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에선 분수, 소수 나눗셈 유지, 고교 문과에 여전히 미분, 적분

 

초,중,고교에서 3년 뒤부터 적용할 예정인 수학 교육과정 개정 시안이 1일 공개됐다. 교육부는 '쉬운 수학', '학습량 80%로 감축'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시안이 학습 내용을 그다지 줄이지 않은데다 어려운 단원을 추가하기도 해 "이래선 오히려 '수포자'(수학 포기자)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이날 서울 건국대에서 공개토론회를 열어 '2015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정책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박경미 홍익대 교수(수학교육) 등 연구진 37명은 학습 부담 경감 실현 등을 개정 방향으로 잡고 지난해 11월부터 연구해왔다.

 

논란이 된 주요 내용을 보면, 초등학교 시안에서 연구진은 헥타르 등 활용 빈도가 낮은 개념을 삭제해 부담을 줄이려 한다고 했다. 그러나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원주율 등 어려운 내용을 유지한 대목이 비판을 샀다. 초등 6학년생의 발달 단계에 비춰 이해하기 어려운 학습 내용을 남겨둬, 학습 부담을 줄이지 못하리라는 진단이 나왔다.

 

수포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중학교 개정안은 되레 어려워지고 학습 내용도 늘렸다는 반론이 거셌다. 연구진은 '활용 문제' 대폭 축소를 제안했다. 수학 지식이 일상생활에 연관돼 있음을 익한다는 취지와 달리,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로 지목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생활 활용 제고라는 교육과정 총론 개정 방향과도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동익 서울 선사고 교사는 "지식의 단순한 적용을 넘어 일상적 지식과 접목시키는 기본명제를 잃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부터 배우는 기하, 도형의 '증명'을 유지한데다, 상관관계를 새로 넣고 중~고에 걸쳐 배우던 2차함수를 중학교로 내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하,도형의 증명은 중2때 수포자가 가장 많이 생긴다는 지적을 받은 악명 높은 단원이다.

 

고교 시안은 1학년 '통합 수학' 과목에서 수열 등을 2학년으로 이동하고, 어려운 일부 단원(확률과 통계의 분할, 공간벡터) 내용을 줄였다. 그러나 문과 학생이 선택할 수학1과 수학2에 미적분을 그대로 뒀고, 고난도 단원(지수함수, 삼각함수)을 추가했다. 미적분은 문과 학생 가운데 대학 상경계열 진학 희망자들한테 필요하다지만, 대체로 학습 부담을 가중시키는 영역으로 꼽혀왔다.

 

3년 전부터 '수포자 해결'을 본격적으로 제기해온 교육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수학 학습량이 초등은 종전대로, 중학교 3학년은 10% 증가, 고교 문과는 10% 증가로 귀결될 수포자 증가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교육부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거리행진을 벌인 뒤 공개토론회장에서 이런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든 채 방청하는 시위를 벌였다. 교육부는 앞으로 연구진의 교사 비율을 지금의 30%에서 40%로 늘려 교과서 개발 방향 등을 마련해 공청회를 연 뒤, 9월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푸르넷 뉴스, 2015년 6월호, 금성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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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신 2015. 6. 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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