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가 답이다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았다면 우리는 애착이 잘 되어 큰 어려움 없이 컸을 것이다. 애착은 인생의 첫 단계를 수월하게 넘기도록 도와주는 부모의 큰 유산이다. 이 유산 덕분에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이 펼쳐질 참이었다. 부모라면 애착의 결정적 시기인 아이의 어린 시절을 목숨같이 사수하며 사랑을 퍼부어주어야 한다. 온종일 옆에서 지켜주지는 못하더라도, 하루 일정한 시간은 부모 중 한 사람이 반드시 같이 있어주면서 이 유산을 남겨주어야 한다. 이 유산은 돈과 달리 죽기 전에 한꺼번에 주는 것이 아니라 매일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는 매우 힘든 시간이지만 이 시기에 부모로부터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아이가 평생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알게 된다면, 그 아이의 절절한 눈물을 딱 한 번만이라도 진심으로 보게 된다면, 왜 목숨같이 지켜야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것이다.

아영 씨와 4장에 나왔던 선경 씨는 둘 다 힘들게 살아왔다. 하지만 오랜 기간 심리상담을 받고 우울증 약도 먹으며 급기야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겪을 정도로 훨씬 고통스러웠던 아영 씨와 달리, 선경 씨가 그래도 꿋꿋하게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엄마에게서 받은 유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혜와 사랑이 가득한 어머니 덕분에 이 자산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날마다 불어나고 있었다. 선경 씨는 이미 마음만은 부자였기 때문에 이후 삶이 팍팍해졌어도 나름 늠름하게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안타깝게 유산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아영 씨가 그랬듯이 감사로 자수성가하면 된다. '마음의 자수성가'라는 것은 더 많이 사랑하고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주는 방법을 모른다면, 일단 감사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감사에서 출발하면 긍정 감정의 최고봉인 사랑에도 넉넉히 다다를 수 있다. 하다못해 전두엽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으라' 혹은 '사랑에 대해 생각하라'는 명령이라도 내려보라.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전두엽은 반드시 그 방법을 찾아낸다. 선경 씨 남편이 비록 사랑이라는 단어가 낯설더라도, 아내가 처음 울었을 때 '이건 뭐지? 내가 모르는 감정인데? 어쨌든 이 사람은 사랑을 달라는 것이구나' 하며, 알 듯 모를 듯 확신은 없지만 '전두엽! 어떻게 해봐!' 하고 명령만 내렸어도 최소한 가족에게만큼은 그럴 가치가 있었다. 선경 씨 남편이 그렇게 했다면, 자신의 것을 내놓지 않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결핍된 사랑'을 아내와 함께 묵직하게 채울 수 있었으리라. 그의 아내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산도 있었고 마음도 있었다.

부모가 내게 옥시토신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면, 스스로를 사랑하며 가득 채우라. 감사를 하면 자신이 멋지고 사랑스러우며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매일 부모의 눈치를 보며 사느라 엔도르핀이 부족하게 되었다면, 즐거운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가득 채우라. 아이도 할 수 있지만 어른이라면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스스로 하는 것이 불편하고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내 어른만의 달콤한 자유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어릴 때는 엄마의 사랑을 받는 대신 이쪽에서도 주는 것이 있어야 했다. 먹기 싫은 콩, 당근, 호박 등을 먹어야 했다. 어른이라면, 콩이 먹기 싫으면 집에 들이지도 말고 당근이 싫으면 산책길에 만나는 토끼에게 주고 호박이 지겨우면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난타 공연을 하면 된다. 다 내 마음대로이다. 나만의 맞춤형 옥시토신과 엔도르핀을 제조할 수 있다.

3장에 나왔던 정우 씨는 아버지와 등산을 다니면서 그토록 원했던 부모의 옥시토신을 만끽했다. 등산을 하면서 아들의 얼굴이 밝아지자 아버지가 매주 산에 데리고 다녔기 때문이다. 사실 정우 씨의 사례는 매우 특별하다.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던 당사자가 20년이나 지난 시점에 "미안했다, 다시 잘 해보자"며 즐거운 일을 같이 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그럼에도 정우 씨는 딱 6개월 만에 싫증이 났다. 여자친구가 생겼고, 행글라이더 취미도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껏 얻게 된 옥시토신이 끊어질까 봐 아버지에게 등산을 그만하자는 말을 못한 채 전전긍긍하기만 했다. 마침 아버지가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 '미안한 표정으로' 당분간 등산을 같이 못 갈 것 같다는 말을 했을 때 내심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게 바로 전두엽이 다 자란 사람의 본색이다. 좋게 말하면 단순하지 않고, 나쁘게 말하면 영악하다. 순수하고 선량한 정우 씨가 이 정도라면 일반 사람은 더 할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부모의 관심과 사랑, 충분히 받기만 했다면 지금 모양 요 꼴로 살지 않을 것 같은 그것은, 막상 지금 받으면 '신 포도'일 수도 있다.

주재원으로 나간 청년은 '부모가 자신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것'을 원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서도 안 되거니와 행여 일어난다 해도 싱싱한 청포도가 아니라 그저 시어빠진 포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도 알게 될 것이다. 당연히 받았어야 할 유산을 못 받았다면 미련과 분노가 엄청 클 수밖에 없겠지만, 어른이 되었다면 날아가버린 유산에 집착하고 슬퍼하기보다는 감사로 새로운 부를 쌓는 것이 훨씬 빠르고 품격에도 맞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부모의 냉대나 부재로 다른 아이들보다 100미터 처져서 달리기 시작했더라도, 감사의 운동화를 신는다면 이제 다시 똑같은 선에 나란히 설 수 있다. 아니, 인생의 시작 단계에서 받았던 복에 취해 감사의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하는 그들을 반환점을 돌면서 치고 나갈 것이다. 부모로부터 애착이라는 예쁜 왕관을 받아썼던 그들의 우아함을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스스로 머리에 얹게 되는 월계관은 비장할 정도로 아름답다. 고통스러운 일이 많았을수록 월계관은 더 눈부시다. 고통이 심했을수록 밥 한 숟가락 먹을 힘만 있어도 감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에 상담을 시작한 30대 후반의 두 여성이 있었다. 둘 다 남자친구로부터 실연 당한 후 자살을 시도했다. 여기서는 김 양, 이 양으로 부르기도 하겠다. 김 양은 수면제를 바로 게워 다행히 큰 문제가 남지 않았지만, 이 양은 중환자실에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후유증이 컸다. 김 양은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에 가게 되면서 명문대를 나와 교수와 변호사로 있는 형제들에 비해 열등감을 크게 느꼈다. 운 좋게도 수도권 종합병원의 물리치료사로 취직을 하고 10년 넘게 장기 근속을 하면서 팀장급의 위치가 되어 어느새 연봉이 4500만 원이 넘어 있었지만, 늘 자신의 모습에 불만족스러워하며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가고 싶어 했고, 여의치 않게 되자 치과대학원 준비를 했다. 부모가 사준 아파트에서 부족함 없이 살고 있었음에도 그녀는 자신의 직장을 부끄러워하며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늘 짜증만 냈다.

반면 이 양은 부모와 형제들로부터 항상 바보천치라는 말을 들으며 집에서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했고, 사회에서 처음 만난 남자로부터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사기를 당해 남자가 사용한 카드빚까지 갚아야 하자, 가족들은 아예 그녀를 정신병자 취급을 했다. 그녀는 자살 시도로 장기가 심하게 손상되어 밥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였지만 집에서는 "넌 더 이상 우리 가족이 아니다"라며 구타하고 쫓아냈기 때문에 모든 생활을 스스로 해야 했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 싸구려 월세방을 전전했고, 겨우 인쇄소에 취직했지만 실수할 때마다 월급에서 몇만 원씩 차감하는 악덕 사장으로 인해 빚이 점점 늘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상담 첫날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말했을 때 나는 두 사람에게 똑같이 말했다.

"맞습니다. 우울하시네요. 그런데 더 근본적인 병은,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모르고 다른 사람의 말만 귀담아들으며 인생을 망치려 했다는 거예요. 아주 중증의 병이죠."

이 말을 들었을 때 후회와 희망이 섞이 폭풍 같은 눈물을 흘린 사람은 이 양이었다. 그녀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자신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아무도 그것을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감사 테라피를 시작한 후 몇 주가 지났을 때 모처럼 밥이 식도로 넘어갔다면서 "말할 수 없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밥을 삼킬 수 있으니 앞으로는 기운을 내서 제대로 일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면 실수도 줄어서 월급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좋아했다. 그야말로 '밥 한 숟가락 먹을 힘'을 감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양이 감사하기 시작하자, 그토록 그녀에게 냉정한 듯이 보였던 운명이 그녀의 편으로 돌아섰다. 가장 먼저 일어난 변화는 직장에서였다. 그녀가 실수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주 능숙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도 월급을 더 많이 주는 곳으로 옮기지 않자, 사장은 그동안 뗐던 돈을 내놓으면서 일을 그만둘 때 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실은 선한 사장님 곁에 있었음을 알게 된 그날, 그녀는 또 한 번 크게 울었다. 그렇게 그녀는 일어나서 지금은 빚을 차곡차곡 갚아 나가고 있고 주말에는 햇빛이 잘 드는 방에서 느지막이 일어나 영화를 보러 간다. 요새 그녀의 유일한 고민은, 그녀가 버는 돈을 받아내려는 가족들을 어떻게 대할지에 관한 것이다.

반면 이 양에 비해 객관적으로 몇 배나 더 멋진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김 양은 아직도 감사를 어렵게 생각하면서 여전히 지지부진하게 살고 있기에, 앞으로도 과연 행복을 느낄 날이 올지 불확실하다. 그녀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조차도 한결같이 그녀의 편이었던 운명이 그녀로부터 감사의 말 한 마디 듣지 못해도 계속 그녀의 편을 들어줄지 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이 양은 많이 배우지 못해서, 직업이 변변치 못해서, 돈이 없어서,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자신은 결코 행복해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삶의 비밀을 하나 알게 된 것 같다고, 이것을 알기 위해 그렇게 힘들게 살아왔는가 보다, 라고 말하며 햇살같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감사는 고통을 심하게 겪은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행복의 방법이다. 영성가들 사이에 회자되는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는 것이 있다. 신과 조우하기 전에 반드시 통과해야 할 고통의 시간을 의미한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는 단순한 고통의 시간이 아니라 신을 부정하기까지 하는 극단적인 좌절의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겪었다는, 신앙심이 투철했던 한 산악인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그는 등반을 했다가 심한 눈보라로 인해 3일 내내 산에 갇혔다. 우리가 그 사람이라면 그 밤들을 어떻게 보낼 것 같은가. '설마' '혹시나' 하며 3일까지 버텨냈는데도 실낱같은 희망조차 사라질 때, 신이 있다면 왜 나를 구하러 오지 않으며, 정말로 신이 있다면 처음부터 나를 이곳에 보내지 말았어야 하는게 아니냐며 울부짖고 분노하며 절망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적같이 구조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삶이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끼며 감사하게 된다고 한다. 예전과 똑같은 상황인데도 마음이 달라진 것이다. 이들은 모두 '고통이 축복'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확실히, 고통을 겪으면 감사하기가 참 쉽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감사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행복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 굳이 고통이 축복임을 경험해보기를 바라지 않는다. 고통은 이겨내기만 하면 분명 당신을 성장시키겠지만, 나는 당신이 다른 방법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감사로 말이다.

깜깜한 밤에 길을 잃으면 우리는 습관적으로 하늘에서 북두칠성을 찾곤 한다. 우리 마음속에도 감사라는 북두칠성이 있다. 마음의 북두칠성을 바라보는 한 인생에서 길을 잃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인생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이것저것 다 해봐도 변화가 없다면, 지금 감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라. 그러면 선명하게 길이 보일 것이다. 우리가 진심으로 밥 한술 먹을 수 있음을 감사한다면 삶에서 무엇이 아쉽겠는가. 삶에서 아쉬움이 없다면 지금 내 옆에서 반짝이고 있는 행복을 보지 못할 수가 없다. 그러면 반드시 드레스를 입고 왕궁에 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려도 행복의 마법에서 깨지 않을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당신은 참으로 아름답다. 계속 꿈을 좇아 열심히 노력하자.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것은 행복의 비결 중 하나이다. 하지만 여기, 훨씬 쉽고 빠르게 행복해지는 방법이 있다. 미래에 행복해지려 하지 말고 감사함으로 오늘 먼저 행복해지는 것이다. 오늘 당장 행복감을 느낀다면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룰 때 행복은 '따블' '따따블'이 된다. 설령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해도 이미 나는 행복하기에 감정적으로 힘들 일이 전혀 없다. 결과가 안 좋다고 해서 내가 멋진 사람이라는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며, 그저 다시 도전하거나 다른 길을 찾아 행복의 색깔만 바꾸면 될 뿐이다.

당신은 지금 어느 집 앞에 서 있다. 아쉽게도 당신이 꿈꿔왔던 집이 아니다. 당신이 갖고자 했던 휘황찬란한 집은 그 옆에 다른 사람의 소유로 있다. 눈물이 나려 한다.

"왜 내 인생은 이것밖에 안 되지?"

눈물을 감추려고 뒤도는 순간 황금빛으로 넘실대는,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가을 들판이 펼쳐져 있다. 모든 사람이 바라는 행복이 내 앞에 보이지 않아 실의에 잠겨 있었을 때도 내 등 뒤에서는 다른 빛깔의, 그리고 더 큰 행복이 한없이 정겹게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광경에 가슴이 먹먹해져 다시 뒤돌아보니, 그토록 부끄러워했던 내 집은 황금 들판에 아주 잘 어울려 100년, 200년 물려주어도 될 만큼 기품이 있고, 그토록 부러워했던 화려한 집은 혼자만 튀어 오래갈 것 같지가 않다.

'왜 이걸 몰랐지?'

우리가 하나의 행복에만 집착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신은 보다 높은 차원에서 더 고귀하고 단단한 행복을 준비해놓으셨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눈시울이 뜨거워져 울어도 모자랄 판이지만 좋은 날이니 웃도록 하자. 이쪽을 봐도 저쪽을 봐도, 앞으로 나아가도 뒤돌아가도 온통 감사할 것 천지이니 이제 우리는 감사의 들녘에서 신명나게 놀 일만 남았다. 덩덩덩더쿵! 덩덩덩더쿵! 신나게 어깨춤을 추며 머금는 그 싱그럽고 담대한 미소를 이제 당신에게서도 볼 생각에 정말 마음이 설렌다.

자, 마지막 초대장을 드리겠다. 열어보니 금빛 테두리를 두른 거울이 들어 있다. 거울을 들여다보니 반짝이는 내 눈이 보인다. 이어서 글이 뜬다.

오늘부터는 당신이 답이다.

골든 땡큐를 이루셨음을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너무도 멋진 그대.

오늘도, 골든 땡큐_ 이현수 박사

by 미스터신 2017. 2. 10. 16:55

인생 솔루션 각본

보물지도인 전두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마음의 보물은 무엇인가? 만약 보물이 돈, 명예, 성공이라면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 빠를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보물은 '마음의 평화'이기 때문이다.

고통 속에 있어본 사람이라면 왜 마음의 평화가 가장 귀중한 보물인지 대번에 알 것이다. 고통 속에서 단 1분이라도 평화를 맛본 사람은 그 평화를 세상의 어떤 것과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 부자가 물질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므로 섣불리 실망하지는 말자. 마음의 평화를 먼저 가져야 재물도 더 오래가고 더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이 돈을 번다 치자. 당연히 잘 벌 수밖에 없다. 마음 관리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된다면 그 에너지는 온전히 전두엽으로 보내져, 돈이 어디에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 생활을 어떻게 정리하고 무엇을 참아야 하는지, 사고뇌가 척척 돌아가 원하는 것을 수월하게 이루어낼 수 있다.

다만 마음의 평화를 맛본 사람은 돈과 성공을 얻지 못했다 해도 미련이 거의 없다. 지구에서 큰 부자로 산다는 것은 많은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므로,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기 힘들다. 마음 부자가 내면의 평화를 포기하고 물질 부자가 되겠다는 선택을 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마음이 먼저 부자이면, 재물이 있으면 기분 좋게 잘 관리해볼 것이고 없으면 재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알차게 시간을 보낼 것이다. 마음이 먼저 부자이면, 미인이 아닌 내게 반한 남자를 '눈 한번 높네'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만나볼 것이고, 그런 남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면 연예인이 될 것도 아닌데 몸매 관리한다고 맛있는 빵앞에서 손을 억지로 잡아당길 필요 없이 즐겁게 먹으면서 나의 다른 매력거리를 찾는 데 몰두할 것이다. 마음이 먼저 부자이면, 결혼을 하면 가정을 천국으로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고 결혼을 하지 않으면 인간의 지고의 가치인 자유를 만끽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 것이다.

마음이 부자이면 한마디로, 손해 볼 일이 전혀 없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이 말은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면서 되는대로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래도 즐거움이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저래도 또 다른 즐거움이 있어서 열정적으로 산다는 뜻이다. 어디를 가든 의미를 찾을 수 있고 누구를 만나든 기분 좋게 있다가 올 수 있다.

미혼 여성들 중 놓쳐버린 남자로 인해 우울해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 마음을 먼저 부자로 만들면 우울할 일이 없다. 신이 다 뜻이 있어서 헤어지게 한 거라며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한다. 반대로, 어찌하다 보니 다른 여자들이 별로 탐내지 않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면 지금부터는 그들이 부러워하게끔 깨가 쏟아지게 사는 것이 이 길로 들어선 내가 즐겁게 해볼 일이다. 남들에게 사이 좋은 가족이라는 것을 인위적으로 보이기 위해 아이와 남편을 휘어잡는 것이 아닌, 가족이 정말 즐겁게 사는 삶을 만드는 것이다. 누가? 바로 당신이 말이다.

마음이 부자이면,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잘생긴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범접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이런 매력을 가진 사람은 주변에서 함부로 대하기 힘들다. 매력의 비밀이 내적인 당당함이기 때문이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으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기 위해 안달하지 않아도 되니 비굴해질 일이 없다. 이런 매력은 사실 누구나 가지고 있다. 다만 앞에서 봤던 성장기 시절의 편협된 솔루션 각본에 사로잡혀 그 매력을 잠시 상실했을 뿐이다. 특히 부모의 잘못된 양육으로 인해 생긴 마음의 상처는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을 키워 자신의 매력을 회복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해결 방법이 있다. 전두엽을 잘 쓰면 된다. 전두엽은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가? 이미 당신이 갖고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보물이 내 생각과 일치하고 전두엽을 잘 쓰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했다면, 보물을 찾을 준비는 끝났다. 이제 전두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차례이다.

오늘도, 골든 땡큐_ 이현수 박사

by 미스터신 2017. 2. 3. 14:48

사랑하는 내 청춘도반 여러분, 축 처진 어깨를 볼 때마다, 힘없는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저려옵니다.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몸과 마음이 힘들진 않았나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즐기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아니, 지금을 즐겨도 된다고 아무도 허락해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공부에 집중할 테니 네가 진짜로 살고 싶은 삶은 잠시 보류해두라고, 욕망하지 말라고, 세상의 속도에 집중하라고, 그렇게만 이야기한 것 같아요. 연애를 하고 싶어도, 음악이나 춤을 배우고 싶어도,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지금은 '공부에 집중할 때'라고 만류한 것 같아요. 대학 가서 마음껏 누리라고 해서 10대를 숨 막히는 도서관과 학원에서 보내고 어렵게 대학에 와보니, 어땠나요? 이젠 취업 준비다, 고시 공부다, 각종 자격증 공부다, 또다시 내 욕망을 잠시 미뤄둬야 할 이유들로 가득하지 않았나요?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 정답인 양 익숙해져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결과만 좋으면 괜찮다는 생각에 지금은 그냥 버티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살다 보면 느낄 때가 옵니다. 과연 지금 내가 당연하게 참고 있는 현재의 불온전한 느낌이 미래에 올지도 모를 꿈의 성취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요. 그리고 막상 일을 이루고 나서도 그 일이 내가 꾸었던 꿈이 아닌 우리 부모님이, 아니면 우리 사회가 획일적으로 세워둔 성공의 잣대로 '이걸 해야 해, 이게 성공이야.'라고 강요해 끌려온 꿈은 아니었던가, 하는 불안함이요.

 

운이 좋아서 원하는 회사에 취직이 됐다 해도 막상 들어가 보면 나는 저 아래 말단 '을'이나 '병'일 뿐이고, 내 의견이나 생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직장 선배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처음 배우는 일들이니까 잘 못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리고 못하면 선배가 좀 천천히 가르쳐주면 좋은데, 귀찮다는 식의 표정 때문에 능력 없는 스스로를 책망하고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이곳에서 내 인생을 바쳐 일해야 하나 잘 모르겠기도 하고, 아니면 단지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기 위해 이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는, 그런 '멘붕상태'가 찾아올 수도 있지요.

 

사실은 저도 그랬어요. 좋은 대학 가면 가족이나 친척들로부터, 아니 이 사회로부터 인정받을 것 같았고, 또 인정받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그걸 만회라도 해볼 요량으로 남보다 더욱 노력했고, 크게 공부에 소질이 없는데도 대학원 공부까지 했던 것 같아요. 물론 돌이켜봤을 때, 그 생활이 불행하지도 않았고 후회스럽지도 않지만, 결국 제가 박사학위라는 경험을 통해 무엇을 얻었느냐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면 정말로 솔직히 말해 '교수의 삶이 이런 거였구나.'를  깨닫는 정도였어요. '분석하는 학문적 공부로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알아낸 정도입니다. 그래서 학문에 대한 집착이 떨어져 나간 것 정도가 최고의 소득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저에게 묻곤 합니다. 어떻게 스님이 될 용기를 냈느냐고요. 그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타인의 시선'을 그만 좀 의식하고 '내 삶'을 살자는 생각으로 선택했던 것 같아요.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잣대에 맞춰서 평생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걱정하며 죽을 때까지 헐떡이며 살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왜 태어났는지,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마음의 본성을 제대로 보고 스스로 깨닫고 싶었어요. 그래요, 어떻게 보면 좀 이기적일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용기 있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 번쯤은, 내 평생 단 한순간쯤은 그래도 내가 진정한 '갑'인 인생을 살아봐야 하잖아요. 그리고 내 가슴 한곳에서는 솔직히 미치도록 그렇게 살고 싶잖아요? 원이 없는 삶, 후회가 남지 않는 삶, 한 번쯤은 그런 인생을 꿈꾸잖아요? 내 선택을 남들이 봤을 때 '바보 같은 짓'이라고 손가락질한다 해도 내가 바라는 삶을 한 번쯤은 살아보는 것이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니까요. 그래야 내가 내 삶을 사랑했다고 세상에 대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니까요.

 

사랑하는 내 청춘도반 여러분. 내 스스로가 원하는 삶, 살아도 괜찮습니다. 부모님이 원하는 삶, 이 사회가 전망 좋다고 인정하는 삶이 아닌, 내가 정말로 살고 싶은 삶, 내 스스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삶, 그 삶을 살아도 괜찮아요. 주변에서 안 된다고 뜯어말려도 그들이 내 인생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잔아요? 용기가 부족한 심약한 내 마음이 '정말 그래도 돼?'라고 물어보면, 그래도 된다고 웃어주세요. 남들이 가지 않았거나 아니면 잘 모르는 길을 가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가지 말라고 말리는 법입니다. 단지 내 선택에 따른 책임도 온전히 내가 다 감당하겠다, 라는 명확한 마음가짐만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말고 내 가슴이 하는 말을 따르세요.

 

부디 한순간만이라도 주변 사람들의 기대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종 같은 인생이 아닌, 내 삶의 운전대를 내가 쥐고 가는, 주인으로 사는 용기를 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파이팅!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_ 혜민스님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9. 5. 14:48

그의 걱정은 다름 아닌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진다는 것이었다. 예전부터 이런 불안증세가 있어 몸과 마음이 지쳐 갔는데 최근에는 더 심해진 모양이었다. 부인인 제인은 이러다 남편 몸이 크게 상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컴퓨터 앞에서 매일 밤 12시가 넘도록 일만 하고, 잠도 깊이 들지 못하고, 항상 바쁘다는 것이다. 물론 열심히 일한 덕분에 학계에서도 인정받고, 교수 승진도 누구보다 빨랐지만 일을 멈출 수가 없을뿐더러, 일이 없으면 계속해서 마음이 불안하다고 했다.

 

밤이 되니 제법 서늘해졌다. 모기를 피해 집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 친구는 조용한 첼로 음악을 틀고는 자신은 차 대신 와인을 한잔하겠다며 잔을 채웠다. 오래전 친구는 내게 자신의 유년 시절이 참으로 힘겨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회적으로 봤을 땐 성공했지만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 안에서 화와 짜증으로 푸는 아버지 때문에 항상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특히 술을 마실 때면 아버지는 이상한 사람으로 돌변했고, 가끔씩 손찌검까지 하셨다 했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피해 집을 떠나 있곤 했고,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친구는 장남으로서 여러 동생을 돌봐야 했다. 아버지가 언제 또 폭발할지 몰라 늘 전전긍긍하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시간이었다.

 

친구의 어린 시절 상황을 다시 떠올리고 보니 친구의 일중독 현상과 불안증세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조금은 짐작이 되었다. 조금이라도 친구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일중독이 되는 원인 중 하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내 존재 자체를 사랑해준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뭔가를 잘했을 때만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받는다고 느끼며 자랐던 데 있는 것 같아. 자식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칭찬에 아주 인색했던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경우에는 특히 더 그런 것 같아. 더군다나 아버지의 주사와 폭력으로 인해 어린 네 마음은 항상 불안했을 것이고, 너를 보호해야 할 엄마마저 집에 없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니. 아마도 아버지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린 네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아버지가 원하는 바를 잘 들어주는 일이었을 거야. 그렇게 자라 성년이 된 지금은 아버지 대신 세상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들어주고 있지 않으면 왠지 마음이 불안하고 내 존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수 있을 거야."

 

친구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느끼는 불안함의 근원을 찾아보려는 듯했다.

 

"그런데 너는 이미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랑받을 만한 거야. 세상이 너에게 요구하는 것을 잘했을 때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이미 그전부터 너는 소중한 존재야. 아직도 불안에 떨고 있는 네 안의 내면 아이에게 따뜻한 눈빛을 보내주고 그 아이를 사랑해줘. 엄마도 없이 동생들을 위해 혼자 아버지의 화를 감당해내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니?"

 

대화를 나누다 보니 친구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친구는 눈물로 가득한 눈을 한참 동안 감고 있다 차분히 말했다.

 

"그렇구나.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랑받지 못한 꼬마아이가 내 안에 있었구나. 그 아이는 어른인 나에게 자기를 버려둔 채 일만 하지 말고 자기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아. 그동안 나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만 봤지 내 안에서 떨고 있는 내면 아이에게는 너무도 무심했구나."

 

며칠 후 그 집을 떠나면서 친구를 위해 작은 메모를 남겨놓았다.

 

"넌 내가 대학원에 다닐 때 여러 번의 힘든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준 큰형 같은 존재야. 너의 따뜻한 마음을 생각할 때마다 얼마나 의지가 되고 고마웠는지 몰라. 그러니 제발 꼭 기억해줘. 네가 큰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나에겐 너의 존재만으로도 이미 충분해."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_ 혜민스님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9. 3. 09:49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라 할지라도 자식마다 다른 품성과 그릇으로 존재한다. 부모는 이 중요한 사실을 알면서도 욕심 때문에 은근히 비교하면서 아이를 멍들게 한다. 비교라는 방법으로는 부모가 바라는 방향으로 바뀌기 힘들다.

 

우리는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가시적, 묵시적 경쟁은 두말할 것도 없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기 아이가 남의 아이보다 뒤떨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심지어는 한 가정 내에서도 형제자매끼리 비교하면서 좀 떨어지는 아이를 서슴없이 질책한다.

 

"너는 왜 언니처럼 못하니." "네 동생의 반이라도 닮아봐라." "형이 돼서 만날 그 모양이냐." 등등의 말로 어린 싹을 싹둑 잘라버린다. 자녀가 많지 않은 요즘에는 '엄친아' '엄친딸'과 비교하며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 아이가 받을 상처는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질책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비교를 당하는 아이가 부모의 말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 더 노력하길 기대할테지만 그것은 아이의 마음에 상처만 남길 뿐이다.

 

그런 아이 중에는 자기의 잘못을 반성하고 스스로 분발하고 노력하기보다 마음속 상처에 매몰되어 걷잡을 수 없는 타락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부모의 말처럼 언니나 형보다, 또는 다른 형제만큼이라도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부모의 잦은 비교는 이내 아이를 지치게 하고 자존심을 잃고 좌절하게 한다. 결국에는 부모로부터 부여받았던 자기 존재의 가치를 상실하고 무기력한 아이가 되기도 한다. 그때 아이를 치료해서 원상태로 돌리기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부모는 비교하면서 채찍질하던 그때보다 더 큰 상실감을 안고 아이를 바라보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아이는 일어설 수 없는 좌절의 늪을 헤매게 되는 것이다.

 

비교하는 것은 인간의 개별적인 특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다.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라 할지라도 자식마다 다른 품성과 그릇으로 존재한다. 전 세계 어디에도 나와 같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저마다의 가치를 가지고 하늘로 돌아가는 날까지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를 다할 뿐이다.

 

부모는 이 중요한 사실을 알면서도 욕심 때문에 은근히 비교하면서 아이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아이는 격려와 칭찬을 받을 때는 더 잘하려고 애쓰고 자신감을 얻지만 비난이나 비교당하는 말을 들었을 때는 쉽게 포기해버리고 더이상 노력하지 않는다. 비교를 하더라도 열등한 아이에게 '너는 다른 사람보다 이런 것을 잘 하니까 열심히 하면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와 같이 우등한 비교를 한다면 우리가 말하는 소위 문제아의 절반은 줄어들 것이다. 열등한 비교를 해서 아이가 바뀐다 하더라도 좋은 방향보다는 거칠고 나쁜 방향으로 바뀌게 될 뿐 부모가 바라는 방향으로 바뀌기는 힘들다.

 

실제로 부모의 비교 때문에 인생을 완전히 망쳐버린 아이도 있었다. 매춘과의 전쟁 선포로 유명했던 한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객원교수 김강자 씨가 종암경찰서장 시절에 만난 S양은 아버지가 개업의이고, 어머니는 유치원을 경영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 S양과 나이 터울이 많이 나는 언니와 오빠는 일류대를 다녔는데 S양은 어릴 때부터 줄곧 똑똑한 언니, 오빠와 비교당하며 자라왔다.

 

S양은 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받은 성적 때문에 본격적으로 빗나가기 시작했다. 그 성적을 보고 아버지는 "어쩌다가 우리 집에 너 같은 아이가 생겼냐? 네 언니, 오빠만큼만 해라. 그럼 내가 업고 다니겠다." 라는 말을 했고 S양은 그 말에 충격을 받아 방황하기 시작했다. 무작정 집을 나와 길거리에서 아이들을 만나 어슬렁거리기 시작했고, 그 중의 한 남자아이와 성관계를 맺었다. 며칠 후 집으로 돌아간 S양은 예상대로 집 안에 갇혔고, 설상가상 몸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임신의 두려움 때문에 다시 가출해서 그 남자아이를 찾아갔지만 남자아이는 자신이 아기의 아빠라는 증거가 어디 있냐며 발뺌했다.

 

S양은 어떻게 해서든지 부모 모르게 뱃속의 아이를 없애려고 했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유흥 업소를 찾아갔다. 그 업소에서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유흥가 생활을 시작했다. 가족들은 밤마다 늦게 들어오는 S양이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오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춤추고 노래만 하던 S양은 처음 화대를 받고 속칭 2차라는 것을 나간 날 아예 집을 나와버렸다.

 

룸살롱과 단란주점을 전전하던 S양은 경찰의 일제 단속에 걸려 김강자 서장에게 붙들려 왔다. S양은 집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며 매달렸다. 그러나 가족만이 그녀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던 김 서장은 부모에게 연락해 데리고 가도록 했다. 김 서장은 부모가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 생각해 부모에게 모든 사실을 다 말했지만, 딸이 임신중절한 것을 안 아버지가 S양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렸고 S양은 그 길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처음엔 부모도 그저 자극을 주려고 비교를 하기 시작했겠지만 점점 심해지는 비교는 급기야 자극이 아니라 깊은 칼이 되어 딸의 인생을 깊숙이 찌른 꼴이 되어버렸다. 성경에 '스스로 자기를 내세우는 사람 축에 껴들거나 견줄 생각은 하지 말라.' 라는 구절이 있다. 인간이 할 일의 범위는 인간이 정하는 게 아니라 신이 정하는 것이고 우린 그 범위 안에서 행하는 것뿐이라는 의미다.

 

부모가 자꾸 비교하기 시작하면 아이들도 자기들끼리 비교하며 우열을 가리기 시작한다.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이 어리석은 어른들처럼 우열의 잣대로 평가를 내린다는 게 무섭고 슬프게 다가온다.

 

유대인들은 아이에게 남보다 우월하라고 가르치지 않고 남과 다른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비교하는 대신 각자 다른 개성을 인정하고 길을 터주는 부모가 아이를 큰 사람으로 만든다.

 

차이는 증오를 낳는다_ 니체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12. 21. 13:35

 

부모의 권위는 소리침으로써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뢰감을 자녀에게 확실히 심어줄 때 생긴다. 자녀에게 어떤 행동을 하지 말라고 말하기 전에 부모도 그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을 때 아이는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다. 기준이 되는 사람의 서로 다른 말과 행동 가운데 어느 것을 따라 행동할 것인가는 아이에게 너무 난해한 문제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부모의 언행불일치는 곧바로 불신과 저항으로 이어진다.

 

부모의 권위는 소리침으로써 생기는 게 아니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뢰감을 자녀에게 확실히 심어줄 때 생긴다. 말이 많은 부모는 그 말들 중 대부분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꼭 필요한 말 몇 마디로 자녀가 지켜야 할 지침을 제시하고, 부모도 제시한 것에 합당한 행동을 해야 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 중의 하나가 동영상 전쟁이다. 성에 눈을 뜬 아이들은 부모 몰래 또래끼리 포르노 동영상 같은 것을 구해서 보곤 한다. 아이가 늘 어린애인 줄만 알고 있다가 그런 광경을 목격하면 부모는 당황하게 되고 일단은 소리부터 지르고 본다. "공부나 할 일이지, 이런 것은 어른이 되면 다 알게 되는 건데 왜 보고 그래! 다신 보지 마!" 하고선 아이를 무안하게 만든 다음 휙 방으로 사라진다.

 

영화 <아메리칸 파이>를 보면 성적인 호기심이 왕성한 아들에게 아버지가 "너한테 실망했다"라고 말하지 않고 "아빠도 너만 할 때 그랬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런 식으로 대응하면 교육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을 마치 아이들이 큰 죄나 지은 것처럼 대하는 데서 오히려 문제가 생기게 된다.

 

요즈음 아이들은 정신적인 성장보다 육체적인 성장이 훨씬 빠르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대중화 등으로 인해 포르노 영상물을 쉽게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무조건 쉬쉬하면서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성교육도 문제지만 일단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의 부모의 행동 또한 반성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그런 환경을 자녀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녀의 행동이 걱정된다면 부모가 그런 것을 곁에 두지 않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너는 보면 안 돼, 나는 너 몰래 볼 거야.'라는 식의 태도는 몰래 보면 된다는 잘못된 기준을 자녀에게 심어주고 그 일을 계기로 부모가 언행이 불일치하는 사람이라는 불신을 가지게 한다. 그 이후로는 어떤 말과 행동을 해도 자녀는 부모를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않게 된다. 자녀에게 무조건 하지 말라고 말하기 이전에 부모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부모 밑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언행이 불일치하는 행동을 학습하게 되어 규칙과 규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른 사람과의 약속도 잘 지키지 않는 성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점차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잃는다. 그러면서 성취동기가 매우 낮아지고 매사에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태도로 임하거나 비도덕적 양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런 자녀로 키우고 싶지 않다면 아이 앞에서는 말조심하자. 특히 행동은 더 조심해야 한다.

 

언제나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진지하게 그렇게 하고자 할 때에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_ 카알 힐티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12. 21. 13:11

 

뭐든지 완벽하게 잘해야 한다는 과도한 기대를 자녀에게 품지만 그것은 대리만족일 뿐이다. 아이에게 자꾸만 잔소리하고 완벽하기를 강요하지 말라. 자녀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슈퍼맨은 아니다. 부모도 슈퍼맨이 아니다.

 

우리는 평소 '완벽'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인 만큼 완벽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완벽한 인간이 있을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부모가 되면 자녀에게 완벽하기를 강요한다. 뭐든지 완벽하게 잘해야 한다는 과도한 기대를 자녀에게 품지만 그것은 대리만족일 뿐이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이 대신 이루게 하고 싶은데 자신의 시행착오를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자꾸만 잔소리하고 완벽하기를 강요하게 되는 것이다.

 

C양은 자식이 완벽하기를 바라는 부모에게 흡족한 딸이 되기 위해서 자신을 '완벽'이라는 틀에 가두고 무엇이든지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기 시작했다. C양은 중학교 때까지는 1등을 놓치지 않고 무엇이든지 잘하는 아이로 손꼽혔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와 자기보다 더 잘하는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C양은 공부뿐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그 아이보다 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늘 이겨야 한다는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성적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몸도 마음도 쇠약해져 모든 것에 무기력해지고 나서야 C양은 상담실을 찾았다. C양은 부모와 더불어 완벽한 것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면서 건강한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오래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양파'라는 예명의 여고생 가수가 있었다. 수능시험 당일에도 각 방송국의 연예 프로그램 카메라가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그녀는 시험 도중 위경련을 일으켜 병원에 실려갔고 그해 대학에 입학하지 못했다. 항상 1등을 한다는 사실에 이목이 집중되고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자신의 인생은 끝이라는 강박관념이 그녀를 괴롭힌 탓이었다.

 

완벽을 추구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항상 아름답다. 그러나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다 완벽을 기하다 보면 정작 필요한 에너지가 모두 고갈되고 만다. 인간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옥석을 가리는 혜안과 함께 대소의 비중을 가늠할 줄 아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자녀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슈퍼맨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부모도 슈퍼맨이 아니다. 완벽을 지향하는 지나친 간섭과 압력보다는 애정 어린 보살핌이 아이에게 더 효과적이다.

 

아이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게 대하거나 내버려두는 것은 피해야 할 교육법이다_ 루소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12. 21. 12:57

 

자식에게 무관심한 부모는 의외로 많다. 그들은 아이를 낳기만 했지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 과잉보호나 자유방임도 문제지만 아이를 가장 황폐하게 만드는 부모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무관심한 부모다.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자식에게 무관심한 부모는 의외로 많다. 부모가 될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를 얻게 된 사람, 또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사람들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유형이다.

 

그들은 아이를 낳기만 했을 뿐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어 '부모'라고 부르기에도 안타까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먹고 살기에도 바쁜데.' 라는 말로써 자식이 어떻게 자라든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가출을 하건 비행에 가담을 하건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철저히 자녀를 방치한다. 이런 부모에게서 자라는 아이일수록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비행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왜 나를 낳았냐는 말로 반항하고 부모를 원망하면서 영영 나쁜 길로 빠져 버리고 만다.

 

부모의 무관심은 아이의 가슴에 아물지 못할 상처를 내며, 이 상처가 깊을수록 원망도 깊어 아이에게서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기대하기가 어렵게 된다. 자랄수록 상처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커진다면 아이는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서 기생하는 독버섯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L군의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자로 하루하루를 술로 힘들게 버티고 있었다. 음주와 폭언이 가정을 뒤덮고 있었고 그저 부모와 자식이라는 이름에 묶여 한지붕 아래서 같이 살 뿐 '가족'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L군의 삶에 부모는 중요한 존재로 내면화되어 있지 않았다. 삶의 기준이 되고 지도가 되어줄 부모가 없었기에 마음 깊은 곳의 외로움은 분노로 변하고, 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친구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다가 법정에 서게 되었다. L군은 소년부 법정에서 1호 자원보호처분을 받고 전문 상담사에겟 맡겨졌지만, 폭력을 부른 근본적인 문제는 가정에 있었고, 그것을 해결해 줄 부모가 L군에게는 없었다는 게 상담의 큰 한계로 작용했다.

 

과잉보호나 자유방임도 문제지만 아이를 가장 황폐하게 만드는 유형의 부모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무관심한 부모다.

 

사랑에는 사람의 개성 전체를 꽃피우게 하는 힘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다른 것들은 그 일을 할 수 없다_ 투르게네프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12. 21. 12:45

 

이런 부모는 아이를 방목하듯 키우는 것이 아이가 기죽지 않고 크는 비결이라는 왜곡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는 아이의 제멋대로인 성향 때문에 자녀를 통제할 수 없게 되어 자기 발등을 찍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게 된다.

 

지하철을 타면 여기저기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아이가 한두 명은 꼭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런 아이를 그저 사랑스럽게만 보고 있는 엄마가 있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줄도 모르고 아이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걸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한다. 그럴 때 그 엄마의 얼굴이 얼마나 뻔뻔해 보이는지 모른다. 아이 때문에 다른 사람이 겪는 불편을 알 만한데도 모른 척하는 부모가 많다. 혹여 옆 사람이 한마디라도 하면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부모는 아이를 어럽게 낳아서 기르는 사람이거나 부모로서의 자세를 채 갖추지 못한 젊은 부부인 경우가 많다. 자식이 너무 귀여운 나머지 절도 있는 행동의 지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아이가 하는 대로 마냥 내버려둔 채 방목한다. 보다 못한 주위 사람들이 충고라도 하면 '내 아이 내 방식대로 키우니까 상관하지 말라.'는 식으로 대응하거나 '아이니까 그러지.' 라는 식으로 대충 넘기고 만다.

 

이런 부모는 자식을 방목하듯 키우는 것이 아이가 기죽지 않고 크는 비결이라는 왜곡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부모의 방임과 묵과 아래 크는 아이들은 행동에 절제가 없고 예의도 부족하며 남에 대한 배려가 전혀 훈련되지 않았으므로 집안에서도 당연히 제멋대로 행동하게 되어 부모의 권위가 서지 않는다. 이는 물론 전적으로 부모의 탓이다. 나중에는 아이의 제멋대로인 성향 때문에 부모가 자녀를 통제할 수 없게 되어 자신의 발등을 찍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지만 그때 이미 늦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에서나 성인이 되어서도 나보다는 타인이 먼저 다가와야 겨우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먼저 나서서 관계를 열어가는 인격이 형성되지 않았기에 조직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개는 자기밖에 모르는 독불장군으로 지내다가 그나마 형성된 인간관계도 유지하기 어려워 외톨이가 되고 만다.

 

중학교 3학년인 예쁜 여학생이 있었다. 결혼 후 10여 년 동안 아이를 갖기 위해 안간힘을 써 겨우 얻은 귀한 딸이었다. 어렵게 얻은 딸은 5살 때 심장병 수술까지 받았고 항상 몸이 약해 엄마를 걱정시켰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가 아무리 버릇없는 행동을 해도 그것을 바로 잡는 과정에서 야단을 치면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그냥 내버려두었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는 친구를 사귀는 데도 미숙함을 보이고 자기 고집대로만 행동하다가 결국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중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친구 없이 혼자 지내던 딸아이는 점심을 같이 먹을 친구가 없어 운동장을 배회한다고 했다. 이러한 딸이 안타까워 엄마가 딸을 데리고 상담실을 찾아온 것이다.

 

아직 늦지 않은 시기이므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법을 먼저 배운다면 좋아질 가능성은 충분했다. 부모가 미처 세상과 화합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못한 게 잘못이었다.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법이다. 그런 귀하디 귀한 사람들이 모여서 세상을 함께 이루어나간다는 사실을 부모가 먼저 깨닫고 남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녀를 키우는 태도가 필요하다.

 

만일 누군가가 나의 생각과 행동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설명해주고 증명해준다면 나는 기꺼이 내 생각과 행동을 고치리라_ 아우렐리우스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12. 21. 12:33

가족이 아버지의 권위에 눌려 서로 표현하지 못하는 관계가 된다면 남은 건 가족의 해체뿐이다. 독재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의 공격적 성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삶의 기술이라고는 반항밖에 없어 수많은 불행이 찾아온다.

 

독재자로 군림하는 부모는 어머니보다 아버지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전통적인 가부장적 제도 속에서 남자의 권위를 세워주는 풍습을 오랫동안 유지한 까닭이 아닌가 싶다.

 

아버지는 마치 한 왕국의 전제군주처럼 가정을 다스리려고 한다. 아내와 자식 모두 자신에게 순종적이어야 하며, 만약 자신의 말을 어기고 멋대로 행동한다면 그것을 용서할 수 없는 행위로 간주해 무소불위의 독재권력을 휘두른다.

 

이런 가정에서는 서로의 영혼을 보듬어주는 따뜻한 애정 기류가 형성되기 힘들다. 다만 군주의 엄격한 명령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부하의 절대복종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가족은 상하 개념으로 묶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가장 1차적인 사회집단이라고 하지만 일반 사회집단에서 찾을 수 없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조건 없는 사랑과 헌신이다. 내 아내가, 내 남편이, 내 아이가 세상의 거친 바람 속에서 용기를 잃고 방황할 때 안아줄 수 있는 사람들은 가족밖에 없다. 그리해야 할 가족이 아버지의 권위에 눌려 서로 표현하지 못하는 관계가 된다면 결국 남은 건 가족의 해체뿐이다.

 

"아버지가 시키면 우린 한다."라고 말하는 청소년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이 과연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다 할까? 물론 아니다. 극약처방은 한두 번은 통해도 자주 처방하면 만성중독이 되어 서로 피곤해질 따름이다. 독재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의 공격적 성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마치 때리면 때릴수록 탄력이 붙어 더 높이 튀어 오르는 공처럼 점점 거칠게 변해간다. 게다가 삶의 기술이라고는 반항밖에 없으므로 예기치 않은 불행이 많이 찾아온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샤인>의 주인공을 잠시 떠올려 보자. 내한공연을 갖기도 했던 호주의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은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때문에 철저하게 삶이 파괴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엄격한 유대인이었다. 데이비드의 할아버지가 바이올린을 못하게 한 것이 한이 되어 아들 데이비드를 피아니스트로 대성시키고자 했다. 어린 데이비드는 비범한 재능을 인정받아 미국 최고의 음악 학교에서 유학 초청장을 받았지만 떠나지 못했다. 부모 형제를 아우슈비츠에서 잃은 데이비드의 아버지가 가족을 지키기 위한 일념 하나로 데이비드의 유학을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자신이 원한 음악적 성공이었지만 자신의 아집 때문에 자식의 장래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한 번 유학의 꿈이 꺾였지만 또 한 번의 영국 유학 제의가 들어오자 데이비드는 아버지의 반대를 뿌리치고 유학의 길에 오른다. 런던 왕립학교에서 천재적 광기를 발산하면서 음악적 재능을 선보인 그는, 메이저 콘서트에서 악마의 교향곡이라 불리는 라흐마니호프 3번 피아노곡을 완벽하게 연주해 음악적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가족을 버리고 왔다는 죄책감과 그럴수록 더욱 성공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다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10년이라는 세월을 격리당한 채 모든 노력과 재능이 산산이 부서진다. 나중에 연인 길리언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정신세계의 균형을 회복하고 자신을 속박했던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롭게 풀려나지만, 그를 구속했던 시간이 없었다면 아마 더 훌륭한 연주가로 성장했을 것이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재기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버지는 데이비드를 사랑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다만 사랑의 방식이 독재적이었고, 이로 인해 가족과 단절된 데이비드를 방황하게 만든 것이다. 아버지의 권위가 적절할 때 가족이라는 울타리도 평화롭게 유지되는 법이다.

 

부모의 위신은 약한 수준의 통제와 폭력에도 훼손된다_ 비고스키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12. 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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