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죽기 전에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렴. 이 편지를 덮고 잠시 생각해봐.

승민이가 지금 생각한 것들은 아마도 다 순위 안에 있을 것 같다.

'가족과 좀더 시간을 보낼것', '일 좀 덜 할걸' 등 많은 게 있지만, 그중에서도 1위는 '내 뜻대로 살걸'이야.

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 이 부분을 후회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내 뜻대로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고, 내 뜻대로 사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승민이도 감지했겠지.

이것은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야. 카렌 와이어트 라는 사람은 수십 년간 환자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관찰했는데, 그가 지켜본 사람들은 임종 때 경이로울 정도로 맑은 정신을 갖고 있었고 깊은 통찰을 보여주었다고 해.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지만 놀랍게도 후회하는 것은 거의 비슷했다 하고.

그들이 마지막에 보여준 회한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진실한 삶을 살 용기가 있었더라면' 하는 것이었어.

사람들 대부분 내 뜻대로 산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착각이야. 내 뜻이 아니라 어머니의 뜻, 아버지의 뜻, 아내의 뜻, 선생님의 뜻, 친구의 뜻, 사회의 뜻, 전통적 편견의 뜻, 선입견의 뜻 등, '다른 사람의 뜻'과 '다른 사람의 기대'로 살아가고, 그러다 죽기 전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지.

내 뜻인지 다른 사람 기대인지 정말 멈춰서 곰곰이 오랜 시간 생각하지 않으면 헷갈리기 쉽단다.

정말 내 뜻대로 살려면 20대 때 정체성이 완벽히 확립되어야 하고, 경제적 자유가 뒷받침되거나,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과 행복이 겹쳐지거나 해야 하고, 이런 것을 떠나서 스스로에게 진실한지 통찰 후에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해.

그냥 살면, 승민이는 나중에 아마도 이렇게 이야기할 거야.

"내 뜻대로 살걸......"

아버지의 후배가 아버지에게 상담을 하러 온 적이 있었다. 몇 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가 있는데 새로운 사람이 나타났고, 둘 중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담했는데 결론을 못 내리겠다고.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대답해줬다.

"네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후회가 없다. 비록 잘못되더라도 너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지. 지금 이런 고민을 나에게 털어놓고 상담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왜냐하면 이 부분에 대한 정보는 네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고, 가장 많이 생각했을 텐데 말이다. 사람들에게 상담할 때는 비디오로 다 찍어서 모든 부분을 순간순간 느끼게 하고 설명해준 후 너처럼 오래 생각해보게 한 다음 상담을 해달라고 해야 정확한 결정이 나온다. 고작 잠깐 네 얘기 듣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코치해주는 사람들의 말에 네 인생을 맡길 것인가? 그냥 네 뜻대로 결정해라."

인생은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기준은 '내 뜻'이어야만 한다. 아버지가 후배에게 대답해준 말을 승민이 인생의 선택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일에 적용하기를 바란다.

어머니는 '내 뜻'대로 사신 지 몇 년 안 되셨단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교직을 그만두라고 몇 년 동안 설득했어.

교직이 어머님이 시작하던 시절과 달리 매우 안 좋은 시스템으로 변화하는 과정이었어. 예전 자라는 동안 나쁜 교사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반감이 언론 등 사회 전반에서 표출되어 어설픈 제도개혁이 있을 시점이었지. 열정적인 교사들이 견디기 힘들 때였어. 미국의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미국의 학생 제어 시스템도 같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르고,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개선되겠지만, 야학 등 다른 방법으로도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권유했지.

퇴직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어머니는 최종 결심을 했지. 근무를 계속 하기로 했고, 학교는 자연스럽게 놀이터가 되고 행복을 주는 곳이 되어버렸지. 그전에는 개학이 다가오면 무척 괴로워하셨는데, 멈추어 생각한 후 개학을 기다리는 선생님이 되셨다. 그리고 1원의 봉급을 안 주더라도 정년퇴임하기로 선언하셨어. 그리고 엄청나게 노력하셔.

일이 행복과 열정과 가치와 의미가 겹쳐야 되는데, 이것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하고,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데에는 경제적인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자세히 이야기 해줄게.

네가 자라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중요하고, 이것이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일 중에 일부분이기도 하지.

정체성이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명확한 앎'이라고 아버지는 규정짓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진로조차 타인의 기대에 의해 결정해버리거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곰곰이 생각해보고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하도록 하자.

마흔살 행복한 부자아빠의 특별한 편지_ 아파테이아

by 미스터신 2017. 6. 23. 20:45

아버지가 오랜 기간 교육 상담을 해오면서 가장 많이 반복해서 언급한 사례를 중심으로 얘기해보겠다. 다음은 학력과 지적 수준, 사회적 지위가 높은 부모님과 자녀가 둘인 가정의 상담 사례다.

이 가정은 아빠와 엄마의 교육관이 상반되었다. 아빠의 교육관은 초등학교 시절은 그냥 즐겁게 놀고, 중학교 들어가 공부를 시키자는 것이었다. 엄마의 교육관은 반대였다.

첫째는 아빠의 교육관이 이겨서 그렇게 키웠다. 하지만 나중에 둘째는 엄마의 교육관으로 키우게 된다. 상담 당시 첫째는 5학년이었고 둘째는 2학년이었다.

"첫째는 무엇을 하든 간에 귀찮아하고, 괴로워하고, 노력은 많이 하나 성적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다. 아빠가 등산을 함께 하는 등 인내심을 키워주려 노력하여 인내심은 꽤 많은 것 같은데, 항상 힘들어한다. 둘째는 무엇을 하든 적극적이고, 욕심이 많고, 피아노 대회도 입상하고, 영어도 오빠를 가르치는 수준이다. 첫째가 아들이라 더 기대가 큰 편인데 어쩌면 좋은가?"

물론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공부에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학자로 성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여 키울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학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주 약간의 기회를 더 가지게 할 뿐이다. 실제로 인생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우리가 의미 있게 받아들여야 할 내용은 정서적 측면이다. 공부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데에 용기, 도전, 흥미, 자신감과 같은 정서적, 감정적인 측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수학 선생님을 좋아해서 수학을 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칭찬 하나에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내가 또래보다 잘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더 도전하게 되고 흥미를 가지게 되기도 한다. 이처럼 공부를 했더니 흥미가 생기기도 한다. 꼭 흥미가 먼저 생겨야만 공부를 하려고 덤벼드는 것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공부는 성취감과 같은 정서적인 면이 매우 중요하다.

위의 사례에서 오빠의 경우는 스스로 흥미가 생겨서 공부를 적극적으로 하기를 기다리고 마음껏 놀게 했지만, 정작 또래 사이에서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내가 또래보다 못하다는 것을 반복해서 느끼다 보니 공부를 포함한 다른 분야까지 괴롭고 귀찮은 상태가 되었다.

이러한 학생이 나중에 반전이 생겨 일취월장하여 공부에서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조건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책을 읽는 습관이 갖춰진 상태인 것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책 읽기 자체가 모든 과목의 전이효과가 커서 나중에 치고 나가는 폭이 크다.

승민이도 나중에 자녀에게 아버지가 했던 방식을 써보면 좋겠다. 승민이 어머니는 승민이가 스스로 책을 잡을 때까지 계속해서 책을 읽어줘서 책은 재밌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시켰다. 놀이와 공부가 구분이 안 되는 유치원 때 영어, 수학, 체육, 바이올린, 피아노 등을 접하게 하였다. 승민이는 어머니가 퇴근할 때까지 이 수업을 받았는데, 이런 수업을 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4학년까지 이어졌고, 4학년 때 처음으로 승민이가 어머니에게 학습량이 너무 많다고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때 대폭 줄이고 스스로 공부할 선택권을 준 것이다. 4학년까지는 승민이가 노는 것인지 공부하는 것인지 몰랐기 때문에, 한 과목을 빼려고 해도 빼지 말라고 했던 것이다. 태권도 수업도중에 너를 빼내서 외식을 했을 때 태권도장에서 못 놀았다고 울었을 정도니까.

그리고 승민이가 이렇게 이야기했지.

"다른 애들은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을 힘들어해요. 저는 하나도 안 힘든데."

실제로 초등학교 6학년 한 반의 상황을 보면, 학습 능력이나 습관의 차이가 최대 5년의 차이를 만드는 것을 보았다. 어떤 아동은 수업하는 것을 만화영화 보듯이 편하게 즐겁게 하지만, 어떤 아동은 국어책 한 줄 따라 쓰는 것도 너무 힘들어하고, 수학책 한 문제 푸는 것도 고통스러워할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단다.

아버지가 생각하기에 공부는 정서적인 요소가 중요하고, 정서적인 면은 유아기 때 많은 부분이 결정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장하면서 또래에서 내가 잘한다는 느낌을 경험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아버지는 강남의 한 고등학교의 대학 진학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중학교 때 각 지역에서 전교 1등을 하거나 강남 지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던 학생들이 모인다는 곳이다. 하지만 진학 결과는 참담했다.

학생 구성원들만 봤을 때는 모두가 일류대를 가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매우 적은 비율만 일류대를 갔다. 내신의 영향도 있겠지만 내신만으로는 설명의 근거가 부족했다. 투자 대비 수능 점수 결과 자체가 매우 비효율적이다. 선행학습도 하고, 고등학교 3학년 입시생을 방불케 할 정도로 중학교 생활을 했던 학생들임을 감안해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자신감에 비해 너무 뛰어난 동료들의 모습을 보니 정서적인 부작용을 가져왔을 것임에 틀림없다고 아버지는 생각한다. 얼마 전 아버지는 친구들과 스크린 골프를 치러 갔다. 모두 처음 골프채를 잡았는데, 갈 때마다 순위가 정해졌다. 모두 다 엉터리이고 못하는데도, 높은 순위를 많이 했던 친구들은 골프에 흥미를 느껴서 계속하게 되고 잘하게 되었다. 하지만 낮은 순위를 했던 친구들은 골프에 흥미를 못 느끼고 아예 중단하게 되었다.

스스로 책을 읽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은 학교 성적에만 연관이 있는 게 아니다. 인성과 행복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인생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누구나 갖고 싶은 직업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교대에 가야 교사가 되고 의대에 가야 의사가 되듯이, 대학 입학을 통해 어느 정도 가려진다. 청소년기에는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참고 하는 게 필요하다. 또한 하기 싫은 일을 참고 하는 연습은 나중에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능력을 준다.

모든 종교에서 말하는 행복할 수 있는 능력, EQ의 공통점 등을 간단히 한 문장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하기 싫은 일을 참고 하는 능력"

이것은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어도 이런 능력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고, 그렇지 못하면 무척 짜증스럽고 고통스러워한다.

이 능력이 갖춰져 있으면 앞으로 살면서 평생 주어질 책임과 의무와 고통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므로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행복을 연습하기 위한 도구의 측면으로 볼 때라도, 이런 수양과 연습의 차원에서 공부를 어느 정도는 해야 한다.

마흔살 행복한 부자아빠의 특별한 편지_ 아파테이아

by 미스터신 2017. 6. 23. 20:01

"당장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책 읽지 않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독서 없이는 깊은 사유가 불가능하다”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인데 책을 읽지 않으면 관용의 정신이 잘 생기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안정적으로 흘러가려면 독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길사, 김언호 대표

http://www.sedaily.com/NewsView/1L05GB7OB6

 

by 미스터신 2017. 4. 17. 17:12

이제는 내가 답이다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았다면 우리는 애착이 잘 되어 큰 어려움 없이 컸을 것이다. 애착은 인생의 첫 단계를 수월하게 넘기도록 도와주는 부모의 큰 유산이다. 이 유산 덕분에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이 펼쳐질 참이었다. 부모라면 애착의 결정적 시기인 아이의 어린 시절을 목숨같이 사수하며 사랑을 퍼부어주어야 한다. 온종일 옆에서 지켜주지는 못하더라도, 하루 일정한 시간은 부모 중 한 사람이 반드시 같이 있어주면서 이 유산을 남겨주어야 한다. 이 유산은 돈과 달리 죽기 전에 한꺼번에 주는 것이 아니라 매일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는 매우 힘든 시간이지만 이 시기에 부모로부터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아이가 평생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알게 된다면, 그 아이의 절절한 눈물을 딱 한 번만이라도 진심으로 보게 된다면, 왜 목숨같이 지켜야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것이다.

아영 씨와 4장에 나왔던 선경 씨는 둘 다 힘들게 살아왔다. 하지만 오랜 기간 심리상담을 받고 우울증 약도 먹으며 급기야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겪을 정도로 훨씬 고통스러웠던 아영 씨와 달리, 선경 씨가 그래도 꿋꿋하게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엄마에게서 받은 유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혜와 사랑이 가득한 어머니 덕분에 이 자산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날마다 불어나고 있었다. 선경 씨는 이미 마음만은 부자였기 때문에 이후 삶이 팍팍해졌어도 나름 늠름하게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안타깝게 유산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아영 씨가 그랬듯이 감사로 자수성가하면 된다. '마음의 자수성가'라는 것은 더 많이 사랑하고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주는 방법을 모른다면, 일단 감사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감사에서 출발하면 긍정 감정의 최고봉인 사랑에도 넉넉히 다다를 수 있다. 하다못해 전두엽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으라' 혹은 '사랑에 대해 생각하라'는 명령이라도 내려보라.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전두엽은 반드시 그 방법을 찾아낸다. 선경 씨 남편이 비록 사랑이라는 단어가 낯설더라도, 아내가 처음 울었을 때 '이건 뭐지? 내가 모르는 감정인데? 어쨌든 이 사람은 사랑을 달라는 것이구나' 하며, 알 듯 모를 듯 확신은 없지만 '전두엽! 어떻게 해봐!' 하고 명령만 내렸어도 최소한 가족에게만큼은 그럴 가치가 있었다. 선경 씨 남편이 그렇게 했다면, 자신의 것을 내놓지 않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결핍된 사랑'을 아내와 함께 묵직하게 채울 수 있었으리라. 그의 아내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산도 있었고 마음도 있었다.

부모가 내게 옥시토신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면, 스스로를 사랑하며 가득 채우라. 감사를 하면 자신이 멋지고 사랑스러우며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매일 부모의 눈치를 보며 사느라 엔도르핀이 부족하게 되었다면, 즐거운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가득 채우라. 아이도 할 수 있지만 어른이라면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스스로 하는 것이 불편하고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내 어른만의 달콤한 자유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어릴 때는 엄마의 사랑을 받는 대신 이쪽에서도 주는 것이 있어야 했다. 먹기 싫은 콩, 당근, 호박 등을 먹어야 했다. 어른이라면, 콩이 먹기 싫으면 집에 들이지도 말고 당근이 싫으면 산책길에 만나는 토끼에게 주고 호박이 지겨우면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난타 공연을 하면 된다. 다 내 마음대로이다. 나만의 맞춤형 옥시토신과 엔도르핀을 제조할 수 있다.

3장에 나왔던 정우 씨는 아버지와 등산을 다니면서 그토록 원했던 부모의 옥시토신을 만끽했다. 등산을 하면서 아들의 얼굴이 밝아지자 아버지가 매주 산에 데리고 다녔기 때문이다. 사실 정우 씨의 사례는 매우 특별하다.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던 당사자가 20년이나 지난 시점에 "미안했다, 다시 잘 해보자"며 즐거운 일을 같이 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그럼에도 정우 씨는 딱 6개월 만에 싫증이 났다. 여자친구가 생겼고, 행글라이더 취미도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껏 얻게 된 옥시토신이 끊어질까 봐 아버지에게 등산을 그만하자는 말을 못한 채 전전긍긍하기만 했다. 마침 아버지가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 '미안한 표정으로' 당분간 등산을 같이 못 갈 것 같다는 말을 했을 때 내심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게 바로 전두엽이 다 자란 사람의 본색이다. 좋게 말하면 단순하지 않고, 나쁘게 말하면 영악하다. 순수하고 선량한 정우 씨가 이 정도라면 일반 사람은 더 할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부모의 관심과 사랑, 충분히 받기만 했다면 지금 모양 요 꼴로 살지 않을 것 같은 그것은, 막상 지금 받으면 '신 포도'일 수도 있다.

주재원으로 나간 청년은 '부모가 자신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것'을 원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서도 안 되거니와 행여 일어난다 해도 싱싱한 청포도가 아니라 그저 시어빠진 포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도 알게 될 것이다. 당연히 받았어야 할 유산을 못 받았다면 미련과 분노가 엄청 클 수밖에 없겠지만, 어른이 되었다면 날아가버린 유산에 집착하고 슬퍼하기보다는 감사로 새로운 부를 쌓는 것이 훨씬 빠르고 품격에도 맞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부모의 냉대나 부재로 다른 아이들보다 100미터 처져서 달리기 시작했더라도, 감사의 운동화를 신는다면 이제 다시 똑같은 선에 나란히 설 수 있다. 아니, 인생의 시작 단계에서 받았던 복에 취해 감사의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하는 그들을 반환점을 돌면서 치고 나갈 것이다. 부모로부터 애착이라는 예쁜 왕관을 받아썼던 그들의 우아함을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스스로 머리에 얹게 되는 월계관은 비장할 정도로 아름답다. 고통스러운 일이 많았을수록 월계관은 더 눈부시다. 고통이 심했을수록 밥 한 숟가락 먹을 힘만 있어도 감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에 상담을 시작한 30대 후반의 두 여성이 있었다. 둘 다 남자친구로부터 실연 당한 후 자살을 시도했다. 여기서는 김 양, 이 양으로 부르기도 하겠다. 김 양은 수면제를 바로 게워 다행히 큰 문제가 남지 않았지만, 이 양은 중환자실에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후유증이 컸다. 김 양은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에 가게 되면서 명문대를 나와 교수와 변호사로 있는 형제들에 비해 열등감을 크게 느꼈다. 운 좋게도 수도권 종합병원의 물리치료사로 취직을 하고 10년 넘게 장기 근속을 하면서 팀장급의 위치가 되어 어느새 연봉이 4500만 원이 넘어 있었지만, 늘 자신의 모습에 불만족스러워하며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가고 싶어 했고, 여의치 않게 되자 치과대학원 준비를 했다. 부모가 사준 아파트에서 부족함 없이 살고 있었음에도 그녀는 자신의 직장을 부끄러워하며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늘 짜증만 냈다.

반면 이 양은 부모와 형제들로부터 항상 바보천치라는 말을 들으며 집에서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했고, 사회에서 처음 만난 남자로부터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사기를 당해 남자가 사용한 카드빚까지 갚아야 하자, 가족들은 아예 그녀를 정신병자 취급을 했다. 그녀는 자살 시도로 장기가 심하게 손상되어 밥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였지만 집에서는 "넌 더 이상 우리 가족이 아니다"라며 구타하고 쫓아냈기 때문에 모든 생활을 스스로 해야 했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 싸구려 월세방을 전전했고, 겨우 인쇄소에 취직했지만 실수할 때마다 월급에서 몇만 원씩 차감하는 악덕 사장으로 인해 빚이 점점 늘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상담 첫날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말했을 때 나는 두 사람에게 똑같이 말했다.

"맞습니다. 우울하시네요. 그런데 더 근본적인 병은,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모르고 다른 사람의 말만 귀담아들으며 인생을 망치려 했다는 거예요. 아주 중증의 병이죠."

이 말을 들었을 때 후회와 희망이 섞이 폭풍 같은 눈물을 흘린 사람은 이 양이었다. 그녀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자신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아무도 그것을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감사 테라피를 시작한 후 몇 주가 지났을 때 모처럼 밥이 식도로 넘어갔다면서 "말할 수 없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밥을 삼킬 수 있으니 앞으로는 기운을 내서 제대로 일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면 실수도 줄어서 월급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좋아했다. 그야말로 '밥 한 숟가락 먹을 힘'을 감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양이 감사하기 시작하자, 그토록 그녀에게 냉정한 듯이 보였던 운명이 그녀의 편으로 돌아섰다. 가장 먼저 일어난 변화는 직장에서였다. 그녀가 실수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주 능숙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도 월급을 더 많이 주는 곳으로 옮기지 않자, 사장은 그동안 뗐던 돈을 내놓으면서 일을 그만둘 때 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실은 선한 사장님 곁에 있었음을 알게 된 그날, 그녀는 또 한 번 크게 울었다. 그렇게 그녀는 일어나서 지금은 빚을 차곡차곡 갚아 나가고 있고 주말에는 햇빛이 잘 드는 방에서 느지막이 일어나 영화를 보러 간다. 요새 그녀의 유일한 고민은, 그녀가 버는 돈을 받아내려는 가족들을 어떻게 대할지에 관한 것이다.

반면 이 양에 비해 객관적으로 몇 배나 더 멋진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김 양은 아직도 감사를 어렵게 생각하면서 여전히 지지부진하게 살고 있기에, 앞으로도 과연 행복을 느낄 날이 올지 불확실하다. 그녀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조차도 한결같이 그녀의 편이었던 운명이 그녀로부터 감사의 말 한 마디 듣지 못해도 계속 그녀의 편을 들어줄지 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이 양은 많이 배우지 못해서, 직업이 변변치 못해서, 돈이 없어서,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자신은 결코 행복해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삶의 비밀을 하나 알게 된 것 같다고, 이것을 알기 위해 그렇게 힘들게 살아왔는가 보다, 라고 말하며 햇살같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감사는 고통을 심하게 겪은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행복의 방법이다. 영성가들 사이에 회자되는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는 것이 있다. 신과 조우하기 전에 반드시 통과해야 할 고통의 시간을 의미한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는 단순한 고통의 시간이 아니라 신을 부정하기까지 하는 극단적인 좌절의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겪었다는, 신앙심이 투철했던 한 산악인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그는 등반을 했다가 심한 눈보라로 인해 3일 내내 산에 갇혔다. 우리가 그 사람이라면 그 밤들을 어떻게 보낼 것 같은가. '설마' '혹시나' 하며 3일까지 버텨냈는데도 실낱같은 희망조차 사라질 때, 신이 있다면 왜 나를 구하러 오지 않으며, 정말로 신이 있다면 처음부터 나를 이곳에 보내지 말았어야 하는게 아니냐며 울부짖고 분노하며 절망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적같이 구조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삶이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끼며 감사하게 된다고 한다. 예전과 똑같은 상황인데도 마음이 달라진 것이다. 이들은 모두 '고통이 축복'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확실히, 고통을 겪으면 감사하기가 참 쉽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감사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행복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 굳이 고통이 축복임을 경험해보기를 바라지 않는다. 고통은 이겨내기만 하면 분명 당신을 성장시키겠지만, 나는 당신이 다른 방법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감사로 말이다.

깜깜한 밤에 길을 잃으면 우리는 습관적으로 하늘에서 북두칠성을 찾곤 한다. 우리 마음속에도 감사라는 북두칠성이 있다. 마음의 북두칠성을 바라보는 한 인생에서 길을 잃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인생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이것저것 다 해봐도 변화가 없다면, 지금 감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라. 그러면 선명하게 길이 보일 것이다. 우리가 진심으로 밥 한술 먹을 수 있음을 감사한다면 삶에서 무엇이 아쉽겠는가. 삶에서 아쉬움이 없다면 지금 내 옆에서 반짝이고 있는 행복을 보지 못할 수가 없다. 그러면 반드시 드레스를 입고 왕궁에 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려도 행복의 마법에서 깨지 않을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당신은 참으로 아름답다. 계속 꿈을 좇아 열심히 노력하자.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것은 행복의 비결 중 하나이다. 하지만 여기, 훨씬 쉽고 빠르게 행복해지는 방법이 있다. 미래에 행복해지려 하지 말고 감사함으로 오늘 먼저 행복해지는 것이다. 오늘 당장 행복감을 느낀다면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룰 때 행복은 '따블' '따따블'이 된다. 설령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해도 이미 나는 행복하기에 감정적으로 힘들 일이 전혀 없다. 결과가 안 좋다고 해서 내가 멋진 사람이라는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며, 그저 다시 도전하거나 다른 길을 찾아 행복의 색깔만 바꾸면 될 뿐이다.

당신은 지금 어느 집 앞에 서 있다. 아쉽게도 당신이 꿈꿔왔던 집이 아니다. 당신이 갖고자 했던 휘황찬란한 집은 그 옆에 다른 사람의 소유로 있다. 눈물이 나려 한다.

"왜 내 인생은 이것밖에 안 되지?"

눈물을 감추려고 뒤도는 순간 황금빛으로 넘실대는,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가을 들판이 펼쳐져 있다. 모든 사람이 바라는 행복이 내 앞에 보이지 않아 실의에 잠겨 있었을 때도 내 등 뒤에서는 다른 빛깔의, 그리고 더 큰 행복이 한없이 정겹게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광경에 가슴이 먹먹해져 다시 뒤돌아보니, 그토록 부끄러워했던 내 집은 황금 들판에 아주 잘 어울려 100년, 200년 물려주어도 될 만큼 기품이 있고, 그토록 부러워했던 화려한 집은 혼자만 튀어 오래갈 것 같지가 않다.

'왜 이걸 몰랐지?'

우리가 하나의 행복에만 집착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신은 보다 높은 차원에서 더 고귀하고 단단한 행복을 준비해놓으셨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눈시울이 뜨거워져 울어도 모자랄 판이지만 좋은 날이니 웃도록 하자. 이쪽을 봐도 저쪽을 봐도, 앞으로 나아가도 뒤돌아가도 온통 감사할 것 천지이니 이제 우리는 감사의 들녘에서 신명나게 놀 일만 남았다. 덩덩덩더쿵! 덩덩덩더쿵! 신나게 어깨춤을 추며 머금는 그 싱그럽고 담대한 미소를 이제 당신에게서도 볼 생각에 정말 마음이 설렌다.

자, 마지막 초대장을 드리겠다. 열어보니 금빛 테두리를 두른 거울이 들어 있다. 거울을 들여다보니 반짝이는 내 눈이 보인다. 이어서 글이 뜬다.

오늘부터는 당신이 답이다.

골든 땡큐를 이루셨음을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너무도 멋진 그대.

오늘도, 골든 땡큐_ 이현수 박사

by 미스터신 2017. 2. 10. 16:55

인생 솔루션 각본

보물지도인 전두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마음의 보물은 무엇인가? 만약 보물이 돈, 명예, 성공이라면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 빠를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보물은 '마음의 평화'이기 때문이다.

고통 속에 있어본 사람이라면 왜 마음의 평화가 가장 귀중한 보물인지 대번에 알 것이다. 고통 속에서 단 1분이라도 평화를 맛본 사람은 그 평화를 세상의 어떤 것과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 부자가 물질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므로 섣불리 실망하지는 말자. 마음의 평화를 먼저 가져야 재물도 더 오래가고 더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이 돈을 번다 치자. 당연히 잘 벌 수밖에 없다. 마음 관리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된다면 그 에너지는 온전히 전두엽으로 보내져, 돈이 어디에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 생활을 어떻게 정리하고 무엇을 참아야 하는지, 사고뇌가 척척 돌아가 원하는 것을 수월하게 이루어낼 수 있다.

다만 마음의 평화를 맛본 사람은 돈과 성공을 얻지 못했다 해도 미련이 거의 없다. 지구에서 큰 부자로 산다는 것은 많은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므로,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기 힘들다. 마음 부자가 내면의 평화를 포기하고 물질 부자가 되겠다는 선택을 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마음이 먼저 부자이면, 재물이 있으면 기분 좋게 잘 관리해볼 것이고 없으면 재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알차게 시간을 보낼 것이다. 마음이 먼저 부자이면, 미인이 아닌 내게 반한 남자를 '눈 한번 높네'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만나볼 것이고, 그런 남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면 연예인이 될 것도 아닌데 몸매 관리한다고 맛있는 빵앞에서 손을 억지로 잡아당길 필요 없이 즐겁게 먹으면서 나의 다른 매력거리를 찾는 데 몰두할 것이다. 마음이 먼저 부자이면, 결혼을 하면 가정을 천국으로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고 결혼을 하지 않으면 인간의 지고의 가치인 자유를 만끽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 것이다.

마음이 부자이면 한마디로, 손해 볼 일이 전혀 없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이 말은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면서 되는대로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래도 즐거움이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저래도 또 다른 즐거움이 있어서 열정적으로 산다는 뜻이다. 어디를 가든 의미를 찾을 수 있고 누구를 만나든 기분 좋게 있다가 올 수 있다.

미혼 여성들 중 놓쳐버린 남자로 인해 우울해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 마음을 먼저 부자로 만들면 우울할 일이 없다. 신이 다 뜻이 있어서 헤어지게 한 거라며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한다. 반대로, 어찌하다 보니 다른 여자들이 별로 탐내지 않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면 지금부터는 그들이 부러워하게끔 깨가 쏟아지게 사는 것이 이 길로 들어선 내가 즐겁게 해볼 일이다. 남들에게 사이 좋은 가족이라는 것을 인위적으로 보이기 위해 아이와 남편을 휘어잡는 것이 아닌, 가족이 정말 즐겁게 사는 삶을 만드는 것이다. 누가? 바로 당신이 말이다.

마음이 부자이면,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잘생긴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범접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이런 매력을 가진 사람은 주변에서 함부로 대하기 힘들다. 매력의 비밀이 내적인 당당함이기 때문이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으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기 위해 안달하지 않아도 되니 비굴해질 일이 없다. 이런 매력은 사실 누구나 가지고 있다. 다만 앞에서 봤던 성장기 시절의 편협된 솔루션 각본에 사로잡혀 그 매력을 잠시 상실했을 뿐이다. 특히 부모의 잘못된 양육으로 인해 생긴 마음의 상처는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을 키워 자신의 매력을 회복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해결 방법이 있다. 전두엽을 잘 쓰면 된다. 전두엽은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가? 이미 당신이 갖고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보물이 내 생각과 일치하고 전두엽을 잘 쓰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했다면, 보물을 찾을 준비는 끝났다. 이제 전두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차례이다.

오늘도, 골든 땡큐_ 이현수 박사

by 미스터신 2017. 2. 3. 14:48

책과 더불어 살아온 저자로서 한 가지 송구스러운 충고 아닌 공감을 위해 남기고 싶은 뜻이 있다.

나는 세계 여러 지역과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크게 느낀 바가 있었다. 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이 선진국가가 되고 세계를 영도해가고 있는가. 그 나라의 국민들 80% 이상은 100년 이상에 걸쳐 독서를 한 나라들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 등은 그 과정을 밟지 못했다. 아프리카는 물론 동남아시아나 중남미에 가도 독서를 즐기는 국민적 현상을 볼 수가 없다.

나는 우리 50대 이상의 어른들이 독서를 즐기는 모습을 후대에게 보여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시급하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우리들 자신의 행복인 동시에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진입, 유지하는 애국의 길이라고 확신한다. 나이 들어 느끼는 하나의 소원이기도 하다.

김형석, '백년을 살아보니' 중에서

by 미스터신 2017. 1. 25. 14:55

나는 지금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또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마다 TV 생방송을 진행한다. 여기에 짬짬이 글을 써서 책을 내고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는 기업이나 학교의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한다. 흔히 교수라고 하면 아이들을 가르칠 때만 빼고는 연구실에 머무르며 비교적 여유롭게 자기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론 잠시 책상에 앉을 틈도 없이 누구 못지않게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절대 거르지 않는 것은 바로 독서다. 10분 동안 2페이지를 읽든, 필요한 자료를 찾느라 10권을 읽든 날마다 독서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은 조금씩 다르지만 하루도 책을 펼치지 않은 날은 없었다. 내가 책을 쓰는 저자이고, 교수라서가 아니다. 일과 삶 양쪽에서 나를 성장시키고, 눈앞의 문제에만 매달리느라 중요한 결정을 그르치고 후회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는 유일무이한 도구가 바로 독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 법학부를 졸업한 뒤, 나는 교육자의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에 진로를 바꾸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만큼 하루빨리 논문을 쓰고 졸업을 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마음은 바빴지만 현실은 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장장 8년이라는 시간을 대학원에 다니며 공부하는 동안 나이는 서른이 넘었고, 이렇다 할 직장도 없는 빈털터리였으며, 힘들게 쓴 논문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렇게 원하던 공부를 하면서도 "지금 하는 일이 뭐예요? 수입은 얼마나 되죠?" 라고 묻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불안하고 초조했다. 다른 이들은 한참 앞서가고 있는데 나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별 성과도 없고 초라해 보일 뿐인 것 같아 대학원 따위는 그만둘까 고민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 미래에 대한 불안과 회의감 속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독서밖에 없었다.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고,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그래도 뭔가를 배울 수 있으니 더 낫다는 생각 때문에 미련할 정도로 책의 세계로 파고들었다. 책을 읽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와 같은 문제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당시에는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을 하나 만드는 것이 유일한 수확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시간 강사부터 시작해서 대학에서 자리를 잡고,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동안 그때 내가 얻은 것이 독서 습관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하는 힘, 풍부한 간접 경험, 나와 타인 나아가 세상을 이해하는 유연성 등 독서를 통해 무수히 많은 힘을 키울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흡수한 저자들의 생각과 지식, 삶이 내면에 켜켜이 쌓여 무슨 일이든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는 토대가 되어 주었고 갈림길에서 갈팡질팡하지 않고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정표가 되어 주었다. 다시 말해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은 내가 똑똑하거나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매일 책을 읽은 힘 덕분이었다.

 

신문, 텔레비전, 인터넷 등 책보다 재미있고 즉각적인 정보와 지식을 주는 도구들이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굳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책을 읽는 것만큼 귀찮고 머리가 아픈 일이 없는데, 책을 읽지 않아도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냐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나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모습으로 살고 싶다면, 단단한 내공을 쌓아 삶의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책을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열심히 산다고 해도 우리가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은 한정되어 있어서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생각과 행동에서 벗어나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이 깊은 내공을 쌓는 데 필요한 재료의 질과 양을 더하는 행위다. 내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격렬하게 부딪히기도 하고 마치 하나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섞이기도 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생각이 탄생한다. 그리고 여기에 내가 살면서 겪은 경험과 지혜가 합쳐지면서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내공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독서는 사람이기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시간적, 경험적 한계를 극복해서 내면에 숨겨져 있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은 어떤 고비나 위기에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인생을 꾸려 나간다.

 

자꾸 똑같은 실수를 하면서 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라며 스스로를 비하할 때가 있다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면, 크고 작은 실패로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책을 읽길 바란다. 죽음을 이겨 내고 일본 최고의 기업가가 된 손정의나 술과 마약으로 망가졌던 삶을 추슬러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토크쇼 진행자가 된 오프라 윈프리를 만든 것도 다름 아닌 책이었다. 책은 나를 다독이고 위로하며,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당당한 자존감과 긍정의 힘으로 어디에서나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혹시 지금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내심 독서는 귀찮고 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독서의 기술을 모르기 때문이다.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거나 내용이 어려운 책일수록 좋은 책이라는 등의 책과 독서에 관한 수많은 편견과 압박에서 벗어나라. 독서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지금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책을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1권을 재미있게 읽어야 100권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남들보다 많은 책을, 정확하게 읽고, 바로 일과 삶에 활용할 수 있다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승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서 인생의 선택을 '점과 점 이어 긋기'에 비유하며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지금 한 일이 인생에 어떤 점을 찍는 것이라고 한다면 미래에 그것들이 어떻게 이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후 돌이켜 보니 그 점들은 이미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지금 내가 하는 어떤 일이 지금 혹은 미래에 어떤 의미인지 당장은 알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훗날 과거를 돌아보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언젠가는 점과 점들이 이어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현재를 충실하게, 우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독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읽는 책 한 권이 내게 무엇을 줄지,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직하게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수많은 점들을 갖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깨닫게 되지 않을까. 점과 점이 이어져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우리 함께, 책으로 찍은 점을 늘려 나가자.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_ 사이토 다카시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7. 1. 14. 15:39
by 미스터신 2016. 12. 30. 16:22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10/2016111002531.html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12. 29. 20:54

아이를 사랑손님처럼 대하라

 

하루에 3시간이 아니라 10시간씩 붙어 있으면서 최선을 다했는데도 아이가 잘못 자랐다고 혼란스러워하는 어머니들이 있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은 매직타임을 잘못 사용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하는지 또한 중요하다. 블랙매직, 즉 흑마술이란 귀신이나 악마 등 사악한 존재의 힘을 비려 마술의 힘을 잘못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잘못된 말과 행동이 흑마술처럼 작용할 수 있다. 3시간의 매직타임이 블랙매직이 되지 않기 위해 생각해볼 것이 있다.

 

아이와 엄마는 서로에게 거울 같은 존재이다. 엄마의 감정, 행동, 말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같이 있어도 불안 수준이 높아서 지나치게 안달복달하는 엄마라면 아이가 안정적인 정서를 갖기 힘들다. 아이가 늘상 보고 듣는 것이 불안과 관련된 감정과 행동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불안은 각자의 경험에서 형성되었고 개인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겠지만 부모 자신이 풀어야 하는 문제이다. 새로 인생을 시작하는 아이에게 막무가내로 "엄마가 살아봐서 하는 말인데" 하며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이런 부모라면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부모에게 이것처럼 잔인하고 기분 나쁜 말도 없으리라. 하지만 얼마나 많은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상담실에서 "차라리 부모님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흐느끼는지 모른다.

 

불안이 지나쳐 자식을 과잉보호해서 오히려 망치는 일도 있다. 헬리곱터맘, 혼테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결혼 예단으로 한몫 단단히 챙긴다는 뜻인 혼테크는 망신스럽기까지 하다. 결혼한 지 5년 안에 이혼하는 부부 중 절반이 예단 문제때문이라니 자식을 망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아무리 부모가 마마보이, 파파걸을 만들려고 해도 자식이 거절하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부모의 자식은 거절을 하지 못한다. 불안의 뿌리가 마음 깊이 박혀서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 놓이면 극도로 예민해지고 위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악습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한결같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부정적인 메시지로 사고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 영향이 미친다. 어릴 때 반복한 사고는 지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듣고 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산다. 냉정하고 폭력적인 부모를 보고 자라면 이 사람의 세계에서 폭력은 물처럼 흔한 것이 된다. 생애 초기에 특정한 상황에서 학습한 경험은 다른 상황에까지 확대되는 일반화가 된다. 어릴 때 맞고 자란 여성이 결혼한 후 남편의 폭력 행동에 둔감해지는 이유이다. 여러 번의 일반화를 경험하면 '나는 원래부터 매를 맞을 만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긴다. 한번 고정관념이 생기면 다른 세상을 경험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그렇게 주눅이 들면 다른 사람도 나를 그렇게 여기고 신뢰하지 않으며, 나는 세상에 대해 또 눈치를 본다. 이렇게 악순환을 겪으면서 점점 변화하려는 의지는 사라지고 포기하게 된다. 원래 그렇지 않았던 사람도 세상이 보는 대로 행동하게 되어 있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며 단추를 잘 끼웠다면 그다음은 부모의 언행일치, 즉 일관성이 중요하다. 메시지는 긍정적인데 막상 부모의 행동이 그렇지 않다면 아이는 혼란에 빠진다. 언행일치는 특히 아이가 자랄수록 점점 중요해진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는 무슨 말을 할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다 말실수를 해도 어차피 아이도 잘 알지 못하고 금방 잊어버린다. 하지만 아이의 전두엽이 발달하고 맹렬한 도덕적 사고를 시작할 무렵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엄마의 말 한마디 그냥 놓치는 법이 없고 정확하게 허점을 잡아 찔러댄다. 바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점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몸 고생은 끝나지만 마음고생은 더 심해진다. 아이가 친절하지 못하다고 불친절하게 야단치는 엄마, 아이 얘기는 듣지도 않고 소리를 지른 후 너는 도대체 누굴 닮아서 말을 안 듣느냐는 아빠. 이런 장면을 자주 본 아이는 일찌감치 인생이 모순이라는 냉소적인 시각을 갖게 되어 삶에 대한 열망이 사그라진다. 아이가 어릴 때와 달리 부모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면 부모의 언행 불일치를 많이 봐서 설득력이 없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 부모들이 얼마나 모순되는 언행을 보이는지 하루 일과를 녹화해서 본다면 부끄러워 자리를 피하고 싶을 것이다.

 

어떨 때는 80점만 받아도 잘했다고 하고 어떨 때는 90점을 받아도 야단치거나, 만날 쌀쌀맞게 굴다가 100점을 받아 올 때만 힘껏 안아주며 관심을 보이면 아이에게 존경받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아이는 부모에게 조건적인 사랑만 받았기 때문에 자기 가치감이 떨어져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기 쉽다. 심지어 같은 자리에서 변덕을 부리며 냉탕과 열탕을 왔다 갔다 하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화가 나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른다. "당장 안 나가?" 그래서 나가면 "나가라고 바보같이 나가?" 라고 또 소리를 지른다. "말 좀 똑바로 해." 그래서 똑바로 하면 "어따 대고 또박또박 말대꾸야?" 한다. 이런 부모 밑에서 아이는 차라리 미치는 것이 낫다. 그리고 실제로 아이는 미쳐버린다. 냉탕과 열탕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전문용어로 '이중 구속' 형태의 대화를 만들어버린다. 어느 쪽으로도 행동할 수 없게끔 양쪽에서 조인다는 의미로 아동 정신분열증의 원인 중 하나다.

 

부모라면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는 그렇지 않더라도 자식에게만은 온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엄마가 차고 냉정하다면, 아빠가 성질이 급하고 화를 잘 낸다면, 아이는 나름대로 살길을 찾는다. 냉정한 엄마나 불같이 화를 내는 아빠를 두어도 성공해서 잘 사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하지만 냉탕과 열탕을 왔다 갔다 하는 부모 밑에서 아이는 살길을 찾지 못한다. 처음에는 무력감과 혼란만 느끼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급기야 정신이 통합되지 못해 정신분열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이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아이에게 죄책감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만약 기독교 집안이라서 원죄를 얘기할 수밖에 없다면 그 원죄가 이미 사함을 받았다는 얘기도 반드시 해주어야 한다.

 

죄책감은 자기 가치감, 도덕심, 애타심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죄책감을 갖고 있으면 스스로 떳떳하지 않고 항상 눈치를 보며 기죽어 지내기 때문에 자기 가치감을 느낄 수 없다. 내가 죄가 많으니 당연히 남도 많을 것이라고 여겨서 항상 남을 의심하거나 깔보며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도덕심도 발달하지 못한다. 반대로 스스로 당당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남들도 나만큼 훌륭하다고 여기며 자연히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애타심이 발달한다. 어려서부터 고귀하고 당당하게 대접받은 아이가 그런 어른이 되고, 죄 없이 무결하고 고귀한 아이로 인정받아야 죄책감을 느낄 행동을 하지 않는다.

 

물론 죄책감을 남기지 말라고 해서 잘못을 무조건 묵인하라는 뜻은 아니다. 잘못했으면 야단치고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해야 한다.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대가를 치르고 진심으로 뉘우치게 해야 한다. 진심으로 뉘우친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주고 잘못된 네 행동을 꾸짖은 것이지 너를 미워해서가 아니라고,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고 알려주는 것이 죄책감을 남기지 않는 방법이다.

 

죄책감 없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네 살 무렵부터 골드 스탠더드를 만들어 지키게 하면 좋다. 살면서 꼭 지켜야 하는 원칙을 부모가 잘 생각하여 정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5개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개수가 많아지면 희소가치가 떨어져서 꼭 지키겠다는 마음이 사라진다. 몇 번 주의를 주었는데도 골드 스탠더드를 계속 어기면 과감히 매를 들어야 한다. 반드시 매를 들어야 하는 경우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자신을 해칠 때이다. 두 번째는 남을 해칠 때이다. '거짓말하지 않기'는 당연히 지켜야 할 원칙이지만 골드 스탠다드에 포함될 정도의 원칙은 아니다. 지키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아빠가 싫어도 좋다고 해야 하고, 엄마가 할머니처럼 보여도 예쁘다고 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거짓말을 하면 당연히 야단맞고 거짓말을 못해도 영문 모르게 야단맞는 황당한 상황밖에 볼 것이 없으므로 이런 골드 스탠더드는 바람직하지 않다. 골드 스탠더드 2개 정도는 아이가 좀 더 컸을 때 만들어도 좋다.

 

금쪽같은 골드 스탠더드의 빛이 바래지 않으려면 평소에 웬만하면 잔소리를 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중요한 전략이다. 아무 때나 쉬지 않고 잔소리를 하다 보면 어느 날 작심하고 골드 스탠더드를 위반한 데 대한 집행을 할 때 말발이 먹히지 않는다. 무서운 것도 한두 번이지 매일 무섭게 야단치는 것은 훈육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부엉이처럼 침묵하다가 아이가 정말 잘못했을 때 제대로 한 번 무서운 모습을 보여야 효과가 있다.

 

아이의 눈을 보지 않고 따발총처럼 쏟아내는 훈계는 잔소리다. 잘 자라라고 잔소리를 하지만 잔소리를 많이 들은 아이는 오히려 사람들의 말을 무시하는 독불장군이 되거나 지나치게 눈치를 보는 허약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아이가 크면 말을 점점 줄이자. 말을 아끼라는 말이지 마음을 아끼라는 말이 아니다. 웃는 얼굴로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은 부모의 일상이 되어야 한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엄마가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죄책감을 심어주지 않으면서 골드 스탠더드를 만들어 지키게 하면서 아이를 키웠다. 또 평소에는 말을 아꼈고 말을 해야 할 때는 왕창 했다. 이렇게 했다면 거의 완벽하다. 부모 역할의 최고봉에 거의 올랐다. 이때 중요한 마지막 관문이 있다. 바로 감정의 정화이다. 전문가들은 벤틸레이션이라는 용어를 쓴다. 벤틸레이션이란 '환기'라는 뜻으로 굴뚝 청소를 떠올리면 된다. 꽉 막힌 굴뚝을 뚫어 연기를 빼주어야 집이 엉망이 되지 않는 것처럼 아이들의 꽉 막힌 감정을 그때그때 뚫어주어야 큰 탈 없이 자란다. 감정은 왜 막힐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너무 감정을 억압해서, 또 하나는 제때 뚫어주지 않아서이다.

 

아이도 학교를 오가는 길에서, 학교에서, 또 집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누구에게든 그 분풀이를 하고 싶어 한다. 일단 분풀이가 끝나면 언제 화를 냈느냐는 듯이 다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하루하루 인생을 헤치고 모으면서 아이는 성장한다. 이 분풀이가 바로 벤틸레이션으로, 올바른 성장을 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정신과에 내원하는 환자 대부분은 성장기에 제때 벤틸레이션을 하지 못해 분노와 허탈, 우울과 공허감이 누적되어 삶의 동기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돈 내고 심리 상담 받으면서 벤틸레이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적된 정서 억압은 사회 부적응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켜 본격적으로 심리 상담을 시작한다 해도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난폭한 행동을 보이고 심지어 교사에게 대드는 것은 스트레스를 풀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낮에 학교에서 화가 날 수도 있고 모멸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저녁에 부모가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그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며 이해시키고 감정을 받아주면 아이는 그날의 스트레스를 잊고 다음 날 즐겁게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의 말을 듣지 않는 부모보다 더 나쁜 것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을 때 오히려 부모가 "그런 것도 참지 못하냐"며 더 화를 내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의 마음은 집에서도 닫혀버린다. 화난 마음이 닫혔을 뿐 없어지지는 않았으므로 아이는 학교에서 그 화를 주먹과 욕설로 표출한다.

 

감정의 굴뚝을 그때그때 풀어주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 뇌에서 감정을 처리하는 변연계 때문이다. 변연계는 힘이 무척 세서 한 번 나쁜 영향을 받으면 아이가 자라 늙어 죽을 때까지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아직 대뇌피질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초등학생 때까지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워 쇠고기 파동 시위에 끌고 나가거나, 단체 행동을 하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삭발하는 부모들은 제 손으로 아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셈이다. 자유와 민주를 위해 그런 행동을 했다 해도 아이는 그 당시 현장에서의 느낌과 감정만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자유와 민주를 위한 행동이라는 이성적인 판단은 훨씬 나중에 할 수 있으며 그전에는 오직 '좋다', '나쁘다'는 감정적 판단만 있을 뿐이다. 엄마가 소리를 지르고 옆에서 무서운 동물들이(나중에 경찰임을 알게 되지만) 엄마를 죽이려 하고, 엄마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며 흐느끼는 행동은 아이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렵고 위협적인 인상으로 남는다. 두렵고 위협적인 인상이 뇌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상 이성의 뇌가 아무리 발달해도 알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린다.

 

심리 치료란 이러한 불안의 시발점을 찾아 성인의 시각에서 그 당시 일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어머니의 행동이 사실은 대의를 위한 행동이었으며 그때 나는 아직 어렸기 때문에 현실을 성숙한 눈으로 보지 못했음을 깨닫고, 어머니를 용서하고 감정을 털어버리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때로는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한다. 이성이 발달하기 전의 아이에게 부모의 가치관과 대의명분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은 그저 세뇌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행동이라도 아이에게 불안을 줄 수 있다면 엄마, 아빠 둘이서만 하는 것이 옳다. 아이가 안전하게 자라도록 보호한 다음, 어른들의 대의를 생각하자, 제 2차 세계대전 중 처절한 전투를 벌인 영국과 독일은 그 와중에도 최대한 아이들은 보호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가능하면 총성이 들리지 않는 시골로 보냈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 속 아이들의 위대한 모험은 그렇게 탄생했다.

 

20년 넘게 정신과에서 일했던 경험으로 한국의 정신 질환 추세를 어렴풋이 파악할 수 있다. 1990년에 정신과 심리실에서 수련을 받기 시작할 때는 정신과 환자들의 연령대에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유아기의 발달 지연 문제를 지나 유년기인 초등학교 입학 무렵의 적응 문제를 넘어가면 잠시 멈추었다가 일부 청년이 전두엽 기능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를 감당하지 못해 정신분열증에 걸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한동안 소강기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50대에 갱년기 우울증, 60대에 노인 우울증과 치매가 발병하는 양상이었다. 당시 같이 공부하던 의사들끼리 농담 삼아 "우리는 모두 서른 살이 넘었으니 정신분열증은 걸리지 않겠다. 이제 치매만 조심하면 되네" 했던 기억이 난다. 정신분열병은 전두엽 기능이 폭발적으로 발달할 때 필요한 도파민 분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니 그 시기를 잘 넘겼다면 당연히 앞으로는 사고의 혼란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였다.(2012년부터 정신분열병이란 용어가 조현병으로 바뀌었지만 일반적으로 정신분열병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환자 연령대에 변화가 생겼다. 일단은 예전에 없던 왕따나 학교 폭력, 인터넷 중동으로 청소년기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졌고, 한국인의 일생에서 가장 힘들다는 고3시기를 잘 버텨냈음에도 20대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대학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졸업한 후 직장을 얻지 못해 우울해하며, 직장에 가서도 적응하지 못한다. 애인과 헤어지면 바로 손목을 긋고, 군대는 할 수만 있다면 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군대에 가서도 적응하지 못한다. 청소년기의 혼란은 30대까지 연장되어 결혼을 해도 아이를 건사하지 못해 부모에게 맡기고 주식으로 한 방에 돈을 벌려다가 가정이 파탄 난다. 갱년기 우울증은 과거보다 10년이 빨라진 40대부터 나타난다. 한마디로 소강기가 없어졌다.

 

놀랍게도 소강기가 없어진 최근 10년은 조기 유학이 급증한 기간이기도 하다. 통합적인 뇌 발달이 아닌 부분적인 뇌 발달을 목표로 한 결과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조기 유학의 열병은 한두 가족의 가정을 파탄 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우려할 만한 사회현상을 함축한다. 먹고살 만한 경제력과 찬란한 문화를 갖추고 있음에도 조기 유학비율이 세계 1위가 되었다. 경제적으로 무리가 있는데도, 아이가 진정으로 행복해하지 않는데도, 건강한 가정이 무너지는데도 무리해서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신이라면 그 잘못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 나는 정부의 무능함을 탓한다. 조기 유학을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상대적인 박탈감과 열등감에 허덕인다. 그래서 조기 유학 대신 서울대 법대에 집착하는 터무니없는 보상 심리가 발동하면서 온 가족이 숨 제대로 쉬지 못하니 정신과 내원 환자들의 연령대에 소강기가 없어진 것이다.

 

조기 유학을 떠나는 가족에게는 잘 다녀오라고 해주자. 부모와 함께 외국의 문물을 접하면서 영어 능력도 키우는 복 받은 가족에게는 진심으로 부러운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그런 복이 없다면 다른 복이 있음을 알고 빨리 그 복을 찾으면 된다. 내 주머니 속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몰라보고 남의 보물에만  정신이 팔려 탐내고 질투하며 속상해하는 것만큼 시간 낭비가 어디 있을까. 세상에는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으니 어느 것이 진정 행복한 길인지도 알 수 없다. 우리 가족의 상황과 내 행복의 색깔에 맞는 길을 찾아갈 뿐이다.

 

우리는 행복하고자 많은 것을 시도했지만 행복은 오히려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방법을 바꿔야 하지 않을가. 아이만의 조기 유학, 영어 올인 등 특별한 공부 방법은 특정한 아이에게만 효과가 있고 내 아이와 우리 가족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엄마 냄새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정신과에 오는 아이들의 부모 중 가장 많은 유형은 엄마는 너무 약해서 아이의 든든한 벽이 되어주지 못하고, 아빠는 돈 버느라 가족에게 관심이 없는 유형이다. 이런 부모 아래에서 자라는 아이는 가족 간의 친밀감이나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기 가치감이 낮다. 게다가 부모에게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우지 못해 학교와 사회에서도 자신감이 없고 우울감,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

 

하지만 그런 가정이라도 가정의 모습을 유지하며 하루 세끼 밥 먹으면서 살아가면 아이가 입원까지 하지는 않는다. 입원할 만큼 심각해지는 것은 아버지가 아이 말을 전혀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아이와 아내를 무시하고 때리거나, 엄마도 아이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오히려 욕을 퍼붓고 밥도 주지 않는 경우이다. 그리고 이런 폭력이 없어도 아이가 총체적 난국에 빠지는 것은 엄마가 갑자기 영원히 가출한 경우이다.

 

아이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예고 없는 엄마의 가출에 큰 충격을 받았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여도 마음은 무너지고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여전히 잔소리를 했고 아버지는 여전히 겉돌았다. 변한 것은 엄마가 없어진 것이다. 아이는 평소 엄마를 좋아하지 않는 듯이 보였다. 그런데도 엄마가 가출한 후 아이는 무너져버렸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 힘들게 하느냐"며 절규했다. 마음이 여린 아이는 혼자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었던 고통과 분노를 가짜 자신, 데이먼을 통해 표출했다.

 

아이가 무너진 것은 엄마 냄새가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

엄마 냄새가 사라졌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병에 걸리진 않는다. 아이의 누나와 동생은 이런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선천적으로 정신력이 약했는데 후천적인 스트레스를 만나 정신병을 일으킨 것으로 진단되었다.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담배를 많이 피우고도 폐가 선천적으로 강해 암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듯이 선천적으로 정신력이 강한 아이는 같은 스트레스 상황도 잘 이겨낸다. 폐기능이 원래 약한 사람이 담배라는 부정적인 자극을 자주 접하면 쉽게 폐암에 걸리는 것처럼 선천적으로 정신이 유약한 데다 엄마 냄새가 없어진 후천적인 스트레스가 더해져 정신병이 생긴 것이다.  정신이 유약한 아이에게 사라진 엄마 냄새,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엄마 냄새는 너무도 큰 스트레스가 되었다. 누나와 동생도 사라진 엄마 냄새의 영향이 전혀 없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냄새의 정확한 본질은 무엇일까? 사랑의 냄새는 어디에서 나올까?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우리는 옥시토신을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특히 여성의 자궁 수축과 젖분비를 촉진하며 모유 수유를 할 때 옥시토신이 다량 분비된다. 옥시토신을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애무해서 아이를 만들게 하고, 자궁을 수축해서 아이가 빨리 나오게 하며, 아이가 먹을 젖이 나오게 하고, 아이에게 젖을 물릴 때 엄마 눈에서 하트가 튀어나오게 하는 등, 온통 사랑하는 일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옥시토신은 남성의 뇌에서도 분비되지만 여성의 자궁과 유방에 옥시토신 수용체가 있어 사랑의 냄새는 여성이 훨씬 더 진하다.

 

게다가 아이는 엄마 냄새를 가까이에서 맡는 정도가 아니라 10개월 동안 엄마 몸속에서 순도 100%의 냄새를 공유하다가 이 세상에 나온다. 그러니 아이에게 엄마 냄새는 생명의 냄새이기도 하다.

 

앞서 엄마가 가출하면 아이는 정신과에 입원할 정도로 무너진다고 했다. 하지만 아빠가 가출한 집은 어떨까? 아주 복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아빠가 가출한 집에서 입원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지는 아이는 아직 보지 못했다. 아빠들에게는 서운한 말이겠지만 아빠는 가출해도 집에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밥을 해주지도 빨래를 해주지도 않았고 엄마처럼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주지도 않았다. 아빠가 갖다주던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면 엄마 혼자서도 아이에게 밥을 해주고 학교에 다니게 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답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엄마들이 엄마 냄새를 가두는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남편에 남편에 대한 순종을 강조한 전통적 아내의 역할을 잘못 해석하고 남편만 바라보는 남편바라기가 되어서이다. 이런 아내는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 남편만 바라보는 망부석이 된다. 가정에 문제가 생겨도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남편이 자식을 먹여 살리지 못한다고 화만 내다 지쳐 아이를 방치하기까지 하는 엄마들이 많다.

 

또 하나는 명백한 스트레스다. 오랜 기간 정신과에 내원한 환자들을 볼 때 경제적 스트레스와 대인 갈등 스트레스가 엄마 냄새를 잠그는 요인 1,2위를 다툰다. 병원에서는 그중 대인 갈등 문제를 다루는데, 대인 갈등 중에서도 남편과의 갈등, 남편의 외도는 엄마 냄새와 엄마 마음을 가둬버리는 초강력 마비제이다. 남편의 외도는 아내의 지적수준에도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행동까지 하게 만든다. 여기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해지면 자식을 포기하고 가출하는 지경에 이른다.

 

괜찮다. 두려울 것도, 땅을 치며 후회할 것도 없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다만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다. 먼저 세 가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어릴 때 부모에게 받았어야 할 것을 받지 못한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 지금부터라도 줄 수 있으니 다행이라는 긍정의 마음,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다리면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는 믿는 마음이 중요하다.

 

하루 3시간 엄마 냄새_ 이현수 박사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6. 12. 16.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