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죽기 전에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렴. 이 편지를 덮고 잠시 생각해봐.

승민이가 지금 생각한 것들은 아마도 다 순위 안에 있을 것 같다.

'가족과 좀더 시간을 보낼것', '일 좀 덜 할걸' 등 많은 게 있지만, 그중에서도 1위는 '내 뜻대로 살걸'이야.

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 이 부분을 후회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내 뜻대로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고, 내 뜻대로 사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승민이도 감지했겠지.

이것은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야. 카렌 와이어트 라는 사람은 수십 년간 환자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관찰했는데, 그가 지켜본 사람들은 임종 때 경이로울 정도로 맑은 정신을 갖고 있었고 깊은 통찰을 보여주었다고 해.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지만 놀랍게도 후회하는 것은 거의 비슷했다 하고.

그들이 마지막에 보여준 회한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진실한 삶을 살 용기가 있었더라면' 하는 것이었어.

사람들 대부분 내 뜻대로 산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착각이야. 내 뜻이 아니라 어머니의 뜻, 아버지의 뜻, 아내의 뜻, 선생님의 뜻, 친구의 뜻, 사회의 뜻, 전통적 편견의 뜻, 선입견의 뜻 등, '다른 사람의 뜻'과 '다른 사람의 기대'로 살아가고, 그러다 죽기 전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지.

내 뜻인지 다른 사람 기대인지 정말 멈춰서 곰곰이 오랜 시간 생각하지 않으면 헷갈리기 쉽단다.

정말 내 뜻대로 살려면 20대 때 정체성이 완벽히 확립되어야 하고, 경제적 자유가 뒷받침되거나,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과 행복이 겹쳐지거나 해야 하고, 이런 것을 떠나서 스스로에게 진실한지 통찰 후에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해.

그냥 살면, 승민이는 나중에 아마도 이렇게 이야기할 거야.

"내 뜻대로 살걸......"

아버지의 후배가 아버지에게 상담을 하러 온 적이 있었다. 몇 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가 있는데 새로운 사람이 나타났고, 둘 중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담했는데 결론을 못 내리겠다고.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대답해줬다.

"네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후회가 없다. 비록 잘못되더라도 너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지. 지금 이런 고민을 나에게 털어놓고 상담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왜냐하면 이 부분에 대한 정보는 네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고, 가장 많이 생각했을 텐데 말이다. 사람들에게 상담할 때는 비디오로 다 찍어서 모든 부분을 순간순간 느끼게 하고 설명해준 후 너처럼 오래 생각해보게 한 다음 상담을 해달라고 해야 정확한 결정이 나온다. 고작 잠깐 네 얘기 듣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코치해주는 사람들의 말에 네 인생을 맡길 것인가? 그냥 네 뜻대로 결정해라."

인생은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기준은 '내 뜻'이어야만 한다. 아버지가 후배에게 대답해준 말을 승민이 인생의 선택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일에 적용하기를 바란다.

어머니는 '내 뜻'대로 사신 지 몇 년 안 되셨단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교직을 그만두라고 몇 년 동안 설득했어.

교직이 어머님이 시작하던 시절과 달리 매우 안 좋은 시스템으로 변화하는 과정이었어. 예전 자라는 동안 나쁜 교사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반감이 언론 등 사회 전반에서 표출되어 어설픈 제도개혁이 있을 시점이었지. 열정적인 교사들이 견디기 힘들 때였어. 미국의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미국의 학생 제어 시스템도 같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르고,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개선되겠지만, 야학 등 다른 방법으로도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권유했지.

퇴직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어머니는 최종 결심을 했지. 근무를 계속 하기로 했고, 학교는 자연스럽게 놀이터가 되고 행복을 주는 곳이 되어버렸지. 그전에는 개학이 다가오면 무척 괴로워하셨는데, 멈추어 생각한 후 개학을 기다리는 선생님이 되셨다. 그리고 1원의 봉급을 안 주더라도 정년퇴임하기로 선언하셨어. 그리고 엄청나게 노력하셔.

일이 행복과 열정과 가치와 의미가 겹쳐야 되는데, 이것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하고,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데에는 경제적인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자세히 이야기 해줄게.

네가 자라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중요하고, 이것이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일 중에 일부분이기도 하지.

정체성이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명확한 앎'이라고 아버지는 규정짓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진로조차 타인의 기대에 의해 결정해버리거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곰곰이 생각해보고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하도록 하자.

마흔살 행복한 부자아빠의 특별한 편지_ 아파테이아

by 미스터신 2017. 6. 23.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