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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2.13 장점만 바라보면 장점이 더 커진다_ 김상운
- 2015.10.10 배역을 찾으면 최고의 능력이 나온다_ 김상운
- 2015.10.10 사랑을 베풀게 한다_ 김상운
- 2015.10.06 사랑이 끊기면 지능도 끊긴다_ 김상운
- 2015.07.05 뱀의 뇌를 극복하라_ 김병완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당시 우리를 몹시도 괴롭히던 못 말리던 문제아가 있었다. 그는 늘 칼을 갖고 다녔다. 그 칼은 칼집에 접어 넣으면 7~8센티미터 정도의 길이였지만, 펼치면 배로 늘어나 아이들에게는 섬뜩한 인상을 줄 만했다.
망나니 친구는 그 칼을 갖고 다니며 수시로 이리저리 던지곤 했다. 특히 아이들이 필기하려고 책상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으면 불시에 나타나 손 주변에 칼을 홱 내리꽂았다. 그리고 기겁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며 자지러지게 웃어댔다.
공교롭게도 나는 그 친구와 5년 동안 줄곧 같은 반이었다. 등교할 때면 그 친구 얼굴이 떠올라 발길을 돌리고 싶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그가 멀리 다른 학교로 전학 가버리거나 아예 이 세상에서 제발 싹 꺼져버렸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선생님들도 그를 아예 내놓은 자식으로 취급했다. 교실 창문이 깨지거나 누군가 코피가 터지면 선생님들은 대뜸 이런 말부터 던졌다.
"또 네가 그랬지? 너 말고 그런 짓 할 사람이 누가 있겠니?"
그는 1학년 때부터 줄곧 그런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나 그저 그가 말썽만 부리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여겼다. 따라서 그가 매일 점심을 거르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그의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도 아무도 몰랐다. 그의 얼굴이 시퍼렇게 멍든 채 나타나도 아무도 몰랐다. 그가 또 누군가와 싸움을 벌였으려니 했다.
그런데 5학년 담임선생님은 달랐다. 어떻게 알았는지 망니니 친구가 점심을 거른다는 걸 알고 도시락을 따로 챙겨왔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매일 챙겨왔다. 그렇게 6개월쯤 지나자 친구가 변하기 시작했다. 담임선생님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느 날 그가 또 창문을 깼다. 우리는 벌벌 떨었다. 선생님은 인자했지만 잘못에 대해선 몹시 엄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망나니 친구 대신 벌을 뒤집어써야 할 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전원이 단체기합을 받아야 할 게 뻔했다. 드디어 선생님이 교실에 나타났다.
"깨진 유리창 빨리 치워."
선생님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뒤 망나니 친구를 따로 불러 말했다.
"창문이 깨졌지?"
과거 선생님들은 으레 "또 네가 그랬지?" 라고 했었다. 하지만 5학년 담임선생님은 "너"를 지칭하지 않고 "문제"만을 지적했다. 그리고 말없이 이 고개를 푹 수그린 그의 손을 슬며시 잡고는 미소만 짓는 것이었다. 잠시 후 선생님이 말했다.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바라는 게 뭐지?"
친구가 잠시 후 모기만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선생님이 제 아버지였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친구의 다른 면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가 땅바닥이나 종이쪽지에 그림을 끼적거리는 걸 보고 그림에 흥미를 갖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우리는 미술시간에 선생님이 친구에게 "넌 미술에 소질이 있구나"라고 말하는 걸 자주 들었다.
선생님은 그의 재능을 꿰뚫어보았던 것일까? 아니면 선생님의 칭찬이 없던 재능을 만들어낸 것일까? 친구의 그림 실력은 정말 나날이 좋아졌다. 그림에 취미를 붙이자 서서히 다른 과목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적이 일어났다. 친구가 남을 괴롭히는 일이 싹 사라진 것이다. 5년 내내 우리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칼도 자취를 감췄다. 나를 그토록 괴롭혔던 친구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 1년 후 졸업식 날, 그 친구는 최우등상을 받았다. 모든 선생님이 '이 아이는 구제불능이야' 하고 바라보자 그는 정말 구제불능의 망나니가 됐다. 하지만 그 담임선생님이 '이 아이에게도 숨겨진 재능이 있을 거야'라고 바라보자 정말 숨겨진 재능이 튀어나왔다.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는 소년이 있었다. 공부도 못하고 친구들과 뛰어놀지도 못했다. 늘 교식 구석에 틀어박혀 어서 수업이 끝나기만 기다리는 게 하루 일과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놓는 일이 벌어졌다.
"야! 교실에 쥐가 나타났다!"
삽시간에 교실은 난장판이 됐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쥐를 잡기 위해 난리를 떨었지만 아무도 그 쥐가 어디 숨어 있는지 알아낼 재간이 없었다. 모두 체념하고 있을 때 조용히 앉아 있던 소년이 외쳤다.
"선생님, 그 쥐는 지금 벽장 속에 숨어 있어요."
모두가 단단히 준비를 갖춘 채 벽장문을 슬그머니 열었다. 쥐는 쉽게 잡혔다. 선생님이 그를 불러 칭찬했다.
"너에겐 참으로 놀라운 능력이 있구나. 네 귀는 정말 특별하구나!"
이 한 마디가 소년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유일한 강점을 키워나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적인 팝 음악가로 성장했다. 앞이 안 보였던 스티비 원더의 이야기다. 한 가지 강점만 파고들다 보니 그 강점이 점점 커져서 모든 약점을 완전히 뒤덮고도 남았던 것이다.
빌 게이츠는 직원들을 뽑을 때 학력을 보지 않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한 가지만 본다고 한다. 그건 바로 창의력이다. 그리고 이렇게 선발된 직원들에게는 최고의 근무환경을 만들어주고, 능력보상제도인 스톡옵션도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입사한 사람들 중 2천 명 이상이 2년 만에 백만장자가 된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주당 80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지만 불평 한 마디 없이 근무한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학력과 창의력과는 큰 관련성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실제로 노벨상 수상자들은 하버드나 예일 등 명문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평범한 대학에서 오히려 더 많이 배출된다. 2007년 이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미국인 25명의 학력을 보면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MIT 등 알려진 명문대를 나온 사람들은 여덟 명뿐이다. 나머지는 안티오크 칼리지, 워싱턴, 드포우, 켄터키 유니온, 홀리크로스, 헌터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 출신들이 많다. 노벨화학상은 어떨까? 역시 명문대 출신은 예닐곱 명 정도다. 나머지는 네브라스카, 베레아, 아우스버그, 호프 등을 졸업한 사람들이다. 사정은 일본도 마찬가지.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열 다섯 명 중 열 명이 홋카이도 대학 등의 지방대 출신이다.
창의성은 암기식 학교성적이 좌우하는 게 아니다. 가능성 역시 학벌에 좌우되지 않는다. 10년 후, 20년 후 자신이 무엇이 되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이 잘하는 단 한 가지 강점에 미친 듯이 파고드는 사람이 10년 후, 20년 후에 그 분야의 최고가 된다는 건 분명하다.
왓칭, 신이 부리는 요술_ 김상운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일은 곧 놀이_ 박경애 (0) | 2015.1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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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주는 부모_ 박경애 (0) | 2015.12.20 |
여행의 거리는 아이디어의 크기와 비례한다_ 박경애 (0) | 2015.12.20 |
어느 분야에서 잘할 수 있는지 일찍 파악해야 한다_ 박경애 (0) | 2015.12.14 |
배역을 찾으면 최고의 능력이 나온다_ 김상운 (0) | 2015.10.10 |
'당근과 채찍'이 창의성을 죽인다_ 다니엘 핑크 (0) | 2015.09.29 |
'1만 시간의 법칙'의 함정 (0) | 2015.09.02 |
타고난 적성 찾기 국민실천본부_ 강지원 변호사 (2) | 2015.08.17 |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는 원래 나약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다. 워낙 자신감이 없어 학교에 가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공부도 못했다. 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한 뒤 지방 대학에 진학해 의학 공부를 해보았지만 도저히 따라가지 못했다. 간디는 겨우 5개월 버티다 중퇴하고 말았다. 부모는 전 재산을 털어 그를 영국으로 유학 보냈다. 그곳에서 간신히 법을 전공하고 인도에 돌아와 변호사가 되었지만 사건을 따내지 못해 좌절감 속에 살았다.
"변호사도 나에겐 안 맞는 것 같아. 차라리 다른 직업을 갖는 게 낫겠어."
그러던 중 요행히 한 사건을 맡게 되었다. 하지만 법정에서 발언을 하려는 찰나 갑자기 많은 사람 앞에서 말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꼈다.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 도저히 말을 못하겠어. 손도 떨리고...."
간디는 자신의 발언 순서가 되는 순간 안면몰수한 채 냅다 줄행랑을 쳤다. 어쩔 수 없이 동료 변호사가 대신 나서서 반대 심문을 진행해야 했다.
간디는 스스로 변호사 재목이 못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형의 도움으로 당시 영국령이었던 남아프리카로 떠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백수 생활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다른 도시에 가기 위해 기차 일등칸에 타고 있었다. 그런데 백인 경관이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화물칸으로 자리를 옮기라는 것이었다.
"경관님, 전 일등칸 돈을 내고 탔어요. 그런데 왜 화물칸으로 가야 합니까?"
"일등칸은 백인만 타게 되어 있소."
"그런 부당한 법규는 없습니다."
간디가 따지고 들자 경관은 그를 기차에서 끌어내렸다. 어이없는 일이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다음 열차를 기다렸다. 참담한 심정이었다. 그러면서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민 온 인도인들이 겪는 온갖 수모가 떠올랐다.
'이게 바로 내 소명이구나. 힘없는 인도인들을 위해 싸우는 것.'
그때부터 그는 인종차별 반대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먼저 한 인도인이 부탁했던 민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산더미 같은 자료들을 철저히 파헤쳐 사건을 법정 밖에서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그때부터 억울한 사연을 가진 인도인들이 모두 그에게 몰려들었다.
간디는 인도 교민들의 인권을 위해 싸우는 구세주로 떠올랐다. 그의 명성이 인도 본국에까지 알려지면서 민족운동의 지도자로 급속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놀라운 변화였다. 단지 목적의식을 찾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숨어 있던 능력이 꽃을 피웠다. 이처럼 배역을 찾으면 일도 빛나고 자신도 빛난다. 석가모니도 배역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위대한 인생 계획을 방해하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어떤 일을 끝내지 않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어떤 일도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목적의식을 직업과 연결한다. 그래서 실직하면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진다. 영국 카디프대학의 맨셀 에일워드 교수가 조사한 바로는, 6개월 이상 실직하면 하루에 담배 400개비(20갑)를 피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장기간 실직하면 혈압이 오르고 심장질환, 당뇨, 암 발생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또한 실직한 젊은이들의 자살 위험은 취직한 젊은이들보다 40배나 더 높다.
하지만 생각만 돌리면 실직은 참된 배역을 찾기 위한 뜻밖의 값진 기회가 될 수 있다. 참된 배역은 깊은 고통과 고민과 고독 속에서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고 마음을 텅 비울 때 영감처럼 문득 찾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고한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30세에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나던 순간을 이렇게 술회했다.
"해고를 당하면서 저는 성공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인생 최고의 창의력이 솟아났습니다."
그는 해고 직후 5년 동안 넥스트를 창립하고 픽사를 만들고 아내를 만났다. 그래서 해고가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문학가이자 사상가였던 핸리 소로우는 월든 호숫가에 손수 오두막을 짓고 살았다. 쓸모없는 모든 생각을 몽땅 털어버리고 오로지 인생의 진정한 목적에만 마음을 두기 위해서였다.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인생의 본질적인 문제들만을 생각하고, 마침내 죽음과 마주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만일 당신이 지금 지독한 고독에 잠겨 신음하고 있다면 그것은 인생의 참된 배역을 찾기 위한 몸부림일 수 있다. 그럴 때는 모든 것을 완전히 내려놓아야 한다. 모든 것이 텅 빈 완벽한 고요 속에서 영혼이 눈을 뜬다. 영혼이 눈뜨면 참된 배역은 저절로 드러난다.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것들, 김상운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아이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주는 부모_ 박경애 (0) | 2015.1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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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거리는 아이디어의 크기와 비례한다_ 박경애 (0) | 2015.12.20 |
어느 분야에서 잘할 수 있는지 일찍 파악해야 한다_ 박경애 (0) | 2015.12.14 |
장점만 바라보면 장점이 더 커진다_ 김상운 (0) | 2015.12.13 |
'당근과 채찍'이 창의성을 죽인다_ 다니엘 핑크 (0) | 2015.09.29 |
'1만 시간의 법칙'의 함정 (0) | 2015.09.02 |
타고난 적성 찾기 국민실천본부_ 강지원 변호사 (2) | 2015.08.17 |
당신 약점은 절대 고쳐지지 않는다_ 짐 클리프턴 갤럽 CEO (0) | 2015.08.13 |
한 방학 캠프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소년이 혼자서 자신의 사물함을 비우고 있었다. 아직 캠프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사물함을 비우고 있을까? 그때 갑자기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야, 말더듬장이 바보다!"
"어디? 정말! 신난다!"
한 아이가 번개처럼 달려와 소년이 든 가방을 걷어찼다. 가방이 내동댕이쳐졌고 물건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다른 아이가 필통을 발로 쾅 짓밟았다. 미동도 않고 서 있는 소년의 뒤통수를 누군가 주먹으로 갈겼다. 한 아이가 그걸 보고 외쳤다.
"어, 이쪽으로 쓰러진다.!"
그 아이는 반대편에서 소년의 얼굴에 펀치를 날렸다. 소년의 코에서 코피가 쏟아졌다.
"야!, 도망가자!"
"이 자식, 누구한테 알리면 죽어!"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달아났다. 소년은 코피를 닦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냥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마치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목석처럼.
잠시 후 교사가 나타났다. 그는 금방 상황을 알아차렸다. 소년은 말을 더듬는 데다 행동이 굼떠 외톨이로 지내는 아이였다. 캠프에서는 아무도 그 소년과 놀아주려 하지 않았다. 사건을 본 교사는 캠프 관리자의 허락을 받아 소년을 자신의 팀에 소속시켰다. 수업이 끝나면 따로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뜻밖에도 소년은 나이에 비해 생각이 매우 깊었다. 남을 배려할 줄 알았고 똑똑하기도 했다. 교사는 그 소년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몇 년 후 교사는 그 소년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초청을 받았다. 놀랍게도 소년은 예전에 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소년은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는 대표였다. 많은 참석자 앞에서 소년은 교사와 처음 만났던 일에 관해 이야기했다.
"저는 그때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제가 죽은 후 부모님이 제 물건들을 정리하면 더 슬퍼하실까 봐 미리 사물함을 비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나타나 저를 위로해주고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여러분이 내미는 작은 사랑의 손길 하나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시골에서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언청이 친구가 있었다. 그는 늘 놀림감이었다. 우리는 그에게는 해도 되는 줄 알았다. 원래 못생긴 데다 공부도 못하고 친구들과 놀 줄도 모르는 아이인 줄 알았다. 아무리 때리거나 놀려도 몸과 마음이 안 아픈 줄 알았다. 선생님들도 그 친구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4학년이 되어 새로 담임을 맡은 선생님은 달랐다.
어느 날 쉬는 시간에 심술꾸러기 아이들이 친구를 놀리다가 도시락을 발로 뻥 차버렸다. 반찬과 밥이 사방에 흩어졌다. 그때 드드륵 문이 열리더니 선생님이 들어왔다.
"누가 그랬어?"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친구도 말이 없었다. 고자질했다간 보복이 뒤따른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연 선생님이 허리를 굽히더니 바닥에 나뒹구는 밥을 정성스레 쓰레받기에 담았다. 학교에서 기르는 개에 가져다줄 요량인 것 같았다. 수업이 끝난 후 선생님은 우리에게 괴롭힘을 당한 그 친구에게 말했다.
"영훈이는 교무실로 오너라."
우리는 선생님이 그 아이를 혼낼 줄 알았다. 정말 호되게 혼났는지 영훈이는 한참 후에야 돌아왔다. 심술꾸러기들이 달려가 물었다.
"너, 매 맞았지?"
영훈이는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선생님이랑 도시락 같이 먹었어."
아이들의 입이 딱 벌어졌다. 선생님이 못난 언청이 영훈이와 도시락을 나눠 먹다니! 선생님이 외톨이의 편이라니!
그때부터 영훈이를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영훈이의 태도도 마찬가지였다. 한번은 선생님이 수학 시험지를 영훈이에게 나눠주며 말했다.
"저번보다 또 점수가 올랐어."
사실 영훈이의 점수는 고작 60점에 불과했다. 반에서 여전히 밑바닥에 속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 사실은 덮어버리고 점수가 점점 오르고 있다는 사실만 말해주었다.
그 말이 요술을 부렸는지 영훈이의 점수는 정말 점점 올랐다. 수학만 오르는 게 아니었다. 전 과목 성적이 조금씩 올라갔다. 꼴찌권을 맴돌던 친구는 첫 학기 말에는 중상위권으로 들어섰다. 학년 말에는 놀랍게도 1, 2등을 다툴 만큼 뛰어올랐다. 그는 더는 놀림감이 아니었다.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선생님이 보여준 작은 행동 하나, 작은 말 한마디가 언청이 소년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심술꾸러기 아이들의 인생도 바꿔놓았다.
우리는 다수에 휩쓸려 홀로 서 있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방관하기도 한다. 고립된 이에게는 작은 사랑의 손길 하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소중한 희망의 등불이 될 수도 있다. 참된 영혼은 늘 낯선 사람의 상처를 눈여겨본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그 상처가 언젠가는 나의 상처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것들, 김상운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결핍, 자녀를 부자로 만드는_ 성선화 (0) | 2016.0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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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 속에서 기쁨을 얻는 아이_ 박경애 (0) | 2015.12.20 |
우리 애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요_ 박경애 (0) | 2015.12.14 |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_ 무라야마 히토시 (0) | 2015.12.08 |
사랑이 끊기면 지능도 끊긴다_ 김상운 (0) | 2015.10.06 |
부모가 물려줄 수 있는 값진 선물_ M. 스캇 펙 (0) | 2015.10.01 |
자기 아이도 잘키운 교사들이 학부모들에게 (0) | 2015.08.31 |
창의적인 생각은 어떻게 나오는가_ 이성대 (0) | 2015.07.23 |
"갓난아기를 엄마에게서 떼어내면 지능이 제대로 발달할까?"
한 실험에서 새끼 원숭이를 강제로 어미 원숭이에게서 떼어내 따로 자라게 해보았다. 영양은 충분히 섭취하게 했지만 어미의 사랑을 못 받으며 자라게 했다. 걱정과 달리 새끼 원숭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아무 이상 없군. 어미가 없어도 상관없어."
하지만 두뇌를 촬영해보니 새끼 원숭이의 두뇌는 바짝 쪼그라들어 있었고 지능도 크게 떨어졌다.
"그럼 가짜 어미를 넣어주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는 다른 새끼 원숭이를 어미로부터 떼어낸 뒤 우리에 가짜 어미 2마리를 넣어주었다. 하나는 헝겊으로 만든 가짜 어미였고 다른 하나는 철사로 만든 가짜 어미였다. 헝겊 어미에게서는 젖이 나오지 않았지만 촉감이 부드러워 진짜 어미 같은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철사로 만든 어미에게서는 젖이 나왔다. 다시 말해 새끼 원숭이들이 사랑을 선택하는지, 먹이를 선택하는지 살펴본 것이다.
"분명히 먹이를 선택하겠지?"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새끼 원숭이들은 젖이 나오는 철사로 된 어미가 아니라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헝겊 어미에게 먼저 달려갔다. 배가 고플 때만 철사로 된 어미에게 가서 젖만 먹은 뒤 얼른 헝겊 어미에게 되돌아가 핥고 쓰다듬었다.
그럼 어미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자란 새끼 원숭이들이 어른이 되면 어떻게 될까?
수컷들은 난폭하고 잔인하거나 외톨이가 되었다. 사랑을 느낄 줄 몰랐던 것이다. 암컷들은 어미가 돼도 자신이 낳은 새끼들을 돌보려 들지 않았고, 오히려 때리거나 무시했다. 모성애는 유전적으로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형성되는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수컷이든 암컷이든 어미의 사랑을 못 받고 자란 원숭이들은 두뇌가 여전히 작고 지능도 낮았다. 사랑이 끊기면 지능도 끊긴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의 널리 알려진 실험이다. 그러면 사람은 어떨까?
1955년 한 해 동안 하와이 군도의 카우아이 섬에서는 모두 833명의 신생아들이 태어났다. 당시 이 섬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신생아들도 온갖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장해야 했다. 10대 미혼모나 알코올중독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도 많았다. 아예 모유를 못 먹고 자라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 아이들을 30년간 추적해보면 어떨까?"
미국의 의사와 과학자들은 전무후무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중 마이클이라는 아이는 그런 환경에서 자란 전형적인 아이였다. 마이클은 태어날 당시 체중 2킬로그램에 불과한 미숙아였다. 어머니는 일본계의 16세 소녀였고, 아버지는 필리핀계의 19세 소년이었다.
마이클이 10세 되던 해 어머니는 그와 동생 셋을 버리고 도망쳤다. 마이클은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 집에 얹혀살았다. 이쯤 되면 마약중독자나 불량배로 전락할 게 뻔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마이클은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도 잘했고 성격도 무척 밝았다. 고등학교 때도 전교 10위 안에 들었고 학생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대입자격 시험인 SAT 성적도 전국 10퍼센트 안에 들어 미국 본토의 유명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합격했다. 어찌된 일일까?
"이런 아이는 예외적인 경우겠지?"
과학자들은 그렇게 여겼다. 그래서 아이들이 18세가 됐을 때 그들을 추적해보았다. 그 결과 연구 대상 전체 아이들의 3분의 2는 골칫거리로 성장해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마이클처럼 정상적인 청소년으로 자랐다.
"어떻게 된 일이지? 똑같은 불행 속에서도 똑똑하고 밝게 자란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정상적인 청소년으로 자란 아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에게는 자신을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한 명은 있었다. 그 한 사람이 엄마든 아빠든, 할머니든 할아버지든, 삼촌이든 이모든 상관없었다. 자신을 가까이서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주고 조건 없는 사랑을 보내주는 사람이 딱 한 명만 있으면 되었다. 그 효과는 그들이 30세가 될 때까지도 지속되었다. 단 한 사람에게서라도 사랑의 눈길을 받고 자랐던 아이들은 사업가, 학자, 의사, 변호사 등이 되어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어릴 때 사랑을 받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 되고, 사랑을 받으면 성공한 인생이 된다."
성공하는 아이로 키우는 지름길은 특별한 게 아니다. 조건 없이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영혼이 눈을 뜨면 나머지는 저절로 해결된다. 아인슈타인, 에디슨, 빌 게이츠 등 세계적인 천재들의 재능도 기계적 반복 학습의 산물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과 격려의 산물이었다.
사랑이 끊긴 아이는 로봇이 된다
4세가 된 사내아이 한새는 두 돌이 되기 전부터 영어 알파벳과 한글을 읽기 시작했다. TV 화면에 영어 자막이 나오면 "케이, 에스, 더블유" 하며 글자를 콕콕 집어냈다. 차를 타고 가면 길가의 간판들을 더듬더듬 읽었다. 주변에서는 다들 영재 아니냐고 부러워했다. 돌 무렵부터 읽어주기 시작한 그림책 덕분이었다. 책의 바다에 푹 빠진 한새는 장난감도 싫어했고 대부분 시간을 책만 보며 지냈다. 글자를 뗀 후에는 초등학교 3학년 형의 어린이사전과 영어사전까지 탐독했다.
하지만 엄마는 마음 한편에 불안을 느꼈다. 두 돌이 넘도록 한새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엄, 마" 하면 "엄, 마" 하고 겨우 따라 할 뿐이었다. 한새는 책이 보고 싶으면 엄마 손을 이끌고 책장 앞으로 갔다. 목이 마르면 냉장고 앞으로 끌고 갔다. 간혹 또래 아이들과 모이면 혼자 등을 돌리고 책만 읽어댔다. 억지로 아이들과 섞어놓으면 한새는 하고 싶은 말을 못해 답답해하며 짜증을 냈다. 아이들도 함께 놀아주지 않았다. 증세가 심해지자 36개월 때 마침내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경계성 자폐(유사자폐)' 였다.
"의미도 모른 채 낭독만 잘하는 겁니다. 전형적인 초독서증이죠."
의사의 말을 듣는 엄마는 억장이 무너졌다.
"아이가 똑똑한 것 같다는 생각에 너무 많은 자극을 줬어요. 온종일 책만 읽혔고 한글, 영어, 비디오를 너무 많이 보여주었죠.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아파요."
서른여덟에 첫딸을 낳은 김지영 씨도 육아에 관심이 많았다. 늦게 낳은 아이를 잘 길러보려는 욕심에 생후 6개월 무렵부터 책을 읽어주었다. 인터넷 육아 사이트와 블로그에는 돌도 안 된 아기에서부터 유치원생에 이르기까지 책의 바다에 빠진 아이들이 줄줄이 소개되어 있었다.
김 씨도 210만 원에 전집 4질을 들였다. 남편은 돌도 안 된 아기에게 무슨 책을 사주느냐고 반대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나중에 사교육 따로 안 한다는 아내 말에 고집을 꺾었다. 김 씨의 아기는 그렇게 10개월에 500권, 두 돌 때는 1000권을 읽어야 했다.
아이는 생후 10개월부터 책 중독 증세를 보였다. 기저귀 갈고 젖먹는 시간 외에는 온종일 책만 찾았다. 엄마가 목이 쉬도록 읽어주면 아이는 동공도 움직이지 않은 채 새벽까지 책을 들여다보았다. 아이가 이상해졌다고 느낀 건 첫돌이 지났을 때부터다. 모든 사물에 관심을 보이던 아이의 눈빛이 흐리멍덩해졌다. 때가 되어도 아이는 기지 않았고 돌이 지나도 걷지 못했다.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유명 육아 사이트에서는 그런 현상에 대해 "몰입할 수 있다는 게 영재성의 증거"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기뻤어요... 미련했던 거죠. 책만 많이 읽으면 똑똑해진다는 말만 믿고 애를 망가뜨린 거예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책을 딱 끊은 게 두 돌 때였다. 한눈에 봐도 김 씨의 아이는 다른 아이에 비래 신체 발달이 뒤떨어졌고 세 돌이 되도록 계단을 서너 개밖에 올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평범한 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자, 그저 많이 놀아주자 하면서 애쓰고 있어요. 책을 읽히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니까 희한하게도 책에 빠져 있던 아이가 금세 책에서 멀어지더군요. 아이들은 엄마의 눈빛을 통해 엄마가 뭘 원하는지 온몸으로 간파하는 거예요. 그동안 제가 아이를 학대했구나, 저도 모르게 책 읽기를 강요했구나 싶어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져요."
한국일보에 실렸던 기사다. 아이를 천재로 키우고 싶다면 기계적으로 지식을 주입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대신 학문을 좋아하는 마음이 저절로 싹트도록 사랑부터 심어주어야 한다.
한 아이가 멀찌감치 놀이터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내가 책 한 권 읽기를 거의 끝낼 때까지도.
"무슨 일 있니?"
아이는 여전히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요."
"왜?"
"집에 가면 짜증만 나요. 피아노 연습해야 해요."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아이는 정말 많은 악기를 배우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악기를 배워서 뭐 하려고?"
"엄마가 시켜서 하는 거예요. 몇 년 해보고 제일 잘하는 걸 배우게 한대요."
아이는 몹시 지쳐 보였다. 나는 아이의 등 뒤로 손을 올려 심장쪽에 살며시 가져다 댔다. 잠시 후, 가만히 앉아 있던 아이의 운동화 위로 눈물 두 방울이 툭 떨어졌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매일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레슨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이었다. 아이의 엄마는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
하지만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일까?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가 너 힘들어하는 거 아니? 엄마한테 말해봤어?"
아이가 눈가를 훔치며 대답했다.
"그런 말 하면 막 화내요. 다른 아이들은 얼마나 더 많이 하는지 아느냐며."
영혼을 모르는 엄마들은 마치 고속도로로 차를 몰 듯 아이들을 몰아댄다.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끌려가는 아이가 얼마나 아파하는지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엄마가 너보다 널 더 잘 알아. 그러니까 시키는 대로만 해."
이렇게 마음이 짓눌린 아이는 어떻게 출구를 찾을까? 저항적으로 성장하거나, 아예 감정이 없는 로봇으로 전락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행복감은 OECD 국가 중 꼴찌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내가 낳은 아이라고 해서 내 것인가? 일단 뱃속에서 나오면 독립된 영혼을 지닌 독립된 인격체다. 그런데도 자기 욕심에 집착한 나머지 내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캥거루 새끼처럼 계속 배 속에 넣고 다니고 싶어 한다. 내 말만 잘 듣는, 스스로는 아무 것도 못하는 꼭두각시로 만드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것들, 김상운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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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뇌는 성공을 가로막는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전문가 세스 고딘은 저시 <린치핀>예써 다음과 같이 말했다.
"뱀의 뇌는 우리의 특별한 재능을 두려워한다. 그저 평균에 안도하도록, 성공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도록 저항하고 좌절하게 만든다."
그의 주장대로 뱀의 뇌는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고, 평범한 삶에 안주하도록 해서 성공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게 한다. 뱀의 뇌가 시키는 대로 하는 예술가나 경영자는 실패하는 반면, 뱀의 뇌가 하는 말을 무시하면 성공에 이른다. 이것이 바로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차이다.
물론 뱀의 뇌는 위험을 감지하는 뇌다. 그러나 위험하다고 해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변화는 불가능하다. 뱀의 뇌가 시키는 대로 하면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결국 성공과 멀어지게 된다. 이와 반대로 정말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추진하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뱀의 뇌에 얼마나 복종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므로 위험한 정도를 정확히 파악해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스 고딘은 저서를 통해 우리 주변에는 고지식한 관료, 타인의 말을 받아 적기만 하는 사람,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 지침 신봉자, 주말만 기다리는 노동자, 주어진 길만 가는 사람, 해고를 두려워하는 직장인 들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낮은 보상과 해고에 대한 두려움, 스트레스, 타인의 무시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들은 왜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까? 한마디로 공포와 불안감,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게 하고, 안정만을 추구하게 하는 뱀의 뇌에 지배당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불안과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어떤 것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채 마비 상태가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결단력과 실행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실패에 이르는 것이다. 세스 고딘은 <린치핀>에서 우리가 실패하고 비범해지지 못하는 이유를 두 가지 들었다.
첫 번째는 학교와 시스템에 의해 세뇌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장 일이 곧 내 일이고, 규칙을 지키는 것이 내 일이라고 믿게 되었다. 두 번째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겁에 질린 화난 목소리가 끊임없이 소리치고 있기 때문이다. 뱀의 뇌가 저항하는 목소리다. 뱀의 뇌는 평범해지라고, 그래서 안전을 지키라고 말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뱀의 뇌가 겁에 질려 외치는 소리를 무시해야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성공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디면서 실천하고 도전해야 한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하라
10년이라는 장기 불황에도 오히려 열 배나 성장한 일본전산. 이 기업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은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1위를 차지하고, 인수하는 기업마다 흑자로 전환시켜서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린다. 그의 성공 비결은 '실행력'이다.
그는 1973년에 직원 네 명만 데리고 세 평짜리 시골 창고에서 회사를 시작했다. 그 후 승승장구하여 현재는 140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지녔고 직원 13만 명을 거느린 매출 8조 원의 막강한 기업이 되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뱀의 뇌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일본전산의 성공 비결은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한다'라는 정신 자세였던 것이다.
1. 즉시 한다. Do it now.
2. 반드시 한다. Do it without fail.
3. 될 때까지 한다. Do it until completed.
나가모리 회장은 적자에 허덕이던 경쟁 업체 30여 개를 인수 합병해 1년 내로 모두 흑자로 재건시킨 뚝심 경영으로 유명하다. 그가 만약 사업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굴복했다면 그 어떤 성공도 일구어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성공의 첫 단계는 뱀의 뇌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늘 새롭게 도전하고 실천하는 자세이다.
뱀의 뇌를 극복하면 엄청난 능력을 발휘한다
뱀의 뇌는 우리 뇌에서 가장 먼저 진화한 부분이다. 자궁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졌으며, 100만 년 전에 살았던 조상에게도 존재했다. 이런 역사를 가진 뱀의 뇌는 생존과 분노, 싸우거나 도망치는 일을 주로 한다. 그래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뱀의 뇌가 작동하여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뱀의 뇌를 굴복시키고, 신피질이 시키는 것을 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뱀의 뇌가 맡고 있는 가장 큰 임무는 그 어떤 것도 시도하거나 도전하지 못하게 우리를 꽁꽁 붙잡아두는 것이다. 즉, 행동을 마비시키고 사고를 멈추게 하는 것이 바로 뱀의 뇌가 하는 일이다. 또한 뱀의 뇌는 생존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그래서 먹는 것과 안전한 것을 가장 선호하고, 살기 위해서 가능한 한 많은 양식을 확보해야 하므로 탐욕스럽다. 그리고 겁이 많고 충동적이고 화를 잘 낸다.
우리에게는 이미 성공하고도 남을 만큼의 능력과 경험이 있지만, 뱀의 뇌 때문에 안전만 추구하는 바람에 그 어떤 것에도 도전할 수가 없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실패를 해도 그 자체를 즐기고 실패를 회피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뱀의 뇌를 잘 다루는 법을 알고 있다. 우선 두려움을 극복하고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도전하고 모험을 즐기는 것이다.
뱀의 뇌가 시키는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모든 욕심이나 욕망을 내려놓고 무아지경의 상태가 되면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뱀의 뇌를 무시한 경우 일어나는 뇌의 상태를 실험한 예가 있다. 김상운 기자의 저서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것들>에 따르면, 실제로 인간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때에는 어김없이 '알파파'라는 뇌파가 발산된다고 한다.
메릴랜드대학의 브래드 해트필드 교수는 특별한 실험을 수행했다. 초일류 사격수들의 머리에 작은 전극을 붙여놓고 전기적 활동을 살펴본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명중 직전에 예외 없이 두뇌가 '번쩍'했다.
"지금 번쩍 하는 게 뭐지?"
그것은 뇌파의 주파수가 알파파로 변하는 모습이었다. 알파파란 긴장과 불안과 온갖 잡념이 완전히 사리진 텅 빈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발산되는 주파수다. 즉, 선수들은 표적을 명중시키기 직전 어김없이 마음을 비웠다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비행기 조종사, 음악가, 의사, CEO 등 누구든지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에는 뇌파가 알파파로 바뀌어 모든 긴장과 불안이 사라지고 몰입의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 이르려면 무엇보다 뱀의 뇌를 완전히 무시해야 한다.
당신의 뇌를 경영하라, 김병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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