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이들은 분리불안을 틱으로 말한다
아들이 어느 날부터 한쪽 눈을 깜박이기 시작했다. 신경이 쓰였지만 '그러다 말겠지'라는 생각으로 내색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2주가 넘어가는데도 여전히 눈을 깜박거리는 모습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당시 아들에게 한 가지 변화가 있었는데, 유치원이 끝나고 두 시간 정도 남아서 방과 후 프로그램을 더 하고 오게 한 일이었다. 엄마인 내가 일에 집중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잘 적응해줬으면 하고 바랐지만 혼자서 무척이나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어려서 그때그때의 불편함이나 속상함을 표현할 수 없다보니 몸으로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
"엄마, 나 방과 후 수업 안 하고 일찍 엄마를 만나고 싶어요. 친구들은 다 집에 가는데 나는 왜 더 남아 있어야 하나요? 제발 저도 일찍 집에 가고 싶어요. 제가 이렇게 엄마에게 말하고 있잖아요!"
아들은 틱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것이 정답임이 분명했다. 방과 후 수업을 뺀 지 이삼 일도 지나지 않아 거짓말처럼 틱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이 일로 인해 아이들이 말하지 않는다고 불편함이나 속상함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아이들은 자신도 무엇이 속상한지 모르면서 가슴앓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유치원 끝나고 바로 집에 오고 싶었구나."
"친구들이 다 집에 갈 때 나도 가고 싶었어."
아들의 말이 내 마음을 울렸고 나는 꼭 끌어안아 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친구들과 같이 손잡고 집에 오는 거야. 절대 남아 있는 일은 없을 거야. 엄마가 약속할게."
아들과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아이들은 가끔 몸으로 표현을 한다. 이것 또한 엄마에게 몸으로 말하는 '대화의 한 종류'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답을 해주는 것 또한 엄마의 몫이다.
행복한 아이로 자란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느낌은 아주 주관적인 것이어서 간단히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린아이는 어떤 것이 행복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면 아이가 얼마나 만족스럽게 지내는지 아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특히 엄마와의 관계가 좋을 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행복감을 느낀다. 그만큼 엄마는 아이에게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친다. 아이의 행복은 엄마가 행복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엄마의 행복한 마음이 아이에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고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도 정서적으로 안정된다. 그리고 이는 곧 아이의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엄마가 행복하다는 것은 부부가 사랑하며 잘 지낸다는 것이고, 그런 모습을 보며 자라는 아이는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서로 사랑하는 것과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흔히 말하는 사춘기라는 것을 겪지 않고도 청소년기를 잘 보낼 수 있다. 사춘기를 청소년기에 반드시 겪어야 할 통과의례처럼 말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가족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사춘기때 으레 생기는 여러 어려운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결국 아이가 행복한 마음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부부가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하브루타로 크는 아이들, 김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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