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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해당되는 글 3건
- 2021.05.28 절박해야 공부도 잘 된다_ 서정진
- 2021.05.07 나만의 공부를 시작해보세요_ 김미경
- 2021.04.19 들여다보는 힘, 내관력_ 김미경
아주 작은 목표부터 시작한다
서정진은 뻔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대신 엉뚱한 방법을 제안했다.
"대학 전공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학은 앞으로 살면서 위기가 닥쳤을 때 헤쳐나갈 기본 소양을 배우는 겁니다. 꿈은 변합니다. 언제든 바뀔 수 있어요. 전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은 꿔본 적이 없어요. 직장생활을 하다가 회사가 망해서 백수가 되는 바람에 사업을 한 것이니까요. 전 의학, 생명공학 전공자도 아닌데 독학해서 전 세계를 다니며 의사들 앞에서 강의하고 약을 파는 사람이 됐습니다. 제가 바이오 회사 대표를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세상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한다. 재능으로 취급되지 않았던 것, 이를 테면 먹는 것이 재능이 되고 '먹방'으로 돈을 번다. 변하는 건 사람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불확실할 때는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그나마 본전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실패해도 덜 억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남들도 좋아할 테니 성공 확률이 낮다. 문제는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했을 때다. 그럴 땐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었던 '옛날 사람' 서정진에게서 아날로그적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서정진은 "절박해지라"고 했다. 절박함이 재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는 것이다.
서정진은 외국어 학습을 예로 들었다. "터키어는 우리나라 말과 어순이 같습니다. 터키까지 비행기로 11시간이 걸리는데 직원들에게 기내에서 터키어 단어 50개를 외우라고 하고 공항에 도착하면 웬만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100개, 그리고 일주일에 500개 단어로 늘리면 조금 더 유창해집니다. 일주일 만에 4년 동안 공부한 것만큼 할 수 있게 돼요. 영어는 평생 공부해도 안되는데 일주일 만에 되는 건 당장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영어는 바로 써먹을 일이 없으니 오래 걸리는 겁니다. 제가 미국에서 2년간 있으면서 바이오 사업을 공부했습니다. 허구한 날 이게 무슨 사업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고 한국에 돌아가면 뭘 해야 할지 2년을 고민하다 보니 제 방에 전 세계 제약산업 지도가 다 있더라고요. 그렇게 공부하고 나서 노벨상을 받은 석학들하고 이야기했더니 저보고 자기들도 미처 생각 못 했던 걸 당신이 해냈다고 하더군요. 특별할 게 없는 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절박했던 것밖에 없습니다. 절박한 놈은 아무도 못 이겨요."
서정진과 같은 베이비붐세대의 꿈은 매우 단순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먹고살기 바빴던 그들의 부모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라"고 말하지 않았다. 진로 고민은 사치였다. 요즘은 꿈이 없으면 문제아 취급을 받는다. 꿈을 꾸라고 강요하고 기왕이면 크게 꾸라고 한다. 꿈이 꿈을 꾸지 못하게 옭아맨다. 서정진은 "꿈은 얼마든지 바꿔도 된다. 현재 꿈이 무엇인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꿈은 눈사람 같습니다. 처음부터 커다란 눈사람 모양을 만들려면 잘 안돼요. 작은 눈 뭉치를 만들어서 살살 굴려야 합니다. 작은 목표에서 시작해서 점점 더 크게 만드는 겁니다. 될 때까지 해보면 자신감도 점점 붙습니다. 그다음엔 계속 앞으로 가면 됩니다."
분위기 싸늘하게 만들기의 달인이 무대에서 내려올 때는 뜨거운 박수가 행사장에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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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새로운 공부를 하면 참 머릿속에 안 들어오죠? 제가 요새 과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정말 책을 읽어도 잘 모르겠어요.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때도 그쪽은 공부를 안 했거든요. 저는 문과였으니까. 그래도 왜 그렇게 이과 공부를 싫어했나 모르겠어요. 물리, 수학, 이런 공부 정말 싫어했거든요? 특히 수학 공부 정말 싫어했는데, 내가 왜 그렇게 수학을 싫어했을까 생각을 해봤더니 선천적으로 못했던 건 아니었어요. 다만, 저는 그쪽 공부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람인 거예요. 근데 문과 쪽 공부는 아마 평균보다 빨리 이해했던 거 같아요. 글을 읽거나 시를 읽을 때 뜻을 이해하고 토론하는 건 머리가 잘 돌아갔거든요.
반면에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건 이해하는 데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데 요즘 공부를 해보니까 오랫동안 책을 읽고 애를 쓰다 보면 결국은 이해를 하더라는 거죠.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요. 근데 고등학교 때 그 공부를 포기한 이유는 내가 이해하기 전에 너무 빨리 이해하라고 재촉하거나 아니면 이해해야 하는 시한을 정해놓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번 시간에 배운 거는 다음 시간까지 이해해야 하고 중간고사 때까지는 완벽히 익혀서 시험 본다." 그러고 시험을 본 거 아니에요? 어떻게 됐을까요? 당연히 난 이해를 못했으니까 시험 점수가 잘 나올 리가 없고 그렇게 시험에 몇 번 실패하고 야단맞고 이러다 보니까 아, 이건 나랑 맞지 않는가 보다 하고 포기했던 거죠. 그게 학교 다닐 때 공부였던 것 같아요.
이해할 수 있는 시한은 사람마다 다 다른데, 그런 시한을 기다려주지 않는 것, 이게 학교 공부 아닐까요? 그럼, 학교밖 공부는 어떨까요? 요즘에 제가 물리학, 수학 공부 왜 재밌게 하는 줄 아세요? 아무도 시험 안 봐요. 아무도 평가 안 해요. 그리고 언제까지 이해하지 못하면 너 바보라고 얘기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편하더라고요. 이해될 때까지 읽고 물어보고 시험은 나 스스로 완벽히 이해했을 때 이미 100점 맞은 거 아니겠어요?
혹시 학교 다닐 때 공부에 굉장히 짓눌리셨던 분들,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던 분들, 그리고 좌절하셨던 분들은요, 나이 들고 뭐가 됐건 다시 시작해보세요. 시험 보지 않는 공부,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공부를 하게 되면 내가 다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구나를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참 즐거운 것 같습니다. 겁내지 마세요. 저 어릴 때 공부 못했어요, 라고 말하지 마세요. 우리가 했던 건 암기였거든요. 공부가 아니었다고요. 다 외울 때까지 하는 게 암기라면, 깨달을 때까지 하는 게 공부예요. 이제 제대로 된 공부를 한 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깨달음을 향한 나를 위한 공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최고의 것이 아닌가 싶거든요. 여러분도 나만의 진짜 공부를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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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사람이 살면서 가져야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의 힘이 있죠. 사실 우리는 어떤 사건이 생겼거나 큰일이 닥쳤을 때 생각을 하면서 그것을 판단하고, 판단만큼 책임지고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것만이 아니죠. 사실 우리의 매일 매일은 크고 작은 의사 결정, 판단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생각의 힘 중에서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오늘 여러분과 얘기해보고 싶고 또 생각해보고 싶은 생각의 힘이 바로 '내관력(內觀力)' 이라는 겁니다.
사실 내관력이라는 것은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이야기하거든요. 옛날에 한의를 하는 분들이 그랬다고 하죠. 맥을 짚을 때 어떻게 짚나요? 진맥을 하면서 몸을 들여다보는 거죠. 간이 상했는지 폐가 상했는지, 폐 때문에 이런 문제가 오는 거다, 위 때문에 얼굴에 문제가 생겼다, 이런 식으로 모든 걸 통합해서 들여다볼 수 있는 힘. 아주 작은 단서를 가지고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바로 내관력이라고 하거든요.
내관력은 어떻게 길러질까요? 우리가 무엇인가 판단할 때 급히 판단하는 것도 있지만, 깊게 생각해서 그 문제를 들여다보고 본질까지 내려가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내관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힘은 한 가지를 깊게 공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사를 깊게 들여다보건, 수학을 깊게 들여다보건, 기타를 치면서 악기를 깊게 들여다보건, 그림을 보건, 내관력은 누구나 공부하는 실력, 점수와 상관없이 우리가 일생을 통해서 훈련할 수 있거든요. 여러분도 그런 걸 하나 가지시면 생각의 깊이가 있는 사람으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얼마 전부터 사주 명리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내관력을 키우기에 너무나 좋은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험 보는 거 아니죠.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깊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만약 누가 3개월에 한 번씩 시험을 친다고 하면 시험에 나올 만한 거, 100점 맞을 만한 공부만 하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내관력이 안 생기잖아요.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시험과 관계없이 꾸준히 그냥 내 생활처럼 내 삶처럼 공부를 한다면 우리의 내관력이 커지지 않겠어요? 여러분도 내관력이 커질 수 있는 공부 하나, 그런 취미 하나 택해보시면 어떨까요?
김미경의 인생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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