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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04 인생을 바꿀 3번의 기회_ 박세니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인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반드시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그 계기는 보통 3가지 패턴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죽을병에 걸렸다가 살아났을 때이다. 이때 우리는 삶에 대해 근본적인 부분부터 다시 생각하게 된다. 죽음 앞에 처음으로 직면하면 지나온 삶에 대한 미련과 후회, 반성이 밀려오고 의미 있는 인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이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삶을 사는 존재란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삶이 영원할 것 같은 마음 때문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크게 다를 바 없이 순간의 재미와 자극만을 추구하면서 의미나 목표 없이 흘러가는 대로 하루를 보낸다. 비유하자면 영원히 놀이공원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절대 열심히 놀이기구를 타지 않겠지만, 반나절 후에 놀이공원을 나가야 한다면 주어진 시간 동안 목표를 세우고 집중적으로 놀이기구를 타는데 열을 올리는 것처럼, 삶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만이 순간을 가치 있게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 자신의 죽음을 가까이 경험해본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죽음에 대해 상기하고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가끔 목적의식 없이 살아가는 젊은 내담자를 만날 때 최면을 유도해서 자신이 나이 들어가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모습을 가상으로 체험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체험을 통해 죽음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면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추게 되고 멋진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인생의 바닥을 쳤을 때다. 자신의 삶에서 상상도 해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강력한 회피 동기를 갖게 되고 그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한 생각과 노력을 시도하게 된다. 스스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인생의 최저점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오면 그동안 복잡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사롭게 느껴지고 모든 잡념이 사라지면서 그 순간을 벗어나는 것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게 되고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뛰어난 스승을 만났을 때다. 사람마다 각자 저마다의 힘든 상황들이 있겠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반응하고 대처하는 방식들은 저마다 다르다. 힘든 상황을 마주할 때 운명이나 사주팔자 등으로 여기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체념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이 처한 비슷한 상황들을 먼저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겨낸 위대한 존재들을 찾아내고 최적의 방법을 알아보면서 자신도 통제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 자신을 믿는 사람들은 스승과 같은 존재들이 올바른 지식을 활용해서 외부의 상황과 조건을 바꾸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았다는 증거를 보면서 확신을 갖고 마음속 깊이 그분들의 법칙과 신념을 새겨 넣는다. 위대한 인물에게 받은 충격은 우리의 무의식에 깊이 새겨지고 그분들의 지식과 지혜로움을 온전히 내 것으로 체화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자기 내면에서 스스로 일어난 변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내면에서 스스로 작동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진 자극요소(계기)를 통해 내면이 변화된 것이다. 우리가 스승을 만나고 독서를 해야 하는 것도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좋은 자극'을 얻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독서를 하면서 획득할 수 있는 중요한 능력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1. 문일지십 聞一知十 의 능력
회사는 언제나 좋은 인재를 채용하려고 노력한다. 회사의 명운이 좋은 인재 선발에 달려 있으니 귀한 인재를 뽑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인재라면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말이나 글에 담긴 속뜻을 깊이 이해하고 다방면에서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파악해내는 문일지십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라고 판단하는 데 이견이 없다는 점이다. 즉 어떤 이야기를 들었으면 그 내용과 간접적으로 연관된 부분들까지 파악해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상관이 어떤 지시를 내리면 그 이면에 담긴 다양한 의미까지도 파악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는 속담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하나를 들으면 열 가지 다른 부분들도 먼저 유추할 수 있는 사람, 다양한 상황이나 조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인재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가 원하고 채용하고 싶어 한다. 당신이 사장인데 당신이 말한 것을 액면 그대로만 이해하는 직원과 당신이 한 말의 속뜻을 이해하고 관련해서 필요한 부분들까지 알아서 준비하고 실행하는 직원 중에 누구를 더 예뻐하고 승진시킬지는 너무나 분명하고 뻔한 일이다. 이처럼 인재로 인정받는 사람들은 모두 문일지십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독서를 많이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일지십의 능력을 갖추게 되는데, 많은 책을 읽다 보면 수많은 문장을 보게 되고 글의 핵심과 요지가 무엇인지를 계속 생각하면서 읽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점점 향상되고, 상황이나 문맥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꾸준히 독서를 하다 보면 전체 문장을 다 읽어보지 않더라도 다음에 벌어지거나 생길 상황들을 먼저 유추하거나 추론해 낼 수 있게 된다.
유추란 두 개의 사물이 몇몇 성질이나 관계를 공통으로 가지며, 또 한쪽의 사물이 어떤 성질, 또는 관계를 가질 경우, 다른 사물도 그와 같은 성질 또는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추리하는 것이다. 유추를 해내는 능력은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영국의 의사인 에드워드 제너가 우두독을 보고 종두를 발견한 것도 유추를 이용한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핵심을 분석하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며 이후의 상황을 유추하고 추론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성공에도 매우 유리해질 뿐만 아니라 생각의 깊이도 매우 깊어져서 삶의 통찰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2. 관주위보 貫珠爲寶 의 능력
현대는 지식 정보화 사회이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생성되고 공유된다. 과거에는 정보가 많을수록 유리했지만, 지금은 넘치는 정보 속에서 유익한 정보만을 선택하여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인재도 시대 흐름에 따라서 변화하고 있다. 한정된 정보들을 남들보다 많이 알고 기억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았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무제한적으로 오픈된 정보에 누구나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더 이상 암기력이 뛰어나다는 장점만으로 대단한 인재라고 여겨지거나 인정받을 수 없다.
아무리 많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있고 암기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양적인 측면에서 AI를 능가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정보 중에는 가치 있는 것도 많지만 검증되지 않고 쓸모없는 잘못된 정보도 많아지다 보니, 현시대에 요구되는 인재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정해진 목적에 적합하고 가치가 있는 정보만을 선별하여 의미 있는 형태로 재가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의미 없는 정보는 폐기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추고 우후죽순 널브러져 있는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구슬(정보) 각각으로는 큰 의미가 없을지라도 순서에 맞게 나열해놓고 구조화시키면 의미 있는(부가가치가 높은) 형태로 만들어낼 수 있다. 넘치는 정보 중에서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만을 골라내고 순서를 정리하고 재구성해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관주위보의 능력이다. 이 능력은 마케팅, 세일즈 분야와도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현대와 같은 지식정보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3. 청산유수 靑山流水 의 경지
지식은 매우 중요하고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지식이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려면 상대방에게 그 가치가 충분히 전달될 수 있어야만 한다. 상대에게 전달하지 못한 지식은 그 가치를 알 수 없고 자기만족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뿐이다. 지식을 전달할 때 어떻게 전달하는가? 대부분 입으로 말하면서 전달하거나 글로 써서 전달한다. 또는 몸으로 보여주면서 전달할 수 있다. 지식을 한자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知 알 지 = 矢 화살 시 + 口 입구
識 알 식 = 言 말씀 언 + 戠 찰흙 시
'知' 자를 보면 화살 옆에 입이 붙어 있다. 아는 지식이 입에서 화살처럼 줄줄 쏘아져 나와야만 진정한 앎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識' 자를 보면 찰흙 시에 말씀 언 자가 놓여 있다. 찰흙 판에 글을 새긴다는 의미, 즉 글쓰기를 뜻한다. 즉 안다는 것은 줄줄 입으로 말할 수 있고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앎, 지식이 된다는 것이다. 진짜 지식은 언제라도 술술 표현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은 단순한 암기나 이해의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내면화가 된 상태에서만 가능한 경지라고 할 수 있다. 내면화된 지식만이 타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고 설득력이 있으며 타인을 변화시킬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것이 입으로 줄줄 나오는 연설가 혹은 강사를 보면 사람들은 그에게 매료되고 빠져든다. 그의 지식이 완전히 그의 것이란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면화된 지식을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완전히 그에게 몰입되고 그의 지식과 노력을 인정하게 된다. 이를 청산유수의 경지라 한다. 그리고 지식을 글로 막힘이 없이 한 번에 줄줄 써내려갈 수 있는 사람들, 즉, 일필휘지의 경지에 오른 자들을 보면서 역시 집중과 몰입 상태가 되며 그들을 인정하게 된다. 좋은 책을 많이 쓰는 저자나 작가들에게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면화된 지식을 자신의 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다양한 면에서 증명하는 이들에게 사람들은 강한 끌림을 느낀다. 언행일치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방문했다. 이때 많은 사람이 종교와 관계없이 그를 환대하고 존경을 표했다. 교황은 왜 인기가 있었을까? 교황이 좋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좋은 책에서 얻는 귀한 가르침을 내면화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자신의 삶에서 증명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지행합일의 모습을 보여주니까 사람들이 감화되고 존경하면서 그를 따르는 것이다. 좋은 책을 많이 보고 내면화하여 지식과 더불어 삶의 통찰을 나눌 수 있는 인품을 갖는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충분한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독서방법
책을 읽으라고 당부하면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서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지침을 정리해보았다. (중략)
9. 판타지 소설, 무협 소설 보지 마라.
나는 범죄 스릴러 소설을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다. 마이클 코넬리의 책을 거의 다 보았을 정도로 좋아한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한 번 읽으면 거의 시리즈로 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시간을 너무나 소모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돈을 버는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취미거리의 책들은 잠시 미루어두고 먼저 경제적으로도 충분한 성장을 이루는 데 도움되는 실용서부터 읽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소설 중에서도 특히 판타지, 무협 소설 등은 더 피하는 것이 좋다. 범죄소설에서는 최소한으로 얻는 것도 있었다. 가령, 권선징악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주인공의 집념과 소명의식에 대한 감동, 혹은 멋진 대화 표현 등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판타지나 무협은 우리가 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더 가상의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별로 실생활에서 도움 될 것들을 얻기 힘들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은 후 주문대로 외치면 마법을 펼칠 수 있나? 무협지에서 본 내공 증진법을 따라 당신의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데 도움을 받았는가? 아닐 것이다. 이런 책들은 당신의 망상을 극대화 시킨다. 이런 부류의 책들에 빠져들수록 당신은 점점 더 현실 감각을 잃어버리게 된다. 두뇌는 실제와 상상을 구분할 수 없기에 이런 종류의 책들은 당신의 귀한 시간을 황당한 망상이나 하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이런 부류의 소설보다 사실 당신의 실제 삶이 더 재미있어야 한다. 자신의 일로 더 재미를 느끼려면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를 깨닫고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런 류의 책을 읽는다면 거의 현실도파자나 다름이 없다. 물론 '나는 나중에 판타지 작가나 무협소설 작가가 될 것이다'란 생각과 꿈을 갖고 노력하며 글을 쓰는 작가라면 예외겠지만 말이다.
AWAKE_ 박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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