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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2.20 아이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주는 부모_ 박경애
세심하게 잘 관찰하다 보면 내 아이가 가진 능력 중에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아이만 보았을 때 그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완벽을 지향하는 부모가 저지르기 쉬운 잘못중의 하나는 바로 아이의 재능을 말살하는 것이다. 아이는 성장한 청년이 아니라 자라는 과정에 있는 '아이'이므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노래를 잘할 수도 있고, 그림을 잘 그릴 수도 있으며, 언어 감각이 뛰어나 말을 조리 있게 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의 욕심으로 짜놓은 스케줄은 아이의 재능이 가장 많이 발산되는 과목과 재능이 없는 과목을 똑같은 비중으로 재단해버린다.
필자는 아이에겐 한 가지 또는 극소량의 재능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 세심히 관찰할 것을 권한다. 물론 한 가지만 잘하는 아이가 있고, 무엇이든지 잘하는 아이가 있기도 하다. 내 아이가 모든 것을 잘하는 아이라면 부모로서는 더없이 기쁘겠지만, 내 아이가 조금 뒤떨어진다면 더 세심하게 관찰하면 된다.
세심하게 관찰하다 보면 그 아이가 가진 능력 중에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아이만 보았을 때 그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내 아이가 다른 것보다 그림 그리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싶으면 부모는 그 아이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계발해 주어야 한다. 처음에는 다른 아이보다 좀 못 그린다는 생각이 들어도 곧 다른 사람 못지 않은, 아니 더 나은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다른 아이에 비해 전반적으로 뒤떨어진다 싶어서 욕심껏 이것저것 시키다 보면 아이가 다 소화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나마 계발할 수 있었던 재능도 묻히고 만다.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마음껏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는 하나의 방법이다. <피에타> <다비드상> <최후의 심판> 같은 명작을 완성한 미켈란젤로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는 명문가 출신이었으며 그의 아버지는 미켈란젤로가 자기처럼 관리가 되어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공부하기보다 그림 그리기를 더 좋아하는 아들의 재능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살려주기로 마음먹었다. 미켈란젤로는 13살 때 화가 기를란다요의 공방에 제자로 들어가면서 예술가의 길에 입문하게 된다. 14살 때는 조각에 관심을 보였으며, 그 이후에는 회화와 건축에 걸쳐 89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후세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연달아 세상에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진로 상담학자들은 자기에게 맞는 진로를 재빨리 선택해서 그 방면의 지식과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미켈란젤로의 경우도 그의 부모가 공부만 잘할 것을 요구하면서 관리가 되기를 원했다면 우리는 그 유명한 명작들을 가슴 속에 새길 기회를 놓쳐버렸을 것이다. 아이의 재능이 보이면 부모의 고집을 접고 그 재능을 살려주어야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뭐든지 잘하는 아이를 가진 부모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능력은 유한하므로 뭐든지 잘하는 게 그리 오래갈 수는 없다. 그 중에는 아이가 좋아서 잘하는 것도 있고, 선천적으로 잘하는 것이 있으며, 학원이나 유치원에서 학습한 결과로 잘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부모는 그 중 한 가지를 택해서 밀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뭐든지 다 잘해서 집 안이 온통 상장투성이였어요. 그런데 중학교에 가더니 공부도 안 하고 피아노 치는 것도 그만두고 TV만 보고 놀려고만 해요." 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곧잘 있다. 초등학교까지는 부모의 입김이 아이의 판단의 전부가 되기도 한다. 혹은 불만이 있어도 표현 방법을 몰라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그러나 정신적인 표현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자신의 기호가 드러난다. 아무리 잘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시켜서 한 것이라면 쉽게 포기할 수 있고, 자기가 좋아서 한 것이라면 끝까지 소질을 계발하고 스스로 노력할 것이다.
정명화, 정경화, 정명훈 씨를 세계적인 음악가로 길러낸 이원숙 여사는 아이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면 아이가 무엇에 소질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그녀는 6.25 전쟁이 터져 피난을 가면서도 피난짐에 피아노를 쌌다고 한다.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 박미희 씨는 유치원생인 연아가 다니던 과천시민회관 스케이팅 코치가 7개월짜리 단체강습이 끝나갈 무렵 가정 형편을 물으며 스케이팅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인데 계속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오자, 이것이 단순히 강습을 더 받으라는 말이 아님을 간파한 후에 자신의 개인 시간은 물론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한 경제적 여유까지 전부 딸을 위해 바쳤다. 이는 딸의 재능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재능이 있어도 그것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재능이 꽃피지 않는다. 재능을 알아보고 뒷받침해주는 부모가 없으면 재능이 아니라 잠재력으로 가라앉고 만다. 피난을 가면서도 아이의 재능을 살릴 피아노를 버리지 않는 애착과 의욕 그리고 스케이팅에 올인하도록 지도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이 세계적인 음악가, 그리고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돌보고 살피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랐다면 평범한 사람으로 그쳤을 것이 분명하다.
부모는 길을 터주는 사람으로 존재해야 한다. 아이의 재능 10가지를 모아서 100을 만드는 것보다 1가지로 100을 만드는 게 더 확실한 방법이다.
자녀에게 충고하는 최고의 방법은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그들에게 그것을 하라고 충고하는 것이다_ 트루먼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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