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청춘은 묻는다.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느냐고. 표정을 보면 심각하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고민하던 햄릿처럼 절박하게 고민한다. '잘하는 일이냐 좋아하는 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C전무의 사례를 통해 답을 찾아보자.

외국계 회사 회계담당 임원으로 퇴작한 C전무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바로 취업한 회사에서 회계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일을 정말 잘했다. 계산은 늘 정확했고 자금의 흐름을 예리하게 읽어냈다. 승진도 빠르고 연봉도 껑충껑충 뛰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누구보다 잘하는 그 일이 본인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하루 종일 들여다봐야 하는 엑셀 파일이 싫었습니다. 엑셀 파일 안에 빼곡하게 들어찬 8포인트, 9포인트 크기의 숫자는 더 싫었지요. 언제부터인가 출근을 했는데 컴퓨터를 켜기가 싫어지더군요. 전원 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 까만 모니터를 보며 한참을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엑셀 파일과 숫자와의 싸움이 시작된다는 걸 아니까 피하고 싶었던 거죠.

 

C전무는 30대까지는 타인의 인정을 받는 뿌듯함과 승진하는 쾌감, 돈 버는 재미에 일을 열심히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정도 관심도 없이 그저 돈과 승진을 위해 매일매일 해야 하는 일은 C전무를 점점 지치게 만들었다. 회사도 일도 사람도 싫어졌다. 출근도 하기 싫고,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는 것마저도 싫은 사람이 맡은 일을 잘 해내기는 어렵다. 원인이 있으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는 법. 4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C전무의 성과는 조금씩 나빠졌다. 몇 년 후 회사는 퇴사를 권유했다.

 

상담을 받기 위해 내 앞에 앉은 C전무는 담담했다. 남들은 퇴직해서 서운하지 않느냐고 걱정하지만 자신은 괜찮다고 했다. 오래 버텼다고, 그동안 할 만큼 했다고,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남은 인생은 좀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어떤 일을 하든 힘든 건 비슷할 것 같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배운 점은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돈만 벌기 위한 일이 아니라 즐거움과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일을 통해 돈을 많이 벌고 지위가 높아지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일하는 이유가 마음의 울림과 끌림이 아니라, 돈이나 명성을 위한 게 전부라면 곤란하다.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루 여덟 시간 이상, 매일매일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 와중에 경쟁에서 이기고 성과도 내야 한다. 가슴이 답답해지지 않는가? 직업은 한 번 선택하면 1~2년 하고 끝나지 않는다. 도저히 못하겠다 싶으면 직업을 바꿀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 '직장'을 바꾸는 것도 어려운 요즘에 '직업'을 바꾸는 건 더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어려움은 더하다. 시작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관심 분야를 자꾸 들여다보고, 용기를 내어 기회를 만들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부단히 노력하기 때문이다. 잘하기 위해서 배우는 과정이 재미가 있고, 재미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늘어간다. 그래서 처음에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둘 다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실력은 좋지만 마음이 끌리지 않는 일을 선택하면 결국 자신이 하는 일이 좋아하는 일도 아니고 잘하는 일도 아닌 쪽으로 변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마음이 가지 않는 일을 오래도록 잘 하기는 어렵다. C전무가 그 예다.

 

중요한 출발을 앞두고 있는 당신은 부디 인생을 길게 보고 자신을 위하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

 

자신을 위한 시간과 기회를 마련하자

 

이제 마무리하자. 당신은 지금까지 해야 할 것,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하라고 한 것은 많이 하고 살았다. 이제는 가슴이 이끄는 것에 귀를 기울여보기를 바란다. 어릴 때부터 모아두었던 자료를 살펴보고 마음속을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자신이 어디에 끌리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뒤져보자. 나를 제대로 알고 도전하고, 경험하고, 판단하자. 마음속 울림을 따르며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전한 청춘 세 명의 이야기를 전한다.

 

혜민 : 나는 공부를 잘했다. 무서운 엄마에게 혼나기 싫어서 공부를 하고 등수를 올렸다. 나가기 싫은 대회에 나가서 상도 탔다. 전공도 엄마가 선택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곳에 관심이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허수아비처럼,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아왔다. 요즘 꾸역꾸역 나를 들여다보았다. 내 인생인데 나는 없었다. 이제 달라지고 싶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게 있었지만 말도 못 꺼내봤다. 이제 해봐야겠다. 내 인생 최초로 엄마에게 반기를 들어보려 한다. 나를 위해 살아보고 싶다. 앞으로는 나 자신의 행복과 만족감을 위해 살고 싶다.

 

승재 : 내 마음속 끌림을 따르고 싶다. 부모님의 기대와 권유, 학벌, 사회적 위치, 친구 관계 등 내 삶을 가로막고 있는 단단한 벽을 뚫어보고 싶다. 성공하고 행복할 거라는 확신은 없다. 힘들 것 같아 걱정도 된다. 그래도 나만의 삶,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다. 벽 너머에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보겠다. 책임도 내가 진다.

 

희중 : '나에게 1년만 시간을 주자'. 나는 지금까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가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청춘이 다 지나가기 전에,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에 나에게 시간을 좀 주려고 한다. 인생을 크게 볼 때 청춘 시기에 마음속에서 끌리는 일을 찾고, 그 일을 경험해보는 데 1년을 투자하는 건 낭비가 아닐 것이다. 부모님과 상의해 1년간 휴학을 하기로 했다. 시야를 넓혀 다양한 분야를 탐구하는 시간으로 채워보겠다. 1년을 후회 없는 도전과 경험으로 채워보고 내 길을 결정하겠다.

 

나를 위한 선택은 내 안에서 나온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에게 시간과 기회를 좀 주자. 연구에 의하면 성과를 예측하는 힘은 능력보다 흥미가 더 강하다. 어릴 때부터 막대한 연습 시간을 쌓아야 한다든가,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좋아서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부터 시작해서 피겨스케이트 선수나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것이 아닌 이상, 좋아하는 일을 하는 편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생각하고 경험하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청춘이 아니면 누리기 힘들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몇 주, 아니 단 며칠이라도 자신을 돌아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자신에게 시간을 좀 주자. 마음속 끌림을 찾고 경험을 해보자. 인생에서 내 결심을 실행으로 옮기기에 가장 좋은 때가 있다. 당신이 살고 있는 청춘이 바로 그때다.

 

나를 모르는 나에게_ 하유진

 

 

by 미스터신 2017. 11. 9. 16:08

 

아이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 중 흥미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이 한 가지는 있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가장 잘 할 수 있고, 그 일에 평생을 바치고 난 후에도 후회가 없다.

 

세상이 바뀌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것을 성공으로 삼았던 한국인의 보편적인 개념도 바뀌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재미있게 사는 것 그 자체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사람들이나 벤처 기업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꼭 고려해야 할 요인은 그 일이 적성에 맞는지, 그 일에 대해 흥미가 있는지, 그리고 그 일에 적합한 능력이 있는지다. 이 중에서 흥미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자신의 일에 흥미를 느낄 때 밤을 세워 몰입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다중지능 이론을 제시한 하워드 가드너는 일에서 재미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이 한 가지는 있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가장 잘 할 수 있고, 그 일에 평생을 바치고 난 후에도 후회가 없다고 한다.

 

역사학의 대중화를 위해 박물관에 박제된 역사를 살리려 무던히 애쓰는 고려대 명예교수 강만길 박사는 역사공부가 좋았기 때문에 지금의 자신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가 대학에 들어갈 당시만 해도 사학과에 들어오는 학생은 경제학과나 정치학과에 들어가지 못해서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는 처음부터 역사 공부를 하려고 들어갔기 때문에 역사 공부에 더 재미를 붙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한국 역사학의 희망이라고 불리는 사학자 강만길의 오늘을 있게 한 주요한 요인이다.

 

어떤 일에 대성하는 것은 단순히 사명감이나 능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경희대 명예교수인 윤무부 박사 역시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그는 거제도 장승포에서 태어나 앞으로는 푸르디 푸른 바다, 뒤로는 무성한 숲이 우거져 있는 산을 벗 삼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새총 하나를 들고 뒷산으로 달려가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때까치와 딱새, 그리고 섬개개비를 잡으러 40리나 되는 산등성이를 뛰어다녔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자연과 친숙해져서인지 그는 요즘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새를 연구하는 일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고 한다.

 

두 학자처럼 어릴 때부터 자기가 좋아했던 일을 성장해서도 하게 되는 이들은 그 분야에서 다른 이들보다 대성할 확률이 크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평생의 진로로 선택했기 때문에 일조차도 즐거운 놀이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신바람 문화가 있는데, 이런 민족성을 지닌 사람들은 스스로 신명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고, 신바람을 동력 삼아 각자의 위치에서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욕구가 아이의 욕구와 부합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 억지로 부모의 욕구에 맞추면 불행한 인생을 살 게 될 수도 있음을, 부모의 욕구보다 아이가 느끼는 흥미와 재미가 중요하다는 것을 부모는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좋아하는 곳에서 평균적인 일을 하는 것이 싫어하는 곳에서 이상적인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싫은 일을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씩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하도록 하라. 그러면 곤경에 처했을 때 시련을 이겨낼 용기를 가지고 준비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_ 윌리엄 제임스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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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신 2015. 12. 2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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