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독서가 정신적 성장을 돕는다

 

책을 귀하게 여기며 살았기 때문인지 내 제자들이 책을 사랑하지 않고 책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 이해가 안 된다. 심지어는 교재를 프린트해 가지고 시험만 치르면 되는 듯이 착각하는 학생들도 있다. 공부는 학점을 따기 위해 하는 것이니까 대학을 나오면 전혀 책을 읽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런 모습을 보면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학생들은 '학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한다. 따라서 체계적이며 문제의식을 갖춘 독서와는 담을 쌓고 있다. 이런 곳에서는 전혀 대학다운 분위기가 자라지 못한다.

 

아마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대학 출신자들이 많으면서 독서의 불모지인 나라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독서의 빈곤 때문이 아닐까 한다. 기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면 곧 느낄 수 있다.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은 대개가 외국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기차나 비행기 안에서 화투를 치는 사람들까지 보인다. 그들이 모두 대학 출신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크게 잘못된 사회 풍토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메스컴이 다양하게 발달했고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사회로 변했기 때문에 독서의 필요성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또 경제와 산업이 발달하면서 책에 매달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핑계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가의 지성인들은 여전히 독서를 하고 있으며 정신적인 성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후진국가를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그들이 우리보다도 독서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두 권의 책을 읽는 사람은 한 권의 책을 읽는 사람을 지배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독서의 수준이 곧 그 국민의 수준이라고 보아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경제발전을 위해 기술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술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기초교육이 앞서야 한다. 모든 분야의 기초과학은 연구와 더불어 가능하며 기초과학의 연구는 책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습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학문적 성장에 필요한 체계적인 독서 필요

 

나무가 크게 자라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뿌리가 깊어야 하고 튼튼한 밑동과 줄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 후에야 잎사귀들이 자라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열심히 받아들이고 있는 정보와 지식은 그 잎과 꽃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체계적인 지식과 학문적인 성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문 성장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처럼 튼튼한 기초이다.

 

뿌리에 해당하는 것이 사상적 고전이며, 줄기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체계적인 학문과 지식이다. 지금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까지도 컴퓨터나 모바일로 정보만 얻으면 그것이 지식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한다. 그것은 기술이나 기능적인 역할에 속한다. 그 정보에 의미와 내용을 부여하고 그것을 지식으로 만들어 내는 체계적인 학문이 필요하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한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이 유감이다.

 

세계 역사도 그렇다. 선진사회에서는 인간개발이 앞서고 그 뒤에 사회개발, 그리고 경제발전과 경제개발이 뒤따른다. 그것이 역사의 과정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정신사적 절차를 밟지 못했다. 서양에서는 르네상스와 휴머니즘을 먼저 겪은 후 인간과 사상과 인문학이 발전했고, 그 뒤에 사회과학이 발전했다. 그리고 정치의 변화와 사회문제의 해결이 모색되었다. 그 후에 자연과학과 기계과학이 발달하면서 오늘의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우리는 불행하게도 그 과정을 밟지 못했다. 오히려 경제개발을 먼저 추구하다 보니까 사회개발이 없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사회개발을 계획하는 동안에 인간의 정신적 가치가 탐구되지 못했다는 현실을 발견하기에 이른 것이다.

 

정신적 측면을 책임져야 할 종교계도 그렇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앙인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종교인들 중에는 주목할 만한 개신교학자나 불교학자도 없고, 신학교가 그렇게 많으면서도 체계적이고 신학서다운 저작도 없는 실정이다. 우리처럼 많은 대학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 탁월한 학자나 사상가를 배출해 내지 못하고 정신적 빈곤을 겪고 있다는 것도 숨길 수는 없는 사실이다.

 

이제라도 책을 읽는 풍토와 독서를 생활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사회 모든 면에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어떤 친구의 한탄스러운 이야기가 생각난다. 텔레비전을 아무리 보아도 책을 읽는 장면은 없다는 것이다. 또 한 친구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문화운동을 책임지고 있으니 문화가 발전할 수 없다고도 했다. 어딘가 잘못된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김형석 교수를 만든 백년의 독서

 

 

by 미스터신 2021. 9. 12. 10:30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내가 어렸을 때는 우리 집에 어린애들이 읽을 만한 책이 한 권도 없었다. 우리 집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의 집에 있는 성경과 찬송가책을 제외하고는 마을에 거의 책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나도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과서 이외의 책을 읽어 보지 못했다. 우리말로 된 아동문고쯤은 학교에 갖추어 두었음 직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평양에 있는 숭실중학교에 입학한 것이 14살 때였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학교가 숭실전문학교와 같은 캠퍼스에 있었기 때문에 전문학교를 위한 도서관이 있었다. 이층으로 된 도서관에는 많은 장서가 있었고 상급생들이 이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부분의 장서는 일본어로 된 책들이었고 전문학교 학생과 선교사들을 위한 영어책들도 있었다. 그러나 한글 책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1930년대에는 우리글로 출판된 책들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나는 그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적지 않은 책들을 읽었다. 독서에 굶주려 있기도 했지만, 사실 독서를 하지 않고 학교 공부만 하는 것은 성에 차지 않기도 했다. 그것이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니었으나 나는 학교 공부보다 책 읽기에 더 많은 흥미를 느꼈고 책을 읽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당시 만일 좋은 스승이나 부모님이 나의 학업과 독서를 조화롭게 이끌어 주었다면 크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지나친 독서는 어린 나에게 큰 부담이 되었다. 물론 지금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 습관이 나로 하여금 오늘의 사상과 문필을 육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사람들이 종종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물론 내가 좋은 글을 쓰는 편은 못 되지만, 그때마다 나는 좋은 글을 많이 읽으라고 권한다. 그러면 자연히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다독과 정독의 조화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묻는다. 나는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다"고 대답한다. 전공 분야의 독서는 자연히 정독이 될 테니까.

 

또 어떤 이들은 "오늘날과 같은 각종 미디어와 정보사회에 살면서도 예전처럼 독서가 필요한가?" 하고 묻는다. 나는 "그렇기에 독서는 더욱 필요하다"고 대답한다. 정보는 생활에 필요한 보도일 뿐 내 삶을 키워 주지는 못한다. 신문과 텔레비전 등은 살아가는 데 상식을 제공할 수는 있느나 내 영혼을 살찌게 하고 삶의 내용을 풍부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역시 독서는 인간적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방법임을 의심할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품고 반세기에 걸친 세월을 이어 오고 있을 무렵, 한 출판사에서 나의 독서 이야기를 정리해 주기를 청해 왔다. 내가 그 분야의 전문가도 못 되고 나의 독서 생활이 어떤 기준이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망설였다.

 

그러나 우리 시대에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살아 온 사람이 있었다는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출판을 수용하게 되었다. 게다가 당시 사회적으로 '책의 해'가 선포되었고 독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일이 사회 모든 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데 생각이 닿았다. 또한 그 즈음 '한우리 독서운동'에 작은 뜻이나마 모으고 있던 때여서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27회에 걸쳐 연재된 내용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양의 원고가 되었다. 연재를 끝내고 이렇게 단행본으로 엮어 독자들 앞에 책으로 내놓게 되고 보니 독자들을 위해 체계적인 내용과 뜻있는 길잡이가 되는 글들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내가 대학 강단에 있으면서 더 많은 관심과 열정을 갖고 읽었던 전문서적들은 일반 독자와 호흡이 맞지 않아 대부분 실을 수 없었던 점이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즐겨 읽는 책들을 취급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나 자신도 그중의 몇 권은 읽었고 지금도 계속 그런 책들을 손에 잡기도 한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나의 정신적 양식이 되어 인간적 성장에 크게 도움을 주거나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므로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다음에 어떤 필자가 나와 같은 독서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럴 것 같다. 역시 독서란 고전적 의미가 있어 값진 것이며 지성적 교양을 갖춘 독자들과의 대화가 가능할 때 그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나도 신문에 연재되고 있거나 연재되었던 문학책 등을 여러 권 읽었지만, 그런 책들은 왜인지 재음미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책은 언제나 살아 있어서 객관적 생명력과 의의를 지니고 있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처음 쓴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 자신의 마음이 그렇게 늙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좀 지나친 표현인 것 같지만, 나는 책만 손에 잡으면 언제나 그 책의 주인공이 되고 책의 내용과 같은 삶을 호흡하게 된다. 20대의 연애 감정에 잠기거나 종교적 고뇌에 빠져 들기도 하며 철학적 사색의 심연에 머물기도 한다.

 

확실히 독서는 나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삶의 열정과 꿈을 안고 살도록 이끌어 준다. 독서가 영원한 삶을 살게 해준다면 과장이며 거짓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깊이 있는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도록 이끌어 준다는 말은 결코 과장도, 거짓도 아니다. 지금도 그런 책에 도취되어 살며 어떤 연구 문제와 씨름하고 싶어 책을 들추는 때가 있다. 14살 때 독서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그 독서가 나에게 젊음과 꿈을 계속 안겨 주고 있다는 사실에 한없는 감회와 감사를 느낀다.

 

'독서의 길은 영원하다'는 말이 독자들의 고백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2021년 5월

 

김형석

 

김형석 교수를 만든 백년의 독서

by 미스터신 2021. 8. 8. 10:00

무한의 지평을 여는 상상력의 힘

 

만약, "사업을 하면서 가장 필요한 재능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상상력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상상력은 모든 꿈의 시작이며 현실로 가기 위한 첫 번째 문이다. 모든 현실은 상상으로부터 시작된다. 다행스럽게도 상상에는 제한도 없고 비용도 필요없다. 단지 상상할 수 있는 자유와 사고만 갖추면 된다.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위대한 재능 중 하나다. 인류의 모든 문명과 발전은 누군가의 상상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한 개인의 모든 환경도 결국은 나 스스로의 상상의 잔유물이다.

 

반면, 사업을 하면서 가장 위험한 요소는 무엇이냐 묻는다면 망상이라고 말할 것이다. 상상이 비현실적으로 나타난 형태가 망상이다. 망상은 스스로의 비판과 고뇌를 거치지 않은, 주관적인 자기 욕구의 표현일 뿐이다. 패배주의의 극단적 표현이 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망상이 모든 것을 허물며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한다.

 

나는 십 대 청소년 무렵에 좋은 상상을 찾아내어 키우는 재능을 받아들였다. 그것은 바로 독서였다. 독서는 내 생각의 균형을 잡아주고 끊임없이 사고하는 버릇을 안겨주었다. 내 사업의 성공은 독서로부터 태어났고 독서로 유지되고 있다. 미력하나마 이 책이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나 독립적이며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중략)

 

책을 읽으며 상상하며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독서의 힘이다. 학교공부는 독서를 통해 얻는 사고의 힘을 결코 가르치진 못한다. 나의 인식과 생각을 정리하고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스스로의 독서를 통해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한 독서 버릇은 여태껏 한번도 쉬지 않고 이어져 왔다. 처음엔 중고 책방에서 삼중당 문고판 전체를 하나하나 읽기 시작해 첫해에 100권 넘는 책을 읽었다. 등하교 시간의 차 안에서는 항상 책을 붙들고 있었다. 대학에 입학해 가장 좋았던 것은 도서관에서 아무 책이나 빌려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입학식 때 하나씩 주었던 도서관 출입증에는 빌려간 책을 적어 넣는 페이지가 30여 장 있었지만 한 학기도 끝나기 전에 모두 채워버렸다. 인문서적을 즐겨 읽었으며 온갖 세계 문학을 건조한 땅에 비 받아들이듯 읽어나갔다.

 

미국에 올 때도 내가 갖고 있던 모든 책을 남김없이 싸들고 왔다. 그 이후로도 한국에 들를 때나 다른 도시를 방문하면 항상 책방을 먼저 찾아갔다. 요즘도 한 달에 책값으로 평균 300달러 정도를 사용하며 보유하고 있는 책들이 수천 권이 넘는다.

 

나의 관심 독서 방향은 일정치 않았다. 여름 한철은 비교문화에 관련된 책만을 주로 읽다가 가을에는 물리학 관련 자료를 읽었다. 물리학자들이 영향을 받은 철학책을 읽다 보면 수학으로 돌아오고, 그러다 느닷없이 동학관련 서적에 몰두하거나 불교서적을 즐겨 읽기도 했다. 책 속에서 다른 저자의 책이 소개되는 경우는 반드시 그 책을 찾아 읽었다. 노자에서 김용옥에서 오강남에서 김교훈에서 함석헌에서 유영모로 옮겨가듯이 독서를 즐겼다.

 

서른 후반에는 시집도 좋아했다. 좋은 한 편의 시는 소설 한 권과 같은 영향을 준다. 천성적으로 외우는 것이 부족해 전편을 외우는 시는 없어도 많은 시를 기억하고 있다. 흔히 고전 명작이라는 책들은 나이가 들어서 다시 한번 전체를 읽어봤다. 젊어서 이해 없이 읽던 시절과는 또다른 감흥을 주었다.

 

마흔이 넘어서는 물리학과 수학에 빠져 어려서 수학을 공부하지 못했음을 후회했다.

 

어떤 이들은 나의 이런 독서량을 지켜보며  제목이나 제대로 기억하느냐고 묻는다. 물론 다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의미와 분석은 이미 내 안에서 다시 성장해 나간다. 독서는 읽은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독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위대한 학자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노자나 러셀 또는 촘스키 같은 분도 독서를 통해서는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스승으로 모시고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그런 기회를 통해 나의 사고와 인식의 경계는 넓어져 갔다. 독서는 나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독립적 인간으로 키워냈다.

 

나는 지금 어떤 학문이나 어떤 종교나 어떤 문화에도 구속되지 않으며 나를 가르친 스승들로부터도 '독립인'이다. 특별히 역사인식이나 사고의 영역을 넓혀준 수많은 자유사상가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나는 내 인생 어느 때보다도 스스로의 자유의지를 잘 사용하고 있다. 독서가 아니었다면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독서 습관을 가진 이후로는 늙어가는 것도 기쁘다. 죽기 전까지 항상 무엇인가 할 일이 있고, 언제까지고 배워나간다는 행복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나는 '아들에게 주는 교훈' 이라는 글을 발표했다가 갑자기 유명세를 탄 일이 있었다. 그 때 평소의 여러 글들을 모아서 <좋은아빠>라는 제목으로 책을 낸 적이 있었다. 일전에 무료함을 달래려 우연히 검색창에 내 이름과 책의 이름을 검색해 보니 수도 없이 많은 곳에서, 여러 글들이 과도한 칭찬을 받으며 담겨져 있었다. 내가 여러 책에서 영향을 받았듯이 내 작은 글들도 여러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음을 알고 너무 기뻤다. 오늘도 나는 책이 만드는 기적을 본다. 바로 인간을 바꾸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김밥 파는 CEO_ 김승호

by 미스터신 2021. 6. 25. 10:00

있잖아요. 새로운 공부를 하면 참 머릿속에 안 들어오죠? 제가 요새 과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정말 책을 읽어도 잘 모르겠어요.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때도 그쪽은 공부를 안 했거든요. 저는 문과였으니까. 그래도 왜 그렇게 이과 공부를 싫어했나 모르겠어요. 물리, 수학, 이런 공부 정말 싫어했거든요? 특히 수학 공부 정말 싫어했는데, 내가 왜 그렇게 수학을 싫어했을까 생각을 해봤더니 선천적으로 못했던 건 아니었어요. 다만, 저는 그쪽 공부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람인 거예요. 근데 문과 쪽 공부는 아마 평균보다 빨리 이해했던 거 같아요. 글을 읽거나 시를 읽을 때 뜻을 이해하고 토론하는 건 머리가 잘 돌아갔거든요.

 

반면에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건 이해하는 데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데 요즘 공부를 해보니까 오랫동안 책을 읽고 애를 쓰다 보면 결국은 이해를 하더라는 거죠.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요. 근데 고등학교 때 그 공부를 포기한 이유는 내가 이해하기 전에 너무 빨리 이해하라고 재촉하거나 아니면 이해해야 하는 시한을 정해놓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번 시간에 배운 거는 다음 시간까지 이해해야 하고 중간고사 때까지는 완벽히 익혀서 시험 본다." 그러고 시험을 본 거 아니에요? 어떻게 됐을까요? 당연히 난 이해를 못했으니까 시험 점수가 잘 나올 리가 없고 그렇게 시험에 몇 번 실패하고 야단맞고 이러다 보니까 아, 이건 나랑 맞지 않는가 보다 하고 포기했던 거죠. 그게 학교 다닐 때 공부였던 것 같아요.

 

이해할 수 있는 시한은 사람마다 다 다른데, 그런 시한을 기다려주지 않는 것, 이게 학교 공부 아닐까요? 그럼, 학교밖 공부는 어떨까요? 요즘에 제가 물리학, 수학 공부 왜 재밌게 하는 줄 아세요? 아무도 시험 안 봐요. 아무도 평가 안 해요. 그리고 언제까지 이해하지 못하면 너 바보라고 얘기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편하더라고요. 이해될 때까지 읽고 물어보고 시험은 나 스스로 완벽히 이해했을 때 이미 100점 맞은 거 아니겠어요?

 

혹시 학교 다닐 때 공부에 굉장히 짓눌리셨던 분들,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던 분들, 그리고 좌절하셨던 분들은요, 나이 들고 뭐가 됐건 다시 시작해보세요. 시험 보지 않는 공부,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공부를 하게 되면 내가 다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구나를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참 즐거운 것 같습니다. 겁내지 마세요. 저 어릴 때 공부 못했어요, 라고 말하지 마세요. 우리가 했던 건 암기였거든요. 공부가 아니었다고요. 다 외울 때까지 하는 게 암기라면, 깨달을 때까지 하는 게 공부예요. 이제 제대로 된 공부를 한 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깨달음을 향한 나를 위한 공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최고의 것이 아닌가 싶거든요. 여러분도 나만의 진짜 공부를 시작해보세요.

 

김미경의 인생미답

by 미스터신 2021. 5. 7. 21:10

있잖아요, 사람이 살면서 가져야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의 힘이 있죠. 사실 우리는 어떤 사건이 생겼거나 큰일이 닥쳤을 때 생각을 하면서 그것을 판단하고, 판단만큼 책임지고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것만이 아니죠. 사실 우리의 매일 매일은 크고 작은 의사 결정, 판단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생각의 힘 중에서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오늘 여러분과 얘기해보고 싶고 또 생각해보고 싶은 생각의 힘이 바로 '내관력(內觀力)' 이라는 겁니다.

 

사실 내관력이라는 것은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이야기하거든요. 옛날에 한의를 하는 분들이 그랬다고 하죠. 맥을 짚을 때 어떻게 짚나요? 진맥을 하면서 몸을 들여다보는 거죠. 간이 상했는지 폐가 상했는지, 폐 때문에 이런 문제가 오는 거다, 위 때문에 얼굴에 문제가 생겼다, 이런 식으로 모든 걸 통합해서 들여다볼 수 있는 힘. 아주 작은 단서를 가지고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바로 내관력이라고 하거든요.

 

내관력은 어떻게 길러질까요? 우리가 무엇인가 판단할 때 급히 판단하는 것도 있지만, 깊게 생각해서 그 문제를 들여다보고 본질까지 내려가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내관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힘은 한 가지를 깊게 공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사를 깊게 들여다보건, 수학을 깊게 들여다보건, 기타를 치면서 악기를 깊게 들여다보건, 그림을 보건, 내관력은 누구나 공부하는 실력, 점수와 상관없이 우리가 일생을 통해서 훈련할 수 있거든요. 여러분도 그런 걸 하나 가지시면 생각의 깊이가 있는 사람으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얼마 전부터 사주 명리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내관력을 키우기에 너무나 좋은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험 보는 거 아니죠.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깊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만약 누가 3개월에 한 번씩 시험을 친다고 하면 시험에 나올 만한 거, 100점 맞을 만한 공부만 하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내관력이 안 생기잖아요.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시험과 관계없이 꾸준히 그냥 내 생활처럼 내 삶처럼 공부를 한다면 우리의 내관력이 커지지 않겠어요? 여러분도 내관력이 커질 수 있는 공부 하나, 그런 취미 하나 택해보시면 어떨까요?

 

김미경의 인생미답

by 미스터신 2021. 4. 19. 21:02

호기심을 키운다

 

햇살 풍토의 따스함과 격려는 아이의 호기심을 싹트게 하고, 호기심은 흥미로, 흥미는 독서에 대한 열정으로 자라게 한다.

 

이와 같이 햇살의 따스함도 사과나무가 잎눈에서 싹을 틔우게 하고 잎, 줄기, 뿌리를 성장시켜서 이 성장이 더 큰 성장을 촉진한다. 아주 매섭게 추운 날에도 햇빛은 세포들이 수분과 양분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사과나무 표면을 따스하게 한다. 아이의 긍정적인 세계관과 롤모델에게서 받은 큰 꿈은 자신의 관점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호기심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이는 세상이 안전하고 신나는 곳이 되면 아이가 탐험하고,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고 배우기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혁신가의 부모와 교사는 아이가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미지의 것을 탐험하도록 독려했다. 또 아이의 질문에 정답을 주는 대신에, 여러 가지 답을 함께 찾으면서 아이가 답을 찾는 방법을 터득하게 했고, 후속 질문들을 유도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시험위주 풍토는 아이들의 질문을 거부하고 어른들이 정한 질문에 대한 정답만 찾도록 만든다. 아이들은 그 정답을 암기하고 기억하는 훈련을 받는다. 그래서 예기치 않았던 질문, 독특한 질문, 엉뚱한 질문은 비웃음거리가 되거나 학습진도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벌을 받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점점 질문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호기심이 충족되면 더 많은 호기심과 흥미가 생긴다. 독서는 혁신가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혁신가의 부모가 가장 좋아하는 여가활동이었다. 혁신가의 가정에서는 부모가 독서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아이가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다음에도 큰 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아이에게 책에서 읽은 흥미로운 이야기들, 오락거리, 상상, 환상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또 아이가 배운 것이나 읽은 것을 일상생활과 관련을 지을 수 있는 활동이나 방법을 제공했고, 그것을 심층적으로 함께 탐구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아이가 어릴 때에도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에서의 배울 기회에 대해서 아이에게 설명해주고, 아이의 미래 교육 계획에 대해서 아이와 함께 상의했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나 학위를 따는 것을 장려하기보다는 배움 자체의 중요성과 배움의 기쁨과 열정을 아이에게 더 강조했다. 학교를 오래 다니지 않았던 혁신가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독서를 통해서 자기 전문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발전시켰다. 예를 들면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집에서 아버지에게 대부분의 교육을 받았고, 토머스 에디슨은 학교를 석 달만 다닌 뒤에 어머니에게 교육을 받았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1년이 좀 안 되게 학교를 다녔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열 살때까지만 학교에 다녔다.

 

학교를 다닌 기간에 관계없이 모든 혁신가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독서와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열망을 추구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하거나 원하는 지식과 기술을 얻기 위해서 끊임없이 책으로 혼자 배웠다. 또 강의, 연수, 학회를 통하거나 전문가를 만나서 배우기도 했다. 그래서 자기 관심분야에 대한 혁신가의 어린 시절부터의 흥미는 한결같은 호기심, 부단한 독서와 배움을 통해 전문성을 계발하면서 평생 지속되는 창의적 열망으로 이어졌다. 전문가가 되고 난 뒤에도 혁신가는 초심자와 같은 호기심을 끝까지 잃지 않아서, 그 길고 험난한 창의과정을 흥미진진하고 신나게 만들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열정적인 호기심이 충만했을 뿐이다"고 했다. (중략)

 

공부를 즐겁게 만든다

 

햇살 풍토는 아이가 공부할 때 재미와 즐거움을 맛보게 도와준다.

 

이와 같이 따스한 햇살도 꽃가루를 달콤하게 만들어서 벌, 나비, 새, 동물들이 사과나무의 꽃가루를 옮기는 일을 마음껏 즐기게 한다. 혁신가들의 부모와 교사는 아이가 어떤 주제나 과목을 재미있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줬다. 그들은 아이가 공부를 해야 되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스스로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과정에서 배움과 독서에 대한 열정이 자라나도록 했다. 특히, 아이가 어떤 주제나 과목을 처음 접했을 때, 그것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소개해서 아이가 단박에 빠져들게 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이 다섯 살때 헤르만이 나침반을 보여준 것,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예닐곱 살 때 랭이 탄소마이크로폰을 신나고 재미있게 소개해준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다른 동양의 부모들이나 교육자들처럼 나 역시 한국에서 내 아이들이 피아노나 미술을 처음 배울 때, 나는 아이들이 빨리 빨리 진도 나가는 데만 급급했지 피아노나 미술을 배우는 것이 재미있어서 스스로 좋아하도록 만드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 창의과정의 시작이기 때문에, 혁신가들의 부모와 교사는 "창의적인 표현은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 시작한다" 고 아이에게 가르쳤다. 그들은 또한 '공부하기-놀기' 이분법을 거부해서 아이가 공부할 때는 노는 것처럼 재미있게 하고, 또 놀 때는 공부하는 것처럼 진지하게 열심히 하게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험위주 풍토는 재미와는 거리가 멀고, 쉬는 시간을 없애 아이들의 틀밖 상상력을 억누른다.

 

혁신가들의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이 장기 목표에 도달하도록 공부할 때나 다른 것을 배울 때, 그것을 놀이처럼 즐기도록 격려한다. 어린 혁신가는 독서와 배움에 대한 열정때문에 공부하는 것이 힘들거나 지루하기는커녕 재미를 느끼며 호기심을 채우며 자란다.

 

미래의 교육_ 김경희 교수

by 미스터신 2021. 3. 6. 15:54

얼마 전 인지심리학자 키스 스타노비치는 읽기에 관한 연구에서 단어 지식의 발달에 관해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유년 시절 어휘가 풍부했던 아이가 나중에도 어휘가 풍부해지는 반면 어휘가 빈곤했던 아이는 자라서도 어휘가 빈곤해진다면서 이런 현상에 '마태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신약성서의 복음서 이름에서 따온 말이지요. 배경 지식에 관한 마태-에머슨 효과라는 것도 있습니다. 즉 폭넓게 제대로 책을 읽은 사람은 읽기에 적용할 자원이 많아지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적용할 자원이 적어지면서 추론과 연역, 비유적 사고의 기초가 부실해지고 결국에는 가짜 뉴스든 날조 뉴스든 불확실한 정보의 희생물로 전락하기 쉽다는 말이지요. 그렇게 되면 청소년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배경 지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깊이 읽기의 나머지 과정이 작동하는 빈도도 줄어들어 이미 알고 있는 것 바깥으로는 나가지 않게 되지요. 지식이 진화하려면 계속 배경 지식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대부분의 사실 정보는 증명될 수도 없고 확증될 수도 없는 외부 원천에서 옵니다. 이런 정보를 우리가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할 것인지, 새로운 정보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계속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가 우리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배경 지식과 분석적 사고를 통한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다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정보의 질이나 우선순위가 정확한지, 혹시 외부의 동기와 선입견이 개입된 것은 아닌지 물어보지도 않은 채 정보를 받아들이는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에드워드 테너는 "뛰어난 기술을 생산해낸 지성이 되레 그 기술로부터 위협받는다면 수치스러운 일" 이라고 썼지요. 인간이 그런 덫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최근 컨퍼런스에서 앨버타 대학교 도서관의 제럴드 비즐리 관장은 디지털 전환이 책의 운명에 미칠 영향에 관해 이렇게 말했지요. "현재 상황은 해결될 수 없습니다. 해결될 때까지 우리는 '책의 특성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 말은 독자의 특성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독자의 특성은 독자가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끝이 납니다.

 

루이 파스퇴르는 획기적인 과학 연구에 관한 이런 말을 남겼지요. "행운은 준비된 정신에만 찾아온다." 이 우아한 발언은 깊이 읽는 뇌에서 배경 지식의 역할을 설명하는 말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것은 준비된 정신을 어떻게 읽기에 적용하고, 우리가 구축하는 정보를 어떻게 분석적인 기술로 분석하며, 그렇게 걸러진 생각들을 어떻게 완전히 새로운 생각과 통찰의 재료로 사용하느냐의 주제로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적절한 연결부라고 하겠습니다.

 

다음 논의로 넘어가기 전에 과학소설 작가인 에일린 건이 남긴 '아주 짧은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녀의 여섯 단어짜리 소설은 얼핏 우주여행에 관한 것으로 보이는데, 제대로 이해하려면 여분의 STEM 세포가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마태 효과'라는 말을 처음 만든 사람은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다. 아내인 사회학자 해리엇 주커먼과 함께 고안했다고 한다. 마태복음 25장 29절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일종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뜻하는 말로, 사회학계에서 연구자의 명성에 따라 지원도 격차도 벌어지는 것을 지칭했는데 그 후 다른 연구 분야에서도 쓰기 시작했다.

 

* STEM은 21세기 융합교육의 주요 과목인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의 영문 약자이면서, stem cell은 만능 세포인 줄기세포를 뜻한다.

 

다시, 책으로_ 매리언 울프

by 미스터신 2020. 11. 22. 11:49

누구나 살면서 무수한 불행과 실패의 순간을 마주합니다.

그중에는 삶을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너무 큰 불행도 있어요.

 

저도 1997년 외환 위기 때 심각한 순간을 경험했어요.

결혼 7년 만에 겨우 장만한 집도 잃고,

수중에 돈 한 푼 없이 지방으로 내려가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했어요.

 

그때 저는 사람이 돈 때문에 궁지에 몰리면

죽음을 생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여기서 핸들을 꺾어서 중앙선을 침범하면

간단하게 죽을 수 있겠구나.'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뼈아프게 힘들었던 시간이었어요.

 

그때 제가 뭘 했는지 아세요?

이 악물고 책을 읽었어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수없이 고민하며 책을 썼어요.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고,

저는 다시 강단에 설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사람은 불행한 순간에 하나의 운이 풀리기 때문이에요.

가장 최고치로 몰입할 수 있는 힘이요.

 

불행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는

내 불행이 전부인 것 같고, 슬픔과 좌절에 쉽게 빠져요.

이 말은 곧 몰입하기 쉬운 상태라는 거예요.

그래서 가장 불행할 때 책을 읽어야 해요.

 

힘들 때 책 읽으라고 하면 미쳤냐는 소리를 듣겠죠.

"이 상황에 책이 눈에 들어오냐?"

아마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그런데 사람은 불행할 때 가장 몰입이 잘돼요.

책 한 권을 읽어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요.

 

예전 같으면 다른 사람의 아픈 이야기를

미담 정도로 치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거예요.

그런데 내가 불행에 빠져 있을 때는 감정 이입이 되면서

마치 내가 그 사람이 된 것처럼 펑펑 눈물을 쏟아내요.

어떤 책을 읽어도 다 내 이야기 같고,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라며 아이디어가 막 샘솟아요.

 

불행 때문에 예민해진 내 마음이 공명하는 거예요.

이미 바닥을 쳤기 때문에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지푸라기를 잡는 거예요.

책 속에는 잡고 싶은 지푸라기가 너무 많아서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신선한 생각들이 떠오르는 거예요.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책 속에서 평소의 나였다면 절대 발견하지 못했을

새로운 길을 만나요.

그게 너무 신나서 '내일은 무슨 책을 읽을까' 하며

열심히 책을 읽어요.

그렇게 내 인생이 불행의 공간에서

책 읽는 공간으로 장소를 옮겨요.

그러다 문득 '나 잘 살아내고 있구나' 희망을 봐요.

그렇게 서서히 불행의 시간을 빠져나오고,

책을 통해 얻은 나 자신에 대한 희망을 지렛대 삼아

다시 일어나야겠다고 다짐해요.

그렇게 순차적으로 불행의 시간을 견뎌내고 빠져나와서

결국 털어내요.

 

그래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슬프고 외롭고 힘들고 울고 싶은 날에는

반드시 책을 읽으라고요.

지금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돼도

내 인생이 불행의 수렁에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면

책을 꺼내 읽으세요.

당신을 다시 일상으로 건져낼 동아줄이 될 거예요.

 

MKTV 김미경TV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불행은 잠시 당신을 스쳤을 뿐이에요."

 

김미경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불행이 나한테 주는 선물이 있을까? 모든 불행은 방향을 두 개 갖고 온다. 하나는 이것 때문에 잘못될 방향. 하나는 이것 때문에 도약할 방향.

오늘부터 나는 나의 불행했던 모든 과거와 작별하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불행 대신 감사로 가득 채울 것이다. 그렇게 감사하다 보면 '불행이라는 녀석'이 내 마음을 다시는 흔들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불행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관리를 잘해야겠다.

'선실아, 불행은 말이야. 잠시 너를 스쳤을 뿐이다. 이제 날개를 달고 다시 도약하면 내 삶은 더욱 위대해질 것이다.

'최초 고백! 미경 언니가 삶을 놓아버릴 뻔했던 서른넷 가장 힘들었던 순간'

이라는 영상이 내게 힘이 되었듯이 훗날의 나도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타인에게 힘을 주려면 스스로를 성장시켜야 한다. 열심히 성장해서 내년에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메신저가 되고 싶다. - 최선실 님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_ 김미경

by 미스터신 2020. 7. 11. 06:47

아파트에만 조망권이 있는 게 아니에요.

사람의 생각에도 조망권이 있어요.

다른 사람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을 더 높게 멀리 보려면

생각의 조망권이 높아야 합니다.

 

특히 엄마의 생각 조망권이 정말 중요해요.

엄마의 선택이 곧 자녀의 인생이 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거든요.

 

아들이 자퇴를 선택했을 때,

당시 제가 물리학이며 양자 역학이며 주역 등에 심취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아들의 사건을 엄마의 관점이 아니라

우주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었거든요.

 

'고작 16살에 평생 하고 싶은 것을 알아내다니,

나중에 엄청 잘되려고 지금 학교를 그만두는 거구나.'

마치 남의 집 아들이 자퇴한 것처럼

내 아들의 사건을 객관적인 위치에서 바라보게 된 거예요.

 

반면 우리 남편은 엄청 겁을 먹었어요.

기존의 사회적 잣대로만 아들의 자퇴를 바라보니까

엄청난 불행이라고 생각할 수박에요.

 

그래서 부단히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 해요.

책을 읽는다는 건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수록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의 현상을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남의 생각과 남의 시선과 남의 철학을 빌려서

깨닫는 연습을 해야

더 높은 곳에서

내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어요.

이게 바로 생각의 조망권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생각 조망권이 낮은 사람의 특징이 뭔지 아세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요.

'착하게 살았는데 왜 내가 이런 큰 병에 걸렸지?'

'나쁜 친구들 꾐에 넘어가서 잠깐 방황하는 걸 거야.'

이렇게 눈앞의 현실조차도 엉뚱하게 해석해버려요.

자신의 생각과 관점이 전부인 사람은

자신의 이해를 벗어나는 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예요.

 

그리고 물귀신처럼 주변 사람들을

자신이 있는 지하까지 끌어내려요.

'엄마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감히 나를 배신해?'

자신의 꿈을 좇아 자퇴를 선택한 아들에게

온갖 죄책감을 강요하면서

기어이 꿈을 포기하게 만들어요.

엄마의 생각 조망권이 아들의 인생까지 지하로 끌어내리는 거죠.

 

생각 조망권까지 포함해서 엄마예요.

좋은 어른, 좋은 엄마로 살고 싶다면

생각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 돼요.

자녀의 생각 조망권을 지상 15층으로 끌어올리느냐,

아니면 지하 5층으로 끌고 내려가느냐,

이 차이가 진짜 부모의 실력입니다.

 

MKTV 김미경TV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지적인 힘이 부족하면 스스로의 불행을 크게 해석하게 돼요. 비참한 오늘을 살지 않을 방법은 미래를 사는 거예요. 그러니 공부하세요. 모든 메시지는 해석하기 나름이에요. 꺾인 나뭇가지는 반드시 다른 방향을 가리키죠. 책을 읽으면 다른 문을 열고 나가서 다른 곳을 보게 되고 층이 다른 조망권이 생겨요. 인생을 바라보는 조망권이 달라지면 인생을 다르게 해석하고, 사람을 대하는 방법도 달라지고, 특히 나를 대하는 방법이 달라져서 늘 나를 위한 좋은 선택을 하게 돼요. 조망권이 달라지면 사랑하는 내 아이들을 위한 좋은 선택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원인을 남이 아닌 나에게서 찾다 보니 스트레스가 줄고 불평불만이 줄었다. 내가 나를 사랑해주며 자존감이 높아졌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도 예전과는 다른 각오로 임하게 됐다. 더욱 적극적으로 더욱 열정적으로 마지막으로 평생 책을 읽고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성장할 나의 모습이 설레고 너무 기대가 된다.  - 박시연 님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_ 김미경

by 미스터신 2020. 7. 3. 11:49

지금과 다른 삶을 꿈꾸고 있나요?

그렇다면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곳과 '연결' 되십시오.

다른 생각,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과 나를 연결시켜야

다른 차원의 삶으로 건너갈 수 있어요.

 

제가 피아노 학원 선생님을 하던 시절,

하루 종일 아이들을 가르치고 나면

허무한 감정이 밀려들곤 했어요.

다른 사람들과 좋은 책도 읽고 싶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토론도 해보고 싶은데

제 주변에는 그걸 같이할 만한 사람이 없었거든요.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 학부모들, 동네 사람들,

매일 마주치는 그 사람들은 매일 같은 이야기만 했으니까요.

 

그러다 우연히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세미나를 알게 됐고,

수강료가 꽤나 비쌌지만 돈을 열심히 모아서 수업을 들었어요.

과장을 좀 섞어 말하자면,

그 세미나는 마치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연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나보다 5단계쯤 고수인 사람들과 마주 보고 앉아서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주고받는데,

저도 모르게 평소에는 쓰지도 않던 고급 단어가 막 나오는 거예요.

각자 읽은 책 내용을 발표했는데,

저는 제가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잘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내 안에 숨은 재능을 밖으로 꺼내려면

같은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돼야 하는 거구나.

그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의 재능을 꺼내는

연결의 파이프였구나.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연결되느냐에 따라

내 안의 무수한 재능이 밖으로 꺼내지겠구나.

 

책을 읽어서 배우는 건 절반에 불과해요.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배워야 비로소

나머지 절반이 채워집니다.

책에는 없는 살아 있는 배움은

사람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어요.

 

지금과 다른 삶을 원한다면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연결되는 것에 게을러지지 마세요.

그 연결 속에 새로운 시작과 성공이 숨어 있습니다.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_ 김미경

by 미스터신 2020. 6. 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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