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에 가장 쉽고 효과적으로 실력을 키우는 방법은 바로 책을 읽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독서야말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통찰력은 결국 독서를 통한 사고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좋은 결정을 내리는 의사 결정자는 대체로 다독가입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간접적인 경험의 폭을 넓혀놓은 사람들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독서는 관심의 영역을 확대하고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줍니다. 생각의 근육도 키워줍니다. 판단력을 정교하게 만들어줍니다. 온갖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그 책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그 환경에 대처하는지를 보면서 상상력의 힘을 기르게 됩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독서에 열중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세계적인 기업가들이 읽는 책의 목록을 구해서 그 책을 골라 읽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방식입니다. 자신의 관점이 중요한데,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관점을 따라 하려는 것입니다. 단순한 모방은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책을 읽는 습관은 모방하되, 책의 종류는 본인이 선택해야 합니다.


저는 특별히 어떤 종류의 책을 선호한다거나 한 방면에 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는, 이른바 잡독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게 통찰력을 주는 분야는 '진화'에 관한 책들입니다. 흔히 고전을 통한 지혜를 모색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고전을 이해하려면 옛 시대에 대한 이해가 충분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진화에 대한 책을 탐독하는 이유는 그것이 대부분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체가 종족을 보존하고, 상황에 대한 최적화를 통해 생존을 영위할 뿐 아니라 점차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저는 진화에 관한 책을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게는 이런 생명체의 진화가 조직이나 기업의 생존 및 성장의 과정과 많이 닮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생명체가 환경에 맞추어 진화하는 것과 한 조직이나 사회가 점진적으로 발전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생명체나 최적의 환경에서 생존을 도모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든 조직이 자신의 옵티멈, 즉 최적에 다가가려고 하지 않습니까? 물론 그런 노력이 맞을 때가 있고 또 틀릴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체나 사회, 그리고 조직과 기업은 옵티멈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 과정을 과학자들이 진화라 불렀던 것이지요. 생존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가는 것, 그런 것에 저는 흥미를 느낍니다. 이런 진화에 대한 책들이 제게 경영의 지혜를 제공해주곤 합니다.


나머지 경제, 사회, 리더십 분야에 대한 책들은 그야말로 잡독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는 편입니다. 저는 나아가 제 동료들과 직원들에게 독서를 장려해 왔습니다. 제 비서가 계산을 해보니 지금까지 제가 동료와 직원들에게 나누어준 책이 약 1만 권쯤 된다고 합니다. 저와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했던 동료 중에서 지금까지 제게 약 100여 권의 책을 선물로 받았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저 자신은 1년에 책을 몇 권 정도 읽을까 궁금했습니다. 비서의 도움을 받아 계산을 해보니 평균적으로 1년에 약 70~100권 정도 읽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1권 정도 정독을 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연휴나 출장 갈 때 추가적인 독서 시간을 벌게 되면 30여 권 정도의 책을 더 읽었던 것 같습니다.


1년에 70~100권 정도의 책을 읽었습니다만 솔직히 그중에서 약 3분의 1 정도에서만 어떤 영감을 얻게 됩니다. 제가 읽었던 모든 책이 좋은 책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많은 책들이 내용은 충분하고 좋은데 제시하는 방법이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런 책들은 50페이지 정도만 읽다가 중단해버립니다. 내용뿐만 아니라 제시하는 방법도 마음에 든다면, 그때부터 속도를 늦추면서 끝까지 정독합니다. 이것이 제가 책을 읽는 방식입니다.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라


사실 책도 경험이나 생각을 문자라는 매체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의 저자를 직접 만나서 들어보는 것이 그 책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지름길입니다. 가끔은 그런 기회가 있겠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신에 저는 다양한 방면에 종사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한 사람과의 소중한 만남을 통해서 우리는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 전체를 듣게 됩니다.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과의 만남은 때로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문제를 다르게 접근하는 사람의 방식을 관찰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사고의 경직성을 발견하면 놀라기도 합니다.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와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생각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좋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어떤 기준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사 결정자는 골방에서 혼자 고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고, 다른 분야,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영감을 얻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책도 읽고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들은 의미 있는 이야기를 종합해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맡은 조직에 어떻게 활용해볼까 생각하고 적용해봐야 합니다. 최근에 많은 리더들이 인문학을 비롯한 수많은 강좌에 참석하고 있지만 단순히 자신의 교양만을 쌓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빌 게이츠 같은 탁월한 경영자는 매년 '생각 주간'을 보내면서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직급과 직책이 올라갈수록 일하는 시간을 늘릴 게 아니라 실력을 늘려야 합니다. 소소한 일에 소모하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초격차_ 권오현









by 미스터신 2019. 4. 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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