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통해 공부머리를 끌어올린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적인 변화가 아닙니다. 컴퓨터의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듯 아이의 뇌가 구조적, 물리적으로 전혀 다른 뇌로 변신함을 뜻합니다.

 

인간의 뇌는 1000억 개의 신경세포(뉴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1000억 개의 신경세포들은 시냅스라는 틈으로 서로 연결돼있습니다. 이 틈이 얼마나 조밀하고 원활하게 연결되어있느냐가 그 사람의 지적, 정신적 능력을 결정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이 뇌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이 연결 방식이 계속해서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뇌 과학에서는 이것을 '뇌의 신경가소성'이라고 합니다.

 

뇌를 많이 쓰면 시냅스의 연결 방식이 개선, 강화되고 많이 쓰지 않으면 연결이 퇴보하거나 끊어집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가 수학 공부를 많이 하면 수학 문제를 풀 때 쓰이는 시냅스의 연결이 조밀해지고 더 나아가 자동화됩니다. 처음 덧셈 뺄셈을 배울 때는 한참을 고민해야 합니다. 관련 시냅스의 연결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단 덧셈 뺄셈을 익히고 나면 숫자가 달라져도 쉽게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관련 시냅스의 연결이 완성되어 뇌 속에 덧셈 뺄셈이라는 도로가 하나 뚫린 셈입니다. 이 상태에서 계속 반복해서 문제를 풀면 덧셈 뺄셈에 관한 시냅스 연결 조합이 자동화됩니다. 덧셈 뺄셈 문제를 보자마자 조건반사적으로 순식간에 풀 수 있게 되죠.

 

반대의 현상도 일어납니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했던 어떤 사람이 10년 넘게 영어를 쓰지 않으면 관련 시냅스 조합의 연결이 끊어집니다. 영어를 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시냅스의 연결이 이어지고 끊어지는 것은 특정 지식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사고력, 언어능력의 수준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2014년 OECD는 22개 회원국의 국민 15만 명을 대상으로 실질 문맹률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실질 문맹이란 글자를 소리로 읽을 줄은 알지만 뜻을 파악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를 말하는데, 그 조사 결과가 자못 충격적입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실질 문맹률이 22개국 중 3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 중 상당수는 전자제품 설명서나 약 사용법 같은 간단한 글조차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언어능력이 이렇게 낮은 것은 세계 최저 수준의 독서율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평소 길고 어려운 글을 읽는 훈련을 거의 하지 않으니 글을 읽고 이해하는 시냅스 연결이 죄다 풀려버린 것이지요.

 

말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 뇌에는 말을 관장하는 전문 영역인 베르니케 영역과 브로카 영역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은 우리 유전자 속에 프로그래밍된, 타고난 능력인 셈입니다. 반면 글 읽기는 타고난 능력이 아닙니다. 글은 인위적으로 배워야만 익힐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현생 인류가 등장한 것이 20만 년 전인데 문자가 만들어진 것은 기껏해야 6천 년 전의 일이니까요.

 

우리 뇌에는 읽기를 관장하는 영역이 따로 없기 때문에 글을 읽으려면 뇌의 여러 부위가 축구 경기를 하듯 팀플레이를 펼쳐야 합니다. 후두엽은 눈으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측두엽에게 패스합니다. 측두엽은 시각 정보를 재빨리 표음 해독합니다. '사람'이라는 글자를 사람이라고 읽고, '손가락'이라는 글자를 손가락이라고 읽는 식으로 말입니다. 측두엽으로부터 해독한 글자를 넘겨받은 전두엽은 그 글자의 의미를 추론합니다. '사람'이라는 글자와 실제 사람을 연결짓고, '손가락'이라는 글자와 실제 손가락을 연결짓습니다. 다음은 이렇게 해독한 단어들을 연결합니다. 비로소 '그 사람의 손가락에는 영문을 알 수 없는 큰 상처가 있었다'라는 문장을 이해하게 됩니다. 뒤이어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가 '아프겠다', '안됐다'는 식의 감상을 내놓습니다.

 

이렇듯 문장 하나를 해석하려면 뇌의 거의 모든 부분이 총동원되어야 합니다. 숙련된 독서가라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왜 상처를 입었을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남자일까? 여자일까?'와 같은 의문도 떠올리게 됩니다. 이런 의문들은 글을 보다 깊고 긴밀하게 이해하도록 만듭니다.

 

책을 읽을 때 뇌가 전방위적으로 활성화된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이미 확인되었습니다. 일본 도후쿠대학교 의학부의 가와시마 류타 교수도 그런 연구를 진행한 사람 중의 한 명입니다.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해 뇌 활동을 촬영했는데, 다른 활동을 할 때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책을 읽을 때 뇌 활동이 활발했습니다.

 

머리는 쓰면 쓸수록 좋아집니다. 책 읽기는 머리를 활발하게 쓰는 활동입니다. 독서야말로 두뇌를 업그레이드하는 가장 쉽고 훌륭한 방법입니다.

 

이제 막 초등 6학년이 된 학생 둘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한 아이는 숙련된 독서가이고, 다른 한 아이는 독서 경험이 없는 초보 독서가입니다. 두 아이에게 뇌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한 후 초등 6학년 사회 교과서를 읽게 합니다. 두 아이의 뇌 활동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터프츠대학교에서 인지신경학과 아동 발달을 연구하는 매리언 울프 교수는 자신의 저서 <책 읽는 뇌>를 통해 초보 독서가와 숙련된 독서가의 차이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책을 읽는 동안 초보 독서가의 뇌는 뇌 전체가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반면 숙련된 독서가의 뇌는 뇌의 일부만 활발해집니다. 이는 초보 독서가는 초등 6학년 사회 교과서를 이해하기 위해 뇌를 풀가동해야 하는 반면 숙련된 독서가는 뇌를 조금만 써도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앞서, 특정한 지적 활동을 반복하면 관련 시냅스 조합의 연결이 자동화된다고 했습니다. 책 읽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초보 독서가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단어 뜻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문장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 우뇌와 좌뇌를 모두 활용해야 하는 거죠. 매리언 울프 교수는 이것을 '배측 경로를 이용한다'라고 표현합니다. 반면 숙련된 독서가는 독서 과정 중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있습니다. 글자의 모양을 파악하고, 뜻을 연결하고, 그렇게 파악한 어휘들을 조합해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복잡한 과정이 쭉 뻗은 고속도로처럼 하나의 세트로 간결하게 구조화돼있는 겁니다. 그래서 숙련된 독서가는 좌뇌만으로 글을 읽는 효율적인 방식을 쓰는데, 이것을 '복측 경로 혹은 하측 경로를 이용한다'라고 합니다.

 

공부를 요리에 비유하자면 배측 경로를 사용하는 초보 독서가는 요리를 처음 해보는 자취생과 같습니다. 이 자취생이 요리를 하려면 먼저 인터넷으로 레시피부터 찾은 후 필요한 재료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마트에 가서 요리 재료를 사서 돌아온 후에야 어설프게나마 요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반면 복측 경로를 사용하는 숙련된 독서가는 유능한 팀원이 10명쯤 딸린 특급 음식점의 주방장과 같습니다. 필요한 재료는 이미 냉장고 안에 완벽하게 준비돼있고, 레시피는 머릿속에 빈틈없이 정리돼있습니다. 일단 요리가 시작되면 재료 손질과 같은 기초 조리 과정은 팀원들이 알아서 대령합니다. 주방장은 오로지 요리 자체에만 집중하면 되죠. 빠른 시간 안에, 큰 힘 들이지 않고,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자취생과 특급 음식점 주방장이 요리 경연대회에 나가면 누가 이길까요? 뚜껑을 열어보지 않아도 결과는 자명합니다.

 

1, 2차 급변동 구간을 어떻게 통과하느냐가 아이의 성적을 결정합니다. 그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기초가 아니라 언어능력입니다. 언어능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책을 읽는 것입니다. 책을 읽을 이유가 더 필요한가요? 책 속에 답이 있습니다.

 

공부머리 독서법_ 최승필

by 미스터신 2019. 7. 6. 10:01

제 생각에 가장 쉽고 효과적으로 실력을 키우는 방법은 바로 책을 읽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독서야말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통찰력은 결국 독서를 통한 사고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좋은 결정을 내리는 의사 결정자는 대체로 다독가입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간접적인 경험의 폭을 넓혀놓은 사람들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독서는 관심의 영역을 확대하고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줍니다. 생각의 근육도 키워줍니다. 판단력을 정교하게 만들어줍니다. 온갖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그 책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그 환경에 대처하는지를 보면서 상상력의 힘을 기르게 됩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독서에 열중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세계적인 기업가들이 읽는 책의 목록을 구해서 그 책을 골라 읽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방식입니다. 자신의 관점이 중요한데,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관점을 따라 하려는 것입니다. 단순한 모방은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책을 읽는 습관은 모방하되, 책의 종류는 본인이 선택해야 합니다.


저는 특별히 어떤 종류의 책을 선호한다거나 한 방면에 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는, 이른바 잡독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게 통찰력을 주는 분야는 '진화'에 관한 책들입니다. 흔히 고전을 통한 지혜를 모색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고전을 이해하려면 옛 시대에 대한 이해가 충분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진화에 대한 책을 탐독하는 이유는 그것이 대부분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체가 종족을 보존하고, 상황에 대한 최적화를 통해 생존을 영위할 뿐 아니라 점차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저는 진화에 관한 책을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게는 이런 생명체의 진화가 조직이나 기업의 생존 및 성장의 과정과 많이 닮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생명체가 환경에 맞추어 진화하는 것과 한 조직이나 사회가 점진적으로 발전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생명체나 최적의 환경에서 생존을 도모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든 조직이 자신의 옵티멈, 즉 최적에 다가가려고 하지 않습니까? 물론 그런 노력이 맞을 때가 있고 또 틀릴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체나 사회, 그리고 조직과 기업은 옵티멈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 과정을 과학자들이 진화라 불렀던 것이지요. 생존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가는 것, 그런 것에 저는 흥미를 느낍니다. 이런 진화에 대한 책들이 제게 경영의 지혜를 제공해주곤 합니다.


나머지 경제, 사회, 리더십 분야에 대한 책들은 그야말로 잡독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는 편입니다. 저는 나아가 제 동료들과 직원들에게 독서를 장려해 왔습니다. 제 비서가 계산을 해보니 지금까지 제가 동료와 직원들에게 나누어준 책이 약 1만 권쯤 된다고 합니다. 저와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했던 동료 중에서 지금까지 제게 약 100여 권의 책을 선물로 받았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저 자신은 1년에 책을 몇 권 정도 읽을까 궁금했습니다. 비서의 도움을 받아 계산을 해보니 평균적으로 1년에 약 70~100권 정도 읽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1권 정도 정독을 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연휴나 출장 갈 때 추가적인 독서 시간을 벌게 되면 30여 권 정도의 책을 더 읽었던 것 같습니다.


1년에 70~100권 정도의 책을 읽었습니다만 솔직히 그중에서 약 3분의 1 정도에서만 어떤 영감을 얻게 됩니다. 제가 읽었던 모든 책이 좋은 책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많은 책들이 내용은 충분하고 좋은데 제시하는 방법이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런 책들은 50페이지 정도만 읽다가 중단해버립니다. 내용뿐만 아니라 제시하는 방법도 마음에 든다면, 그때부터 속도를 늦추면서 끝까지 정독합니다. 이것이 제가 책을 읽는 방식입니다.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라


사실 책도 경험이나 생각을 문자라는 매체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의 저자를 직접 만나서 들어보는 것이 그 책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지름길입니다. 가끔은 그런 기회가 있겠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신에 저는 다양한 방면에 종사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한 사람과의 소중한 만남을 통해서 우리는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 전체를 듣게 됩니다.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과의 만남은 때로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문제를 다르게 접근하는 사람의 방식을 관찰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사고의 경직성을 발견하면 놀라기도 합니다.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와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생각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좋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어떤 기준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사 결정자는 골방에서 혼자 고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고, 다른 분야,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영감을 얻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책도 읽고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들은 의미 있는 이야기를 종합해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맡은 조직에 어떻게 활용해볼까 생각하고 적용해봐야 합니다. 최근에 많은 리더들이 인문학을 비롯한 수많은 강좌에 참석하고 있지만 단순히 자신의 교양만을 쌓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빌 게이츠 같은 탁월한 경영자는 매년 '생각 주간'을 보내면서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직급과 직책이 올라갈수록 일하는 시간을 늘릴 게 아니라 실력을 늘려야 합니다. 소소한 일에 소모하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초격차_ 권오현









by 미스터신 2019. 4. 27. 11:28

종종 학부모님과 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 아이는 왜 책을 읽지 않을까요? 책 읽어야 할 시간에 왜 나가서 놀고, 친구들과 놀까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학부모와 교사 모두 학생들에게 독서가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독서를 습관화시키는 것은 어렵다.

 

학생 시절 수업 중 시를 배운 수업 시간을 떠올려보자.

한 편의 시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시인의 전기, 시인의 시적 경향, 시인의 시기별 작품 경향 등을 학습하고, 그 시에 나타나 있는 표현법, 시의 형태상 특성, 내용상 특성 등 선생님이 말한 것을 적는다. 그리고 그 시의 소재와 주제를 정리하는 순으로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있는 점은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감상의 기회가 배제되었다는 점이다. 교사는 전문적인 연구자들에 의해 결정된 해석 내용을 그대로 전수하고, 학생들은 그 내용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암기하는 수업으로 이루어졌다.

 

최미숙외, <국어 교육의 이해>, 사회평론, 2008

 

중, 고등학교 시절 많은 시와 시적 표현, 작가들에 대해 배웠지만 정작 가슴이 울릴 정도로 감명받아 마음속에 담은 시는 손에 꼽는다. 우리가 지금 시를 읽지 않는 이유는 수업 시간에 시를 친구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샅샅이 분석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시뿐 아니라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다. 즉 우리들이 시 한 편, 문학작품 하나 읽지 않는 것은 독서가 어렵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책은 좋아. 많이 읽어야 좋아. 지금 빨리 읽어." 라고 우리 역시 학생들을 옭아매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경험을 통해 독서가 생활화되기 어려운 이유를 잘 알고 있으면서 정작 아이들에게는 우리가 겪은 과오를 반복하게 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한다.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 문제에 대해 전문가에게 해결책을 구한다 해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으면 독서를 하게 만들 수 없다. 부모님과 선생님 앞에서 책을 읽는 시늉은 하지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없는 학생들은 금방 책을 덮는다. 덮인 책은 학생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결코 열리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펼쳐 읽을 수 있을까?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책을 친구로 만드는 것뿐이다. 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책을 자신의 친구처럼 자주 찾게 하려면 책이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친근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 주면 된다.

 

깊이 읽기를 통해 책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했다.

 

'재밌다'

'국어가 더 재미있어졌다.'

'생각을 많이 한다. 조금 어렵다.'

'머리는 아프지만 더 똑똑해진 것 같고 더 책이 재미있어졌다.'

'전에는 정말 지루했는데 지금은 지루하지 않고 그 수업에 빠져든다.'

'그저 그렇다'

 

이렇게 학생들의 태도가 훨씬 더 능동적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질적으로 향상되는 독서 : 양에 치중하는 독서에서 벗어나기

 

책을 많이 읽을수록 아는 것이 많아진다. 아는 게 많을수록 텍스트를 빠르게 독해할 수 있고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다.(중략)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광이 되어야 한다.

 

유시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생각의길, 2015, 79쪽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말하는 것처럼 다독은 분명 좋은 독서 방법이다. 그러나 다독의 전제는 책을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닌 머리와 마음으로 읽는 것이다. 머리와 마음으로 읽는 책이 많아질 때 학생들의 삶은 풍요로워진다. 지금의 독서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머리와 마음으로 책을 읽게끔 하고 있을까?

 

독서 교육과 관련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주로 장려하는 활동은, '도전 책 읽기 100권', '주1회 독서록 작성하기' 등이다. 학생들은 읽은 책의 수만큼 교실 뒤편에 스티커를 붙이고, 학교에서는 목표량을 달성한 학생들에게 상장을 준다. 1년 동안 100권을 읽은 학생이 다시 1년이 지났을 때 그중 몇 권이나 기억하고 있을까? 학생들의 심금을 울린 책은 과연 몇 권이나 될까?

 

청성초등학교 6학년 한석훈 학생은 기존의 독서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주일에 한 편씩 독후감을 내야 하는 숙제 때문에 주말마다 책 뒤편에 있는 내용 요약과 그림만 대충 보고 독후감을 지어 내곤 했어요."

 

정량적 방식에 치중한 독후 활동으로는 학생이 책의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책의 내용에 얼마나 공감했는지, 책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파악할 수 없다. 심지어 학생 본인도 잘 모를 수 있다.

 

책이 주는 감동의 깊이를 알기 위해서는 정성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학생들의 독서를 정량적인 척도로만 평가하고 있다. 학생들이 책을 읽고 얼마나 깊은 영향을 받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감명받은 내용은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오래 기억 속에 남는다. 그것은 책이 우리들의 '삶'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독서의 질은 한 권의 책을 읽고 학생이 얼머나 자신의 삶을 돌아봤는가, 그리고 얼마나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는가를 통해 알 수 있다.

 

청성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는 독후감 숙제가 없다. 3월 첫 등교일, 독후감을 안 써도 된다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자마자 학생들은 억압된 굴레에서 해방된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그 후로 1년 내내 나는 책을 읽으라는 강요도, 조언도 하지 않았다. 3월 첫 해방 이후 9개월이 지난 12월, 학생들은 모두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읽고 있다.

 

진정한 독서 교육은 학생 스스로 책을 읽게 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만큼 우리에겐 감동과 지혜가 쌓여 간다. 아이들에게 그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독서 교육의 방향이다.

 

이제는 깊이 읽기_ 양효준 교사

by 미스터신 2019. 2. 14. 15:15
―왜 책 읽기가 중요한가. 

“언어는 ‘학습(studying)’을 통해 ‘습득(acquisition)’하는 게 아니다. 문법을 배우고 단어를 외우며 고통스럽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 남이 말하는 것과 자신이 읽은 걸 이해하는 게 언어 습득이다. 이를 위해서는 언어 입력이 필요한데, 45년간 연구한 결과 책 읽기가 가장 효과적인 언어 입력 수단이었다. 모국어든 외국어든 많이 읽을수록 더 잘 쓰고 어휘력이 풍부해지며 문법도 잘한다. 지식을 쌓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때 중요한 건 읽고 싶은 걸 읽어야 하며, 책 읽기가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80524/90219219/1#csidx7a76d2ab95b7f82bbf62299031c00d5

 

 

 

by 미스터신 2018. 5. 25. 10:11

드라마 작가가 되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요?

 

드라마 작가가 꿈이라면 우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어떤 꿈을 꾸든 빠지지 않고 나오는 조언이 책을 읽으라는 조언인데요. 교사가 꿈이어도 연예인이 꿈이어도 과학자가 꿈이어도 책을 읽으라고 합니다. 그것은 독서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으면서도 내 생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사람이 가르쳐주는 지식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감성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내 것도 채울 수 있는 것이 독서니까요.

 

자신의 작품을 쓰려면 상상력이 중요한데요.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독서만큼 효과적인 길잡이가 없답니다. 책은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상하지 않으면 책을 읽어나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거든요. 소설이든 역사서든 교양서든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책을 읽으면 됩니다. 단 너무 편식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책을 읽으면 더 좋고요.

 

드라마에서는 캐릭터가 매우 중요합니다. 캐릭터를 창조한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단순히 옷차림이나 말투만으로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캐릭터는 타인을 총체적으로 이해해야만 만들 수 있습니다. 친구들이나 가족들, 선생님, 주변 사람들을 대할 때 단순히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지요. 좀 더 깊게 사람을 만나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열수록 인간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잖아요? 그런 능력이 바로 드라마 작가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이랍니다.

 

나의 직업 방송 작가_ 임선경 작가

by 미스터신 2018. 4. 9. 14:29

많이 알려진 대로 대중들 사이에 인문학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대학교수 얼 쇼리스의 도전이 그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5년 가을, 얼 쇼리스는 거리의 청소년, 노숙자, 난민, 에이즈에 걸린 싱글맘 등 20여 명의 학생들을 모아놓고 인문학 강의를 시작합니다. 학교에 올 차비도 없는 학생들에게 차비를 나누어 주면서 철학, 예술, 논리, 시, 역사를 가르치는 인문학 강의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의 이런 행동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비웃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학생들이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토론하고,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읽고, 불레이크의 시를 낭송한다는 게 믿어지지도 않았고 또 의심스러웠던 거지요.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웬 인문학? 더구나 직업교육이라면 모를까 고전교육이라니?

 

하지만 얼 쇼리스가 보기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저 재활교육이나 직업에 관한 공부만 시켜주면 된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어설픈 동정심에 불과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왜 자신들이 가난한지 의문을 품게 하고 자신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통찰하게 함으로써 가난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여러분은 이제껏 속아왔어요. 부자들은 인문학을 배웁니다. 인문학은 세상과 잘 지내기 위해서, 제대로 생각할 수 있기 위해서, 외부의 '무력적인 힘'이 여러분에게 영향을 끼칠 때 심사숙고해서 대처해 나가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공부입니다. 저는 인문학이 우리가 '정치적'이 되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자들은 잘 살기 위해, 힘을 얻기 위해 정치를 이용합니다. 이 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사는 데 필요한 효과적인 방법을 더 잘 알고 있는 이들이 부자들입니다. 여러분이 사람에게서, 그리고 사람들이 소유한 것들에게서 나오는 진정한 힘, 합법적인 힘을 갖고자 한다면 정치를 이해해야 합니다. 인문학이 도와줄 것입니다."

 

언뜻 봐서는 황당해 보이는 얼 쇼리스의 시도로 첫 수강생의 31명 중 17명이 끝까지 수업에 참여하여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희망의 인문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우리나라에서도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노숙자, 빈민, 교도소 재소자 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희망의 인문학 강의가 그곳을 찾아온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은 인문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지적 자산인가를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독서 능력은 문제해결력이요, 나아가 생존전략입니다. 돈으로 교환되지 않는 지식은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오늘날의 냉정한 자본주의 세계에서 읽기는 싫든 좋든 살아가기 위한 힘입니다. 읽기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표현해내는 힘입니다.

 

배우는 능력이 곧 생존력이다

 

왜 인문독서가 살아가는 힘의 바탕이 되는지를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진로전문가들은 앞으로 100세까지 산다고 할 때 직업을 많게는 열 번 정도 바꿀 수 있다고 예견합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한두 가지 기술로 한두 개 직업만으로 100년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사회 변화에 맞추어야 하고, 개인의 능력이나 처지에도 맞추어야 하겠지요.

 

이럴 때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은 무엇일까요? 바로 배우는 능력입니다.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싫든 좋든 평생을 배우며 살아가야 합니다. 공부는 학교에서만 하는 줄 알았더니 부모가 되어서도 배워야 하고, 직장을 바꿀 때도 배워야 하고, 나이 들어 노인복지관에 가서 취미생활을 하려 해도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합니다. 직장 다닐 때도 직업에 필요한 기술만 배우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잘 지내는 방법도 배워야 합니다. 종교생활을 하려 해도 그냥 믿음만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교리도 배우고 전례도 배워야 합니다.

 

'아웃라이어'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말콤 글래드웰은 '1만 시간의 법칙'을 말합니다. 어떤 경지에 도달하려면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타고난 재능이나 적성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법칙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헴브릭과 마인츠라는 학자가 실험해본 바에 따르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들은 57명의 피아니스트가 일정한 수준의 연주 실력을 갖출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260시간에서 3만 1,000시간까지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짧은 기간 안에 도달했고, 어떤 사람은 오래 걸렸습니다. 이런 차이가 단지 재능이나 적성 때문일까요?

 

전문가들은 이 차이의 원인을 '작업 기억력'으로 보았습니다. 작업 기억력이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 즉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입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이 작업 기억력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작업 기억력은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기존에 저장된 장기기억 창고에서 비슷한 것을 끄집어내어 새로운 정보와 연결지은 후 그것을 이해합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세상의 여러 사물들과 언어를 인지한 후 잊어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장기기억으로 저장시킬 때 학습이 되고 사고력이 발달하지요.

 

그러므로 장기기억 속에 저장된 정보가 많을수록, 또 작업 기억력이 활발하게 작동될수록 새로운 정보를 빨리 습득하고 익히게 되겠지요. 아는 게 많아야 새로운 것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작업 기억력의 활성화는 독서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배경지식이 많으면 새로운 것들을 잘 배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책을 많이 읽은 것으로 유명한 안철수씨가 어려서 바둑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고 나서 바둑을 배웠더니 잘 배울 수 있었다는 것도 이런 이치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독서력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것을 습득할 때 더 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한 말들을 정리해보면, 살아가는 생존력을 갖추기 위해 배우는 능력이 중요한데, 그것은 작업 기억력의 활성화와 관련이 깊으며, 작업 기억력은 곧 독서력과 직결되므로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배우는 능력을 기르는 기초가 됩니다.

 

독서의 마지막 단계, 성찰하기

 

인문독서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두 번째로 꼭 필요한 능력은 성찰하는 능력입니다. 성찰하는 능력이 왜 중요할까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모르면 그 일을 오랫동안 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슨 일을 끈기 있게 하는 원동력은 그 일에 대한 의지와 신념이 얼마나 있는가와 관련이 깊습니다. 인간은 약합니다. 하지만 신념은 강합니다. 역사적으로 성인으로 추앙받는 사람들의 일생을 보면 그들이 처음부터 강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점점 더 강해져갔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요즘 방송이나 책을 통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다중지능유형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어, 논리수학, 신체운동, 시공간, 음악, 대인관계, 자기성찰, 자연 등 여덟 가지 중에 한두 가지의 비범한 지능을 갖고 있으므로 이것을 발달시키는 것이 좋다는 이론입니다. 다중지능 전문가들은 이 여덟 가지 중에 타고나지 않았어도 반드시 노력을 해서라도 키워야 하는 게 두 가지 지능유형이라고 주장합니다. 바로 대인관계와 자기성찰 지능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어도 이 두 가지 유형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재능의 꽃을 피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특히 자기성찰 지능은 독서와 관련이 많습니다. 책을 읽는 것도 성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엄밀하게 말하면 책을 읽는다고 저절로 성찰을 하는 게 아니라 성찰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의도, 주제를 이해한 후 그 주제를 자기 삶에 적용하여 반추해보는 것이 성찰입니다. 또 작가의 생각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성찰입니다.

 

책을 읽고 재미있다는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그것을 되새기고 분석하며 다른 것과 연결지어 생각하고 내 삶에 적용하다 보면 그 책이 내 삶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 과정이 곧 성찰하는 것입니다.

 

초등 인문독서의 기적_ 임성미

by 미스터신 2017. 11. 9. 14:44

미국의 아동발달학과 매리언 울프 교수는 [책 읽는 뇌]에서 "독서가 뇌에 가장 훌륭한 음식인 이유는 풍성한 자극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글자를 이해하고 상징을 해석하는 측두엽, 상황을 파악하고 활자를 시각으로 상상하는 전두엽, 감정을 느끼고 표상하는 변연계 등 독서의 흔적이 남지 않는 영역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매리언 울프는 또한 독서는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라 불과 수천 년 전에 발명한 것이며, 그러한 독서가 인간의 인지 발달을 바꾸어 놓았다고 피력하고 있다. 독서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며 독서를 하는 동안 자의식을 버리고 다른 사람, 다른 시대, 다른 문화의 의식으로 넘어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매리언 울프가 '독서는 인간의 발명품'이라고 말한 것처럼 '스마트폰도 인간의 발명품'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에 인간의 뇌가 장시간 노출되면 책을 읽을 때와는 반대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일본 도호쿠대학 의학부 가와시마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언어 지능이 저하되고 동작성 지능 및 두뇌 전체 지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아침 독서 시간, 아이들 손에는 책이 쥐어져 있지만 책장만 건성건성 넘기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독서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게임)와 무엇이 다를까?

고전읽기의 장점은 아이로 하여금 책의 재미를 느끼게 해 진정한 독서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최대 경쟁자인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게임)와는 전혀 다른 즐거움으로, 다시금 책에 빠져들게 한다. 무엇보다 고전읽기는 아이의 두뇌를 바꾼다. 따라서 엄청난 학습 효과가 덤으로 주어진다. 고전읽기를 통해 향상된 어휘력과 사고력은 물론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학습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송재환 교사가 집필한 [초등 고전읽기 혁명](글담 출판사)에 그 이유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 나온다.

고전을 읽으면 사고력이 발달한다. 논리적 구조가 탄탄한 글을 읽는 사이 자연스럽게 논리 구조를 배우게 되며, 내용을 계속 되새김질하며 읽는 사이 사고력이 발달하는 것이다. 사고력이 높은 사람은 처음 보는 문제도 해결법을 찾아내며,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지능과도 많은 상관관계가 있는데, 사고력을 키우면 지능도 함께 향상된다.

이처럼 고전은 사고력을 발달시켜 학습 능력을 높여 준다. 작년에는 5학년 아이들과 인성 고전읽기를 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망설였다. 교실이든 도서관이든 손만 뻗으면 책이 널려 있는데 고전읽기를 위해 굳이 다른 책을 사야 하는 것도 내키지 않는 듯했다. 게다가 학원만으로도 벅차고 피곤한데 고전까지 읽게 되면 더 힘들고 귀찮아지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학습 효과만이 목표였다면 오히려 학습 만화가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이들에게 학습을 위해 고전을 권하는 것이 아니었다. 황폐해진 아이들의 마음이 지금보다 풍요롭고 단단해지기를,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기를, 더 나아가 깊이 있는 읽기를 통해 사고력과 통찰력을 키우기를 바랐다. 이것이 결국에는 지금 당장 문제를 하나 더 풀고 지식 하나를 더 외우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더 가치 있고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유배지에서 보낸 정약용의 편지](보물창고)를 아이들과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당시 조선 시대의 사회, 문화, 정치, 경제에 대해 두루 알게 되는 것은 물론 당시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정약용이 둘째 형님에게 쓴 편지에 이러한 내용이 있다.

하나라의 속담에 "무리 지어 다니면서 양식을 먹어 치워, 굶주린 사람은 먹지 못하고 힘든 사람은 쉬지 못한다. 백성들이 서로 흘겨보고 비방하는데도 왕의 명령을 어기고 백성을 학대한다. 그리하여 음식을 물흐르듯 낭비하고, 이곳저곳을 놀러 다니며 주색에 빠짐으로써 제후에게 근심을 끼친다." 라고 했으니, 지금의 관찰사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 내용을 통해 조선 시대 관찰사라는 직책의 사람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해 백성들이 고통을 겪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당시 관찰사는 각 도에 파견되어 지방 통치의 책임을 맡았던 최고의 지방장관이었다. 이렇듯 [유배지에서 보낸 정약용의 편지]를 통해 조선 시대 유배 제도와 부패한 권력가의 횡포는 물론 백성들의 피폐한 생활상도 알 수 있다. 아래는 이 책을 읽고 쓴 아이의 글이다.

정약용은 조선 시대 실학자로 정조를 도와 수많은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는 1789년 스물여덟의 나이에 대과에 급제하여 정조의 개혁정치를 적극 도왔다. 규장각에서 중요한 정책을 연구하고 정조가 화성에 행차할 때 한강에 배다리를 설치하고, 수원 화성을 설계했다. 나도 작년에 수원 화성에 가본 적이 있는데 정약용이 설계한 것인 줄 몰랐다.

이런 훌륭한 학자가 모함을 받아 강진에 유배되었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유배지에서도 당시 지방 통치 책임을 진 관찰사의 부패상을 꾸짖고 백성들을 먼저 생각하는 편지를 보면서 정약용의 훌륭한 정신을 본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지방관은 언제나 청렴결백하고, 명예와 재물을 탐내지 않으며, 절대로 뇌물을 받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백성에게 봉사하고 백성을 보호하는 것이 지방 관리의 임무"라고 밝히며 [목민심서]를 지었다. 다음에는 [목민심서]를 읽고 싶다.

마침 5학년 때 아이들은 역사를 배운다. 오늘날과 너무 다른 과거의 이야기인지라 아이들에게 낯설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이지만, 교과 과정과 맞물려 긍정적 시너지를 이끌 수 있었다. 생생한 과거를 엿보는 기회이자 낯선 어휘들에 익숙해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고전이 주는 학습 효과는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동안 밝혀진 학습 효과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집중력이 향상된다

고전읽기를 하면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집중력이다. 건성건성 읽거나 오래 집중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고전을 읽고부터 집중력이 높아진다. 고전은 생각을 깊이 해야 이해할 수 있는 구절이 많다. 사건이나 인물들 간의 갈등을 연관 지어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은 까닭에 자신도 모르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집중력은 공부할 때도 이어져 학습 능력 향상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서술형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국어는 도구 교과이기에 국어를 잘하지 못하면 다른 과목도 잘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출제 유형이 바뀌면서 배점이 높은 서술형 문제가 시험 결과를 좌우하는데, 이러한 문제들은 문장을 잘 이해해야 풀 수 있다.

고전을 읽으면 사고력이 깊어지고 다양한 어휘를 접할 수 있어 어휘력이 향상된다. 고전에 나오는 한자어나 고어는 새로운 언어 자극이 되어 어휘 세계를 넓혀 준다. 자연히 국어 능력이 좋아져 국어 점수가 높아진다. 또한 초등학교 때부터 고전을 읽은 아이들은 진학하면서 배우게 되는 고전을 미리 접하는 계기가 되어 언어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논술과 토론 능력이 향상된다

논술과 토론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다. 이를 이야기할 때 독서를 빼놓을 수 없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 보고, 많이 써보고, 많이 대화해 봐야 늘기 때문이다. 논술은 단지 글쓰기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나 삶 속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고전에는 위대한 저자들의 생각이 담겨 있다. 고전을 읽으면서 그들의 사고 과정을 따라갈 수 있으며,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글이 주는 감동은 읽는 이에게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싶게 만든다. 앞에서 이야기한 사례를 통해서도 고전을 읽은 뒤 토론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고전을 읽다 보면 논설과 토론 능력이 향상된다.

고전읽기를 진행하다 보면 아이들의 관심 분야가 바뀌거나 확대되는 것을 보곤 한다.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가 위인에 관심을 갖기도 하고, 위인전을 읽다가 과학 분야로 관심이 옮겨 가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폭넓은 독서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야를 접하게 된다. 고전에는 아이가 평상시 접할 수 없는 여러 상황들과 주제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것들이 아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는 모양이다. 이는 두뇌의 힘을 강화시키고 배경지식을 확장시켜, 아이들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초등인성 고전읽기의 힘_ 이화자

by 미스터신 2017. 7. 29. 17:05

"당장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책 읽지 않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독서 없이는 깊은 사유가 불가능하다”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인데 책을 읽지 않으면 관용의 정신이 잘 생기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안정적으로 흘러가려면 독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길사, 김언호 대표

http://www.sedaily.com/NewsView/1L05GB7OB6

 

by 미스터신 2017. 4. 17. 17:12

책과 더불어 살아온 저자로서 한 가지 송구스러운 충고 아닌 공감을 위해 남기고 싶은 뜻이 있다.

나는 세계 여러 지역과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크게 느낀 바가 있었다. 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이 선진국가가 되고 세계를 영도해가고 있는가. 그 나라의 국민들 80% 이상은 100년 이상에 걸쳐 독서를 한 나라들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 등은 그 과정을 밟지 못했다. 아프리카는 물론 동남아시아나 중남미에 가도 독서를 즐기는 국민적 현상을 볼 수가 없다.

나는 우리 50대 이상의 어른들이 독서를 즐기는 모습을 후대에게 보여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시급하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우리들 자신의 행복인 동시에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진입, 유지하는 애국의 길이라고 확신한다. 나이 들어 느끼는 하나의 소원이기도 하다.

김형석, '백년을 살아보니' 중에서

by 미스터신 2017. 1. 25. 14:55

나는 지금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또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마다 TV 생방송을 진행한다. 여기에 짬짬이 글을 써서 책을 내고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는 기업이나 학교의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한다. 흔히 교수라고 하면 아이들을 가르칠 때만 빼고는 연구실에 머무르며 비교적 여유롭게 자기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론 잠시 책상에 앉을 틈도 없이 누구 못지않게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절대 거르지 않는 것은 바로 독서다. 10분 동안 2페이지를 읽든, 필요한 자료를 찾느라 10권을 읽든 날마다 독서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은 조금씩 다르지만 하루도 책을 펼치지 않은 날은 없었다. 내가 책을 쓰는 저자이고, 교수라서가 아니다. 일과 삶 양쪽에서 나를 성장시키고, 눈앞의 문제에만 매달리느라 중요한 결정을 그르치고 후회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는 유일무이한 도구가 바로 독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 법학부를 졸업한 뒤, 나는 교육자의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에 진로를 바꾸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만큼 하루빨리 논문을 쓰고 졸업을 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마음은 바빴지만 현실은 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장장 8년이라는 시간을 대학원에 다니며 공부하는 동안 나이는 서른이 넘었고, 이렇다 할 직장도 없는 빈털터리였으며, 힘들게 쓴 논문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렇게 원하던 공부를 하면서도 "지금 하는 일이 뭐예요? 수입은 얼마나 되죠?" 라고 묻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불안하고 초조했다. 다른 이들은 한참 앞서가고 있는데 나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별 성과도 없고 초라해 보일 뿐인 것 같아 대학원 따위는 그만둘까 고민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 미래에 대한 불안과 회의감 속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독서밖에 없었다.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고,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그래도 뭔가를 배울 수 있으니 더 낫다는 생각 때문에 미련할 정도로 책의 세계로 파고들었다. 책을 읽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와 같은 문제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당시에는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을 하나 만드는 것이 유일한 수확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시간 강사부터 시작해서 대학에서 자리를 잡고,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동안 그때 내가 얻은 것이 독서 습관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하는 힘, 풍부한 간접 경험, 나와 타인 나아가 세상을 이해하는 유연성 등 독서를 통해 무수히 많은 힘을 키울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흡수한 저자들의 생각과 지식, 삶이 내면에 켜켜이 쌓여 무슨 일이든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는 토대가 되어 주었고 갈림길에서 갈팡질팡하지 않고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정표가 되어 주었다. 다시 말해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은 내가 똑똑하거나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매일 책을 읽은 힘 덕분이었다.

 

신문, 텔레비전, 인터넷 등 책보다 재미있고 즉각적인 정보와 지식을 주는 도구들이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굳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책을 읽는 것만큼 귀찮고 머리가 아픈 일이 없는데, 책을 읽지 않아도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냐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나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모습으로 살고 싶다면, 단단한 내공을 쌓아 삶의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책을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열심히 산다고 해도 우리가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은 한정되어 있어서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생각과 행동에서 벗어나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이 깊은 내공을 쌓는 데 필요한 재료의 질과 양을 더하는 행위다. 내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격렬하게 부딪히기도 하고 마치 하나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섞이기도 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생각이 탄생한다. 그리고 여기에 내가 살면서 겪은 경험과 지혜가 합쳐지면서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내공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독서는 사람이기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시간적, 경험적 한계를 극복해서 내면에 숨겨져 있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은 어떤 고비나 위기에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인생을 꾸려 나간다.

 

자꾸 똑같은 실수를 하면서 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라며 스스로를 비하할 때가 있다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면, 크고 작은 실패로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책을 읽길 바란다. 죽음을 이겨 내고 일본 최고의 기업가가 된 손정의나 술과 마약으로 망가졌던 삶을 추슬러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토크쇼 진행자가 된 오프라 윈프리를 만든 것도 다름 아닌 책이었다. 책은 나를 다독이고 위로하며,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당당한 자존감과 긍정의 힘으로 어디에서나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혹시 지금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내심 독서는 귀찮고 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독서의 기술을 모르기 때문이다.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거나 내용이 어려운 책일수록 좋은 책이라는 등의 책과 독서에 관한 수많은 편견과 압박에서 벗어나라. 독서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지금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책을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1권을 재미있게 읽어야 100권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남들보다 많은 책을, 정확하게 읽고, 바로 일과 삶에 활용할 수 있다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승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서 인생의 선택을 '점과 점 이어 긋기'에 비유하며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지금 한 일이 인생에 어떤 점을 찍는 것이라고 한다면 미래에 그것들이 어떻게 이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후 돌이켜 보니 그 점들은 이미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지금 내가 하는 어떤 일이 지금 혹은 미래에 어떤 의미인지 당장은 알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훗날 과거를 돌아보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언젠가는 점과 점들이 이어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현재를 충실하게, 우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독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읽는 책 한 권이 내게 무엇을 줄지,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직하게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수많은 점들을 갖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깨닫게 되지 않을까. 점과 점이 이어져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우리 함께, 책으로 찍은 점을 늘려 나가자.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_ 사이토 다카시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7. 1. 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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