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부모는 아이를 방목하듯 키우는 것이 아이가 기죽지 않고 크는 비결이라는 왜곡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는 아이의 제멋대로인 성향 때문에 자녀를 통제할 수 없게 되어 자기 발등을 찍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게 된다.

 

지하철을 타면 여기저기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아이가 한두 명은 꼭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런 아이를 그저 사랑스럽게만 보고 있는 엄마가 있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줄도 모르고 아이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걸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한다. 그럴 때 그 엄마의 얼굴이 얼마나 뻔뻔해 보이는지 모른다. 아이 때문에 다른 사람이 겪는 불편을 알 만한데도 모른 척하는 부모가 많다. 혹여 옆 사람이 한마디라도 하면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부모는 아이를 어럽게 낳아서 기르는 사람이거나 부모로서의 자세를 채 갖추지 못한 젊은 부부인 경우가 많다. 자식이 너무 귀여운 나머지 절도 있는 행동의 지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아이가 하는 대로 마냥 내버려둔 채 방목한다. 보다 못한 주위 사람들이 충고라도 하면 '내 아이 내 방식대로 키우니까 상관하지 말라.'는 식으로 대응하거나 '아이니까 그러지.' 라는 식으로 대충 넘기고 만다.

 

이런 부모는 자식을 방목하듯 키우는 것이 아이가 기죽지 않고 크는 비결이라는 왜곡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부모의 방임과 묵과 아래 크는 아이들은 행동에 절제가 없고 예의도 부족하며 남에 대한 배려가 전혀 훈련되지 않았으므로 집안에서도 당연히 제멋대로 행동하게 되어 부모의 권위가 서지 않는다. 이는 물론 전적으로 부모의 탓이다. 나중에는 아이의 제멋대로인 성향 때문에 부모가 자녀를 통제할 수 없게 되어 자신의 발등을 찍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지만 그때 이미 늦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에서나 성인이 되어서도 나보다는 타인이 먼저 다가와야 겨우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먼저 나서서 관계를 열어가는 인격이 형성되지 않았기에 조직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개는 자기밖에 모르는 독불장군으로 지내다가 그나마 형성된 인간관계도 유지하기 어려워 외톨이가 되고 만다.

 

중학교 3학년인 예쁜 여학생이 있었다. 결혼 후 10여 년 동안 아이를 갖기 위해 안간힘을 써 겨우 얻은 귀한 딸이었다. 어렵게 얻은 딸은 5살 때 심장병 수술까지 받았고 항상 몸이 약해 엄마를 걱정시켰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가 아무리 버릇없는 행동을 해도 그것을 바로 잡는 과정에서 야단을 치면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그냥 내버려두었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는 친구를 사귀는 데도 미숙함을 보이고 자기 고집대로만 행동하다가 결국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중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친구 없이 혼자 지내던 딸아이는 점심을 같이 먹을 친구가 없어 운동장을 배회한다고 했다. 이러한 딸이 안타까워 엄마가 딸을 데리고 상담실을 찾아온 것이다.

 

아직 늦지 않은 시기이므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법을 먼저 배운다면 좋아질 가능성은 충분했다. 부모가 미처 세상과 화합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못한 게 잘못이었다.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법이다. 그런 귀하디 귀한 사람들이 모여서 세상을 함께 이루어나간다는 사실을 부모가 먼저 깨닫고 남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녀를 키우는 태도가 필요하다.

 

만일 누군가가 나의 생각과 행동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설명해주고 증명해준다면 나는 기꺼이 내 생각과 행동을 고치리라_ 아우렐리우스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 박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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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신 2015. 12. 2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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