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는 정원을 다듬고 난 뒤에 남은 돌을 그냥 두기가 아까워서 산신각 뒤에 야트막하게 축대를 쌓았다. 덕분에 어지럽던 뒤쪽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는데, 이 일은 석공의 힘을 빌리지 않고 어깨너머 배웠던 내 솜씨를 발휘한 것이다. 들쑥날쑥하고 울퉁불통 한 돌을 앞줄 아귀를 맞추어서 놓으니까 반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아주 못생긴 모양이라서 석공 손에서 천대받았던 돌이 나를 만나서 비로소 쓰임새가 있게 된 셈이다.

 

네모진 돌이든 세모진 돌이든 저마다 앉을 자리가 따로 있는 것 같다. 이런 일을 하면서 담장을 쌓는 데는 크고 작은 돌과 모나고 둥근 돌이 다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어떤 생김새든 저마다의 쓰임이 따로 있는 것. 여기에 조화와 균형의 비밀이 숨어 있다.

 

스님의 일기장, 현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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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신 2015. 8. 31. 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