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다는 것은 매체 속에 담긴 메시지를 자신의 정신 속에 집어 넣는 것입니다

 

우리가 읽을 때 이미 해석의 과정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보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읽기는 해석 없이 전개될 수 없습니다. 읽기는 해석의 틀 속에서 전개되는데, 해석이란 내가 읽는 것을 전체와의 연관 속에서 풀어 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고 말할 때 그것은 오늘 하루가 내 인생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읽는다는 것은 매체 속에 담긴 메시지를 자신의 정신 속에 집어 넣는 것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책 안에는 인생의 의미와 사건들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읽기의 예술을 통해서 글자 속에 담긴 사상을 우리의 정신 속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읽기와 해석을 통해서 새로운 생각을 품게 되며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게 됩니다. 읽기 훈련은 생각과 느낌과 소원의 여행입니다. 읽다 보면 이전에 품지 않은 생각을 품게 되며, 이전에 느껴 보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되며, 이전에 가지지 않은 소원을 가지게 됩니다.

 

읽기 여행은 지적인 여행과 언어의 여행, 그리고 존재의 여행을 동반합니다

 

읽기는 정신의 여행을 낳고, 그 정신의 여행은 언어와 행동을 거쳐서 존재의 여행으로 이어집니다. 우리의 정신은 새로운 생각과 느낌, 소원을 품는 것을 통해서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는 새로운 생각으로 인하여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흘러 넘침의 원리가 작동합니다. 모든 생각은 반드시 말로 흘러 넘치게 됩니다. 우리가 말을 잘하려면 먼저 그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생각을 자꾸하면 그 생각이 말로 흘러 넘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비밀을 지키려면 우리는 그 내용을 완전히 잊어야 합니다.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비밀을 폭로하게 만듭니다. 비밀을 자주 묵상하는 사람은 어느새 "당신만 아세요" 라고 말하면서 비밀 이야기를 뿌리고 다닐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흘러 넘침의 원리입니다.

 

읽기 훈련을 통하여 우리의 정신 속에 들어온 의미는 어느새 생각을 거쳐서 말과 행동으로 흘러 나갑니다. 이제 우리는 읽기 훈련을 통하여 새로운 말을 배우며, 새로운 행동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이 되어 갑니다. 우리는 읽기 여행을 통해서 이전에 되지 못한 그런 사람이 되어갑니다. 좋은 책을 읽으면 좋은 사람이 되는 까닭은 읽기 훈련이 정신, 언어, 행동의 여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읽기 여행은 지적인 여행과 언어의 여행, 그리고 존재의 여행을 동반합니다. (중략)

 

독서의 축복은 만남의 축복을 통한 풍성한 삶입니다

 

독서의 첫 번째 축복은 만남의 범위를 확장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풍성한 삶은 우주의 구성원을 더욱 많이 알아 가는 삶입니다. 독서하지 않는 사람은 주변의 몇 사람들만 사귀다가 인생을 마감하게 되는 반면에, 독서하는 사람은 읽기 훈련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풍성한 삶은 언제나 새로운 만남을 통해서 찾아옵니다. 나의 존재는 나의 만남이며, 내 인생의 깊이는 곧 만남의 깊이입니다. 현재 나의 모습은 내 만남의 결과입니다. 인간의 삶은 사회적인 특성을 가지기에, 우리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중략)

 

우리는 거인의 무등을 탄 난쟁이처럼 될 수 있습니다

 

읽기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알며, 인생의 다양한 영역들에 대한 지식을 얻습니다. 읽기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인생의 새로운 관점을 획득하게 됩니다. 우리는 책 읽기를 통해서 더 많은 것들을 보며,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합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읽기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거인의 무등을 탄 난쟁이처럼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비록 난쟁이에 불과하지만, 우리 이전에 산 많은 선배들의 도움으로 우리는 그들의 어깨 위에 무등을 탈 수 있습니다. 선배들의 무등 위에서 세계를 바라볼 때 우리는 세계를 더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읽기 훈련은 사고의 지평을 확장해 줍니다

 

독서는 사고의 지평을 확장해 줍니다. 읽기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생각의 성숙과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사고의 지평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첫째는 감각 자료가 어느 정도 들어와야 하며, 둘째로 자료와 자료 사이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 두 종류의 사람들은 사고의 능력을 기를 수 없습니다. 첫째, 감각 자료가 빈약한 사람들은 사고의 능력을 기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둘째, 텔레비전만 보고 자란 아이들도 사고의 능력을 기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텔레비전을 통해서 감각 자료가 쉴새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하고, 생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독서하는 것은 그저 보는 것과는 달리 세계와 부딪힐 때 능동적인 참여를 요청합니다. 읽기 훈련을 하는 사람들은 문자를 눈으로 보면서 능동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도 바울의 로마서를 읽기 위해서는, 로마서의 문자를 보면서 로마서의 저자가 품은 그 생각을 내가 품어야 합니다. 글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글자를 넘어서 글자를 있게 만든 그 생각과 느낌과 소원을 품는 사람만이 읽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책 읽기는 우리 시대의 불균형을 해소해 줍니다

 

책 읽기는 우리 시대의 불균형을 해소해 줍니다. 우리 시대는 감각이 넘쳐서 생각을 잡아먹는 시대입니다. 우리 시대의 문제는 감각 자료의 홍수 속에서 해독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실종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읽기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전부로 간주하게 됩니다. 음료수를 마시면서 텔레비전을 보지만, 텔레비전에서 쏟아지는 가치관의 타락으로 인하여 다음 세대가 불에 타리라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채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시대의 징조를 읽는 사람들만이 내일 올 것을 파악하게 되는데, 이것은 읽기 훈련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의 이면에 숨은 의미를 파악하는 사람만이 다가오는 불행을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습니다. 

 

장경철 교수가 말하는 책 읽기의 즐거운 혁명

by 미스터신 2022. 1. 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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