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음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손님을 언제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는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 정채봉의 <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 중에서 -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6. 6.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