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교육의 힘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해진다. 삶을 지배하는 수많은 가치와 관계들이 있겠지만, 교육만큼 커다란 힘을 발휘하는 것이 있을까. 물론 여기서 말하는 교육은 단지 학교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교육은 물론 스스로 만들어가는 평생교육 및 자기교육의 프로그램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인들을 통해, 친구들을 통해, 심지어 스쳐 가는 사람들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배우는 것들이 모두 교육의 일부다.

 

<배움의 발견>의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는 17세가 되도록 학교에 다닌 적이 없었다. 심지어 출생신고도 되어 있지  않았다. 아버지의 신념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딸이 문명화된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지 않았지만, 딸은 아버지가 만들어낸 문명 바깥의 세계를 벗어나 자기만의 세계를 향해 힘차게 노 저어 간다. 언제 세상이 멸망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모르몬교 근본주의자 아버지의 세계관이 어린 타라의 인생을 지배했지만, 타라는 독학으로 명문대에 입학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배움의 길을 끝없이 정진한다. 자신의 집에서 일어난 은밀한 학대,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병이 나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 모두가 폭력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게 된 타라는 이제 더 이상 아버지의 딸로 살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타라의 순수한 영혼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문장은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를 감동시킨다. "내가 케임브리지에서 가르친 30년 동안 읽어본 가장 훌륭한 에세이 중 하나입니다." 타라는 늘 모욕당할 준비는 되어 있었지만, 칭찬을 들을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모욕당할 준비를 하고 살아갈 정도로 자존감이 약했던 타라는 자신에게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빛나는 재능이 있음을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학생은 가짜 사금파리가 아니에요. 순금이에요."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타인'과의 만남은 우리의 내면 깊숙이 잠자고 있던 진짜 자아를 눈뜨게 한다. 타라는 교육을 통해 성공의 기회를 잡으려 한 것이 아니라, '진짜 나 자신이 되는 길'을 찾은 것이다. 우리는 혼자서는 자신의 재능이나 숨은 열망을 발견하지 못한다. 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내 안에 반짝이는 숨은 잠재력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힘이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_ 정여울

by 미스터신 2021. 9. 26.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