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사랑이라는 미명으로 아이를 지나치게 과잉보호하게 되면, 물을 너무 많이 먹어 뿌리부터 썩는 나무처럼 이파리가 하나둘씩 떨어져 결국은 쓰러지고 만다. 부모의 적절한 보호가 아이를 참된 인간으로 성장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부모는 손이 귀한 집에서 아이를 어럽게 얻었을 경우 등에 나타난다. 아들이 몇 대 독자라든가, 무남독녀 외딸이라든가, 딸만 내리 낳아 구박을 받다가 마침내 아들을 낳은 경우 등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부모와 아이는 필요 이상의 정신적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과잉보호는 부모가 아이 스스로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 불면 꺼질까, 쥐면 터질까 노심초사하고 자식이 하는 모든 행동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가 내려야 할 결정을 부모가 대신한다. 그리고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인 양 품안에 싸서 키운다. 이 때문에 다 성인이 되어 스스로 결정을 하지 못하고 늘 부모가 대신 결정을 해주어야 하는 줏대 없는 사람이 되기 마련이다.

 

심지어 어떤 어머니는 시아버지와 함께 먹는 식탁에서조차 스무 살이 넘은 아들의 밥 위에 일일이 반찬을 얹어주기까지 한다. 이런 경우 아이가 스무 살이 아니라 서른 살이 되어도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기는 어렵다. 소위 마마보이는 이렇게 탄생한다. 결혼을 해서도 아내와 상의해서 한 가정을 꾸려나기기보다 오히려 부모와 더 많이 상의하고 무엇이든지 어머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순탄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결혼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은 다반사고, 일이 조금만 어려워도 헤쳐 나가지 못하고 남에게 의존하려 하기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진아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요즈음은 한 가정에 한두 명의 자녀만 낳다 보니 부모가 본의 아니게 과잉보호를 하게 되어 유약한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필자가 상담했던 P군은 중학교 때부터 소위 왕따를 당했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 못해 대학생활에 많은 난관이 있었다. 거의 전 과목에서 낙제를 했고, 결국 재수의 길을 택하면서 상담실을 찾아왔다. 어린 시절 P군을 한 번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P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어디를 가든지 항상 보고하게 했고, P군이 또래와 어울리는 시간을 갖지 못하게 할 정도로 아들을 철저히 보호해 왔다. 어렸을 때 아이를 잃어버린 기억이 자꾸 떠올라 아이를 다시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P군은 친구들이 어디를 가자고 해도, 무엇을 함께 하자고 해도 부모의 통제 때문에 그럴 수 없었고, 결국 또래집단에서 어울리며 형성해야 할 관계들을 형성하지 못했다. 그렇게 친구들과 격리되면서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힘든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부모의 지나친 보호는 간섭의 형태로 드러난다. 엄마가 대학생인 자녀의 토익 학원을 골라주는가 하면, 아이의 출석 상황에 대해 학원에 수시로 전화를 걸어서 점검한다. 이뿐만 아니다. 어떤 어머니는 자녀가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낮게 나온 이유를 따지기도 하고, 앞으로 로스쿨을 갈 건데 무슨 과목을 들어야 하냐고 묻기도 한다. 한 번은 강의실에 처음 보는 중년 여성이 앉아 있어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아파서 대리 출석을 하러 왔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모가 늘 지금처럼 곁에 있을 수 없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부모는 마치 현재가 영원한 것처럼 자녀를 자기의 품 안에서만 기르려고 한다. 아이를 지나치게 과잉보호하게 되면 물을 너무 많이 먹어 뿌리부터 썩는 나무처럼 이파리가 하나둘씩 떨어져 쓰러지게 마련이다. 비바람과 가뭄을 견뎌내는 나무가 튼튼하게 잘 자라는 것처럼 부모의 적절한 보호가 아이를 참된 인간으로 성장하게 할 수 있다.

 

당신이 인생의 전부라고 이해했던 무언가를 또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이해하게 되는 것, 이것이 진정한 배움이다_ 도리스 레싱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12. 21. 11:31

 

아이도 스스로 결정한 삶이 있고, 그것을 가꾸어 나가기에도 힘든 상황에서 부모의 기대까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을 가지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해져서 신경증적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부모는 어디까지나 조언자요 협력자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부모의 대부분이 이 유형에 속하는데, 우리나라 부모들의 기본적인 성향이 이러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핏줄에 대한 집착이 상당히 강하다. 특히 부모는 자식을 자기 생명의 연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고 애쓴다.

 

자녀의 청소년기에만 그런 생각을 품는 게 아니라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면 그 꿈을 본격화하기 시작한다. "내가 못 배워 무시당한 한을 네가 풀어다오." "너는 우리 집안의 기둥이다. 네가 잘돼서 우리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나는 비록 이렇게 살고 있지만 너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등등 자식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말들을 노래처럼 읊어댄다.

 

이런 부모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데 쓰는 시간보자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아이의 삶에 껴들어서 잘하라고 채근하는 데 쓰는 시간이 더 많다. 아이도 스스로 결정한 삶이 있고, 그것을 가꾸어 나가기에도 힘든 상황에서 부모의 기대까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을 가지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해져서 신경증적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얼마 전 뉴스에 원형탈모증에 걸린 초등학생의 모습이 보도된 적이 있다. 중년 남성들에게나 나타나는 스트레스성 질환이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나타난 모습은 참으로 끔찍했다. 그 아이들은 모두 방과 후에 학원을 3~6개씩 다니고 있었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다한 욕심이 아이를 얼마나 파괴할 수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자식에 대한 기대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부모는 부모가 이루어야 할 삶까지 짊어진 자식이 얼마나 힘겨워하는지 헤아리지 못하고, 아이에게 지극 정성을 다해 부모가 목표한 사람으로 성장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달려나간다. 아이가 참된 인생의 의미를 깨달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것을 박탈하고, 공부만 하라고 강요한다. 서울대가 아니면 대학도 아니라면서 서울대에 못 가면 적어도 연고대는 가야 한다며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물론 아이가 공부를 잘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온 가족에게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부모가 아이에게 베풀고 헌신했던 모든 혜택들은 사라지고 압력은 더욱 거세진다. 이것을 견디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소화불량, 편두통 등의 신체적 불균형과 자신감 결여, 심한 열등감 등 심각한 정신적 불균형이 나타난다.

 

몇 년 전 상담실을 찾았던 50대 주부의 사례다. 그녀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의 수발,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과의 대립, 의사국가고시에 떨어진 아들의 문제로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그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아들의 문제였다.

 

그녀의 아들은 서울에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반에서 10등 정도 하는 아주 평범한 아이였다. 남편이 모 대학의 학장으로 있던 당시 입시제도는 교직원 자녀에게 주는 혜택이 있었다. 아버지의 강력한 요구로 아들은 적성에도 안 맞고 실력도 부족했지만 전교 10등 안에 들어야만 입학이 가능한 의대에 간신히 입학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들에게 의대 공부는 무척 버거웠고 낙제를 거듭하기에 이르렀다. 아들은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이 자신의 적성에 맞으니 전과를 하고 싶다고 아버지께 통사정을 했으나 아버지는 막무가내로 의사가 될 것을 종용했다. 결국 아들은 의사국가고시에 떨어졌고 전문의에게 한 달에 수백만 원을 주면서 과외를 받았다.

 

국가고시가 다가오는 추운 겨울, 아침마다 아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느 날 새벽, 이를 궁금히 여긴 그녀는 아들의 뒤를 밟았다. 아들은 새벽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세차를 하고 있었고 그것을 본 그녀는 착잡했다고 한다. 그 후 그것이 화근이 되어 불면증과 편두통 같은 심인성 질환까지 생겼다.

 

다행히 아들은 과외를 한 덕분인지, 자신이 열심히 노력한 덕분인지 의사고시에 합격해 인턴 과정을 간신히 수료했다. 그러나 전공의 과정에서 대학 후배들을 선배 의사로서 만나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여러 가지 모멸감을 겪어야 했던 아들은 견디지 못해 결국 병원을 그만두었다. 지금은 어느 시골에서 개업의로 일하고 있다.

 

아들은 아버지의 과도한 기대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고 계획한 삶을 살 수 없었을 뿐더러 아버지의 뜻에 의한 인생을 살면서 인생의 의미를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늦게라도 아들이 원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아들의 권리를 돌려주었다면 아들은 인생을 힘차게 살면서 비록 의사는 아니어도 부모가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기에 필자를 찾아왔고 상담으로는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자기의 뜻에 부응하지 못한 아들에게 실망할 대로 실망했고, 어머니는 그로 인해 병을 얻었으며 아들은 아무런 의미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직업은 호구지책이 아니라 자아실현의 장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생계는 유지가 되어야 하지만 돈을 잘 번다고 해서 성공한 사회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요즈음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직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 많은 직업 중에서 자녀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은 매우 다양할 것이다. 부모가 선호하는 직업이 자녀의 행복을 보장하는 직업은 아니다. 부모는 어디까지나 조언자요 협력자다. 최고의 부모란 자녀를 지원하는 부모지, 자신의 꿈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부모가 아니다. 아이가 자신의 생명의 연장이고 인생의 연장이라는 생각을 먼저 버려야 자녀의 인생을 망치는 일이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이 사람은 어느 면에서 내게 이익이 될까를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어떻게 하면 이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를 생각하라_ 톨스토이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12. 21. 11:15

 

승욱이가 학교 가기 싫은 이유

 

선생님, 학교 폭력 문제도 상담할 수 있어요? 딱 한 번이기는 한데, 너무 무서웠어요.

제가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배웠거든요. 그래서인지 마음속에 항상 정의감 비슷한 게 있었어요. 저는 일진 애들이 참 못마땅하더라구요. 친구들 돈 빼앗고, 음란물 돌리고, 공부는 하지 않고 싸움질이나 해대고... 인간 쓰레기라고 생각했죠.

 

그날도 그랬어요. 친구들과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나서 세수를 하려다 그 애들 중 한 명과 눈이 마주친 거예요. 저는 경멸스럽다는 표정으로 쳐다봤죠. 그리고 그 애 옷에 물이 튀도록 세수를 했죠. 그냥 가더라고요. 속이 시원했고, 영웅이라도 된 것 같았어요.

 

그날 집에 가는데 집 앞 골목에서 그 녀석이랑 다른 애 둘까지 세 명이 저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제가 태권도 유단자라 세 명 정도는 자신 있었고, 집 앞이기도 해서 기죽지 않고 녀석들을 노려봤어요. 녀석들은 씩씩거리기만 하더라고요. 이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다음날 학원 수업을 끝내고 늦게 집으로 가는데, 녀석들이 하나 둘씩 붙는 거예요. 한 열 명 정도 모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신없이 맞았죠.

 

집에 겨우 왔는데 부모님은 주무시고 계셨어요. 게임을 하느라 안 자고 있던 형한테 당한 얘기를 했죠. 형은 태권도를 저보다 훨씬 더 잘하니까, 형과 함께 녀석들과 한판 뜰까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잘 싸운다고 해도 두 명으로는 상대가 안 되잖아요. 그리고 녀석들은 다른 지역 애들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으니 결과야 뻔하지 않겠어요.

 

결국은 참기로 했어요. 얻어터진 흔적을 보고 놀라는 엄마 아빠한테는 친구들이랑 싸웠다고만 했어요. 그 후로 녀석들이 계속 신경 쓰여요. 학교 가기도 불안해요.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 봐서 친구들 사이에 끼어서 가요. 운동장 같은 데에서 녀석들과 마주치면 제가 먼저 눈을 깔아요.

 

이런 제 자신이 너무 비굴해요. 이게 무슨 꼴인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잘못 건드렸으니 당해도 싸다고?'

 

중학교 2학년인 승욱이는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몸과 마음이 고달픈 것 못지않게 주변에서 날아오는 이야기들 때문에 더 고통스러웠을지도 몰라요.

 

"사나운 아이들을 잘못 건드렸으니 당해도 싸지."

"넌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거야."

 

그럴듯하게 들린다고요? 아니요, 전혀 말이 안 됩니다. 폭력은 몸과 마음 모두에 큰 상처를 남기는 사건입니다. 승욱이가 이야기한 증상이 조금만 더 오래 지속된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정신적인 외상 후에 생기는 병입니다. 이것은 내가 직접 폭력을 당하지 않더라도 덩달아 위협을 받거나 남이 당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생길 수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강한 두려움, 무력감, 공포를 느낍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경험하는 중에 혹은 그 이후에 정신이 멍해지고 비현실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폭행을 당하던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그 일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람이나 장소를 피하게 되고, 불안은 갈수록 심해집니다. 승욱이가 언급한 증상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것과 항상 겁에 질려 있는 모습, 얻어맞은 사람과 장소를 피해 다니는 모습이 다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상처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그러면 승욱이는 어떻게 이 상처로부터 회복할 수 있을까요? 어려운 말이지만, 승욱이에게 자신이 경험한 사건을 받아들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치유가 가능하거든요. 아마도 승욱이는 발끈하겠지요.

 

"받아들이라니 뭔 소리예요? 제가 안 받아들이기라도 한 건가요? 무슨 뜻으로 선생님까지 그런 말씀을 하세요? 이렇게 힘든데 계속 생각하라는 뜻인가요?"

 

승욱이를 더 괴롭게 만들려고 받아들이라는 말을 했을 리는 없어요. 자, 그러면 여기서 받아들인다는 말의 의미를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내게 일어난 사건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런 일은 다 잊어버리자. 지나갔잖아. 괜찮아." 이렇게 말하면서 아무 일 없던 척하자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말이 안 되거든요. 이렇게 큰 상처를 어떻게 쉽게 잊겠어요? 지나갔다는 것도 틀린 말이죠. 지금까지도 공포에 떨고 있거든요. 괜찮다는 말은 더 엉터리예요. 괜찮지 않다는 건 누구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요.

 

그러면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그것은 이미 일어나서 되돌릴 수 없는 그 일, 그게 나의 바람과 상관없이 내게 왔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고 마음 아프지만 그 일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 일들이 나를 스쳐 지나가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스쳐 지나가게 하려면 후회를 포기해야 합니다. 자동적으로 후회하는 마음이 들기 쉽겠지만요.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 저랬으면 좋았을 텐데 생각해 봐도 이미 벌어진 일을 돌이킬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후회야말로 과거의 고통을 현재 진행형으로 반복하게 만드는 나쁜 습관입니다.

 

혼자만의 힘으로 힘들다면

 

주변 친구들이나 부모님, 선생님과 고통을 나누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상처는 아프고 흉터가 남을지도 모르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말고, 상처를 딛고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만일 상처 투성이인 채 쓰러져 도저히 혼자 극복하기 어렵다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도 좋습니다. 내 마음의 상처를 다독이는 것에만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폭력에 접근하는 것에도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지요. 학교 폭력에 강경하게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부모님과 의논하고 담임선생님께 상황을 알리는 게 좋을 듯합니다.

 

보복이 두려워 참겠다고요? 폭력은 한계치를 자꾸 넘어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갈수록 심한 폭력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려 봤자 참으라고 한다고요? 그렇다고 넘어가면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학교 폭력이 심각한 문제라는 데에 사회적인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내가 사는 사회가 실제로 달라지려면 두렵고 힘들어도 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폭력 사건이 드러나면 학교 폭력 대책 위원회 등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하고 골치 아픈 여러 가지 과정이 나를 기다릴 겁니다. 지루하고 힘든 과정 때문에 내가 이걸 왜 시작했나, 긁어 부스럼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삶의 원래 자기 위치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두려움에 오그라든 어깨를 펴고 작은 목소리여도 좋으니 도움을 청해 보세요. 지금처럼 웅크린 채로 지내기에는 승욱이의 삶은 무엇보다 소중하니까요. 자신감 있고 적극적으로 살던 본래 자기 모습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말하고 싶어요, 문지현 박현경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9. 14. 20:56

 

시도 때도 없이 화가 나는 윤석이

 

선생님, 화가 나면 참을 수가 없어요. 요즘 제 별명이 뭔지 아세요? 시한폭탄이에요. 대충 짐작 가시죠?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어요. 오히려 화를 참는 편이었어요. 동생이 둘 있는데, 동생도 잘 돌본다고 부모님한테 칭찬도 많이 받았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동생 공부 봐주고, 설거지도 하고, 집안 청소도 하면서 바쁘게 지내 왔어요. 엄마 아빠가 다 일하셔서 저라도 도와 드려야 했거든요.

 

엄마는 고맙다는 말 많이 하세요. 지금 집안일을 배워 두면 나중에 장가 잘 갈 거라고도 하시죠. 그런데 그 말 들으면 오히려 화가 더 나요. 솔직히 다 필요 없으니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혹시 제가 화가 나고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는 것이 집안일이나 동생 돌보는 거랑 관련이 있는 걸까요? 그렇다고 해도 집안일을 한 게 하루이틀이 아닌데 요즘 들어 왜 갑자기 힘들고 짜증나는 걸까요?

 

집에서만 화가 나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도 그래요. 애들이 조금만 떠들거나 소란을 피워도 신결질이 나요. 그럼 소리를 지르고 말죠. 터뜨리고 나면 곧바로 후회돼요.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터뜨리지 않고는 못 견디겠어요. 참자니 돌아 버릴 것 같거든요. 이거 혹시 병인가요?

 

무거운 짐 때문에 불만스럽다면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윤석이는 얼굴빛이 잔뜩 흐려 있어 첫눈에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참을성 많다고 칭찬도 받았다는 윤석이가 지금은 왜 툭하면 화를 터뜨릴까요?

 

평상시에도 사소한 일에 성질을 내고, 일주일에 서너 번은 화를 터뜨리는 청소년들이 늘어나, 최근에는 이를 병으로 진단하기까지 하는 추세입니다. 정신 의학적으로는 우울증과 비슷한 정서 장애로 보고 있지요. 겉으로는 화를 내고 있지만 사실은 우울하고 아픈 마음이 문제의 뿌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화를 많이 내는 윤석이. 그렇게 뿜어 내는 분노로 누가 가장 크게 피해를 입을까요? 형의 도움이 필요한 동생들일까요? 큰아들을 믿고 집안일을 맡긴 엄마 아빠일까요? 윤석이에게 기대가 컸던 선생님일까요? 윤석이의 고함에 깜짝 놀란 친구일까요? 아닙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윤석이 자신입니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상담실을 찾은 것부터가 그렇다는 걸 말해 주지요.

 

윤석이는 내 것을 챙기기보다 늘 다른 사람을 돌보고 챙겨야 했습니다. 남을 배려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요. 동생들을 돌보는 것도 마땅하고 귀한 일이고요. 그렇지만 그것이 내 기쁨과 즐거움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우울하고 힘들어질 수 있어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윤석이의 말에는 마음이 짠해지기까지 합니다.

 

내가 가장 먼저 돌보아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 즉 내 마음과 몸, 그리고 내 생활입니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은 채 해야 할 일만 늘 하고 있다면 그 상태는 나무를 베기만 하고 새로 심지 않은 숲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숲은 더 이상 숲이 아닌 황무지로 변하겠지요.

 

지금이라도 윤석이가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데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서는 힘들 수 있으니, 시간을 내어 부모님께도 말씀드렸으면 해요. 가뜩이나 바쁜 분들께 짐을 더 얹어 드릴 것 같다고요? 시한폭탄이 되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폭탄의 피해자로 만드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자신을 우울하고 지치게 만드는 짐을 남과 나누어 질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말하고 싶어요, 문지현 박현경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9. 14. 20:21

 

권력을 지닌 사람은 소수의 권력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권력의 주체는 나의 주변 사람들이거나 이름 없는 대중일 수도 있다. 그렇게 통속적으로 변질된 '인정' 개념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공간이 바로 SNS다. 과거엔 자기 과시를 위해선 사람들을 직접 만나야 했고, 또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노력이 필요했지만, SNS는 그런 번거로움을 일시에 해소시켜준 '혁명'이나 다를 바 없다. '인정욕구'에 굶주린 사람들이 SNS에 중독되지 않고 어찌 견뎌낼 수 있으랴.

 

SNS가 '온라인 인정투쟁'의 장으로 활용되는 건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그 격렬함은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있을 것 같지 않다. 한국에서 페이스북이 '인맥 과시용 친구 숫자 늘리기'로 이용되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허울뿐인 '먼 친구'가 유행하는 이유는 페이스북 이용자들 사이에서 자기 과시를 위한 친구 추가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어디 인맥 과시뿐이랴. 자신의 페이스북에 꾸준히 맛집 관련 사진을 남기는 조 모(35) 씨는 페이스북 친구들이 조 씨가 알지 못하는 맛집이나 고급 레스토랑에 갔다 온 사진을 올리면 괜한 질투심을 느낀다. 그는 "친구의 페이스북에 여기가 어디냐고 댓글을 남겼더니 웬만한 사람은 다 가본 곳인데 왜 모르느냐고 은근히 핀잔을 주더라"며 "유행에 뒤처진 사람처럼 보일까봐 지금은 억지로라도 사진을 올리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를 끈 'SNS백태'라는 게시물은 이렇게 말한다. "미니홈피-내가 이렇게 감수성이 많다. 페이스북-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 블로그-내가 이렇게 전문적이다. 인스타그램(사진공유SNS)-내가 이렇게 잘 먹고 다닌다. 카카오스토리-내자랑+애자랑+개자랑. 텀블러-내가 이렇게 덕후(오타쿠)다" 등.

 

영화평론가 최광희는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고 싶다. 그러려면 청중이, 관객이 필요하다. SNS는 많은 사람들에게 서로가 인생의 주인공임을 말하고, 서로의 청중이 되어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도 진짜 주인공이 아니고, 누구도 진짜 청중이 아닌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 이 공간이 서글프다."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카페인 우울증'

 

자기 자랑과 자기 과시에서 늘 이길 수만은 없다. 5년차 직장인 홍 모(29. 여)씨는 최근 페이스북 활동을 줄이겠다고 결심했다. 재미로 시작한 SNS가 요즘은 하면 할수록 우울하다고 느껴져서다. "철마다 해외여행을 가고 결혼 5주년 기념으로 가족이 모두 몰디브를 다녀왔다고 페이스북에 근황을 올리는 친구를 보다 보니 벽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심리상담센터를 찾아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호텔 식당, 핸드백, 남편에게 받은 선물 중 어느 것 하나 내가 가거나 갖고 있는 게 없었다" 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믿었는데 내 삶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그에 따른 마음의 병을 이른바 '카페인 우울증'이라고 한다. '김현철 공감과성장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 따르면 병원을 찾는 10~20대 환자 10명 중 5명 이상은 'SNS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한다. 김현철은 "불면증이나 폭식증에 시달린다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며 병원을 찾아온 사람들과 상담해 보니 이들의 SNS사용이 최근 부쩍 늘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페인 우울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행복한 순간만을 기록하는 왜곡된 현실이라는 걸 알면서도 동경하게 되고 부러우니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취업 준비 중인데 친구들이 회식이나 출장 사진을 올리면 나만 낙오자가 된 것 같아 무기력해진다." "직장 동료가 값비싼 기념일 선물을 받아 SNS에 자랑하면 비교가 돼 연애도 하기 싫어진다." "력셔리 블로거들을 보면 내 삶이 처량해진다."

 

심지어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 2015년 2월 인천 서부경찰서는 2015학년도 서울 소재 사립대학교 수시전형에서 유 모(19세)양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상에서 알아내 입학을 취소시킨 혐의로 재수생 김 모양(19)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서로 만나지는 않았지만 3년 정도 인터넷에서 유 양과  SNS 친구로 지내온 김 양은 자신이 떨어진 대학에 유 양이 합격하자 질투심을 못 이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김 양은 유 양이 SNS에 올려놓은 수험번호와 계좌번호 등을 모은 뒤, 입시 대행 사이트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유 양인 것처럼 속였다. 그렇게 해서 유 양의 보안번호를 얻어낸 김 양은 이 번호로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간 뒤 입학 포기를 의미하는 등록예치금 환불을 신청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모든 문제 때문에 SNS를 포기해야 할까? 그렇진 않다. 나도 남들의 부러움을 자극할 만한 것들을 올리면 된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선 SNS에 더욱 중독되어야만 한다. 인정투쟁은 인류역사의 원동력이라는 데 무얼 망설이랴! 그러나 남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면 '비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다.

 

개천에서 용나면 안 된다, 강준만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9. 6. 17:24

 

진은영

 

전문가 집단이 잘못해서 특수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고 상담을 오히려 거부하게 만들었다는 말씀을 하셨잖아요. 기지촌에서 영화작업하는 친구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전문가 집단뿐 아니라 시민사회 집단도 기지촌에 있는 성매매 여성들을 마치 증언기계처럼 다뤄서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고요. 그러니까 피해자의 목소리와 실상을 알려서 그들을 돕겠다는 선량한 의도가 있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까 매순간의 만남에서 한사람을 한사람으로 배려하고 존중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텐데요. 전문가들이 피해자 혹은 내담자들을 어떤 방식으로 손쉽게 대상화하고 또 어떤 실수를 빈번하게 저지르는지를 얘기해주시면 많은 분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정혜신

 

피해자들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 이건 하지 말아야 한다 하는 것들이 있겠지만, 저는 그것이 근본적으로는 욕망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현장에 들어간다는 것이 전문가에게는 일종의 스펙이 될 수 있거든요. 세월호 현장에서도 많이 느꼈지만, 이렇게 주목받는 현장에서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서 얻은 콘텐츠가 있다고 하면 그 집단 내에서는 그게 권력처럼 여겨지는 거예요. 단원고에 가서 보니 학교 교사들, 교육청 장학사 등등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내가 어떤 전문가인데 무슨 치료를 해줄 수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는 이렇게 해야 한다' 하는 제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와서 교사들이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거예요.

 

제게도 그런 연락이 많이 오고요. 물론 선한 의도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스펙을 쌓기 위해서나 자신의 인정욕망 때문에 오는 사람도 더러 있는 것 같아요. 실은 제 안에도 그런 욕망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걸 인정하고 자신의 마음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성찰하고 경계해야 하는 거예요. 그 성찰이 잘 되지 않거나 자신에게는 그런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부작용이 생기고, 무엇보다 피해자를 대상화하게 되는 거죠. 그런 경우를 너무 많이 봅니다.

 

특히 고문피해자들처럼 오래된 트라우마를 지닌 분들은 그동안 그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논문도 많고 프로젝트도 많아서 그럴 때마다 자신들의 상처만 들쑤셔지고는 금방 버려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분들을 상담할 때 처음에는 엄청 어려움이 많았어요.

 

또 내 이야기만 듣고 검사 몇가지 하고 가는 거 아니냐, 당신도 똑같지 않으냐는 거죠. 그건 피해의식이 아니라 피해 경험 때문인 거죠. 상담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일 뿐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전문가 집단이 잘못 접근하면 자신들의 고통이 대상화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사실 이런 성찰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자원봉사는 댓가 없이 하는 활동이잖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자신의 그런 욕망을 인정하기가 더 쉽지 않은 거죠. 그래서 댓가 없는 일을 할 때 더 치열한 성찰과 자기검열이 필요한 것 같아요.

 

....

 

주변에서 보면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상담대학원에 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살면서 가족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아이를 기르면서도 힘든 일이 많아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는데 잘 풀리지가 않으니까, 자신의 그런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동기 때문에 상담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는 거죠. 그래서 학교에서 온갖 이론을 배우고 기법을 배우는데, 이게 맞지 않는 교육이에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10퍼센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상심리학이 아니라 90퍼센트를 해결하기 위한 정상심리학, 적정심리학인데 10퍼센트를 위한 공부만 하는 거잖아요. 그것도 아주 기술적으로요. 그런 교육을 받고 학위를 따고 자격증을 따봐야 스스로에게 도움도 안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없어요.

 

'와락'에 와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또다른 자원봉사자를 만나서 결혼한 사십대 초반의 치유활동가가 있어요. 이 사람이 회사원인데 일이 너무 재미없고 보람도 없고, 자기가 너무 무의미하게 사는 것 같대요. 그래서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사람들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제가 대학원 대신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프로젝트와 상담학교를 제안했어요.

 

그래서 이 사람이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나서 직접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안산에서도 하고 강남구에서도 하고 일주일에 나흘씩 그렇게 열심히 해요. 그러다보면 사람들이 달라지는 걸 눈으로 보게 되잖아요. 평생 이런 느낌을 주고받으면서 살아본 적이 없는데, 그 경험이 너무 좋다고 해요. 대단한 이론이 아니라 몇가지 근본적인 것만 가지고도 실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걸 보니까 놀라운 거죠. 그것이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입니다. 복잡한 기술이나 기법이 아니라 이런 적정심리학을 구현하는 것 말이죠. 그래서 나중에는 그런 적정심리학의 근본적인 것들을 잘 정리해보고 싶어요.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정혜신 ◎ 진은영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8. 5. 17:48

 

토끼는 자기가 처음 눈 똥을 먹는다. 영양분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모습을 본다면 어떨까? 아마 더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입장에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 자신이 알고 있는 테두리 안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 또 떠도는 말만 믿고 막연한 상상을 하는 것,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는 것, 이 모든 것을 버려야 제대로 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바로 프랜시스 베이컨이다. 영국 고위 관료의 아들로 태어난 프랜시스 베이컨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스콜라 철학을 공부했다. 스콜라 철학은 기독교를 연구하는 학문인데 당시 모든 학문 연구의 바탕이었다.

 

그런데 17세기 무렵, 유럽에서는 기독교 중심의 세계관을 뒤엎는 획기적인 변화가 줄지어 일어나면서 성경을 기초로 한 학문 연구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베이컨도 스콜라 철학으로는 제대로 된 학문을 연구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새로운 학문 연구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생계를 위해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일찍 관직에 나가 사회적 명성을 쌓아 가던 베이컨은 57세가 되었을 때 영국 대법관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대법관 생활 3년 만에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대법관 자리에서 쫓겨났다. 그 덕분에 베이컨은 마침내 새로운 학문 연구 방법을 찾는 데 몰두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관찰과 실험으로 원리와 법칙을 발견하는 새로운 증명방법, 경험주의 철학을 확립할 수 있었다.

 

그가 말하는 '제대로 된 지식'이란 직접 경험해 아는 것을 말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에는 관찰과 실험을 통해 얻은 과학적 지식이 인간에게 힘을 준다는 베이컨의 믿음이 담겨 있다. 이 말은 '지식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 '많이 알수록 좋다'와 같이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뜻으로 쓰인다.

 

푸르넷 뉴스 2015학년 7월호, 금성출판사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7. 10. 16:08

 

의대를 졸업하고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청년이 사명감과 훌륭한 의술을 갖춘 최인혁이란 선배 의사를 통해 성숙된 의사로서 달라져 간다. 생사의 갈림길 마지막 한 시간 골든타임에서 환자들에게 소중한 삶을 되돌려 준 의사들의 이야기가 2012년 MBC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골든타임이다.

 

환자의 고통을 진단하고 치료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학생의 답답한 마음과 학생이 가지고 있는 학습 수행상의 어려움을 현시적으로 진단하고 가르침으로 처방하는 점에서 의사와 교사는 닮았다. 의학 드라마 골든타임을 통해서 교사로서 삶의 자세를 생각해본다.

 

1. 능력의 부족함을 채워 주는 건 배우고자 하는 의지였다. 간단한 시술에 해당하는 기도관 삽입조차 하지 못 했던 무능한 의대 졸업생을 유능한 의사로 변화시킨 건 좋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그의 열정이었다. 열정이 모든 완벽에의 시작이며 열정의 유지가 성공을 만든다. 달라져야겠다는 그의 의지가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애정을 만들어 냈고 그 애정이 환자의 목숨을 구했다.

 

2. 실력을 돋보이게 한 것은 사람을 향한 사랑이었다. 골든타임 드라마의 주인공의 멘토 선배 의사였던 최인혁은 깊이 있는 의학 지식을 갖춘 훌륭한 의사이기 전에 환자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환자의 고통을 가장 먼저 염려한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었다. 나의 안위와 명예가 아닌 오로지 환자를 살리는 한 가지 생각이 그의 전부였다.

 

3. 사람을 향한 사랑을 돋보이게 한 것은 실력이었다. 사랑을 가진 의사로서 그의 모습을 더 빛나게 한 건 그 어떤 동료 의사보다도 탁월했던 그의 의술이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외과의사로서의 경험을 통해 누구도 따르지 못할 의술을 펼치며 환자들을 지켜 나갔다. 실력은 사랑이라는 별을 더욱 빛나게 한다. 사랑이라는 별을 더 빛나게 하는 것 또한 실력이다.

 

4. 사람을 변화 시키는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자신의 안락함과 편안함만을 먼저 추구하던 한 청년이 환자를 사랑하는 의사로 변한 그 시작엔 최인혁이라는 선배 의사의 헌신적 삶이 있었다. 사람을 통해 의술을 배우고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나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임을 생각하며 오늘 나의 시간을 열심히 살아 내는 것도, 나에게 영향을 주는 그 사람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도 오늘 내가 할 일이다.

 

드라마 속 아름다운 의사의 모습을 통해 교사인 우리의 모습을 반추해보자.

 

'나는 아이들을 정확히 진단하고 가르치는가? 의사들처럼 밤을 새우며 가르침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적이 있는가?라고.

 

성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나 자신의 물질적 성공, 사회적 명예를 추구하는 성공이 이기적 성공이라면 제자를 위한 나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제자의 풍성한 성공을 만들어 주는 것은 이타적 성공이다. 제자들의 아름다운 삶의 성공을 위해 기꺼이 나를 내려놓았던 수많은 선배 교사들이 걸어왔던 그리고 앞으로 나와 나의 동료 그리고 후배 교사들이 걸어가야 할 그 길의 이름이 바로 이타적 성공이다.

 

푸르넷 뉴스 2015년도 7월호, 금성출판사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7. 10. 16:00

 

최근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았던 내 딸인데 요새는 말조차 거는 게 쉽지 않다고 고민하는 엄마를 보았다. 정말 부모노릇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들도 사랑과 열정만으로 자녀를 키우기 어렵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따라서 내 자녀를 잘 키우고 싶다면 부모도 자녀와 관계 맺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인간의 성장은 최초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진다. 인도 민족운동 거장 간디는 인도인이 잘 아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인도의 지도자나 위대한 영혼이라는 칭호에 걸맞지 않은 성장기를 보냈다. 19세기 후반 인도의 부호 집안에서 태어난 간디는 13세에 결혼해 성에 눈을 뜨면서 향락에 빠져 들었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고 당시 인도에서는 금기였던 육식과 음주를 하면서 마약에 까지 손을 대는가 하면 돈을 훔치기도 했다. 그러나 곧 그는 자신의 지난 날을 고백하고 뉘우치는 장문의 편지를 아버지께 쓰고 용서를 구했다.

 

보통의 부모라면 심하게 꾸짖을 상황에서 간디의 아버지는 그를 야단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편지를 찢어 버리고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 아들을 껴안았다. 아버지의 모습에서 간디는 충격을 받고 그 이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아버지의 사랑과 용서가 없었다면 아마도 세계적인 비폭력주의자 간디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세계 최고의 성악가인 카루소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성악가를 꿈꾸는 소년이었는데, 그의 목소리에 대해 그의 선생님은 "마치 바람에 문이 덜컹거리는 소리 같구나. 아무래도 네게는 성악이 맞지 않은 것 같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아들 노래를 들을 때마다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단다. 그러니 열심히 노력하면 틀림없이 위대한 성악가가 될 거야. 엄마는 널 믿는다." 이런 어머니의 칭찬과 격려에 힘을 얻어 그는 결국 전설적인 테너가 될 수 있었다.

 

간디나 카루소 외에도 세상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 뒤에는 반드시 그들을 있게 한 훌륭한 부모가 존재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케네디는 목표를 세우고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한 아버지가 있고, 식사시간에 자연스런 토론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어머니가 있었다. 세계 최고 부자인 워렌 버핏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1살 때 100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하여 지금은 금융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되었다.

 

흑인 인권운동의 선구자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는 평등과 자유 평화에 대한 신념을 심어 준 어머니가 계셨으며, 현재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는 정직과 도전정신을 강조한 어머니 교육 덕분에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세계 최고의 부자이자 사회 자선사업가인 빌 게이츠 역시 항상 존경받는 부자가 되라는 가르침을 준 부모가 뒤에 있었다.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는 에너지가 없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에서 나오는 '정신적 에너지'말이다. 아이들을 안아 준 적이 몇 번이나 있는가? 너무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얘기만 하지 말고 아이들의 손도 잡아 주어야 한다. 정말 필요한 것들을 부모들은 놓치고 있다. 많은 부모들을 만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부모와 자녀의 관계'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아이와 건강한 관계가 이루어지면 부모와 자녀 모두가 행복해지고, 아이들에게 에너지가 생겨서 이것이 학습에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만 공부를 시키지 말고 어머니들도 글로벌시대를 사는 부모로 적극적으로 준비하며, 아이들의 의식을 일깨워 아이들에게 비전과 꿈을 심어주는 부모가 되는 일이 중요하다. 이제 부모님들도 아이들에게만 몰두하지 말고 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에 맞춰 준비하는 부모, 공부하는 부모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자녀의 인생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부모가 먼저 실행하면 자녀는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것이다. 항상 훌륭한 지도자 뒤에는 그들을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노력한 훌륭한 부모가 있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해 보자.

 

푸르넷 뉴스 2015년도 7월호, 금성출판사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7. 10. 15:47

 

수우미양가로 아이들을 간단하게 줄세우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아이들의 전반적인 생활을 평가하는 생활통지표의 성격을 자닌 성적표를 봐야 하는데, 이것 저것 너무 어려운 아이들의 성적표, 어떻게 봐야할지 어디에 주목해야할지 알아보자.

 

아이들의 성적표는 크게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출결사항, 교과학습발달사항, 창의적체험활동, 행동특성및 종합의견, 성적표>

 

보통 초등학교의 평가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로 이루어진다. 이때, 평가 기준을 교육과정상의 성취기준 도달도에 중점을 두어 실시하며, 일제식 평가를 지양하기 때문에 반과 반끼리도 시험이 일률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수행평가 특성상 그 아이의 전체적인 성실성이나 태도까지 고려하게 되면서 종합적인 '생활' 통지표의 성격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교과학습발달상황은 일정 성취기준에 따른 도달수준을 3~4단계로 표시하거나 담임선생님의 의견을 기록한다. 도달 수준으로 표시하는 이유는 학생 간 비교를 통한 줄세우기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단, 단계 배분을 학생 수에 따라 할당할지(상대평가), 모든 학생을 '매우 우수'로 줄 수 있는지(절대평가) 단계 배분 기준은 학교의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정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다를 수 있다.

 

Q. 성취기준이 무엇이고, 어떻게 정해지나요?

A. 성취 기준은 교육과정에 명기된 학년별 교과 목표를 단원별로 세분화한 '지도 목표'를 의미하는데, 보통 같은 학년 선생님들로 이루어진 학년(교과) 협의회에서 정하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장 선생님이 최종 결정한다.

 

Q. 우리 아이는 쓰기 능력이 매우 우수인데 왜 보통으로 평가받았나요?

A. 초등학교 성적표는 단원 평가 등의 시험성적이 곧 통지표 성적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매 주마다 받아쓰기 100점을 받았다고 반드시 쓰기 영역에서 '매우 우수'를 받는 것이 아니다. 최근 수행평가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점수 뿐만 아니라 교과에 대한 학생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외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아이들을 관찰하는데, 보통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영역으로 나누어 영역별 이수시간과 함께 특기사항을 기록해 아이가 어떻게 체험했는지 알 수 있다. 2015년부터는 진로활동의 특기사항을 다른 영역과 별도로 기재하게 하여, 아이의 각종 진로검사 및 진로상담 결과, 관심분야 및 진로희망과 관련된 활동내용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종합의견은 학교마다 바람직한 행동 덕목(예: 배려, 나눔, 협력, 타인존중, 갈등관리, 관계지향성, 규칙준수등)등을 핵심인성 요소로 설정하여 관찰, 기록한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성적표에서 담임선생님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가장 많이 보장되는 영역이다. 몇 달 동안 아이를 관찰하고, 바라본 선생님의 시선이 오롯이 드러나는 만큼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하는 곳이다.

 

모든 학교는 학기 초에 '교과 평가 계획'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는데 '교과 평가 계획'은 한 학기 동안 이루어질 모든 평가에 대한 평가 영역과 시기, 내용을 기재해 놓은 정보이다. 이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여 대비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아이를 바라보는 선생님의 시각과 부모의 시각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성적표의 모든 내용이 다 좋을 수는 없다. 설령 부족한 면이 있어 선생님의 의견이 기록 되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길 바라는 선생님의 마음으로 생각해 보자.

 

푸르넷 뉴스 2015학년 7월호, 금성출판사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7. 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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