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상으로 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독서 고수인 율곡 이이는 다독보다는 숙독을 강조했다. 그가 남긴 [격몽요결]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한 가지 책을 습득하여 그 뜻을 모두 알아서 완전히 통달하고 의문이 없게 된 다음에야 다른 책을 읽을 것이요, 많은 책을 읽어서 많이 얻기를 탐내어 부산하게 이것저것 읽지 말아야 한다." _ 이이, [격몽요결] 중에서

 

하지만 율곡 이이 선생이 살았던 조선시대와 현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독서법도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목적에 따라, 심지어 책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조선 시대에 대부분의 선비들이 선호한 독서법은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책을 읽어 뜻을 완전하게 통달하는 방법이었다. 이것을 한마디로 말하면 '독서백편의자현' 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백 번 읽으면 뜻을 자연히 알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하루에도 한국에서만 200여 권의 책이 출간된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그 200여 권의 책은 과거에는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의식과 패러다임과 지식과 정보가 담겨 있는 책들이라는 점이다.

 

조선 시대에는 책이 많이 있지 않았고, 한 권의 책을 구하는 것도 매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굉장히 고가였다.

 

우리의 선조 중에 가장 많은 책을 집필한 혜강 최한기 선생은 매우 부자였지만, 책을 너무 좋아해서 조선에 가장 먼저 들어온 책은 모두 구입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 결과 부자였던 최한기 선생은 가난해졌다고 한다. 그 정도로 책이 고가였던 것이다.

 

현대는 인쇄술과 기술이 발달해서 한 권의 책값이 영화 한 편 보는 것보다 약간 비싼 정도이다. 책을 아무리 많이 구입한다 해도 그것 때문에 부자가 가난하게 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또 조선 시대에는 지식의 폭발 정도가 매우 느렸다. 하지만 요즘은 몇 년만 지나면 인류의 지식과 정보의 총합을 두세 배 이상 뛰어넘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한마디로 지식과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조선 선비들은 우리가 고전이라고 하는 책들 중에서도 중국에서 나온 책만 읽으면 되었다고 말한다면, 지금 우리들은 과거의 고전 중에서도 서양에서 나온 고전, 미국에서 생겨난 고전, 그리고 현대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검증이 안 되었지만 고전의 반열에 충분히 오를 수 있는 명저들 까지 읽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와 시대적 변화 때문에 다양한 책들을 읽는 것, 즉 다독하는 것을 필자는 추천하고 있다.

 

창조성이란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질적인 것들을 융합하고 엮고 조합하는 것에서 발휘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질적인 생각과 의식에 접해야 한다.

 

발전과 성장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수용과 모방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정도의 양의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질적 전환이 일어나 새로운 이론과 견해, 가설이 탄생하게 된다. 그런 식으로 인류의 모든 학문과 사상은 발전을 해 왔던 것이다.

 

여기서 강조해야 할 사항은 다양하고 풍부한 양적 수용과 모방인 것이다. 에디슨이 최고의 발명왕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원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폴레옹이 전쟁의 영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이것이고, 이순신 장군이 위대한 장군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장군아기 이전에 문신으로서 다양한 책들을 읽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도 위대한 혁신가임에는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스티브 잡스보다도 세종대왕이 더 위대한 혁신가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대에 수천 명의 위대한 학자들이 평생을 투자해도 새로운 글자를 하나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세종대왕은 세계의 모든 언어학자들이 찬양하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인 한글을 창조했다.

 

이것만큼 더 큰 혁신은 없을 것이다. 세종대왕이 이처럼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은 결국 독서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대왕은 그 당시 더 이상 높이 올라갈 수 없을 만큼 최고의 부자였고, 최고의 정상에서 있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세종대왕은 과거 시험을 쳐야 하는 선비들보다 더 열심히 더 지독하게 책을 읽고 또 읽었던 위인인 것이다.

 

세종대왕의 모든 창조성과 유연성과 리더십과 백성 사랑은 바로 책에서부터 나온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기적의 고전 독서법, 김병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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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신 2015. 8. 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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