찍 분리시켜 정작 공부의 선행조건인 안정적 정서를 망가뜨린다.

 

전두엽이 폭발하는 시기에는 이미 과부하된 심리 기능을 정리하기에도 눈이 빠질 지경인데 낯선 곳에서 남의 나라 말을 배우는 과업까지 수행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나마 우리아이들이 머리가 좋기 때문에 버티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신생아가 억지로 걷고 있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태어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도 팔을 잡고 억지로 일으켜 걷게 하면 발을 옮기는 걸음마 반사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을 보고 걷을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조기 유학으로 일찍 부모와 떨어져 지낸 아이들도 먹고 자는 생리적 욕구와 신체적인 안전 욕구는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변연계에 해당하는 정서적 안전의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못하고, 그에 따라 사랑과 소속의 욕구, 자존감의 욕구 또한 온전히 충족되지 못해 부지런히 영어 공부를 하면서 자기실현 욕구를 향해 달려본들 부모의 욕구에 반사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생명체는 무엇보다 안전과 보존의 욕구가 먼저이다. 하버드대학교의 교육학자 커트 피셔는 자신의 아이를 대상으로 이것을 밝혀냈다. 그는 일주일마다 아이의 머리 크기를 재보았는데 생후17~19주 사이에 성장이 멈추어서 살펴보니 감기를 앓았다. 생명체는 안전이 위협받으면 성장 체계의 활동을 멈춘다. 그리고 환경이 우호적이라고 인식한 다음에야 다시 활동하기 시작한다. 어미 쥐가 햝아주지 않은 새끼 쥐는 성장한 후 스트레스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의 생산을 억제하는 단백질이 제때 분비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도망치느라 전속력으로 달리는 말은 번식 기능이 일시적으로 멈춘다고 한다.

 

나는 아이 혼자 조기 유학을 떠난 상태를 심리적 안전이 위협받는 스트레스 상황이라고 본다. 겉으로는 열심히 공부하는 듯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일시적으로는 적응하는 듯이 보이지만 티눈이 있는 발로 걸음을 내딛는 것과 같다. 언젠가는 발의 모양이 변하고 통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조기 유학은 뇌 발달의 기제에 역행하니 비효율적이고, 여기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해 매우 위험하기까지 하다.

 

조기 유학을 가서 다른 아이보다 영어를 잘하면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더 많은 돈을 벌 가능성은 분명히 높아진다. 그렇다고 반드시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나는 병원에서 이를 자주 확인하곤 했다. 병원에 있다 보면 정신과에 올 이유가 전혀 없을 만한 환자를 꽤 많이 본다. 명문대를 나와 좋은 직장에 다니는데도 이유 없이 우울하거나 알코올의존증, 약물 중독에 빠지거나 몸이 여기저기 아파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살아온 이력을 추적해보면 일찌감치 부모와 떨어져 공부한 사람이 많다. 외국으로 조기 유학을 간 경우뿐 아니라 우리나라 안에서도 좋은 학교에 다니려고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진 경우도 포함된다. 겉으로는 성공한 듯이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부모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지 못해 심리적 긴장과 불안이 누적되었다가 성인이 된 후 몸이나 마음의 병으로 나타난다. 이르면 20대, 늦으면 30~40대에 증상이 나타난다.

 

조기 유학이 성인기의 질병과 연결되는 기제는 이렇다.

 

우리가 원시인이던 시절, 평온하게 쉬는데 갑자기 매머드가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위급 상황이 닥쳤을 때 우리 몸의 부신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 그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도왔다. 하지만 과잉 분비되거나 계속 분비되면 혈압과 콜레스테롤 지수가 높아지고 면역성이 떨어져 병에 걸린다. 심지어 뇌세포가 죽기도 한다. 매머드도 없는 현대사회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는 이유는 딱 하나, 사회적 압력 때문이다. 성공 스트레스, 명예 스트레스, 승진 스트레스, 경제적 스트레스, 대인 관계 스트레스가 메머드가 되어 인간을 쫓기게 한다.

 

조기 유학 또한 사회적 압력 스트레스의 하나가 된다. 이것이 다른 스트레스보다 더 위험한 것은 '조기'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보호할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부모 곁에서 위로와 안정을 제공받지 못하고 계속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다. 홀로 떠나는 대부분의 조기 유학은 태생적으로 스트레스 유발 요소를 안고 있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아이가 취직했다. 그렇지 못한 아이와 연봉 차이가 얼마나 될까? 평균 1000만 원 정도 될까? 높게 잡아서 2000만 원일까? 물론 연봉을 몇 억씩 받는 사람도 있지만 학력과 다른 능력이 같은데 영어 능력 하나 때문에 2000만 원이나 차이 난다니 화가 날 만도 하다. 하지만 조기 유학에 투자한 비용에 비해서는 어떠할까? 더구나 그렇게 되기까지 힘들었을 아이와 건강 문제까지 생각하면 병원비 차이가 그만큼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조기 유학을 가지 않은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압도적으로 낮은 것은 아니다. 다만 부모 곁에 있는 아이들은 그 스트레스를 완화하거나 풀 수 있는 탁월한 피로 해소제를 즉시 구할 수 있다. 언제든지 집에 상비되어 있는 피로 해소제, 바로 부모 냄새이다.

 

앞에서 조기 유학이 뇌 발달 순서에 역행하고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면에서 위험하다고 했지만 내가 더 위험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부모 냄새와 단절되기 때문이다. 부모 냄새는 대체할 수 없다. 아이폰으로 영상통화를 한다 해도 부모 냄새를 맡을 수 없고, 아바타로 부모 냄새를 만들어낸다 해도 인공일 뿐이다. 아무리 평소에 의젓하게 잘 버텨도 어느 날 큰비가 오고, 천둥이 치고, 음식을 먹고 체한 날, 친구의 싸늘한 시선이 생각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에 눈을 뜬 날, 누구에게 위로를 받을 수 있겠는가? 엄마 냄새로 긴장을 풀어야 한다. 신의 위로와 은총은 너무나 멀다. 신이 너무 바빠서 세상에 엄마를 만들었다는 말이 이처럼 절묘하게 들어맞는 때는 없다.

 

혼자 조기 유학을 떠나 부모 냄새와 단절된 아이는 부모와 자식 간의 본능적인 유대 관계도 끊어진다. 그나마 엄마만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대안책으로 대한민국에는 기러기 아빠가 탄생했다. 모양은 아빠인데 속은 기러기라니, 솔직하게 말하면 괴물이다. 그 아이가 엄연히 아비 부, 어미 모의 자식인데 아비의 냄새를 3년 이상 맡지 못한다면 정서적 유대 관계는 끊어진다. 아비는 허리가 휘게 돈을 벌어 투자했지만 아이는 같이 있던 어미만 사랑하고 아비는 돈 벌어 오는 사람으로만 인식한다.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 아이가 철이 없거나 배은망덕해서가 아니다. 그것이 자연이고 본능이다. 보지 않아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냄새를 맡지 못해 멀어진다.

 

대뇌 발달의 2차 폭발 시기가 언제까지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중학생 나이를 넘겨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한다. 최소한 17~18세, 좀 더 안전성을 보장받으려면 24세가 넘어야 한다. 그러니 통합적인 뇌 기능의 발달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대학교에 입학할 때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 입시는 암기식 지식에 의존하기에 더욱더 확인하기 어렵다. 부모들은 주입식 교육으로 훈련된 아이들이 버젓이 대학에 합격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양육 방식이 옳았다고 판단하지만 정작 문제는 대학 이후의 취직과 군대, 결혼과 부모 되기 과정에서 발생한다. 스트레스라는 단어로 압축되는 다양한 심리적 과업에 직면했을 때, 정서 뇌의 안정 없이 언어 뇌, 수리 뇌만 발달시킨 아이들은 금방 무너진다. 쉽게 포기하거나 부모에게 의존하거나 심지어 자살을 시도한다. 인간의 문제 중 머리를 써서 풀어야 하는 문제는 IQ 90만 넘으면 해결하는 데 큰 차이가 없다. 정말 인간답게 살기 위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체를 통합하는 지혜, EQ로 풀어야 하는데 입시에 내몰린 우리 아이들은 EQ를 가동할 정서적 밑천을 만들지 못한다. 그야말로 소탐대실이다.

 

EQ가 낮다고 전두엽이 발달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서 뇌발달 단계를 건너뛰기 때문에 전두엽이 더 빠르게 발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서 뇌의 발달이 수반되지 않은 채 전두엽만 발달한 사람은 감정이 없는 슈퍼 로봇에 지나지 않는다. 슈퍼 로봇은 똑똑하지만 인간이 아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슈퍼 로봇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영화 <쿵푸 펜더>에 기술이 뛰어난 타이렁이 나온다. 하지만 감정이 불안정한 타이렁은 위험하기만 하다.

 

전두엽은 창의적 사고를 담당하는 영역이다. 나는 요즘 전 세계에서 창의력이 가장 뛰어난 나라는 중국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중국인의 창의적 사고는 정점에 이르러서 인공 계란, 합성수지 쌀, 피혁 우유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계란은 당연히 닭에서 나오고 쌀은 당연히 벼에서 나오며 우유는 당연히 소에서 나오는데, 창조주도 하지 못한 발명을 하다니 그 발상과 기술이 얼마나 천재적인가. 합성수지 쌀을 세 그릇 먹으면 비닐 봉투를 하나 먹는 것과 같다니 그 폐해가 대단히 심각하다. 황허 강에서 문명을 꽃피웠던 중화민국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달해 부잣집 아이들은 샤오황디(소황제)가 되었고, 가난한 집 아이들은 셰한궁(노동 착취)이 되었다. 빈부 격차가 극심해지면서 결핍감, 무력감, 좌절감, 분노 등의 정서적 불안정은 급증한 반면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벌어야겠다는 전두엽 기능만 과대하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내 자식 키우기도 힘든 판에, 이 땅에서 벌어지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판에, 언젠가부터 한 가지 걱정이 더 생겼다. '중국을 어찌할꼬?'

 

지금 전 세계가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데 일부 중국인의 반인류적인 창의적 사고가 계속된다면 그 여파가 우리 아이에게도 미칠 수밖에 없다.

 

정서적 안정을 무시한 채 영어만 잘하고 시험만 잘 보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 우리가 중국에게 보내는 위험과 안타까움의 시선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날아올 것이다. 그런 중국조차도 초등학생 자녀를 혼자 조기 유학 보내는 일이 많지 않다. 초등학생 조기 유학 비율은 대한민국이 세계 1위이다. 참, 우리나라는 1등도 많이 한다.

 

부모를 떠나 공부해도 되는 시기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와 로체스터대학교에서 이민자를 대상으로 언어 습득 능력을 연구했다. 예상대로 일찍 왔느냐가 중요한 변수였는데, 테스트를 해보니 3~7세에 이민 와서 영어를 배운 사람들은 원어민 같은 수준의 점수를 받았지만 열 살이 넘으면 점수가 뚝 떨어져 50%까지 낮아졌다.

 

이민자도 이 정도인데 몇 년 영어 공부하러 간 조기 유학은 점수 하락이 더욱 가파를 것이다. 이 연구자들이 추가로 언급한 내용이 있다. 이런 식으로 언어 습득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제2 외국어 뿐만 아니라 모국어에도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모국어를 충분한 수준으로 습득하기 전에 제2 외국어를 습득하면 이중 언어 사용자가 될 수도 있지만 이중 언어 장애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요즘 청소년을 보면 영어는 잘하지만 한국어 수준이 너무 낮다. 한류 열풍이 불면서 k-pop 가수들의 대형 공연이 심심찮게 열리고 있다. 그런데 텔레비전에서 k-pop 공연을 보다가 출연한 아이돌 가수의 반 이상이 공연장의 뜨거운 열기에 대해 "정말 장난이 아닌데요?" 하고 똑같이 말하는 것을 보고 웃은 적이 있다. 요즘 아이들의 한국말 수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어차피 일곱 살 이후 시작한 조기 유학에서 영어 습득 능력은 거기서 거기다. "우리 애는 영어만 배우러 가지 않았어요"라고 항변하는 부모들에게 말한다. 아이가 일찍 세상에 눈뜬다고 치자. 하지만 그런 깨달음은 부모의 살가운 사랑을 충분히 받아 정서 뇌가 안정된 상태에서 전두엽 기능이 온전하게 발달된 후라도 늦지 않다. 오히려 좀 늦게 시도해야 더 성숙한 시각을 갖출 수 있다. 이 세상에 어떤 것도 한 가지로 100%의 효과를 얻는 일은 없다. 포도주는 심장에 좋지만 뇌에는 좋지 않다. 커피는 나쁘다고 알려져 있지만 당뇨와 치매예방에는 좋다. 조기 유학은 외국어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좋지만 안정적인 정서가 우선되어야 하는 뇌 전체의 발달에는 좋지 않다.

 

예술과 스포츠 영역의 조기 유학은 위험성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 예술이 변연계를 자극하고 정화하기 때문이다. 어떤 음악을 들으면 외할머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난다. 이런 음악을 듣고 연주하면서 감정이 정화되면 그나마 정서적 동요가 많이 가라앉는다. 운동 또한 끊임없이 몸을 움직임으로써 부모의 부채에 따른 정서적 긴장을 어느 정도 해소해준다. 하지만 영어 실력만을 목표로 하는 유학은 감정을 발산하고 정화할 기회가 거의 없어 몸과 마음이 이완되기 힘들다. 굳이 조기 유학을 보내고 싶다면 예술 활동이나 운동을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 그렇다 해도 부모의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은 똑같으므로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사춘기를 지나 전두엽의 폭발적인 발달이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그래서 이제는 가정 통신문을 보고도 예전에 했던 수백 가지 생각을 우선순위로 정렬할 수 있을 때가 유학을 가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물론 옛날에도 조기 유학의 전통이 있었다. 조선 시대에 양반집 자제들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일찌감치 떠나곤 했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 시험일에 늦지 않기 위해서 서둘러 출발하거나 세도가와 안면을 트기 위해 1년 전부터 한양 성읍 근처에 방을 얻어 공부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방자가 동반했다. 시종이지만 친구이기도 하고 형이기도 했던 존재, 집 안의 냄새와 온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부모의 대리자가 24시간 옆에 있어주었기 때문에 우리의 도련님들은 안심하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행여 공부하는 중에 기생에게 마음을 빼앗기면 방자는 부모에게 바로 고자질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도련님의 마음을 돌이키기 위해 애쓰곤 했다.

 

방자도 없는 현대사회에서 아이를 안전하게 조기 유학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다음의 세 가지밖에 없다. 첫 번째는 부모와 아이 모두 같이 가는 것, 두 번째는 첫 번째 방법을 꼭 지켜댜 하는 것, 세 번째는 두 번째 방법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잠시 미국의 투자가 워런 버핏이 말한 부자 되는 방법을 인용해보았다. 워런 버핏은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 첫째, 원금을 절대로 잃지 말야 하고, 이것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는 두 번째, 세 번째 방법을 유머스럽게 얘기한 적이 있다. 조기 유학을 잘못 보내면 원금이, 즉 다이아몬드 같은 아이의 가치가 오히려 손실된다. 아이가 혼자 유학을 가도 되는 나이는 전두엽 폭발이 안정기로 접어든 대학교를 졸업한 후다. 최대한 당겨본다고 해도 고등학생 시기는 넘겨야 한다.

 

하루 3시간 엄마 냄새_ 이현수 박사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11. 26. 10:53

'아직 어린 아이들의 교육 얘기를 하면서 벌써부터 무슨 대입 시험 문제를?' 이라고 의아해할 독자도 있을지 모르겠다. 교육은 아이의 키가 크는 것과 똑같다. 어느 날 갑자기 키가 다 크는 게 아니라 아기 때부터 조금씩 서서히 커 나가고, 그렇게 커 나가는 데는 영양 공급이 잘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육도 하루아침에 아이의 능력을 완성시킬 수 없는 것이고, 그런 능력을 잘 갖추려면 영유아 때부터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영양 공급, 즉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내 아이가 아주 어리더라도 대학 입시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대입제도가 워낙 자주 변하기 때문에 미리 알아둬도 소용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미래의 교육제도와 입시제도를 예측할 수만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다른 선진국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실제로 우리가 지난 수십 년간 시행해온 교육과 입시제도는 미국 교육을 어느 정도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면서 본떠 온 면이 많다. 그리고 미국은 또 다른 교육 선진국들을 참고하며 제도를 만들고 정비해 간다. 그 결과 요즘 선진 교육의 큰 흐름은 세계 어디를 가나 본질적으로는 다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따라서 부모가 '교육 선진화의 흐름'만 잘 알면, 그 '큰 그림'만 전체적으로 잘 볼 줄 알면 자녀교육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어려서부터 그런 교육 선진화의 흐름에 발맞춰 아이를 잘 교육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교육 선진화의 큰 그림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면서 어떻게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실력 향상에 효율적일지 그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다.

 

모든 공부와 시험의 바탕이 되는 네 가지 기술

 

교육 선진화의 핵심은 바로 이 책에서 설명할 융합사고력 훈련이다. 우리 어른들이 학교에 다닐 때 배웠던 것 같은 방식으로는 융합사고력을 잘 키워줄 수가 없다. 구구단이든 영어 단어든 교과 내용이든 무조건 달달 외워선 그런 융합사고력을 기를 수도 없고, 앞으로 점점 더 융합사고력을 많이 요하는 시험 문제를 잘 풀 수도 없다. 즉 교육방법의 혁신 없이는 아이들이 점점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교육 선진국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교육 방법을 선진화시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어떤 과목을 가르치든 간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독서와 논술이다. 예를 들어 동화책을 읽을 때에도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생각의 기술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읽게 한다. 논술도 모든 교과서에서 다 다루며 어릴 때부터 '논술의 기본 5형태'를 철저히 익히게 한다. 이런 식으로 독서와 논술을 모든 교과에서 선진 교육법으로 배우며 융합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소통의 기술도 자연스럽게 터득해 간다. 최근 들어 교육과 시험에서 소통의 기술, 즉 다른 사람의 글을 잘 이해하며 읽고 글을 잘 쓰고 말을 논리정연하게 잘하는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도 시대 변화에 잘 따라가는 사람으로 우리 아이들을 키우기 위함이다.

 

요약하면, 우리 아이들이 익숙해져야 하는 '선진 교육의 구성요소들' 모두가 결국은 생각의 기술, 독서, 논술, 소통의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이 네 가지에 능하게 되면 앞으로 어떤 시험도 편안히 잘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 네 가지를 중심으로 이 책을 엮었다. 편의상 네 부분으로 나누긴 했지만 생각의 기술, 독서, 논술, 소통의 기술은 밀접하게 서로 얽혀 있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도 융합을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그런 자녀 코칭법, 즉 융합교육법을 이 책을 통해 알아보자.

 

예를 들면 2014년 대입수능시험의 영어 시험 문제를 분석한 영어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젠 영어를 영어로만 봐선 안 된다. 수능 영어도 이제 영어가 아니라 '사고력 시험' 이다"라고 한다. 앞으로 영어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선 글을 잘 읽어내는 독해 능력이 중요한데 인문, 사회, 자연과학적 배경 지식이 그 기본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다양한 분야에 걸쳐 독서를 많이 하고 글을 많이 써보며 그런 과정을 통해 융합사고력을 키워야만 영어시험도 잘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이젠 무슨 과목을 공부하든 간에 생각의 기술, 독서, 논술, 소통의 기술 등 네 가지에 기반을 둔 교육을 해야만 우리 아이들도 선진국 아이들처럼 공부를 좀 편하게 하고 시험도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융합사고력은 배우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키워지는 것

 

아이들에게도 하루는 24시간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내실 있는 교육을 못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정작 배울 것은 못 배우고 쓸데없는 것만 달달 외우느라 시간을 많이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참담하고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해서 우리 교육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현재 우리 교육과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함축적으로 드러낸, 생각할수록 너무나 가슴 아픈 사건이기 때문이다.

 

북미 아이들은 학교 밖으로 나가는 현장학습, 캠핑 여행 등을 앞두고는 행사와 관련된 교육을 받는다. 따로 시간을 내서 그런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일반 교과에 자연스럽게 융합시켜 배운다. 예를 들어 캠핑 여행을 가는데 배를 타고 가게 되어 있다면, 여행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사건들에 대해 스스로 탐구하며 과학이나 사회 교과 지식도 익히고, 그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 문제해결력, 의사결정력을 키우는 수업을 받는다. 과학 시간에 배가 뜨는 원리, 잠수함의 원리 등에 배우거나 혹은 사회 시간에 여행할 곳에 대한 지리 및 역사 지식을 배우며, 그와 동시에 문제해결력과 의사결정력을 키울 수 있는 과제를 받아 공부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탄 배가 만약 항해 도중에 기울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친구들과 함께 탐구학습을 해보라는 식이다. 이런 주제에 대해 공부하려면 관련된 과학 지식을 익히고 논리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의사결정력, 친구들과 함께 토론을 잘 진행할 수 있는 능력, 협동 능력 등이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융합시켜 교육을 받는 것이다.

 

만약 고등학생 정도라면 아이들은 그룹별로 나뉘어 깊이 있는 학습을 한다. 언젠가 필자가 참관한 수업에서 미국 아이들은 배가 뜨는 원리를 심층적으로 공부하면서 만약 자신들이 탄 배가 20도 이상 기울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었다. 탐구학습과 토론 끝에 아이들이 내린 결론은 누구 지시가 있든 없든 간에 무조건 갑판으로 나와서 탈출을 위해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아이들이 탐구학습을 한 바에 따르면 배가 기울어 침몰할 때의 크리티컬 라인은 20도란다. 즉 20도라는 각도가 그 배가 침몰하느냐 아니냐를 가르는 위험선이란 얘기다. 세월호를 탔던 우리 아이들은 안내방송만 믿은 채 20도보다 훨씬 더 많이 기운 배 안에서 침착하게 기다리다 참변을 당했다. 만약 우리 아이들이 같은 수업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아프다.

 

생활 속 융합사고력 훈련이 성적까지 올려준다

 

교과 공부만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부딪히게 될 크고 작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까지 키운다는 것이 바로 선진국들이 하고 있는 융합교육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런 북미의 교육 현실과 비교해볼 때 대체 우리는 아이들에게 여태껏 학교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쳐온 것인지, 필자도 교육전문가로서 참으로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이다.

 

우리도 정부와 관료가 말로는 '융합교육', '실생활과 연계한 교육'을 외친 지 꽤 됐다. 그런데도 막상 수업 현장을 보면 여전히 실생활에는 별 쓸모도 없는 단편의 지식을 밑줄 긋고 필기하고 달달 외우게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초등학교는 좀 낫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더욱 심해져서 대입을 앞둔 고2~3 땐 그야말로 절정을 이룬다. 마치 외우기의 달인을 뽑는 듯하다. 생각해서 문제를 풀어야 할 경우조차도 학원에서 배운 얄팍한 요령으로 문제를 풀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얄팍한 요령이 통하지 않는 시험 문제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에 점수를 잘 받기 힘들다.

 

앞에서 예로 든 수업은 '과학+논술'을 함께 가르치는 융합교육의 한 예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과학 지식을 배우고 그렇게 배운 지식과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리적으로 연결시킨다. 그렇게 연결시킨 후에는 실생활에서 위기 시 어떤 식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친구들과의 토론과정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낸다.

 

사실 이런 종류의 문제는 한국도 대입을 위한 자연계 논술시험에서 많이 나오는 문제다. 주어진 문제 해결을 위해 알고 있는 지식을 논리적으로 연결시키고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학교 교육에서 제대로 가르쳐 놓지도 않고서 느닷없이 대입 시험에선 이런 능력을 평가하니 아이들도 죽을 맛이다.

 

한편 북미 아이들은 이렇게 공부한 과정을 저널로도 남긴다. 현장학습이나 여행이 끝난 후엔 반드시 저널을 쓴다. 저널을 쓰는 과정에서 작문력, 논리적 사고력, 주어진 정보를 분석하고 종합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이 모든 능력은 서술형 시험과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능력이다.

 

이런 선진형 융합교육은 앞에서 예로 든 수업에서도 봤듯이 시험과 실생활 모두에 강한 아이로 키우는 교육 방식이다. 사실 안전교육, 인성교육, 창의력 교육, 논술교육 등은 그냥 일반 교과에 융합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실제로 선진국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인성교육만 하더라도 도덕이니 윤리니 하는 교과가 있는 나라는 사실 별로 없다. 우리와 일본, 그리고 근대 교육을 시작하는 데에 있어서 일본의 영향을 받은 몇몇 나라들뿐이다. 다른 선진국들은 도덕 대신 철학이란 교과를 두고 꽤 깊이 있는 공부를 시킨다. 논리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을 키울 수 있는 심도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융합하는 아이가 공부하는 아이를 이긴다

 

인성교육에서든 안전교육에서든,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하려 할 때 그 문제의 어떤 부분은 어느 과목 소속인지를 세분화시켜 파악하고 종합적으로 문제 해결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과목과 과목의 경계를 넘나들며 통합적이고 다면적으로 사고하는 아이들로 키우는 융합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즉 그런 것들을 교과 교육과 굳이 분리시킬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아이들이 치르는 시험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자들도 이미 앞 장에서 확인한 것처럼 지금부터 우리 아이들이 치를 시험에선 융합사고력을 요하는 문제의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융합교육을 못 받는다면 앞으로 아이들은 시험을 잘 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실전(즉 시험과 실생활 모두)에 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선 반드시 모든 영역을 제대로 융합시킨 교육을 해야 한다.

 

이런 식의 선진 융합교육에선 대입과 평생을 준비하는 교육이 나란히 함께 간다. 실제로 교육 선진국에선 '입시형 수업'과 '내신형 수업'의 구분이 없고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동시에 다 융합시켜 한꺼번에 가르친다. 그런 융합교육을 받으며 대입뿐 아니라 평생을 위한 융합사고력을 키운다.

 

바로 이런 식의 효율적인 교육 방식 덕분에 북미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우리 아이들보다 훨씬 덜하고 편히 공부할 수 있다. 우리도 아이들에게 이런 편안한 교육 현실을 하루빨리 만들어줘야 한다.

 

하루 20분, 미국 초등학교처럼_ 심미혜 뉴욕주립대 종신교수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10. 7. 17:19

"논술을 잘하는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다른 공부도 잘한다. 논술에 필요한 여러 기술이 다른 모든 공부를 잘하는 데도 꼭 필요한 기본기 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캐나다 교사들이 많이 하는 말이다. 논술은 독서를 많이 하고 '글쓰기의 요령'을 익혔다고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인다.

 

그러면 논술에 꼭 필요한 기술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할까?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시문을 주의 깊게 보고 생각하며 잘 읽어야 하는 사고력 독해 능력, 자신이 써야 하는 글을 체계적으로 짜임새 있게 잘 구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각각의 문장을 잘 쓰기 위한 어휘력과 문장구성력 등이 필요하다.

 

거기다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창의력이 필요하고, 어떤 한 이슈에 대해 두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의견들을 분석하고 글을 써야 한다면 그 현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비교분석하는 능력, 원인을 잘 분석하는 능력, 자신이 알고 있는 교과 지식까지 문맥상에서 잘 활용해 글을 쓸 수 있는 능력 등이 모두 필요하다.

 

이 모든 능력은 곧 융합사고력의 구성 요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북미 교사들은 융합사고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논술을 꼽는다. 결국 이 모든 기술을 어려서부터 차근차근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잘 키워야 앞으로 아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융합사고력을 잘 키우면 논술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점점 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서술형 시험을 잘 볼 수 있게 된다. 서술형 시험을 잘 보기 위해 필요한 능력도 결국은 논술을 잘하면 얻게 되는 능력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험에서도 달달 외운 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푸는 단순 기능공 같은 사고력을 지닌 아이들은 점수를 잘 받을 수 없다. 서술형 시험에서는 융합 사고력을 이용해 글을 쓰는 기술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우리 아이들은 논술시험뿐 아니라 서술형 시험에도 잘 준비하기 위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논술과 서술형 시험 같은 선진형의 평가를 껍데기 중심으로 들여오고 그에 걸맞은 알맹이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탓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서술형 시험이나 논술 같은 선진형의 평가가 어렵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부모나 교사가 어떻게 가르침으로써 아이들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면서도 실력을 잘 키울 수 있을까? 그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미국 상위 1% 인재의 비밀은 융합 논술교육

 

그렇다면 교육 선진국들의 논술교육 현실은 어떨까? 우리 교육 현실과는 많이 다르게 논술에 필요한 모든 기술들을 이미 유아 때부터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유아부터 고교까지 모든 주요 교과에서 다 다룬다. 즉 무엇을 가르치든 간에 논술과 서술형 시험을 잘 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을 어려서부터 수업 주제에 융합해 효율적인 교수법(핸즈온)으로 동시에 다 함께 가르친다. 거기다 인성교육까지도 함께한다. 즉 논술을 가르치며 전인교육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그런 전인 교육을 받은 결과 전인적인 인재도 나오게 된다.

 

흔히 미국 상위 1% 인재를 웰-라운디드 형 인재라고 하는데, 본인의 전문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보여줄 뿐 아니라 스포츠도 잘하고 사회성이나 리더십 같은 인격적 덕목까지 잘 훈련되어 있는 사람을 뜻한다. 이런 인재를 키운 교육법이 바로 융합교육이며, 교육 선진국들은 논술을 가르칠 때에도 필요한 모든 기술들을 고루 향상시킬 수 있게끔 융합 논술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의 현실은 논술을 사교육에서 따로 배우고 학교에서도 하나의 교과로 따로 분리해 가르친다. 몇 년 전부터 서술형 시험을 준비시켜 준다는 사교육도 성행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미국 교육을 참고해 시행한 선진 교육이 우리나라에서 잘못된 형태로 기형화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부모와 교사 모두 고생이다.

 

그런 식으로 논술 따로, 교과 따로 교육을 시행하며 다른 한편으론 입시에서 갈수록 융합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늘리고 있다. 즉 아이들이 배우는 것과 시험 문제 경향 사이에서 괴리가 상당한 것이다. 그러니 사교육이 그 괴리를 파고들어와 번성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논술을 따로 가르치려 하지 말자

 

지금 우리 방식처럼 논술을 하나의 과목으로 분리해 따로 가르치거나 사교육으로 따로 가르치는 것은 교육 선진국의 전문가들이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어릴 때부터 모든 과목에서 논술에 필요한 기술을 융합하고 일상생활 속에 녹여 함께 가르쳐야 아이들도 편하고 시험에도 잘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우리 아이들이 융합사고력을 잘 키워 논술, 서술형 시험, 스토리텔링 수학, 사고력 영어, 서술형 과학, 사고력 독해, 자기소개서 쓰기, 구술 및 면접 등을 편안히 잘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할 교육 방법이 논술교육을 중심으로 여러 교과 교육을 융합하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우리나라의 현 정부는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며 대입제도에서 논술시험 비중을 약화시키고 있지만 그런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예상된다. 대통령이 바뀌면 정책은 또 바뀐다. 우리 교육제도가 참고해온 교육 선진국들이 다들 비슷한 선진 교육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 어린 아이들이 대입시험을 준비할 때에는 오히려 더 정교하고 복잡한 형식의 논술시험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선진국들도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의 논술시험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글쓰기를 대입 시험에서 요구하고 있다. "모든 종교는 이성에 반하는가?"(프랑스), "과학의 진보는 '지혜'라고 여겨지는 것에 의해 항상 방해받아 왔는가?"(영국) 등이 그런 예다. 제시문도 주어지지 않은 이런 어려운 주제로 논술을 잘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을 우리도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차근차근 잘 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국제 경쟁력에서도 다른 선진국 인재들에게 밀리지 않을 것이다. 결국 앞으로의 시대는 이런 선진형의 논술시험에서 필요로 하는 융합사고력이 개인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나 더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지금 당장 입시에서 논술의 비중이 늘어날지 아닐지를 떠나, 앞에서 이미 살펴본 것처럼 모든 교과 공부에 필요한 기술의 공통분모 역시 논술에서 필요로 하는 여러 기술, 즉 융합사고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논술을 잘하는 아이가 다른 과목도 잘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 당장 논술시험에 대한 정책이 어떻든 간에 부모는 앞날을 잘 예측하고 아이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도 대입제도에선 논술을 약화시키고 있지만 고교 교육에선 논술을 하나의 과목으로 신설해 가르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식으로 앞뒤가 맞지 않고 별로 오래 가지도 못할 정책에 번번이 휘둘리기보다는 부모가 '선진 교육의 전체 그림'을 잘 들여다보고 아이를 어릴 때부터 일관성 있게 교육시켜 나가는 것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득이 되는 교육이 될 것이다.

 

하루 20분, 미국 초등학교처럼_ 심미혜 뉴욕주립대 종신교수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10. 6. 15:32

아이큐와 입양

 

인간의 지능은 유전자와 환경 중 어느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가? 정답은 시시할 정도로 간단하다. 둘 다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은연중에 유전에 더 무게를 둔다. 머리 좋은 부모에게서 똑똑한 아이가 나오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유전보다 어쩌면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사뭇 결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유전과 환경의 경중을 가늠하는 데 쌍둥이 연구만큼 훌륭한 게 없다. 최근 '미국과학한림원회보'에는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연구진이 스웨덴에서 태어나 둘 중 한 명만 입양된 일란성 쌍둥이 형제들의 아이큐를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18~20세 연령대의 쌍둥이 형제들을 비교했는데, 어릴 때 입양되어 양부모 슬하에서 자란 형제가 친부모 가정에서 자란 형제보다 아이큐 수치가 4.4점이나 높은 걸로 나타났다. 입양되지 않고 한집안에서 함께 자란 일란성 쌍둥이의 아이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마치 복제된 인간처럼 완벽하게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일란성 쌍둥이가 같은 환경에서 자라면 지능의 차이가 없지만, 아무리 동일한 유전자를 지녔어도 성장 환경이 다르면 상당한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연구 결과이다.

 

유럽의 경우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보다 입양을 원하는 부모가 수적으로 더 많기 때문에 입양을 주선하는 기관은 그리 어렵지 않게 친부모보다 교육도 더 많이 받고 경제적으로도 훨씬 여유로운 부모를 찾아 아이를 입양시킬 수 있다. 교육 수준이 높은 부모가 아이를 박물관에도 더 자주 데려가고 책도 더 많이 읽어주며 대화도 많이 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드물게나마 친부모가 양부모보다 교육이나 소득 수준이 더 높은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친부모 곁에 남은 형제의 아이큐가 더 높게 나타났다. 자식 기르기는 본래 농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당연히 좋은 씨앗을 뿌려야 하지만 그보다는 토양을 더욱 비옥하게 만들고 정성을 다해 키워야 보다 큰 수확을 얻을 수 있다. 때론 씨보다 밭이 더 중요하다.

 

거품예찬_ 최재천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9. 23. 15:19

사랑하는 내 청춘도반 여러분, 축 처진 어깨를 볼 때마다, 힘없는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저려옵니다.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몸과 마음이 힘들진 않았나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즐기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아니, 지금을 즐겨도 된다고 아무도 허락해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공부에 집중할 테니 네가 진짜로 살고 싶은 삶은 잠시 보류해두라고, 욕망하지 말라고, 세상의 속도에 집중하라고, 그렇게만 이야기한 것 같아요. 연애를 하고 싶어도, 음악이나 춤을 배우고 싶어도,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지금은 '공부에 집중할 때'라고 만류한 것 같아요. 대학 가서 마음껏 누리라고 해서 10대를 숨 막히는 도서관과 학원에서 보내고 어렵게 대학에 와보니, 어땠나요? 이젠 취업 준비다, 고시 공부다, 각종 자격증 공부다, 또다시 내 욕망을 잠시 미뤄둬야 할 이유들로 가득하지 않았나요?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 정답인 양 익숙해져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결과만 좋으면 괜찮다는 생각에 지금은 그냥 버티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살다 보면 느낄 때가 옵니다. 과연 지금 내가 당연하게 참고 있는 현재의 불온전한 느낌이 미래에 올지도 모를 꿈의 성취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요. 그리고 막상 일을 이루고 나서도 그 일이 내가 꾸었던 꿈이 아닌 우리 부모님이, 아니면 우리 사회가 획일적으로 세워둔 성공의 잣대로 '이걸 해야 해, 이게 성공이야.'라고 강요해 끌려온 꿈은 아니었던가, 하는 불안함이요.

 

운이 좋아서 원하는 회사에 취직이 됐다 해도 막상 들어가 보면 나는 저 아래 말단 '을'이나 '병'일 뿐이고, 내 의견이나 생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직장 선배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처음 배우는 일들이니까 잘 못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리고 못하면 선배가 좀 천천히 가르쳐주면 좋은데, 귀찮다는 식의 표정 때문에 능력 없는 스스로를 책망하고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이곳에서 내 인생을 바쳐 일해야 하나 잘 모르겠기도 하고, 아니면 단지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기 위해 이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는, 그런 '멘붕상태'가 찾아올 수도 있지요.

 

사실은 저도 그랬어요. 좋은 대학 가면 가족이나 친척들로부터, 아니 이 사회로부터 인정받을 것 같았고, 또 인정받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그걸 만회라도 해볼 요량으로 남보다 더욱 노력했고, 크게 공부에 소질이 없는데도 대학원 공부까지 했던 것 같아요. 물론 돌이켜봤을 때, 그 생활이 불행하지도 않았고 후회스럽지도 않지만, 결국 제가 박사학위라는 경험을 통해 무엇을 얻었느냐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면 정말로 솔직히 말해 '교수의 삶이 이런 거였구나.'를  깨닫는 정도였어요. '분석하는 학문적 공부로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알아낸 정도입니다. 그래서 학문에 대한 집착이 떨어져 나간 것 정도가 최고의 소득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저에게 묻곤 합니다. 어떻게 스님이 될 용기를 냈느냐고요. 그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타인의 시선'을 그만 좀 의식하고 '내 삶'을 살자는 생각으로 선택했던 것 같아요.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잣대에 맞춰서 평생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걱정하며 죽을 때까지 헐떡이며 살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왜 태어났는지,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마음의 본성을 제대로 보고 스스로 깨닫고 싶었어요. 그래요, 어떻게 보면 좀 이기적일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용기 있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 번쯤은, 내 평생 단 한순간쯤은 그래도 내가 진정한 '갑'인 인생을 살아봐야 하잖아요. 그리고 내 가슴 한곳에서는 솔직히 미치도록 그렇게 살고 싶잖아요? 원이 없는 삶, 후회가 남지 않는 삶, 한 번쯤은 그런 인생을 꿈꾸잖아요? 내 선택을 남들이 봤을 때 '바보 같은 짓'이라고 손가락질한다 해도 내가 바라는 삶을 한 번쯤은 살아보는 것이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니까요. 그래야 내가 내 삶을 사랑했다고 세상에 대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니까요.

 

사랑하는 내 청춘도반 여러분. 내 스스로가 원하는 삶, 살아도 괜찮습니다. 부모님이 원하는 삶, 이 사회가 전망 좋다고 인정하는 삶이 아닌, 내가 정말로 살고 싶은 삶, 내 스스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삶, 그 삶을 살아도 괜찮아요. 주변에서 안 된다고 뜯어말려도 그들이 내 인생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잔아요? 용기가 부족한 심약한 내 마음이 '정말 그래도 돼?'라고 물어보면, 그래도 된다고 웃어주세요. 남들이 가지 않았거나 아니면 잘 모르는 길을 가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가지 말라고 말리는 법입니다. 단지 내 선택에 따른 책임도 온전히 내가 다 감당하겠다, 라는 명확한 마음가짐만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말고 내 가슴이 하는 말을 따르세요.

 

부디 한순간만이라도 주변 사람들의 기대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종 같은 인생이 아닌, 내 삶의 운전대를 내가 쥐고 가는, 주인으로 사는 용기를 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파이팅!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_ 혜민스님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9. 5. 14:48

그의 걱정은 다름 아닌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진다는 것이었다. 예전부터 이런 불안증세가 있어 몸과 마음이 지쳐 갔는데 최근에는 더 심해진 모양이었다. 부인인 제인은 이러다 남편 몸이 크게 상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컴퓨터 앞에서 매일 밤 12시가 넘도록 일만 하고, 잠도 깊이 들지 못하고, 항상 바쁘다는 것이다. 물론 열심히 일한 덕분에 학계에서도 인정받고, 교수 승진도 누구보다 빨랐지만 일을 멈출 수가 없을뿐더러, 일이 없으면 계속해서 마음이 불안하다고 했다.

 

밤이 되니 제법 서늘해졌다. 모기를 피해 집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 친구는 조용한 첼로 음악을 틀고는 자신은 차 대신 와인을 한잔하겠다며 잔을 채웠다. 오래전 친구는 내게 자신의 유년 시절이 참으로 힘겨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회적으로 봤을 땐 성공했지만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 안에서 화와 짜증으로 푸는 아버지 때문에 항상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특히 술을 마실 때면 아버지는 이상한 사람으로 돌변했고, 가끔씩 손찌검까지 하셨다 했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피해 집을 떠나 있곤 했고,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친구는 장남으로서 여러 동생을 돌봐야 했다. 아버지가 언제 또 폭발할지 몰라 늘 전전긍긍하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시간이었다.

 

친구의 어린 시절 상황을 다시 떠올리고 보니 친구의 일중독 현상과 불안증세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조금은 짐작이 되었다. 조금이라도 친구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일중독이 되는 원인 중 하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내 존재 자체를 사랑해준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뭔가를 잘했을 때만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받는다고 느끼며 자랐던 데 있는 것 같아. 자식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칭찬에 아주 인색했던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경우에는 특히 더 그런 것 같아. 더군다나 아버지의 주사와 폭력으로 인해 어린 네 마음은 항상 불안했을 것이고, 너를 보호해야 할 엄마마저 집에 없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니. 아마도 아버지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린 네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아버지가 원하는 바를 잘 들어주는 일이었을 거야. 그렇게 자라 성년이 된 지금은 아버지 대신 세상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들어주고 있지 않으면 왠지 마음이 불안하고 내 존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수 있을 거야."

 

친구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느끼는 불안함의 근원을 찾아보려는 듯했다.

 

"그런데 너는 이미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랑받을 만한 거야. 세상이 너에게 요구하는 것을 잘했을 때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이미 그전부터 너는 소중한 존재야. 아직도 불안에 떨고 있는 네 안의 내면 아이에게 따뜻한 눈빛을 보내주고 그 아이를 사랑해줘. 엄마도 없이 동생들을 위해 혼자 아버지의 화를 감당해내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니?"

 

대화를 나누다 보니 친구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친구는 눈물로 가득한 눈을 한참 동안 감고 있다 차분히 말했다.

 

"그렇구나.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랑받지 못한 꼬마아이가 내 안에 있었구나. 그 아이는 어른인 나에게 자기를 버려둔 채 일만 하지 말고 자기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아. 그동안 나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만 봤지 내 안에서 떨고 있는 내면 아이에게는 너무도 무심했구나."

 

며칠 후 그 집을 떠나면서 친구를 위해 작은 메모를 남겨놓았다.

 

"넌 내가 대학원에 다닐 때 여러 번의 힘든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준 큰형 같은 존재야. 너의 따뜻한 마음을 생각할 때마다 얼마나 의지가 되고 고마웠는지 몰라. 그러니 제발 꼭 기억해줘. 네가 큰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나에겐 너의 존재만으로도 이미 충분해."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_ 혜민스님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9. 3. 09:49

 

돈 없어도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연구진에 따르면 아이들의 학습 능력의 차이는 밥상머리 횟수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비록 저소득층이라 할지라도, 책을 많이 읽지 못했더라도, 밥상에서 가족과 식사 시간을 많이 보낸 아이들은 언어 능력이 뛰어났다. 혼자서 식사한 아이들에 비해 가족과 같이 식사를 한 아이는 학습 능력에서 차이가 많았다. 밥상머리에서 나눈 대화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때 나타나는 대화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부모님과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어휘를 사용한 반면에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같은 또래와 나누는 대화에는 어휘가 극히 제한적이다. 단어나 어휘의 발전 없이 같은 단어에서 머무르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지만 밥상머리에서 나누는 대화는 차원이 높은 단어들이 많았고, 그런 점에서 고차원적인 언어 공부가 이루어짐으로써 소통 능력이 훨씬 뛰어났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나온 어휘는 140여개 불과했다면 가족 식사 중에 나온 단어의 숫자는 무려 1000개였다. 이것은 기존에 책을 많이 읽고 또 읽어주는 독서에 집중한 공부법보다 8배정도 높다. 혼자서 책을 읽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대화를 나누는 사람에게 어휘력이 높다는 점은 밥상머리가 미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준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가난한 가족이나 머리가 좋지 않은 아이라 할지라도 가족이 함께 정기적으로 밥상머리에 모여 대화를 나눈다면 그 자체로 놀라운 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비싼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가족밥상머리만 지속적으로 실천한다면 충분히 학습 능력과 언어력을 키울 수 있다. 얼마나 희망적인가? 돈 없이도 자기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는 길이 밥상머리에 있다.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가정에서 밥상머리 시간만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언어 능력을 키우는 방법

 

인간은 언어적인 존재다. 언어가 곧 그 사람이다. 말하는 것을 보면 그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언어만 되면 공부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공부의 기초는 언어다. 그런데 언어는 읽기와 쓰기보다 말하는 것이 먼저다. 우리는 언어력을 키우기 위해서 쓰기와 읽기를 어릴 때부터 시킨다. 하지만 그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언어는 직접 이야기하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람은 글을 몰라도, 읽고 쓸 줄 몰라도 말은 할 수 있다. 1살 때부터 아이들은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 시기 밥상머리에서 가족이 모여 함께 대화하는 자리에 아이를 참여시키면 된다. 그러면 자연히 말하는 것을 통해 아이는 언어를 습득하고 적당한 시기가 되면 스스로 글을 읽고 쓰게 된다. 이렇게 언어를 배우면 언어를 힘들이지 않고 즐겁게 배울 수 있다. 이것은 모국어나 외국어에도 동일한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생활 속에서 주일마다 정기적으로 2~3시간 가족이 모여 식사하면서 나누는 이야기와 대화 및 질문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그 자리는 최고의 언어 학교다. 공부의 기초 실력을 다지는 시간이다. 모든 가정이 이런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진다면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200여년 전 독일의 평범한 시골 가정에서 태어난 한 아이가 있었다. 그는 보통 아이보다 미숙하므로 이웃에게 바보라고 놀림을 받았고 모든 것이 느리고 미숙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그는 주로 부모와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부모가 언어력을 키워 주었다. 5~6세 때 그가 구사한 어휘의 숫자는 3만 단어가 되었다. 이런 풍부한 언어 덕택으로 프랑스어를 1년 만에, 이탈리어를 6개월에, 라틴어는 3개월에 마스터했다. 그뿐 아니라 영어와 그리스어까지 배워 8세가 되는 해에는 어른도 읽기 어려운 호머와 키케로, 실러 등 어른도 어려워하는 고전과 철학책을 혼자서 독파했다. 그런 책들을 동화책 읽듯이 즐겁게 읽었다. 그 결과 13세 때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다. 16세 때는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베를린 대학의 교수로 임명받았다. 바로 그 사람이 조기교육과 영재교육의 원조로 알려진 칼 비테 이다.

 

이는 어릴 때 가정에서 부모에게서 터득한 언어가 얼마나 공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취지로 조사를 한 자료가 있다. 100개의 중, 고등학교 전교 1등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중에 10회 이상 가족밥상머리를 한 사람이 40%였다. 밥상머리와 공부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명한 학교나 학원을 다니지 않더라도 누구나 천재적인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밥상머리는 언어력을 높여주는 가장 좋은 장소다. 처음에는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하루에 30분 정도 대화 시간을 꾸준히 가진다면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때 나누는 대화는 평생을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되고, 앞으로 학습 능력을 키우는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자녀와 가족의 미래가 여기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서열풍이 불어서 가정마다, 학교마다 독서를 강조한다. 독서도 좋지만 언어를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은 밥상머리만큼 좋은 곳도 없다. 언어란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쉽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고역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밥상머리 대화를 시작하면 누구나 언어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혹시 경제적 문제로, 혹은 여러 가지 환경적 제약으로 자녀를 학원에 보내지 못하고 있다면 낙심할 필요가 없다. 지금이라도 가족과 같이 밥상머리를 시작해 보자. 이런 저런 탓을 하지 말고 하늘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내려주신 언어적인 능력을 밥상머리를 통해 스스로 발휘해 보자.

 

유대인의 밥상머리 자녀교육법_ 이대희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7. 9. 10:38

 

"누가 비범한가?라는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어디에 비범성이 있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_ 하워드 가드너 교수

 

2013년 5월, 그해 미국 IT 업계에 놀라운 사건이 발생한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청년이 만든 소셜네트워킹사이트인 텀블러가 야후에 11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2276억 원에 인수되었다는 사실이 발표된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 이후 미국 IT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이 청년의 이름은 바로 데이비드 카프. 그는 '제2의 페이스북 신화'라는 평가와 함께 26세 나이에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다. 사람들은 20대에 갑부가 된 그를 저커버그와 비교하곤 한다. 하지만 카프가 학교를 그만둔 것은 저커버그보다도 어린 나이, 고작 열다섯 이었다.

 

부모의 강점 중심 교육

 

미국 대통령 오바마도 자주 이용하는 소셜사이트라고 언급한 텀블러. 오바마가 카프와 함께 찍은 재미있는 '움짤(움직이는 사진)'은 백악관 공식 텀블러 계정에 올라와 온라인상에서 한동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인에게 다소 생소한 텀블러는 어떤 사이트일까? 텀블러는 2007년 문을 연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마이크로 블로깅 사이트로, 트위터와 블로그의 장점만을 모아 서비스한다. GIF 애니메이션(움짤) 만들기 기능을 제공하고 모바일에서 글, 사진, 동영상 등을 손쉽게 올리고 공유하는 기능 덕분에 미국의 10~20대로 하여금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등지게 하고 있다. 정식 한국어 버전을 지원하지 않던 2013년에 이미 국내 SNS 유입률 1위를 달성했으며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3억 명이 넘는다.

 

이런 텀블러를 만든 카프는 1986년 뉴욕 맨해튼에서 영화음악 작곡가인 아버지와 과학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카프의 부모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의 부모처럼 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어린 카프가 악기를 연주하고 싶다고 하면 음악수업을 받도록 했고 로봇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보스턴에서 열리는 MIT 로봇 경연대회에 직접 데리고 갔다.

 

그리고 마침내 열한 살 때 그는 운명처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접하게 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컴퓨터 관련 서적을 사주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줌은 물론 당시에는 상당히 고가였던 애플 컴퓨터까지 사주며 아들의 흥미를 더욱 북돋아주었다. 불타는 열정을 갖고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한 카프는 전문 프로그래머의 실력을 갖춘 뒤 이웃에 있는 회사들의 웹사이트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카프가 열네 살 때 카프의 어머니는 자신이 가르치는 한 학생의 부모가 애니메이션 회사의 경영자라는 것을 알고 아들을 그 회사에 인턴으로 보냈다. 카프의 재능을 알아본 경영자는 사내 프로젝트에 바로 그를 투입시켰다. 카프는 컴퓨터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력이 뛰어났고 천부적이 타이밍 센스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는 몇 년 뒤 카프가 만든 텀블러에 투자해 텀블러의 이사가 되기도 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카프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다. 막연하게나마 MIT에 진학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학교는 너무 따분했고, 방과 후에는 집에 돌아와 밤새 방 안의 컴퓨터에만 붙어있었다. 카프는 점점 은둔형 외톨이처럼 되어갔다. 운동이나 여자친구를 더 좋아할 나이에 컴퓨터에 빠져 있는 아들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어머니는 속상해하거나 아들을 꾸짖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결단을 내린다. 그것은 어느 부모도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다.

 

"너는 컴퓨터에 재능이 있는 것 같으니 학교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렴."

 

자녀에게 고등학교를 그만두라고 권유할 한국의 부모가 있을까? 카프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부모는 아마도 이렇게 설득하고 강요했을 것이다.

 

"고등학교도 안 나오면 취업하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니? 낙오자가 되는 거라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공부해. 대학은 졸업해야지!"

 

이런 말을 들은 자녀는 사회와 부모가 원하는 길로 힘없이 자신의 방향을 바꿀 것이다. 하지만 카프의 어머니는 아들의 강점이 무엇인지만 관찰했다. 학교와 사회의 틀에 아들을 끼워 맞추기보다는 자유롭게 고유한 재능을 키울 수 있는 진짜 교육을 시키고 싶었다.

 

컴퓨터에 마음을 뺏겨 밤을 새는 아들을 지켜봤어요. 카프가 자신의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것은 다름 아닌 컴퓨터였습니다.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것이었죠.

 

카프는 그날로 학교를 그만두었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제안이 너무 뜻밖이라 카프 자신도 믿을 수 없었다. 컴퓨터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자퇴를 생각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남다른 교육방식 덕분에 아무 제약 없이 오롯이 자기가 좋아하는 컴퓨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때 그의 나이 열다섯이었다.

 

카프는 자퇴 후 3년간의 홈스쿨링을 통해 몇 명의 선생님과 함께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에만 매진했다. 그때 배운 일본어 덕분에 열일곱 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인공지능 로봇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서 실력을 다질 수 있었고, 이때부터 사업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카프는 몇 달간 경험을 쌓은 후 뉴욕으로 돌아와 스타트업 회사였던 어번베이비에서 수석프로그래머로 일한다. 이곳에서 일하게 된 계기 역시 카프의 뛰어난 실력 덕분이었다. 당시 어번베이비는 기술적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마감까지는 겨우 48시간만이 남아 있었지만 해결 방안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카프의 지인이 카프를 이 회사의 경영자에게 소개했고, 그는 4시간도 안 되어 문제를 해결했다. 덕분에 그는 열일곱살이라는 나이에 수석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었다.

 

이후 어번베이비가 씨넷에 매각되면서 자신의 수중에 수십만 달러가 들어오자 카프는 드디어 기다리던 도전을 시작한다. 친구들이 대학에 들어갈 나이에 컨설팅 회사이자 자신의 첫 회사인 데이비드빌을 창업했고, 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나온 아이디어로 투자를 받아 텀블러를 창업하기에 이른다. 직원은 단 한 명, 사무실은 어머니의 아파트였다. 카프의 어머니는 아들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아파트를 뛰어다니며 이렇게 외쳤다고 회상한다. "엄마, 이런 게 있어요! 이런 게 있어요!"

 

매혹적인 디자인과 편리한 사용성 등 젊은 세대가 원하는 기능을 갖춘 덕분에 텀블러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7만 5000명의 사용자를 끌어들이며 대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총 1억 25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2011년에 버진 그룹의 회장 리처드 브랜슨등 여러 곳으로부터 8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젊지만 탄탄하게 다져진 실전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21세에 카프가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 회사는 5년 만에 26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미국 IT 업계의 선두회사로 눈부시게 도약했다. 이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오로지 한 분야에만 매달린,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 분야에만 매진할 자유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구글 부사장에서 야후 최고 경영자로 전격 발탁된 뒤 텀블러에 끊임없이 구애했던 마리사 메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카프는 이 세대의 전설이 될 거예요.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을 바꾼 기업가로서 말이죠.

 

'창의성'이라는 선물

 

저커버그가 '공유'라는 가치를 우리에게 선물했다면 카프는 '창의성'이라는 선물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유튜브에는 동영상만 올리고, 플리커에는 사진만, 트위터에는 140자 이내의 글자만 올려야 한다는 규제가 답답했다. 우리가 무심코 당연히 여겼던 규칙을 그는 '억제'라는 문제점으로 인식한 것이다. 창의성은 문제를 인식하는 능력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배울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이런 사이트들이 소통, 공유방식을 바꾸어놓긴 했지만 강요와 규제로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창의성을 놓쳤다고 말한다. 학교가 강요와 규제로 일관된 틀에 학생들을 집어넣으면서 창의성을 빼앗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카프는 사용자들이 웹에서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표현하게끔 만들고 싶었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개발된 텀블러였기에 창의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특히 자기를 표현하기 좋아하는 십대들의 텀블러 이용자 수는 페이스북을 넘어섰다.

 

그가 얼마나 창의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집착했는지는 과거 텀블러 창업 시절 카프가 뽑았던 첫 직원이자 유일한 직원이었고, 지금은 인스타페이퍼 창업자가 된 마코 아먼트에게서 들을 수 있다. 그는 카프가 오직 텀블러 개발에만 집중한 워커홀릭이었으며, 초창기에 '투자를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걱정스럽게 말이라도 꺼내면 '제품에 집중하면 돈은 당연히 따라온다'며 일축했다고 회고한다. 동시에 그는 "나는 카프처럼 제품 지향적으로 뛰어난 사람을 딱 한 사람 봤는데, 바로 스티브 잡스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카프는 팔로어 숫자를 공개하는 트위터에 대해 "팔로어가 몇 명인지, 몇 개의 글을 올렸는지 공개하는 트위터는 단순히 숫자로 사용자 가치를 평가한다." 라며 일침을 가했다. 인기와 영향력을 얻기 위해 사용자들은 양질의 것보다 자극적이고 가벼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마치 잡스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에는 문화가 깃들어 있지 않다."고 비난한 것처럼, 성공 그 자체보다는 사용자 가치를 우선시하는 카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학교 안에 꿈을 묶어두지 마라

 

한국고용정보원이 2014년 1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00인 이상 기업의 신입사원 평균 연령은 남성은 33.2세, 여성은 28.6세라고 한다. 정규직을 얻기 힘들다 보니 스펙 쌓기 등 취업준비로 졸업을 미루거나, 기존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몇 군데를 거쳐 직원 100인 이상의 기업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취업을 위해 대체 무엇을 33년간이나 배우고 있는 걸까?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초,중,고에서 똑같은 과목을 배우고, 대학에서는 모두가 원하는 회사를 가기 위해 다시 똑같은 취업준비에 매진해온 우리를 보자. 일일곱에 사회로 뛰어들고 스물한 살에 창업해, 불과 스물여섯 살에 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든 소셜미디어로 억만장자가 된 카프와 비교해보면 너무나 한심한 상황이 아닌가?

 

심리학자 엔더스 에릭슨은 무슨 일이든 10년을 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10년의 법칙'을 주장했다. 카프는 열한 살때 재능을 발견했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키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부모 덕분에 10년 후인 스물한 살에 과감히 창업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부모가 자녀를 일찍 성공시키기 위해 학교를 자퇴시키고 사회에 내보내야 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다만 아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해주는 방법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만큼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프는 자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첫째,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명확했고 둘째, 학교에서는 그것을 배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아이에게 재능이 있는데 학교가 그것을 채워줄 수 없는 환경이라면 부모는 지혜와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의 잠재력과 재능은 뒷전인 채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과목은 다 배우고 잘해야 한다거나, 대학은 꼭 나와야 한다는 등의 고정관념에만 매달려 있다. 부모의 맹목적 믿음에 사로잡힌 아이들은 꿈에 대해 고민하기는커녕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도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학원으로 몰아갈 뿐 아니라 밤늦게까지 원하지도 않는 수업을 들어야 하는 로봇으로 만들고 있다. 깨어있는 부모가 도와준다면 자녀는 자신만의 고유한 색으로 더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하워드 가드너도 "누가 비범한가? 라는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어디에 비범성이 있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카프의 성공 스토리는 아이가 원하는 것이 학교 밖에 있음에도 교실속에 아이의 꿈을 묶어 두고 있을 많은 부모에게 질문을 던진다. 1등 하는 아이만 비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가장 소중한 당신 아이의 비범성은 어디에 있는가?

 

학력파괴자들_ 정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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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신 2016. 5. 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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