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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2.20 백 가지 중에 한 가지는 잘할 수 있어_ 박경애
학교 성적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능력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적어도 한 가지는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어야 하며, 아이의 이런 능력을 찾아내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환경에서는 아이들의 학교 성적이 나쁘면 부모들은 곧장 절망에 빠진다. 어떻게 해서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불법 과외나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액과외를 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학교 성적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능력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학업 성적이 나쁠 때 부모들은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개그맨 전유성은 중, 고등학교 시절, 60명 중에 항상 57등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그가 공부를 못한다고 해서 잔소리를 하거나 그를 외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항상 웃어줄 뿐이었다. 만약 그때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매일 꾸중을 들었다면, 그는 지금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치를 가진 사람이 되진 못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각하는 사람>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을 조각한 프랑스의 조각가 로댕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그의 학교 성적은 늘 하위권이었다. 이를 걱정한 그의 어머니는 로댕의 아버지와 함께 로댕이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논했다. 그들은 못하는 것을 억지로 시켜봐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로댕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다. 평소 로댕이 그림을 곧잘 그린다는 것을 관찰한 어머니는 로댕을 미술학교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당시의 미술학교는 여러 가지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서민층의 학교였다.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시작하자 정말 열심히 몰두했고, 마침내 미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만약에 로댕의 부모가 억지로 그를 공부만 하게 했다면 우리는 그의 유명한 작품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적어도 한 가지는 좋아하고 또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찾고 아이의 진로와 연결시킬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제시한 다중지능 이론은 보통 이상의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적어도 어느 한 가지 영역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는 누가 비범한가를 묻지 말고 어디에 비범성이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이 낳은 피겨 여왕 김연아, 세계적인 디자이너 배상민,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 축구선수 박지성, 수영선수 박태환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그들은 진정 자신들이 재미있어 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서 일로매진 했기에 세계인이 찬탄하는 업적을 거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서 예를 든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직업을 가졌기에 갑작스러운 사고에도 좌절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재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현실이 아무리 어려워도, 부모가 아무리 강요해도 무조건 의대나 법대에 가지 말고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일, 소명의식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권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누구라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적어도 한 가지는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의 이런 능력이 어디에 있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아름다운 인생을 생의 초반부터 고뇌하고 살아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신을 들여다보라. 그 안에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별이 천 개나 빛나고 있다.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라. 그리고 그 우주의 주인이 되어라_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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