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수레의 책의 내용을 줄줄 다 외워서 꿰차고 있는 사람보다 한 권의 책의 내용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다섯 수레의 사색을 한 사람이 진짜 독서를 한 사람이다."

 

독서는 무엇인가? 라고 누군가가 필자에게 질문한다면, 필자는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대답할 것이다. '독서는 사색이다'라고 말이다. 그런 점에서 독서에 새롭게 도전하고자 하는 중년은 이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독서는 사색을 위해서 하는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지식을 위해서 혹은 교양을 위해서 하는 경우라면 독서에 대해 도전하는 것을 멈추라고 조언하고 싶다. 왜냐하면 지식이나 교양을 아무리 쌓는다 해도 그것으로 인생이 달라지거나 인간 그 자체가 그리고 더욱더 중요한 인간의 의식과 사고의 수준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이나 교양을 위해서 하는 독서는 하수들이나 하는 독서이며, 그것보다 더 심한 것은 시간을 소일하기 위해서 혹은 심심해서 하는 독서이다. 이런 독서는 책에 대한 예의가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다.

 

니체는 이런 사람들을, 안일하게 독서하는 사람들을 증오한다고 자신이 쓴 책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글로 쓰인 모든 것들 중에서 나는 오직 피로 쓰인 것만을 사랑한다. 피로 써라. 그러면 피가 정신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타인의 피를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안일하게 독서하는 자들을 증오한다."

 

_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59쪽

 

타인의 피로 쓰인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을 쓴 작가의 정신을 이해한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독서는 니체의 말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독서가 쉬운 일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단지 글자로 표현된 지식이나 교양을 기억하고 알게 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독서의 본질과 알맹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그 정신을 느낄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색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사색의 과정이 독서의 본질이며 알맹이인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사색하지 않은 채 그저 책을 읽어 내려간다는 것은 누군가를 이해하고, 그 정신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의 사진이나 목소리만을 끊임없이 보거나 듣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색이 빠진 독서는 알맹이가 없는 밤송이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사색하지 않는 독서는 그 어떤 유익함도 독자들에게 부여해 줄 수도 없게 된다. 독서의 위력은 독서의 본질이며 알갱이인 사색을 통해서 나오기 때문에 사색하지 않고 독서를 하게 되면 아무리 많은 책을 읽는다 해도 독서의 참된 위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 인생이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중년에 다시 독서에 도전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무리 독서를 해도 머리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며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분들에게 필자가 권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필사하는 것과 독서 노트를 적는 것이다.

 

필사하거나 독서 노트를 작성하게 되면, 눈으로만 책을 읽는 나쁜 습관에 어느 정도의 제지를 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손을 움직이고, 손가락을 사용하게 된다. 필사의 유익함에 대해 여러 독서전문가가 여러 가지 이유를 갖다 대고 설명하고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그런 것들을 다 제쳐 놓고, 아무도 설명하지 않는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이유를 갖다 대고 싶다. 손가락을 사용해서 필사하거나 독서 노트를 작성하게 되면, 눈으로만 책을 읽을 때에 비해서 우리 뇌의 활동 영역이 2배 정도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배 정도 더 확장된다.

 

즉 다시 말해서 눈으로만 책을 읽을 때와 필사나 노트 정리를 하면서 책을 읽을 때는 마치 63층 빌딩 1층 구석에 있는 작은 사무실에만 불을 켜서 그곳을 활용하는 것과, 63층 빌딩 중에서 수십 층의 사무실에 불을 켜서 그것을 활용하는 것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좀 더 쉽게 말해서 한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와 수십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의 차이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사를 통해 엄청난 효과를 본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경우 가난해서 책을 살 돈이 없었기에 필사를 하게 되었지만, 그 효과를 톡톡히 본 사람이며, 우리나라에도 백곡 김득신이 필사를 통해 위대한 학자가 된 인물이며, 위대한 성군이 된 세종대왕 역시 필사를 애용했던 인물이다.

 

특히 세종대왕 공부법으로 유명한 백독백습은 필사의 효과를 잘 말해 주는 공부법이다. 백곡 김득신은 만 번 이상 읽은 책만 베껴 쓴 독수기를 통해 아무리 둔재라도 필사를 통해 뇌를 깨우는 독서를 할 경우 천재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잘 알려 준다.

 

40대, 다시 한번 도전에 미쳐라, 김병완

 

★ 구리시 인창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영재교실

by 미스터신 2015. 10. 6.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